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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용사따위 엿이나 먹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연재 주기
티터
작품등록일 :
2018.04.09 17:38
최근연재일 :
2018.04.19 22:53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713
추천수 :
51
글자수 :
57,286

작성
18.04.19 22:53
조회
151
추천
7
글자
11쪽

Wake up(3)

DUMMY

오독.


입 안에 든 영석을 혀로 한번 굴려본다.


은행을 들러 돈을 찾고 다시 영석을 구입하는데 소요한 시간은 30분. 집으로 가는 택시안에서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지금까지 깨달은 것들을 수첩에 하나씩 정리한다.


-서기 2000년. 사람들은 단순히 이레귤러와 이능자가 처음 나타나던 해로 기억할 뿐이지만, 세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들은 그 해를 좀 더 다른 의미로 중요시 한다. 바로 영혼이 개방됨으로서 인간의 정체성이 육체에서 영혼으로 넘어간 시기로서 말이다.


-몸뚱아리 하나만으로 인간을 규정하던 과거와는 달리, 2020년의 인간의 육체는 인간을 구성하는 하나의 파츠에 불과하다.


-현대의 인간은 다섯부분으로 정의된다. 육체, 환체(아스트랄 바디). 패스와 링크(아스트랄계) 영혼표면(아우터플레인), 영혼심연(이너플레인). 이중 인간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은 영혼의 표면에 의해 결정되어 링크를 통해 인격으로서 외부에 투사되고, 인간의 영력은 영혼의 심연과 표면을 거쳐 라이프스트림의 형태로 패스를 통과한 뒤, 경이나 마나같은 파생형, 즉 영력으로서 외부로 발현된다.


-아니, 복잡한 건 다 건너뛰고, 포인트만 정리하자. 2000년, 지구라는 세계의 인류의 영혼이 본격적으로 개방됨으로서 인간은 한가지 재미있는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 그건 바로 세뇌저항, 혹은 정신복원력이라 불리는 특성(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인간의 뇌가 조작당할 경우 아우터플레인이 링크를 통해 이를 빠르게 복구하는 현상)이다.


-지금에 와선 과거의 시각이나 청각등을 통해 거는 최면이나 세뇌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왜? 복원력때문에 아예 먹히 질 않으니까. 극단적으로 말해 개도 안걸린다. 그래서 어떻게든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려면 인간의 뇌가 아닌 인간의 영혼에 직접적으로 손을 써야 한다.


-인간의 영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뇌, 혹은 정신지배의 수단은 세가지다.

맹약(Geass)과 힙노(Hypnosis). 그리고 정신제어(Mind control).

힙노는 주로 초상능력자가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아우터플레인에 강렬한 ESP를 투사해 일시적으로 행동원리에 변화를 주는 방법이다. 다만 아우터플레인 역시 이너플레인에 의해 복원력을 갖기 때문에 지속시간이 많이 짧다.

기어스는 힙노보다 강력하다. 매지션의 전매특허인 이것은 상대의 영혼과 계약을 맺어 정신을 강제한다. 난이도가 상당히 높지만 술자의 역량이 높을수록 일방적이고 불리한 계약을 강요할 수 있으며, 일단 계약이 이루어지면 영혼 스스로가 계약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므로 힙노보다 영향력도 강하고 지속시간도 길다.

정신제어는 힙노와 기어스를 제외한 모든 세뇌수단을 이야기한다. 종류도 많고 다양하지만 한가지만 예로 들자면 에테러의 마리오넷(marionet)이 있다. 이것은 일시적으로 육체와 영혼의 링크를 단절시킴으로서 정신복원력을 억제하고 인간의 육체만을 조종하는 정신제어의 한 종류다.


-기본적으로 이 모두가 패스를 통해 영혼에 접촉하는 방식이라 패스가 없는 내겐 해당사항이 없다. 다만 신력이 개입되면 이야기가 다르다. 신력은 패스가 없는 아스트랄계를 힘으로 뚫어내는게 가능하니까. 그러니,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신력이다. 다만 누구의 소행인지는 특정할 수 없다 당장 떠오르는 것은 교황이나 용사정도.


일단 결론 하나.


자, 계속 하자.


