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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용사따위 엿이나 먹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연재 주기
티터
작품등록일 :
2018.04.09 17:38
최근연재일 :
2018.04.19 22:53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734
추천수 :
51
글자수 :
57,286

작성
18.04.18 21:56
조회
153
추천
5
글자
14쪽

Wake up(2)

DUMMY

“윽··· 캐리. 음, 혹시 그 목걸이에 그 자주색 보석, 영석이냐?”


난 최대한 고통을 숨기며 소녀에게 물었다. 다만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영석. 정식명칭은 생명기 결정화 물질(Life stream crystallization material). 라이프스트림의 파생형인 마나나 경 에테르나 ESP등을 가진바 포텐셜만큼 받아들이는 성질을 갖고 있으며, 각각의 특유의 파장에 맞춰 색과 결정구조가 변화하는 물질이다. 비가역형과 가역형의 두가지 형태가 존재하며, 영혼의 힘, 즉 영력(Soul energy, 라이프스트림의 파생형의 총칭. 경과 마나 에테르등 모두가 이에 해당한다)을 저장해 둘 수 있다 해서 정식 명칭보단 영석, 혹은 각각의 에너지 이름을 따서 경석이나 마나석, 에테르석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어? 어? 네. 네. 맞아요.”

F에서 E클래스로 가는 경계에 있는 아이에게 영석을 꾸준히 접촉시킴으로서 패스를 활성화하고 이능발현 시기를 당기는 건 이미 대중화된 방법이다. 그래서 부모에게 그럴만한 돈이 있고 재능이 따라주는 아이라면 거의 필수적으로 영석을 갖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그 대부분이 중고등학생들이지만 캐리정도 되는 아이라면 어쩌면, 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역시나랄까, 다행이다. 예상이 맞아서.

“종류가 뭐지? 아까 초상능력F2랬지? 역시 ESP석? 빨리 대답해줘.”

“네. 네. 아빠에게 5년 전쯤에 선물받은 거에요. 그런데 왜 그러세요? 지금은 그것보다 선생님 안색이···”


생일선물··· 젠장. 못할 짓을 하는군.

“후. 캐리. 미안. 꼭 보상할게.”

“네?”


투둑!


난 대답대신 캐리의 목에서 목걸이를 낚아챘다. 그리곤 자줏빛 보석을 뜯어내 손으로 부순 후,


꿀꺽.


“엑··· 에엑!!!?”


그대로 삼켰다.


경이 경맥을 흐른다느니 마나가 마나로드를 순환한다느니 하는 것들은 엄밀히 말해 그것들이 피륙으로 만들어진 육체를 순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인간 몸뚱이에 그런 게 어디 있던가? 여기서 말하는 순환이란 인간의 육체와 겹쳐있으며 동시에 아스트랄계와도 접해있는 아스트랄 바디(환체)에서의 순환을 의미한다. 아스트랄 바디와 육체의 상호간 피드백이 워낙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기에 육체와 하나되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지만 엄밀히 말해 그 둘은 별개이다.

일단 종류를 막론하고 아스트랄 바디에 영력이 흐르면 기본적으로 외부로부터의 물리적,정신적 간섭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영력의 능숙한 순환은 업노멀에게 있어 육체를 강화하고 정신지배에 대한 저항력을 올릴 수 있는 방편으로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훈련이다.


영석을 삼키는 행동은 소위 말하는 직접흡수법이라는 것으로서 영석을 집어삼켜 그 안에 있는 영력을 아스트랄 바디에 보충하고 순환시키는 행위이다. 물론 노멀인 내가 이걸 한 것은 당연하게도 ESP를 순환시켜 정신방벽을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


“끄으윽···.”

비쩍 마른 아스트랄 바디의 영로(Soul road)에 낮선 ESP가 흘러든다. 정제되지도 않고 내것도 아닌 영력이라 길이 거칠게 반응하며 고통을 강요하지만, 적어도 이 빌어먹을 두통보단 훨씬 낫다.


