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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omise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연재 주기
G씨
작품등록일 :
2016.11.18 16:16
최근연재일 :
2019.05.19 00:49
연재수 :
140 회
조회수 :
10,244
추천수 :
8
글자수 :
762,303

작성
18.09.30 06:52
조회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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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1쪽

(102화) 여자가 마음에 들었던 남자.

DUMMY

루스턴 학교, 도나의 방.


"정말 괜찮겠어, 도나 씨? 다시 생각해보는게..."

"프레드, 대체 몇 번을 물어봐야 만족할 건가요? 제 뜻은 바뀌지 않아요."

"하지만..."

"누가 들으면 제가 엄청 위험한 짓이라도 하려는 건 줄 알겠습니다. 물론 전쟁에 참가하는 게 안 위험할 수가 있겠냐만은, 적의 본진에 직접 처들어가는 사람들이나 카르뎀의 보호결계 밖에서 싸울 사람들보다는 보호결계 안에서 약만 계속 제공하면 되는 제가 훨씬 안전하잖아요? 자, 제 눈 앞에도 있네요. 결계 밖에서 싸울 사람. 저를 걱정하기 전에 자기부터 걱정하는 게 어떤가요? 프레드."

"으..."

도나가 자신을 가리키자 할 말이 없어졌는지 고개를 푹 숙인 프레드.

"전 싸울 거예요. 전 란 슈위크의 여동생이니까. 언니처럼 용감하게 싸워서 언니의, 타아단의 목적을 이룰 거예요."

강건하게 말하는 도나. 프레드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 후, 도나의 뜻에 답하듯 그 또한 곧고 강건한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의 손을 올려서 말했다.

"알았어... 내가 무조건 잘 할게. 도나 씨가 안전할 수 있도록, 꼭 카르뎀 결계만은 깨지게 두지 않을게. 난 란 씨를 위해, 도나 씨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킬거야."

"..."

그 말에 표정을 굳힌 도나. 하지만 바로 표정을 바꾸어 입꼬리를 올렸다.

"어머, 믿음직스러워라. 고맙네요."

그렇게 말하며 프레드를 보는 그녀의 눈을 싸늘히 식어있었다. 하지만 앞머리에 가려져 있었기에 프레드는 그걸 알지 못했다.




페르바 성, 엘리의 방.


"기분이 참 복잡하구나... 마음 한 편으로는, 어려운 결정을 굳게 마음먹은 네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하지만... 어느 어미가 자식이 죽을지도 모르는 전쟁터에 가겠다는데 기뻐하겠느냐..."

엘리가 창밖을 보며 중얼거리자 그녀의 뒤에 서있던 벨즈는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 전..."

"벨즈."

엘리가 몸을 돌려 자신의 아들과 마주섰다. 눈만 멀쩡했으면 그녀는 분명 무척이나 따뜻한 눈빛으로 아들을 봤을테지만, 안타깝게도 짓이겨지고 망가진 눈을 하얀 가면으로 가린 그녀에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엘리는 눈빛을 대신하는 단호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벨즈에게 말했다.

"이왕 갈 거라면, 겁쟁이처럼 굴지 말거라. 너는 이 엘리 페르바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야. 그리고 하리노를 지켜주거라. 그 아이는 페르바 영지의 차기영주다. 그 이전에 네 친척동생이기도 하고. 그리고..."

엘리는 아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녀의 손에서 벨즈의 어깨로 온기가 전해졌다.

"만일, 정말 위험하다 싶으면 도망쳐도 된다. 겁쟁이라는 건, 시작도 해보기 전에 겁먹고 그만두는 녀석들을 말하는 거지. 적과의 실력 차가 너무 커서 피하는 건 겁쟁이가 아니라 현명한 거야. 살아남아야 후에 만회를 하지. 영주로서도 어미로서도 너에게 명한다, 벨즈. 다리가 잘려도 좋다. 팔이 잘려도 좋고 이 어미처럼 눈이 망가져도 좋다. 살아서 오기만 해라. 네가 살아 돌아오기만 하면, 네가 전투로 인해 어떤 몸이 되었다 해도 나는 너를 사랑할 것이고, 네가 원한다면 네 몸을 무슨 일이 있어도 고쳐주마. 살아서 돌아오기만 해라."

"네."

벨즈는 안 그래도 그럴 작정이었다. 자신이 죽으면 어머니는 혼자가 된다. 남편이 죄인이 되어 화형당하고 남동생은 전쟁 중에 죽어버리고. 이제 아들 하나밖에 없는데, 그런 아들마저 죽으면...



남편이 죄인이 되어 화형당하고...


"..."

벨즈는 미간을 찌푸렸다.

"저... 어머니."

"왜 부르지?"

"모든 전투가 끝나고, 제가 카르뎀에 돌아오면...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이쓻"

엘리가 벨즈의 하관을 덥썩 잡고 힘을 꽉 주었다.

