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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omise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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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G씨
작품등록일 :
2016.11.18 16:16
최근연재일 :
2019.05.26 00:33
연재수 :
141 회
조회수 :
10,285
추천수 :
8
글자수 :
765,462

작성
18.11.11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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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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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08화) 붕괴의 증거.

DUMMY

("공주님, 내가 올 때까지 이 문 아무한테도 열어주면 안돼, 알겠지?"

"왜 답지 않게 진지해? 진짜 무슨 일 있는거야? 내가 도울 일은 없어?"

"공주님은 안전하기만 하면 돼. 그게 내가 바라는거야. 두 번 다시 공주님이랑 헤어지고 싶지 않은걸. 괜찮아, 혼자서 할 수 있어."


공주님, 나 믿지? 그 말에 스테이의 정신이 멍해졌고, 그저 한가지만을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그래, 아레스가 괜찮다잖아. 아레스가 괜찮다면 괜찮은거야. 그의 말이 곧 진리니까. 의심할 이유가 없으니까.)




"아레스, 일은 다 끝났어?"

문 밖의 상대에게 스테이가 말을 걸어보지만, 라스는 입을 열 생각을 못했다.


마치 자신이 문을 연다는 선택지는 없는 것처럼 그저 밖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스테이.

자신의 아들을 죽이고 어머니와 같았던 사람을 죽인 남자의 이름을 마치 친구를 대하듯 부르는 스테이. 마치 출장 다녀온 부모에게 말하는 것마냥 아무렇지 않게 질문하는 스테이. 지금 이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것처럼.


까득!


스테이가 어떤 상태인지 알게 된 라스는 이를 갈았다. 그의 어깨가,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진정해. 분명 지금 그녀에게는 아레스가 아군일테고, 그렇다면 나는 적이지... 그녀가 경계심을 갖지 않도록 해야 돼. 하지만... 아마 이 문은 아레스에게만 열리겠지. 그 녀석이 그러라고 말했을테니까. 그렇다면...'


라스의 입술이 경련을 일으키듯 떨렸다. 그의 입꼬리는 씰룩거리며 겨우 위로 향했다.


'성인이 되고, 본격적으로 영주의 모든 업무를 내가 맡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다. 높은 지위에 앉으면, 그걸 노리고 달려드는 승냥이들도 많이 상대해야 한다는 것을.'

'물론 어릴 때도 알고 있었다. 그렇게까지 머리가 비고 해맑기만 한 꼬마애는 아니었으니까. 루스턴 학교에 아레스가 처들어온 1학년 개교기념파티. 나는 카르뎀 최악의 범죄자가 어떤 놈인지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그 날부터 그저 순수하고 해맑은 어린아이로서의 나는 버렸다. 나는 영주에 걸맞는 진지함과 굳셈을 가져야 했다. 나는 제법 많은 걸 짊어지고 있는 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알았다. 나는 여전히 숙부님과 에네미 아줌마에게 보호받고 있었다는 걸.'

'정말 별 것도 아닌 걸로 트집을 잡혔다. 어떤 정신나간 놈은 넥타이핀 하나로 한시간이고 열시간이고 설교하려 들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휘둘렀어야 나를 허수아비로 쓸 수 있었을텐데, 결국 그게 마음대로 안되자 그런거겠지. 4개의 귀족 가문 중, 아사크가 가장 마음 편한 곳이라고 자부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그저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


라스의 입은 더 이상 어색하게 떨리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아주 자연스럽고 평온한 미소가 자리잡았다.


'나는 감춰야 했다. 내 분노와 설움을. 그걸 보여봤자 또 나이만 먹은 멍청이들에게 트집 잡힐 뿐이니까. 영주라고 해도 그 많은 놈들을 다 상대하는 건 벅차니까.'


라스는 입을 열었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매우 매끄럽고 안정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공주님, 많이 기다렸지? 일 다 끝내고 왔어."