일단 어떻게든 한바퀴를 순환시키자 그 뒤부턴 좀 더 쉬워진다. 두바퀴, 세바퀴, 네바퀴··· 노멀이라도 방법에 따라선 영력활용이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라(바로 지금처럼) 종류별로 기초 순환법을 익혀뒀는데 다행이 그게 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으으···”

강박감과 두통이 조금 가시는 걸 느끼며 긴 한숨을 내쉰다. 순환하는 esp의 양을 가늠해 본다. 한줌도 안되는 양. 첫순환때 마른 영로를 닦느라 손실이 너무 컸다. 추가적인 외부공급이 없는 한 다시 금방 말라버릴 것이다.


10분남짓이면 흔적도 없겠군···


생각하자.


지금 해야 하는 일은 물론 이 망할 정신지배의 매커니즘을 파악하고 그걸 풀어내는 것이다. .


정신지배 방식에 대해선 방금 애들의 기기괴괴한 반응덕에 어느정도 가설이 섰다. 해결방법도 짐작이간다. 정확히는, 짐작이 간다기 보단 그것밖엔 없다. 결코 하고싶지 않은 짓이지만 일단 ‘그것’을 실행하면 정신지배만큼은 거의 확실하게 풀어낼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가진 시간은 10분. 이걸론 어림도 없다. 최소 세시간은 필요하다. 그럼 시간을 늘리면 되지 않겠냐고? 영석을 더 구해서 방금처럼 입에 넣으면 그만 아니냐고? 맞다. 그럼 된다. 영석? 돈주고 살 수 있다. 방금 내가 캐리에게서 얻은 esp석은 그 순도와 양으로 봐서 500~700만원 정도의 가치를 가진다. 캐리에 맞춘 커스텀버전인 걸 감안하고 이걸 범용으로 대체하면 300만까지도 가능할 것이다. 그중에서 내게 제일 잘 맞는 케이어용 경석으로 바꾸면 여기에 50만이 더 붙어 350만 정도가 된다. 이런 거 하나로 대략 20분정도 버틸 수 있으니 넉넉잡아 내 1년 연봉을 털어넣으면 그 정도 시간은 손에 넣을 수 있다. 저금도 제법 있고.


근데 10분.


곤란하게도 이 10분으로는 그 세시간을 벌 시간조차도 부족하다. 이 영석을 구입하려면 여기서 차로 10분이 훨씬 더 걸리는 거리에 있는 영석가게까지 가야한다. 여기서 이미 아웃이다. 근데 난 차가 없으니 택시를 잡아타야 한다. 이걸로 투아웃. 거기다 영석은 편의점 껌사듯 살수 있는 게 아니다. 일반인이 영석을 구입하려면 반드시 사유서를 양식에 맞춰 기입해 제출을 해야 한다. 그 시간까지 고려하면 이건 쓰리아웃이 아니라 그냥 게임종료다.


그러니 10분으론 안된다. 어떻게 하지?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참고로 말하지만 두통은 가신게 아니다. 그냥 간신히, 어떻게든 참을 수 있는 수준까지 떨어진 것 뿐이다.


택시를 잡지 말고 교무실로 달려가 아무 선생이나 붙잡고 사정을 해 볼까? 아니면 차만 없다뿐이지 운전자체는 할 수 있으니 키를 탈취해서 내가 운전을 해서 달려갈까? 그럼 시간을 맞출 수 있을까?


아, 맞다. 아직도 멍때리고 있는 아이들의 주머니를 뒤져보는 건 어떨까? 캐리정도 되는 애들은 드물지만, 다들 한가락 하는 부모밑의 아이들. 어쩌면 부모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석을 들려준 아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 뒤지자!


뒤지···


미친.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지금 초등학교 선생이 되어서 가르치는 애들의 주머니를 털자고? 아니, 백보 양보해서 급하니 턴다 치자. 근데 뒤져서 안나오면 어쩔건데? 그동안 놓친 시간은 어디서 다시 주울거야?

안돼. 급한데다 컨디션도 엉망이다 보니 사고가 제멋대로 폭주한다. 어쩌지!?


“선생님.”

그 순간 들려온 목소리.

“...캐리?”

“혹시 이게 더 필요하신건가요?”

“...어?”