"이 녀석이... 이 어미가 살아 돌아오라고 말한지 5분도 안 지났거늘... 어딜 감히 데드플래그를 세우려 해?"

"뎨덩함미다..."

벨즈가 계속 사과를 했지만 엘리는 벨즈의 하관을 잡은 손을 50번 정도 흔들고 나서야 놔주었다.




콰직! 쾅! 콰아앙!!

"이거 참..."

"우와아앗!!"


꽈당-


"으아잇, 놀랐잖아, 튜나 누나!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지 말라구! 으아아... 아파..."

넘어져서 땅바닥에 박아버린 이마를 손으로 살살 문지르며 레이븐이 불평했지만 튜나는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놀란 건 나도 마찬가지인걸, 레이븐. 너 여기 어딘지 아니?"

레이븐과 튜나가 서있는 곳은, 5년 전까지는 그들이 살던 외곽 숲이었다. 길게 길러 이제 등까지 닿는 밑부분이 갈색인 흰색 머리카락을 선선한 바람에 흔들며 레이븐에게 걸어오는 튜나.

"우리 막내~ 수련 시작할 때 뭐라고 말했지?"


("잘은 모르겠지만 외곽 숲은 엄마한테 소중한 곳이란 거잖아? 그런데 그곳에 불도 나고 부숴지고 집도 사라지고... 이제 그 숲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아.")


"분명 그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 우리 막내가 왜 여기서 바위를 부수고 있을까~? 나는 우리 막내가 기특한 말 하길래 비싼 대여비 주고 아사크 성에서 수련장도 빌렸는데~"


("죄송해요, 튜나 씨. 역시 공짜로 빌려드리기엔 조금... 레이븐만 쓰는 곳도 아니니까... 그 대신 될 수 있는 한 저렴하게 해드릴테니까... 아하하...")


"될 수 있는 한 저렴하게... 저렴하게...! 저렴! 하!! 게-!!! 젠장, 어디가 저렴한거야, 이 부르주아!! 귀족한테는 저렴하겠지! 화폐가치도 모르는 녀석! 그런 세상물정 모르는 녀석한테 어머니는 못 줘! 어머니를 고생시킬게 뻔해, 이미 충분히 시켰지만!! 으아아, 반대야!!"

스테이가 사라지고 가계를 책임져왔던 튜나는 결국 분을 못 이기고 소리를 질렀다. 지난 5년간 그녀에게는 세일과 저렴을 사랑하는 중년 아주머니의 정신이 깃든 것이다. 참고로 라스는 억울하다. 그는 화폐가치도 세상물정도 잘 안다. 하지만 유일했던 본부가 박살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던 5년 전 페르바 성에서의 생활과는 다르게, 레이븐은 다른 곳에서 훈련이 가능하면서도 아사크 성에 온 것이었다. 그렇기에 대여비는 받는 게 당연했고, 성의 공간을 빌리는 것이 싼값으로 가능할 리 없었다.

오늘도 아사크의 가여운 영주는 훗날 양딸이 될지도 모르는 이에게 까인다.




루스턴 학교 도서관.


한 여자가 [간호학], [나이에 따른 치료/ 2권], [인체의 신비] 등 여러 의학서적을 책상에 쌓아두고 읽고 있다. 갈색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뒤로 묶고 마치 간호사복을 연상시키는, 무릎까지 닿는 하얀 치마를 입고 하얀 모자를 쓴 그녀는 스테이의 후임으로 루스턴 학교의 마력 격투 교사가 된 '지닌 쳰'. 아주 집중해서 독서에 열중하는 그녀의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뒤를 보자 보이는 건, 루스턴 학교의 교장인 테일러. 원래는 반묶음으로 묶고 다녔던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그는 지닌을 보고 싱긋 웃으며 책상에 쌓여있는 책들 중 한 권을 들고 살펴보았다.

"쳰 선생은 정말 의학에 관심이 많나봐? 마오티 선생도 이 정도는 안 읽었는데."

"어머... 제가 전에 말 안 했던가요...? 저는 카르뎀에 오기 전에, 순인의 나라에서 간호사 일을 했습니다... 후에 죄인 취급을 받으며 쫓겨나긴 했지만..."

느릿느릿한 말투와 조용한 목소리. 평소에는 그저 듣는 사람 졸리게 만드는 목소리일 뿐이지만 대화내용 때문에 기운이 없게 들려서 테일러는 머리를 긁적이며 사과했다.

"미안, 내가 괜한 걸 물었네."

"아뇨... 다 옛날 일이니까요...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교장선생님..."

"..."

테일러가 의학서적들을 쭈욱 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말이야, 아직도 간호사의 꿈을 포기하지 못한거야?"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쳰 선생, 곧 있을 아레스와의 전투에 참가하겠다고 자진했지? 그리고 내가 이유를 물었을 때 이렇게 대답했어."


("스테이 선생님을 구해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루스턴 학교에 돌아오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쳰 선생은 스테이와 만난 적도 없지? 그런데 왜? 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걸어?"

그 말에 지닌은 엷게 미소지었다.

