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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omise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연재 주기
G씨
작품등록일 :
2016.11.18 16:16
최근연재일 :
2019.05.19 00:49
연재수 :
140 회
조회수 :
10,247
추천수 :
8
글자수 :
762,303

작성
18.10.14 00:43
조회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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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0쪽

(104화) 남매.《2》

DUMMY

마인의 나라를 찾아 나선 여행은 결코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면 마인이라고 의심되어 '사냥'당할지도 모르고, 게다가 마인이 가지고 있는 그 신비하고 무서운 능력으로 나라를 숨겨놨을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 우리는 나라를 찾으면서, 동시에 이모를 찾기로 했다.


검은 머리카락.

보라색 눈.

마인.

성인 여자.

외할아버지를 닮았으면 미인.


종이에 서툴게 그려놓은 여자 그림 옆에 우리가 예상하는 그녀의 특징을 적고, 그것을 언제나 들고 다녔다. 그 종이를 들고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며 '이 사람이다' 싶은 여자가 없나 열심히 찾았지만 이모는 만날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동냥을 하게 되었다. 안전하지 않은 생활.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우리는 나이가 어렸기에 보통 사람들은 우리에게 동정과 배려를 던져 주었다. 싸구려 빵이나 먹으며 살았지만 그래도 막 굶은 기억은 없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다른 거지들에게 시비 걸리고는 했다.


어느 날, 술 취한 거지 아저씨와 시비가 붙었다. 우리한테 자기 몫을 빼앗겼다고 생각한걸까. 한심하긴. 그는 우리에게 예전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며 욕을 해대면서 우리의 이마를 꾹꾹 누르기도 하고 어깨를 세게 밀치기도 했다. 그러고는 트집 잡을 생각이었는지, 우리가 언제나 갖고 다니는 종이를 빼앗아서 그것을 펼쳐보았다.


"!"


식겁한 우리는 재빨리 그 종이를 다시 빼앗았지만, 이미 그는 '마인'이라는 문구를 본 후였고 우리는 쫓기게 되었다.

못 먹고 자라 또래에 비해서도 많이 작은 몸을 이용해 여기저기 숨어다닐 수 있었지만, 말했다시피 못 먹고 자라 허약한 몸은 도주생활을 하기에 그리 적합하지 않았다. 열심히 도망쳤지만 2주일쯤 지난 어느 날 추격자에게 들키게 된 우리는 달리고 달렸다. 진작에 잡혔어도 이상하지 않은 건강상태였지만, 역시

사람은 죽을 각오로 하면 뭐든 할 수 있는건지 제법 오래 도망칠 수 있었다. 하지만, 기껏 열심히 도망쳤더니 그런 우리의 눈 앞에 보인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이의 절벽이었다.


"...!!"


우릴 쫓아오는 추격자들의 발소리가 들리는 뒤와 절벽이 있는 앞을 몇 번 번갈아보다가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추격자에게 잡히면 100% 죽는다. 우리는 부디 다치는 걸로 끝나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눈을 감고, 동시에 뛰어내렸다.




"우읏..."

눈을 뜨니 그곳은 낯선 방 안이었다.

"여긴 어디지...?"

침대에 누워있는 우리의 몸에는 붕대가 칭칭 감겨져 있었고, 옷도 깨끗한 것으로 갈아입혀져 있었다. 우리가 누워있는 침대 두 개 밖에 없는 휑한 방. 고통의 신음을 내며 몸을 일으키려는데, 방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걸어들어왔다.


"일어나지 말고 그냥 누워있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 치료는 다 했지만 휴식은 중요한 거니까."

"!"


찬란한 금발은 순인들도 많이들 가지고 있지만, 새빨간 눈동자와 야수 같은 세로 동공, 그리고 뾰족한 송곳니. 모를 수가 없었다. 그는 절대 순인이 아니다.

"여, 여긴 마인의 나라인가요?!"

"음... 안타깝게도 아냐. 여긴 그냥 마인인 내가 숨어사는 곳이지."

"아... 네..."

"흐음~? 설마하니 정말로 안타까워 하는거야?"

"에?"

"너희, 순인이지? 마인의 나라... 카르뎀에는 무슨 볼 일이야? 너희의 아는 사람이 마인이라 그곳에 살기라도 하는거야? 가령... 여기에 그려져있는 여인이라던가."

"!"


그의 오른손에는 우리가 그린 이모의 그림과 설명이 적혀 있는 종이가 들려있었다.

"너희 누구? 그녀와는 무슨 관계?"

"이, 이모..."

"응?"

그는 고개를 옆으로 갸웃거리더니 '공주님에게 자매가 있었나...?'라고 중얼거렸다.