목소리에 끌려 현실로 되돌아오자 어느새 패닉에서 벗어나 평소의 활기를 되 찾은 캐리가 내 팔을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캐리가 내민 손에는 각각 파,녹,적,황의, 네개의 보석이 얹혀 있었다.

“...이거 전부 영석?”

“네.”

난 잠시동안 그 끔찍한 두통을 잃을 정도로 넋을 놓고 말았다. 아니, 무슨 초딩이 영석을 다섯개씩이나 들고 다녀?

“아빠가 전부 다 몸에 붙이고 다니랬어요. 그래서 초커 형식으로 팔이나 다리에 안보이게 끼우고 다니던 거에요.”

...파녹적황의 영석. 일부 예외는 있지만 보통 파랑이면 경석이고 녹색이면 마나석이다. 붉은색은 에테르석, 그리고 노랑색은 정령석이다. 가격은 방금 내가 입에 털어넣었던 ESP석이랑 비슷한 수준. 다만 정령석은 그 두배.

“너, 혹시 초상능력(ESP) 말고 다른 것들도 전부 F2나 F1클래스, 그러니까 발현직전인 거냐? 설마 다중능력가능 판별을 받은거야? 무슨 영석을 종류별로 이렇게··· 이거 전부 너한테 맞춰서 커스텀 된 것 처럼 보이는데.”

“아뇨. ESP빼곤 전부 F5이하에요. 아, 경은 F4인데 초상능력이 개화하면 더 발전하긴 힘들거라란 말을 들었어요.”

그렇지. 보통은 그렇다. 하나가 발현하면 나머지는 발전보단 정체나 퇴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데 그럼 이 아무 도움도 안되는 영석들은 왜 들고 다니는거야? 아까 내가 먹은 것 까지 하면 근 50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영석은 금 못지않게 환금성이 높은 물건, 이래서야 애 몸에 돈을 둘둘 말아서 외부로 내돌린 격이 아닌가? 잃어버리거나 누가 훔쳐가면 어쩌려고?

캐리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도움이 되든 안되든 그냥 전부 부적삼아서 갖고 다니라고 하셨어요. 그러다 ESP말고도 행여나 하나라도 더 개화하면 그딴 돈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헐···”

“집에서는 소환석도 목에 걸고 다녀요.”

“...뭐라고? 소환석? 코스모스석(외우주 소통석) 말이냐? 검은색 그거?”

“네.”

“세상에··· 그걸 네 목에다가 걸어둔다고?”

코스모스. 정확히는 외우주소통이라 불리는 그 힘은 차원경계를 여는 힘이다. 주로 타차원의 존재를 불러들이는데 쓰여서 소환력이라고도 불리는 힘인데, 굉장히 희귀해서 사람이든 영석이든 뭐든 무지하게 비싸다. 참고로 범용 코스모스석의 가격은 보통, 희귀함+저장이 난해함+연구시료로서의 가치가 어마어마함을 이유로 개당 10억을 훌쩍 넘어간다. 커스텀 가격? 몰라.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너, 코스모스 클래스는?”

캐리가 꼬마답지 않게 조숙한 쓴 웃음을 지었다.

“F5요.”

코스모스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F7을 넘어가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이게 발현할 수 있는 수치인가 묻는다면. 솔직히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윈터바텀, 이 영감탱이. 겉보긴 멀쩡해 보이던 양반이던데. 그냥 딸바보인가? 아니면 욕심이 어마어마한건가? 대체 뭐지?


“선생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지금 이것들이 필요하신거죠?”

캐리의 말에 난 다시 현실로 되돌아왔다.

“어, 응. 솔직히 말해서 목구멍에서 손이 나올정도로 필요해.”

“쓰세요.”

필요하다. 정말 필요하다. 하지만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말이냐? 너, 그래도 괜찮아?”

“혹시 먹튀하실 건가요?”

“그럴 리가.”

“그럼 괜찮아요. 가져가세요.”

후아. 이 통 큰 녀석좀 봐라.

“너, 혹시 이거 다 하면 얼마정도 하는 지는 아는 거냐?”

“한 사천 오천 정도 하잖아요?”

