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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omise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연재 주기
G씨
작품등록일 :
2016.11.18 16:16
최근연재일 :
2019.05.19 00:49
연재수 :
140 회
조회수 :
10,246
추천수 :
8
글자수 :
762,303

작성
18.11.25 01:00
조회
46
추천
0
글자
11쪽

(110화) 소중한 사람.

DUMMY

"이런 제기랄!!"


쾅!! 알렉스가 벽에 처박혔다. 내장을 다친건지 피를 토하고는 자신의 옆구리를 부여잡고 신음을 흘렸다. 그런 알렉스를 보고 당황을 감추지 못하는 에릭. 그를 벽에 처박은 건 자신이 아닌, 바로 쥴리아 테르토였다. 에릭의 언월도가 알렉스를 내리치기 전에 알렉스를 걷어차 그 공격을 피하게 한 것. 그것 뿐이라면 동료를 구하기 위해 조금 과격한 방법을 썼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빠악!!

당황한 그의 움직임이 멈춘 틈을 타 쥴리아가 에릭의 얼굴을 걷어찼다. 뚝. 치아가 부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멀리 날아가더니 계단 위쪽으로 떨어졌다.

"윽! 악!"

안 그래도 아파 죽겠는데 계단의 경사를 타고 데굴데굴 밑으로 굴러떨어지는 몸. 손으로 계단 하나를 붙잡아 겨우 몸을 고정한 에릭은 이마가 찢어져 흘러내린 피가 눈을 찌르는 것을 무시하고 쥴리아를 보았다.


쥴리아 테르토는 감정을 표정으로 내비치지 않을 뿐 험한 말은 화가 조금만 나면 자주 쓰고는 했다. 젠장, 빌어먹을, 등등. 하지만 목소리의 음정 변화도 표정 변화도 없이, 그저 국어책 읽기로 대본을 읽는 것 같았다. 그랬던 그녀가...


이런 제기랄!!


그거 환청인가? 그 다급한 외침이 정말 쥴리아 테르토의 입에서 나온건가? 쥴리아는 아직도 아파하는 알렉스를 부축해 일으키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언제나처럼 고요히 가라앉아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알렉스 페이크로스는 쥴리아에게 걷어차인 옆구리를 아직도 손으로 감싸고 있다. 마력 조절을 제대로 못해서 아군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마력을 조절하지 못했다는 건 즉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는 것과 같았다.


그 쥴리아 테르토가?

저 남자가 뭐길래?


("이 녀석에게 호의는 베풀 수 있어도 연심을 가질 생각은 없다.")


'하,'

'잘도 그러네.'




"흐으...! 흐으...!"

형체를 알 수도 없는 흉기를 라스의 배에 쑤셔넣고 덜덜 떨며 우는 스테이. 그녀의 고운 손이 피로 붉게 물들었다.

"다, 당신이 잘못한거야. 전부 당신 때문이야...! 당신이...! 아, 아으아..."

"스테이, 일단 진정해. 당신 지금 자기도 모르게 이런 짓을 해서 많이 당황스러운거ㅇ..."

"닥쳐, 이 거짓말쟁이!!"

"..."


라스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저 슬프게 웃었다.

"알아."

"당신이 뭐하는 놈인지는 몰라도 천하의 거짓말쟁이라는 건 알겠어!"

"그러네."

"나를 속여서 뭘 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절대 속지 않아!!"

"응."

"이딴 가짜 기억으로 내가 속을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야!!"

"아냐."

라스는 스테이의 손을 자신의 몸에 박힌 흉기에서 떼어냈다. 그녀의 손이 떼어지자마자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는 탁한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그건 가짜가 아냐, 스테이. 너의 가족도, 동료도, 일상도... 그리고 약속도. 절대 가짜가 아냐. 그건 네가 분명히 겪은 과거이자 경험이야. 물론 약속은 이제까지 가짜였어. 그래서 그걸... 이제라도 진짜로 만들기 위해 왔어."

그의 목소리는 스테이의 비명에 묻혀 그녀의 귀까지, 마음까지 닿지 않았다. 그녀는 더 탁하고 더러운 무기를 소환해 라스에게 휘둘렀다.


쾅!!!




"하..."

"왜 그러세요? 아레스 님."

"그냥, 같잖은 벌레가 공주님을 상당히 귀찮게 하나보네. 설마 내가 감지될 정도라니."

그 말을 들은 여자 기프트의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다. 아레스는 그저 싱긋 웃으며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할래? 가볼래? 이모가 걱정되지?"

"아레스 님이야말로, 공주님이 걱정되시잖아요? 아레스 님이 가시는 게 오히려 빨리 끝나지 않을까요? 뭐, 귀찮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확실한 게 좋잖아요."

남자 기프트가 말하자 아레스가 동의했다.