"외할아버지 전처의 딸..."

"아하~ 전처... 혹시 이 사람이니?"

그렇게 말하며 그는 사진 하나를 내밀었다. 주길래 얼떨결에 그것을 받아들기는 했지만...


'우리는 이모의 생김새를 정확히 모르니 사진 같은 걸 봐도 알 수 있을리가...'



"찾았다...!"


알 수 있었다. 분명히 이모였다.

사진으로 봤던 젊은 시절의 외할아버지를 여자로 바꾼 것 같은 모습. 풍성한 속눈썹, 새하얀 피부, 보라색 눈동자.


"아는 사이야? 이모랑 아는 사이예요?!"

"그렇긴 하지~ 설마 공주님에게 혈연이 남아있었을 줄은... 너희, 이모랑 각별한 사이니?"

"본 적도 없는 사이입니다. 그녀는 우리의 존재도 모를 거예요."

"하지만 우리 둘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살아있는 가족입니다. 아니, 유일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 가족이라 여기고 싶지 않으니까, 뭐. 아무튼 그녀를 찾아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래~?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가족애네~ 나도 내 소중한 사람이 관련된 일이니 도와줄게. 자, 받아."

그가 펼친 손에는 작은 금색 보석조각 두개가 있었다.

"카르뎀에 있는 그녀를 만나려면 마인이 되야하지 않겠니? 마침, 그녀가 이곳에 왔을 때 그녀에게 줄 선물이 필요했어.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자신과 같은 존재가 둘씩이나... 너희의 이모가 아주 기뻐할거야. 너희는 그녀를 위한 선물... 그래, 너희를 이제부터 '기프트'라고 부를게. 괜찮지?"


기분 나쁘게 올라간 입꼬리, 소름끼치게 빛을 내는 눈동자. 우리는 그가 호의로 우리에게 제안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알았다. 그는 우리를 도구로 보고 있으며 우리가 그의 제안을 거절하면 이용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없앨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


이모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

그에게 살해당하기 싫다는 마음.

우리는 마력석을 받았다.




며칠, 아니 몇주. 고열에 시달리고, 토하고, 앓아누웠다. 잠깐 괜찮아졌다 싶으면 아레스 님은 또 우리에게 마력석을 먹였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마력석 조각을, 하지만 조금씩 익숙해지면 새끼손톱만한 걸, 그 후에는 엄지손톱만한 마력석을 먹였고 양도 점점 늘어났다. 태어날 때부터 마력을 지녔던 이모와는 다르게 우리는 마력을 몸에 품기 위해 그녀보다 더 많은 고통을 겪어야했다.


그 고통의 시간동안, 후회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아레스 님의 부하인 우리에게 이모가 애정을 품을 리 없어.'

'아레스 님한테 그러는 것처럼 우리도 죽이려 하지 않으면 다행이지.'

'괜히 아레스 님의 밑으로 들어갔나?'

'더 좋은 방법 있었을텐데.'


하지만, 이제 와서 되돌릴 수는 없잖아. 이제 그만두고 싶다고 입 밖으로 한 번 말을 꺼내봐. 아레스 님이 우리를 죽일거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지내며 여러 경험을 하면서도 후회하고, 기회를 찾고, 찾지 못해 절망하고, 또 후회하는 것을 반복했다. 그만둘 수가 없었다. 아레스 님은 우리에게 높은 이용가치가 있다고 생각한건지, 아니면 이모의 혈연이라서 좋았한건지(후자일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잭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비밀을 알려주었는데, 이모를 데려올 때 이모의 기억을 지우겠다는 것이 그 비밀이었다. 그걸 처음

알았을 때는 안도했지만, 예상한만큼 좋지는 않았다.


원래 가지고 있어야 했던 기억과 감정을 잃은 이모는 정말 우리가 원하던 이모인가? 아레스 님을 돋보이게 할 기억을 제외하고 모두 잃어버린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가정사 따위 기억하지 못했다.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다. 자신을 학대한 어머니도, 자신을 버리고 도망친 아버지도.


타오르는 증오심도, 일말의 애정과 그리움도 없다. 기억을 잃은 이모에게는 부모가 없으므로.

사죄와 후회를 전할 수 없고, 용서 또한 받을 수 없다.


그것만이면 차라리 다행일까.



"그 애들도 틈만 나면 투닥거리더라. 다른 둘은 잘만 지냈는데 그 둘은 별 거 아닌걸로도 투닥투닥~"

"...누구?"

"응?"

"'그 애들'이 누군데요?"

"무슨 말 하는거야? 그 애들이 누구야?"