설령 사용되는 힘이 신력이라 해도 정신지배 방식은 기존의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기어스, 힙노, 그리고 정신제어.

원래라면 이 이상 나아가는데 고생을 좀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다행이도 난 조금전 학교에서 큰 힌트 하나를 받았다. 그건 바로 좀전에 봤던, 명백하게 정신지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아이들의 이상한 행동들.

즉, 이건 나 하나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다른 이들까지 지배범위에 넣는 광역정신지배이다.


광역 힙노도, 광역 기어스도 일단 존재는 한다. 근데 설령 광역이라 해도 정신계의 특성상 우선 소위 말하는 타겟팅, 즉 피시전자를 인식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정신지배를 걸 수 있다. 근데 생각해 보자. 우리반 애들이 지난 금요일 밤, 나 몰래 작당하고 전부 우리집에 몰려왔다가 힙노나 기어스에 말려들기라도 한 것일까? 하하.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즉 이 정신지배는 타겟팅 없이 다른 조건지정을 통해 이루어 진 것이다. 당연하게도 힙노나 기어스가 아니다.


여기서 다시 큰 힌트 하나 더. 반 애들 모두가 정신줄을 놨는데 캐리만은 어째서 멀쩡한가? 그 해답은 내가 조금 전 캐리와 주고받은 질답에 있다.


-전 금욜밤엔 영국행 항공편을 타고 있었어요.


즉 이 정신지배는 사람이 아닌 지역을, 일정범위를 지정해 이루어 진 것이다. 구체적인 범위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한국을 벗어난 캐리에게 적용되지 않은 점을 보면 작게는 달성군과달서구, 혹은 대구. 크게는 대한민국 전체가 아닐까.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자, 그럼 이런식으로 타겟팅이 아닌 일정 조건을 지정해서 정신지배를 할 수 있는 스킬이 과연 있을까.


있다. 딱 하나. 그건 기어스도 힙노도 아닌,


-바로 언령(The word)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언령에 의한 세계정합.


이걸로 결론 둘.


그럼 언령이란 무엇인가. 세계는 라이프스트림(생명기)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런 세계에 대해 관리신은 한가지 특권을 갖고 있는데 그건 바로 가진바 신력을 사용해 라이프스트림을 그 본연의 모습인 위시스트림(소망기)로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망기란 소망이 이루어지는 힘. 즉 관리신은 그것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세계에 강요할 수 있게 된다.


즉 세계를 구성하는 라이프스트림을 위시스트림으로 전환해 세계를 정의하고 강제하는 힘. 그것이 언령이며,


그렇게 세계에 무언가를 명령함으로 세계를 바꾸는 것을 세계정합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볼까. 관리신이 세계를 향해 ‘땅이여 솟아라~”라고 하면 그건 어떤 기저원리가 없어도 그냥 말한대로 이루어진다. 물이 솟으라고 하면 물이 솟고 비가 내리라고 하면 비가 내리게 되는 것이다. 그냥. 관리신이 원한다는 이유 만으로.

물론 큰 것을 바라면 그만큼 많은 신력을 소모해야 하지만 말이다.


이 힘은 대단히 편리하다. 일단 어떤식으로든 세계를 정의해 두면 세계는 자체적으로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방해가 되는 것을 배제하려 든다.

가령 관리신이 정신줄을 놓고 있는 힘 없는 힘 다 쏟아서 오늘부터 애는 남자가 낳는다! 라고 세계를 정의했다고 생각해 보자. 세계는 그 순간부터 그에 맞추기 위해 해야 할, 그리고 할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것이고 남자의 신체구조를, DNA를 전부다 바꿔버리게 될 거란 말이다.

그 와중에 제정신인 사람이 하나라도 있어 남자가 애를 낳다니! 말도 안돼!라고 주장하고 다니면 세계는 그남자를 새로이 정의된 룰에 맞추기 위해 이리저리 패고 두들길 것이고.


계속, 계속. 세계가 멸망할 때 까지.


-그렇다. 이게 바로 내가 당한 짓이다.


항상 귓가에 들려오던 생각하지말라는 환청은 누군가의 목소리 같은 게 아니다. 바로 세계가 내게 룰을 준수시키려 들던 목소리였던 것이다.


“빌어먹을 망할 새끼들.”