"그런가? 뭐, 그러겠지! 그럼 나 다녀올게~ 너희도 여기만 있지 말고 돌아다녀도 돼~"

"네-"

방 밖으로 나가는 아레스의 뒤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던 남자 기프트는 아레스가 문을 닫고, 멀어지는 것이 감지되자 손을 내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누이를 돌아보았다.

"...갈까?"

여자 기프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

"됐어. 난 생각도 의욕도 없어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안 하니까. 누나 하고 싶은 거라도 해야지. 가자."

남동생은 누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헉...! 헉...!

벽에 라스를 처박고, 그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최대한의 속도로 달리는 스테이. 그녀의 귀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주님."

"!!"

자신을 바라보는 핏빛의 눈동자가 그렇게나 반가울 수가 없었다. 스테이는 울면서 아레스에게 안겼다.

"아레스! 웬 미친놈이 있어! 그 놈 뭐야, 친척이라도 돼?! 엄청 닮았더구만!! 그 놈을 보니까 내 머리가 이상해! 그 놈이 나한테 이상한 짓을 했다고!!"

"진정해, 공주님. 공주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내 곁에 있으면 안전하니까 안심해줘. 공주님을 아프게 한 그 못된 녀석은,"


내가 죽여줄테니까.


어...?


"왜? 공주님."

"아, 아니... 주, 죽일 것까지는 없잖아? 내쫓는다던가..."

"그 녀석은 내쫓아도 다시 기어들어올 놈이야. 난 그 녀석을 잘 알아. 그러니까 내가 처리할게."


"..."

'죽여?'

'죽인다는 게... 뭐였지...?'



공주님, 사랑해! 내 맘 알지?

난 언제나 공주님 편이야. 공주님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니까.

걱정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어. 공주님은 내가 지켜.



아레스의 자상한 목소리가, 믿음직스러운 말이, 부드러운 미소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는, 그 아레스는 누군가를 죽인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할 사람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녀가 기억하기로는.

아레스는 놀란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스테이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공주님?"


철썩!


아레스는 놀란 눈으로 붉게 부은 자신의 손을 보았다.

"아..."

스테이는 아레스를 쳐낸 자신의 손과 아레스의 얼굴을 번갈아보다가, 아레스가 쓰다듬은 자신의 뺨을 감싸며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미... 안, 아까 일... 그, 진정이 덜 됬나봐. 미안..."

"...괜찮아, 공주님~ 놀랄만한 일이었잖아? 내가 해결할게. 걱정할 거 없어."


전부 괜찮아.



스테이를 어느 방에 '안전하게' 들여보내고, 아레스는 방 밖으로 나갔다. 굳게 닫힌 문을 말없이 바라보는 스테이.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내가 무엇을 어떤 식으로 기억하고 있는지...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조차 하나도 모르겠다.'

'나를 어미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선생님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모르는 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공주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두 쪽 다 실제라면, 만약 그렇다고 친다면... 어째서 내게 남은 건 공주님이라는 호칭 하나 뿐이지? 다른 호칭의 [나]는 모두 어디 간거지?'


'누가... 없애버린거지?'


"..."

스테이가 천천히 문으로 다가갔다. 차가운 문 손잡이에 손을 대었다.

'아레스, 너는 나를 공주님이라고 부르지. 그럼 너는 왕자인건가? 아니면 공주를 호위하는 기사? 공주를 위해 일하는 시종? 전부 아니면...'


철컥!

문은 굳게 잠겨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스테이는 손잡이를 잡은 채 돌이 된듯 굳어버렸다.

"..."


늙은 마녀는 라푼젤에게 아름다운 드레스와 맛있는 음식을 주었다. 라푼젤은 그 늙은 마녀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녀가 라푼젤을 감금했다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


"..."



라푼젤은 비로소, 자신이 갇혀 살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뚜벅- 뚜벅-

어두운 복도를 걷는 아레스. 머리가 아픈지 인상을 찌푸리며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닥쳐... 닥쳐... 네 말 따위 듣기 싫다고...!"

누구에게 말하는 건지 모를 말을 중얼거리며 계속 걸음을 옮기는 아레스. 그의 머리 속에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네 말 따위? 재밌지 않은 농담이네.

그리고 알고 있잖아, 아레스.

너의 목숨이 끊기는 그 순간까지, 너는 내 목소리에서 벗어날 수 없어.

나를 가두고, 보지 않으려 해도 소용없어. 난 네 안에서 자랄테니까.


비올라가 바란 것처럼.


"닥쳐! 그 이름을 꺼내지 마!!!"


어린 아이... 가여울 정도로 너는 성장이라는 걸 하지 않았어.

정답이 바로 눈 앞에 있는데, 네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고집을 부리지. 나는 틀리지 않았다고. 정답을 네 눈 앞에서 치워버려.

아아, 그래서 비올라는 자신의 론을 사용하지 않았던거야. 그는 그걸 사용하는 것이 자신에게 좋지 않은

것을 안거지.