'그 멍청이들에게 고마워할 날이 올 줄이야.'

'그 꼰대짓이 내 연기력을 높아지게 해줬으니까.'




"튜...나..."

"어머니!!"

벽과 바닥도 구분되지 않는 새하얀 공간에서 힘없이 주저앉아 있는 스테이를 발견한 튜나는 재빨리 자신의 어머니에게로 달려가 한쪽 무릎을 꿇어 스테이와 눈높이를 맞췄다. 검은 로브를 벗은, 하얀 셔츠와 검은 바지 차림의 그녀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두 팔을 허우적대며 겨우 튜나를 붙잡았다.


"왜... 왜 왔나요? 이런 위험한 곳에... 대체 왜...?"

"어머니를 구하러 왔지, 뭐하러 왔겠어요?! 무사하셔서 다행이예요...! 어서 가요!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맞다. 폭죽! 폭죽으로 신호를 보내야하는데... 여기 창문 없나요? 창문 밖으로 쏴야 잘 보일테니..."

"튜나...! 목숨 아까운 줄을 알아야지! 저 하나 구한답시고 이런 곳에 오다니...!"

"꾸중은 나중에 듣겠습니다! 어머니, 제발... 지금 뭐가 우선인지 아시잖습니까! 저희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시려는건가요?!"

걱정과 불안으로 끙끙거리는 스테이를 답답하게 여긴 튜나가 외쳤다. 스테이가 말하는대로 자신이 있는 곳은 위험하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곳에서 빨리 나올 수 있도록 협조해줘야하는 것 아닌가.


튜나는 울컥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입술을 깨물며 억눌렀다. 딸의 표정을 본 스테이는 눈을 꾹 감더니 마침내 결심을 해낸듯 눈을 떠서 각오가 가득 찬 보랏빛 눈동자를 빛냈다.

"그래요... 좋습니다. 대신 이걸 먹으세요."

스테이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비닐로 대충 감싸져있는, 손바닥보다 조금 긴 사이즈의 쌀과자처럼 생긴 바를 건넸다.

"이건...?"

"저도 5년간 죄다 포기하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눈치 보면서 몰래 만드느라 효과는 그리 크지 않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겠죠."

그 말을 들은 튜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마력 증강제의 일종인가 보다. 여전히 자신을 사랑해주는 상냥한 어머니임을 알게 되어 기쁨으로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 느끼며 튜나는 바의 비닐을 벗기고 그것을 입에 넣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서걱-

스테이의 목이 베이더니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튜나의 얼굴에 피가 뿜어졌다.


'어... 머, 니...?'


"정신 차리세요, 튜나 씨. 지금 당신이 입에 뭘 집어넣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그 말에 튜나의 제정신이 돌아왔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건 비릿한 철의 향. 자신은 입에 너클 나이프의 칼날 부분을 집어넣고 있었다.


아.


"아무래도 튜나 씨도 저처럼 재미없는 환상을 본 것 같네요."


'환...상...'

튜나의 뺨을 타고 한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숨이 막힐 정도로 달콤했던 환상은 사라지면서 끔찍할 정도로 쓰고 떫은 허망함을 가져왔다.


'이제 내가 가계를 책임지는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어버이날마다 가게에 진열된 카네이션을 보기만 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당신이 돌아올테니까 그럴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빌어먹을...!!!!'


"...튜나 씨, 울 때가 아닙니다. 당신이 봤을 환상이야 뭐 뻔하고,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닙니다만 그건 당신의 어머니가 아닙니다. 당신의 어머니는 날붙이를 입 안에 쑤셔넣게 하나요?"

"...알아."

튜나는 바닥을 짚고 일어났다.

"가자."

"네."


걸음을 계속하면서, 짧지 않은 침묵을 깬 튜나.


"...벨즈."

"네."

"넌 뭘 봤어? 너는 혼자서도 환상을 깬 것 같은데."