"제가 간호사로 일했던 이유는 의학이니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이들을 사랑했기 때문이죠... 어려운 시절이었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병원에 들러 치료를 받아도... 죽지만 않은 몸으로 살거나 혹은 아예 병이나 상처가 낫지 않는 경우도 있었죠... 어린 아이들에게 대체 무슨 죄가 있다고... 저는 그게 너무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간호사가 되었습니다... 저라도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오오, 좋은 마음가짐."

"그러니 간호사로 돌아가지 않아도 딱히 상관은 없습니다... 이 학교에도 제가 사랑하는 아이들이 많고... 저는 아이들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느 곳이든 좋습니다... 하지만..."

지닌은 조금 쓸쓸하게 미소지었다.


"아이들은... 저로는 만족하지 않습니다..."

"아..."

"물론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스테이 선생님을 아예 모르는 신입생이라던가... 스테이 선생님과 알고 지낸 시간이 적은 학생들이라던가... 하지만 대부분은 끔찍한 일로 인해 학교에 오지 못하게 된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녀가 돌아올 곳을 빼앗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쳰 선생..."

"그녀가 밉기도 합니다만... 존경하기도 합니다... 5년이나 지났음에도 학생들은 그녀를 기억하고 그리워합니다... 아이들은 그녀를 원합니다... 그녀를 이 학교에 돌아올 수 있게 해주고 싶습니다..."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스테이는 글을 잘 못 읽어. 그녀가 다시 교사가 된다면, 그건 교과서를 쓰지 않는 마력 격투 과목 뿐일거야. 그녀가 돌아온다면, 쳰 선생은 교사를 그만두게 될지도 몰라. 선생이 사랑하는 아이들과 매일 만나지 못하게 될거야."

"괜찮습니다..."

지닌이 환하게 미소지었다.

"아이들의 행복이 제 행복이니까요."

"..."

"그리고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그녀를 구하는데 힘을 보탠다면 저를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저를 좋아해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조금 하고 있습니다."

"이기적인 게 아냐. 누가 나를 좋아해주길 바라는 건 당연한거야. 당신 역시 되게 좋은 사람이네. 나중에도 잘 부탁해."

"네..."




그 날, 12시를 넘은 늦은 시간.


"뭐요...?"

테일러는 늦은 밤 학교까지 자신을 찾아온 마을 순찰병의 말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편한 옷을 입고 이제 막 잠자리에 들려 하는데 자신을 찾아온 순찰병.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는 건 바로 알았다.


하지만...



"쳰 선생이 왜 죽어...?"


작가의말

엉엉 글이 지워지는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썼음요ㅜㅜ

게다가 어제 12시에 너무 피곤해서 글 검토하다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잠에 들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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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133화) 있다. 19.05.05 0 0 13쪽
137 (132화) 없는가. 19.04.28 0 0 14쪽
136 (131화) 함께 할 수. 19.04.21 0 0 13쪽
135 (130화) 우리는. 19.04.14 1 0 13쪽
134 (129화) 평화로운 미래에. 19.04.07 1 0 14쪽
133 (128화)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자. 19.03.31 2 0 12쪽
132 (127화) 생떼나 부리는 남자. 19.03.24 4 0 12쪽
131 (126화) 붕괴. 19.03.17 5 0 13쪽
130 (125화) 커플 망해라. 19.03.10 6 0 13쪽
129 (124화) 더는 잃고 싶지 않았던 그녀. 19.03.03 8 0 14쪽
128 (123화) 사랑을 하는 그들 앞에. 19.02.24 4 0 11쪽
127 (122화) '지닌 쳰'. 19.02.17 3 0 13쪽
126 (121화) 강해진 그. 19.02.09 3 0 12쪽
125 (120화) 그를 닮은 그. 19.02.03 4 0 13쪽
124 (119화) 그, 혹은 그들. 19.01.27 6 0 13쪽
123 (118화) 잭. 《2》 19.01.20 7 0 11쪽
122 (117화) 레오나 마오티. 《4》 / 잭.《1》 19.01.13 6 0 13쪽
121 (116화) 레오나 마오티. 《3》 19.01.07 7 0 13쪽
120 (115화) 레오나 마오티.《2》 18.12.30 17 0 11쪽
119 (114화) 레오나 마오티.《1》 18.12.23 3 0 11쪽
118 (113화) 돌아온 여자, 돌아오지 못하는 남자. 18.12.16 7 0 14쪽
117 (112화) 그들은 마음을 내뱉는다. 18.12.09 16 0 11쪽
116 (111화) 그 날의 진실. 18.12.02 7 0 12쪽
115 (110화) 소중한 사람. 18.11.25 18 0 11쪽
114 (109화) 그의 론. 18.11.18 18 0 12쪽
113 (108화) 붕괴의 증거. 18.11.11 18 0 12쪽
112 (107화) 목소리. 18.11.04 23 0 12쪽
111 (106화) 기분 참 그렇네. 18.10.28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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