그런 상황만 아니었다면 그는 자신의 론이 너에게 옮겨지게 하지 않았을텐데. 그는 널 진심으로 사랑해줬으니까.


"...하지만 이제 공주님밖에 남지 않았어."


...


"공주님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잃지 않아."


...


넌 이미 잃었어.




카르뎀 환영결계 상공에서 전투가 한창인 아래를 내려다보는 지닌. 그녀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과연... 마력이 대량으로 빠져나간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이 정도로 써본 적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새로운 경험이지만 그리 달갑진 않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말없이 계속 약을 만들어내는 도나를 보았다. 가져온 약재가 다 떨어진 후부터

도나는 허공에 그린 마법진에 손을 넣어 약재들을 꺼냈다.

'대단하네... 천재의 여동생일 뿐 천재는 아니니까 위협이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제법이야. 루스턴 학교 재학 중 성적도 고만고만했고, 교사 자격을 취득한 것도 시험 점수가 아슬아슬했다고 들었는데... 끈기와 인내심? 수십 개의 약을 만들면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아. 만약 그녀의 다리가 불편하지 않아서 그녀가 직접 전투에 참여했다면... 상상하기 싫어진다.'

시체인형들은 반 이상이 부숴져있는 반면 카르뎀 측은 쌩쌩했다. 물론 부상자는 있었지만 도나가 만들어 즉석에서 제공하는 약 중에는 당연하게도 치료약이 있었기 때문에 병사들은 잘 싸울 수 있었다.

'설마 이렇게 될 줄이야... 제일 성가신 건 슈위크 선생님이었던건가... 어떻게든 약을 못 만들게 해야 하는데 보호결계 안에 있어서...'


"도나 씨! 머리를 크게 다친 사람이 있어!! 늦기 전에 치료약 좀 부탁할게!"


프레드의 외침에 지닌이 도나에게서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피처럼 붉은 머리카락, 눈동자, 머플러가 눈에 띄었다. 그를 보던 지닌은 자신의 턱을 쓸었다.


'왠지 사이가 좋아...? 아니, 썩 좋은 건 아니지만 아무튼 썩 나쁘지도 않아. 왜지? 슈위크 선생님은 프레드 라큘라스로 인해...'





모르나?



씨익- 지닌의 입꼬리가 위로 솟아올랐다.


작가의말

아레스는 이제까지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스테이 앞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했지만 라스가 스테이의 기억을 돌아올락말락 하게 만드니까 화가 나서 잠시 코스프레하는 걸 잊어버린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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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135화) 에필로그 2. 19.05.19 0 0 16쪽
139 (134화) 에필로그 1. 19.05.11 0 0 17쪽
138 (133화) 있다. 19.05.05 0 0 13쪽
137 (132화) 없는가. 19.04.28 0 0 14쪽
136 (131화) 함께 할 수. 19.04.21 0 0 13쪽
135 (130화) 우리는. 19.04.14 1 0 13쪽
134 (129화) 평화로운 미래에. 19.04.07 1 0 14쪽
133 (128화)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자. 19.03.31 2 0 12쪽
132 (127화) 생떼나 부리는 남자. 19.03.24 4 0 12쪽
131 (126화) 붕괴. 19.03.17 5 0 13쪽
130 (125화) 커플 망해라. 19.03.10 6 0 13쪽
129 (124화) 더는 잃고 싶지 않았던 그녀. 19.03.03 8 0 14쪽
128 (123화) 사랑을 하는 그들 앞에. 19.02.24 4 0 11쪽
127 (122화) '지닌 쳰'. 19.02.17 3 0 13쪽
126 (121화) 강해진 그. 19.02.09 3 0 12쪽
125 (120화) 그를 닮은 그. 19.02.03 4 0 13쪽
124 (119화) 그, 혹은 그들. 19.01.27 6 0 13쪽
123 (118화) 잭. 《2》 19.01.20 7 0 11쪽
122 (117화) 레오나 마오티. 《4》 / 잭.《1》 19.01.13 6 0 13쪽
121 (116화) 레오나 마오티. 《3》 19.01.07 7 0 13쪽
120 (115화) 레오나 마오티.《2》 18.12.30 17 0 11쪽
119 (114화) 레오나 마오티.《1》 18.12.23 3 0 11쪽
118 (113화) 돌아온 여자, 돌아오지 못하는 남자. 18.12.16 7 0 14쪽
117 (112화) 그들은 마음을 내뱉는다. 18.12.09 16 0 11쪽
116 (111화) 그 날의 진실. 18.12.02 7 0 12쪽
» (110화) 소중한 사람. 18.11.25 19 0 11쪽
114 (109화) 그의 론. 18.11.18 18 0 12쪽
113 (108화) 붕괴의 증거. 18.11.11 18 0 12쪽
112 (107화) 목소리. 18.11.04 24 0 12쪽
111 (106화) 기분 참 그렇네. 18.10.28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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