"...당신이 그랬듯, 제가 가장 원하는 사람을 봤습니다. 그 사람을 무사히 구하는 환상."

"나랑 같은데, 너 대단하네. 간단해보여도 그렇지 않잖아. 그렇게 달콤한 걸... 부수는 건..."


그 말을 들은 벨즈의 걸음이 멈추자, 튜나가 그를 돌아봤다.


"벨즈?"

"...저는 튜나 씨보다는 쉬웠습니다. 튜나 씨는 돌이키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 전에 스테이 씨를 구하려는 거지만,"

벨즈는 씁쓸하게 웃었다.

"저는 이미 벌어졌거든요. 돌이키지 못할 일."

"..."

"보자마자 환상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러니 어렵지 않았습니다."


말을 다 마친 벨즈는 튜나를 보며 싱긋 미소지었다.

"자, 가죠."

"그래... 가자."

벨즈는 앞으로 나아가며 자신의 옆에 있는 튜나를 보았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전했다.


당신은 늦지 마세요.




"공주님, 많이 기다렸지? 일 다 끝내고 왔어. 자, 문 열어줘."

"알겠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철컥철컥 소리를 내며 문의 잠금장치가 하나둘씩 풀렸다. 걸쳐져있던 빗장이 풀리고, 풀리고. 마침내 마지막 하나까지 풀렸을 때 스테이가 문을 열었다.

"일은 다 끝났..."



"어...?"

문 밖에 있는 사람은 당연하게도 아레스가 아니었다. 물기를 머금은 울창한 숲의 색 눈동자. 그것은 아레스의 것이 아니었다.


기억에 없는 사람. 스테이는 당연하게 경계했다.

"다, 당신 누구야! 뭔데 아레스랑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뭐, 뭔데..."


지직-

"윽?!"

악! 아아악!! 귀가 아닌 머리로, 뇌로 직접 전해져오는 소름끼치는 긁히는 소리, 깨지는 소리, 찢기는 소리. 소리, 소리, 소리. 스테이는 비명을 질렀다.



난 그냥 공주님을 만나러 온 것뿐이야.

오지마!!


당신이 내 아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데! 어디서 자기가 피해자인 것처럼...


내 학생에게 손대지마...!


기분이 어때?


난 공주님이 너무 불쌍해.



"아아아! 몰라! 이거 뭐야! 몰라!!"

"스테이!!"

당황한 라스가 비명을 지르는 스테이의 양쪽 팔뚝을 붙잡자 스테이는 목이 터져라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그를 뿌리쳤다.

"당신 뭐야! 내게 무슨 짓을 한거야! 머리가...! 아악, 머리가!!"


공주님, 나 믿지?


믿어믿어믿어믿어믿어믿어

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

혐오감이 일어나고 증오가 치밀어오른다. 스테이는 그것들을 괴성으로 바꿔 입 밖으로 내질렀다. 아레스를 향한 절대적인 믿음과 친애. 그것은 스테이에게 곧 진리였다.


그런데 왜? 스테이는 비명을 멈추지 못했다.


마미, 울지마. 마미는 잘못한 거 없어.

'마미가 뭐야. 나 결혼 같은 거 한 적 없어.'


네게도 이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이름 같은 거 필요없어. 나한테는 아레스가 붙여준 애칭 하나면 돼. 다른 건 전혀 필요없,'


스테이(stay)


스테이의 비명이 멈췄다.



툭...

스테이라는 이름의 존재감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투명한 물에 떨어트린 물감 한 방울이 퍼지고 퍼져 물에 색을 입히는 것처럼. 다만 물과 섞인 그 물감은 색이 옅어지기는커녕 더 짙고 선명해졌다. 그리고 있을 곳을 잃은 투명한 물은 눈을 통해 밖으로 삐져나왔다.

"아... 몰라. 난 몰라. 아, 아레스. 머리가..."


아레스


내게 무슨 짓을 한거야?