"당신이 말한 거잖아요. 그 애들이 누구예요?"

"무슨 말 하는거야?"

"그러니까-"

"무슨 말 하는거야?"


"..."


이러지마. 망가지지마.

당신을 찾아 헤메는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생각하는거야. 당신이 올 때까지 아레스 님 밑에서 얼마나 큰 고통을 감수했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런데 이게 뭐야. 웃기지 마.



"망가지고 있어. 그녀가 망가지고 있다고. 마법이 완전하지 못했던 게 화근이 됐어. 아레스 님은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지만 않으면 된다고 했지만 그게 말이 돼? 그게 안되니까 미완성 아니었냐고."


당신이 로나와 있을 때는 과거의 일을 조금씩이지만 항상 떠올린다는 걸 알고 있어. 로나는 잘 감췄지만, 지금의 당신은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전투를 몇번이나 겪은 전사가 아니라 그 무엇도 알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하는 그냥 평범한 여자였으니까. 조금만 떠보면 금방 표정이나 말투에서 답이 나와.

어째서 그걸 아레스 님이 보고만 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안심했어. 불완전한 마법도 당신에게 커다란 해는 입히지 못했다고 안도했어. 만약 모든 싸움이 끝나고 당신과 우리가 살아남고, 당신에게 모든 걸 말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 때는 당신이 제정신이길 바라니까. 마법에 걸려 의사도 의지도 모조리 잃은 상태가 아니길 바라니까. 당신의 진짜 심정을 말해주길 바라니까.


그래, 그저 그걸 원했어.

당신 미친 꼴이나 보려고 이제까지 그 고생을 해온 게 아니라고.

우리가...



"우리가... 읏..."


후회도, 절망도 사라질 생각을 안 해.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쌓이지.

더 많은 후회가, 더 무거운 절망이.


"우리가 아레스 님을 따른 이유는...!"


언제부턴가, 우리가 당신에게 전해야 하는 사죄는

외할아버지의 죄가 아닌 우리의 죄에 대한 사죄가 되었다.


작가의말

아아악, 졸려요!! 요즘 하루에 4시간 정도밖에 안 자서...ㅜ 그냥 학교 다니는 거 밖에 하는 게 없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ㅜㅜ 글 검토하다가 몇번이나 잠들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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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135화) 에필로그 2. 19.05.19 0 0 16쪽
139 (134화) 에필로그 1. 19.05.11 0 0 17쪽
138 (133화) 있다. 19.05.05 0 0 13쪽
137 (132화) 없는가. 19.04.28 0 0 14쪽
136 (131화) 함께 할 수. 19.04.21 0 0 13쪽
135 (130화) 우리는. 19.04.14 1 0 13쪽
134 (129화) 평화로운 미래에. 19.04.07 1 0 14쪽
133 (128화)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자. 19.03.31 2 0 12쪽
132 (127화) 생떼나 부리는 남자. 19.03.24 4 0 12쪽
131 (126화) 붕괴. 19.03.17 5 0 13쪽
130 (125화) 커플 망해라. 19.03.10 6 0 13쪽
129 (124화) 더는 잃고 싶지 않았던 그녀. 19.03.03 8 0 14쪽
128 (123화) 사랑을 하는 그들 앞에. 19.02.24 4 0 11쪽
127 (122화) '지닌 쳰'. 19.02.17 3 0 13쪽
126 (121화) 강해진 그. 19.02.09 3 0 12쪽
125 (120화) 그를 닮은 그. 19.02.03 4 0 13쪽
124 (119화) 그, 혹은 그들. 19.01.27 6 0 13쪽
123 (118화) 잭. 《2》 19.01.20 7 0 11쪽
122 (117화) 레오나 마오티. 《4》 / 잭.《1》 19.01.13 6 0 13쪽
121 (116화) 레오나 마오티. 《3》 19.01.07 7 0 13쪽
120 (115화) 레오나 마오티.《2》 18.12.30 17 0 11쪽
119 (114화) 레오나 마오티.《1》 18.12.23 3 0 11쪽
118 (113화) 돌아온 여자, 돌아오지 못하는 남자. 18.12.16 7 0 14쪽
117 (112화) 그들은 마음을 내뱉는다. 18.12.09 16 0 11쪽
116 (111화) 그 날의 진실. 18.12.02 7 0 12쪽
115 (110화) 소중한 사람. 18.11.25 19 0 11쪽
114 (109화) 그의 론. 18.11.18 18 0 12쪽
113 (108화) 붕괴의 증거. 18.11.11 18 0 12쪽
112 (107화) 목소리. 18.11.04 24 0 12쪽
111 (106화) 기분 참 그렇네. 18.10.28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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