놈들이 어떻게 신력을 이용할 수 있었는지, 또한 관리신의 특권을 사용할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엘 신이란 아이를 납치한 작자들은 아마 언령을 통해 세계에 이런 식의 룰을 세계에 강제했을 것이다.


-이 순간부터 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엘 신이란 소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과, 대구라는 범위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은 엘 신을 잊었다. 기록이 있다면 말소했을 것이고, 흔적이 있다면 지웠을 것이다(엘 신이 다니던 학교에서 수일이 지나도록 결석에 관해 연락이 없었던 것도 당연한 것이다). 그중 정신방벽이 제일 강해 제압을 당하고도 무의식속에서 계속계속 저항해 온 난 그만큼 더 고통스럽게 괴롭힘을 당했던 것이고 말이다.


이 썩을 놈의 두통. 강박감. 이 무기력함. 현 상황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감정적인 납득. 이 모든 것들 말이다.


뿌드득.


이빨이 저절로 갈려왔다.


누군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정신제압을 완전히 깨트리고 기억을 되돌리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일단은 집이다. 거길 가야 뭐든 시작을 할 수 있으니까."


개자식들... 껍질을 벗겨 소금에 절여주마.


난 원독에 찬 욕설을 흘리며 난 다시 한 번 가진 영석과 남은 시간을 체크했다.


------------------------------------

입 안에 굴리던 경석을 으드득 하고 깨트려 삼키며 현관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그리곤 계획한 대로 들어가자 마자 바로 팬시용품으로 가득 차 있던 '그' 방으로 뛰쳐들어갔다.


"윽!"


난 들어가자 마자 견디지 못하고 바로 튀어나왔다.

"망할. 역시 여기가 제일 빡세군."


가방을 열어 대부분이 경석으로 이루어진 영석 주머니를 활짝 열었다. 저금을 탈탈 털어 구입한 약 5천만원치에 육박하는 영석들. 난 그중 둘을 꺼내 입에 한번에 털어넣었다.

"누가 이기나 해 보자."


콰아아...

갑자기 세배로 늘어난 경이 아스트랄 바디(환체)를 거침없이 달려간다. 경로가 아직 제대로 닦이지 않은 상태로 갑자기 양이 늘어나는 바람에 손실률이 어마어마하지만 아랑곳 않고 더욱 더욱 격렬히 순환시킨다. 지금은 외부에 대한 저항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우선이니까.


준비가 어느정도 되었다고 느낀 난 이빨을 질끈 깨물며 다시 예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큭..."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 강박감이 몸을 배배 꼬이게 한다.

이건 아마 자신에게 주어진 룰이 깨지는 걸 몹시 싫어하는 세계가 가하는 공격이리라. 이 방에 들어와 이것저것을 살피는 행위는 엘 신이란 소녀가 존재하지 않길 바라는 세계에 대한 가장 격렬한 저항이며, 세계는 이 격렬한 저항을 응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리며 혈액을 순환시킨다. 팔에서 맥이 뛰는 소리가 들릴 지경이다. 얼굴이 붉에 달아오르며 열이 확 오른다. 시야가 어질어질 흐트러지며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진다. 난 속으로 중얼거렸다.


참자. 참아. 진정하고. 안죽으니까.


정말 인내와 광기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며 엘 신이 사용했었음이 분명한 책상 위를 살핀다. 거기엔 이전에도 봤었던 마나와 에테르에 관련된 전문과 서적과 흐트러진 노트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뒤의 책꽃이에는 우표수집책, 다이어트 서적,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교재따위가 이리저리 두서 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난 그것들을 이리저리 급한손으로 뒤졌다.


"찾았다."


그리고... 난 결국 내가 원하던 것을 기어코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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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소녀가 사라진 일상(6) 18.04.13 2 0 14쪽
6 소녀가 사라진 일상(5) 18.04.12 3 0 11쪽
5 소녀가 사라진 일상(4) 18.04.11 2 0 13쪽
4 소녀가 사라진 일상(3) +1 18.04.10 7 0 13쪽
3 소녀가 사라진 일상(2) 18.04.09 2 0 14쪽
2 소녀가 사라진 일상(1) 18.04.09 11 0 15쪽
1 프롤로그 +2 18.04.09 1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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