그 의문이 드는 것과 동시에 스테이의 세계가 암전되었다. 아레스를 향한 의심은, 대부분의 기억이 지워지고 자신의 정신을 장악한 그 빌어먹을 진리, 엿 같은 신뢰를 부정하는 일이었다.

라스는 그녀에게 다가가 따스한 손으로 어깨를 잡고 눈을 마주하려 했다.

"스테이... 당황스러운 건 알아. 하지만 난...!"



바닥에 붉은 액체가 떨어졌다. 라스의 배에 무언가가 꽂혔다. 라스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그 사실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 붉은 피가 번졌다. 피가 역류해 입을 통해 쏟아졌다. 하지만 자신의 배에 꽂힌 게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사실보다 괴로운 상처 따위 없었다.

분명 그 무기는 스테이가 마법으로 만들어낸 것. 스테이 일가 자매의 너클 나이프처럼. 하지만 그 무기는

일정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흔들리고, 깨져있는.

당장이라도 연기가 되어 사라질 것 같은.




마력은 사용자의 정신에 영향을 받는다. 정신이 불안정하면 마력 또한 불안정하기 때문에 마법으로 만든 무기의 형체는 확실하게 잡히지 않는다.


라스는 울고 싶어졌다.


작가의말

18화에서 루키가 알렉스에게.


우리가 마력으로 만들어내는 무기는 우리의 정신, 마음에 영향을 많이 받지. 정신이 불안정하면 마력 또한 불안정해서, 무기의 형체는 확실하게 잡히지 않아.


☆이 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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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조금 미래의 이야기. NEW 20시간 전 0 0 7쪽
140 (135화) 에필로그 2. 19.05.19 0 0 16쪽
139 (134화) 에필로그 1. 19.05.11 0 0 17쪽
138 (133화) 있다. 19.05.05 0 0 13쪽
137 (132화) 없는가. 19.04.28 0 0 14쪽
136 (131화) 함께 할 수. 19.04.21 1 0 13쪽
135 (130화) 우리는. 19.04.14 2 0 13쪽
134 (129화) 평화로운 미래에. 19.04.07 2 0 14쪽
133 (128화)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자. 19.03.31 3 0 12쪽
132 (127화) 생떼나 부리는 남자. 19.03.24 4 0 12쪽
131 (126화) 붕괴. 19.03.17 6 0 13쪽
130 (125화) 커플 망해라. 19.03.10 6 0 13쪽
129 (124화) 더는 잃고 싶지 않았던 그녀. 19.03.03 8 0 14쪽
128 (123화) 사랑을 하는 그들 앞에. 19.02.24 6 0 11쪽
127 (122화) '지닌 쳰'. 19.02.17 4 0 13쪽
126 (121화) 강해진 그. 19.02.09 4 0 12쪽
125 (120화) 그를 닮은 그. 19.02.03 5 0 13쪽
124 (119화) 그, 혹은 그들. 19.01.27 6 0 13쪽
123 (118화) 잭. 《2》 19.01.20 8 0 11쪽
122 (117화) 레오나 마오티. 《4》 / 잭.《1》 19.01.13 6 0 13쪽
121 (116화) 레오나 마오티. 《3》 19.01.07 7 0 13쪽
120 (115화) 레오나 마오티.《2》 18.12.30 17 0 11쪽
119 (114화) 레오나 마오티.《1》 18.12.23 3 0 11쪽
118 (113화) 돌아온 여자, 돌아오지 못하는 남자. 18.12.16 8 0 14쪽
117 (112화) 그들은 마음을 내뱉는다. 18.12.09 16 0 11쪽
116 (111화) 그 날의 진실. 18.12.02 7 0 12쪽
115 (110화) 소중한 사람. 18.11.25 19 0 11쪽
114 (109화) 그의 론. 18.11.18 18 0 12쪽
» (108화) 붕괴의 증거. 18.11.11 19 0 12쪽
112 (107화) 목소리. 18.11.04 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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