“...이전부터 그랬지만 난 네 가정교육 상태가 슬슬 걱정스럽구나···”

“전 선생님은 믿으니까요.”

“......”


난 말 없이 캐리 손에 들린 영석 다섯개를 움켜쥐었다. 내 무엇이 이 아이에게 그런 신뢰를 주었는 지는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난 비어있는 왼 손으로 캐리의 적금발을 정성스레 쓰다듬었다.

“고맙다. 초딩꼬마한테 이런 말은 이상하지만, 은혜는 꼭 갚을게.”

“히힛.”


기분 좋다는 듯 웃고있던 캐리가 갑자기 아, 하는 감탄사를 터트렸다.

“선생님. 그나저나 선생님은 쟤들이 왜 저러는지 아시는 거죠? 쟤들은 어떻게 해요? 계속 저러고 멍때리고 있는 거에요?”

“아니, 내가 자리를 뜨면 금방 괜찮아질거다. 그런 식으로 되어 있어. 아마도.

“어? 자리를 뜬다니, 그럼 지금 나가시려는 건가요?”

“응. 이 영석도 그렇고, 밖에서 꼭 해야 할일이 생겼어. 미안하다.”

캐리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흠! 하는 기합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뒷일은 맡겨주세요. 얘들 부터 다른 선생님들까지 모두 제가 처리해 둘게요.”

“...네가 어떻게?”

“그냥 평소대로 할 생각인데요? 솔직히 말해서 선생님이 계시나 안 계시나 저희반은 저만 있으면 잘 굴러가요.”

“...뼈에 사무치는구나. 아니, 애들은 그렇다 치고 다른 선생님이 오면 뭐라고 할 건데? 너네 담임 어디 갔냐고 하면?”

“제가 쫓아냈다고 하면 이해하지 않으실 까요?”

문득 예전에 학년주임이 내 상담을 받아주다 무심결에 흘린 말이 떠오른다.


-하, 신선생이 1년만 버텨봐요. 짬이 모자라 그런 폭탄반을 떠 맡은 걸 어쩌겠어요.

-캐리가 좀 대단하긴 하죠. 걔들 5년째 같은 반인 거 아세요? 그거 캐리네 반 부모들이 원해서 그렇게 된 거에요.


“......”

유능하구나. 너무 유능해서 무섭다. 장래엔 진짜 어떤 무시무시한 물건이 되려고 그러니...


“...고맙다.”


슬슬 순환시키던 ESP의 양이 다 되어감에 따라 다시 두통이 심해져 온다. 캐리와 대화를 주고 받는 사이 주어진 10분중 5분 가까이를 써 버린 탓이다. 손에 들고 있는 네개의 추가 영석을 생각하면 시간은 충분하지만 그래도 어물쩡거릴 시간은 없다.


“간다. 네 말대로 뒷은 부탁하마. 어쩌면 내일도 못 올지도 몰라.”

“어? 그러세요? 그럼 제가 못 오게 했다고 할게요.”

“고오맙다아.”

젠장. 만세. 캐리 만능설이다. 나 그냥 학교 안나와도 캐리님이 알아서 월급 타먹게 해 주시는 거 아닐까.


난 캐리에게 주먹을 한번 흔들어 주곤 영석중 경석을 입에 밀어넣으며 교실을 나섰다. 그러다 캐리에게 아직 묻지않은 한가지가 있음을 떠올렸다.


“캐리! 혹시 너 지난 주말에 어디 갔다왔냐?”

“음? 금욜 수업 끝나자 마자 바로 부모님이랑 영국에 잠시 다녀왔어요. 근데 선생님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난 대답대신에 다시 물었다.

“그럼 금욜 밤쯤엔 비행기 안?"

"편도 12시간짜리 비행이었으니까... 그렇죠. 한창 바다 위 아니었을까요. 근데 왜요?"

"그냥. 여튼 간다!”


난 고소를 지었다.


과연. 역시. 그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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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소녀가 사라진 일상(4) 18.04.11 2 0 13쪽
4 소녀가 사라진 일상(3) +1 18.04.10 7 0 13쪽
3 소녀가 사라진 일상(2) 18.04.09 4 0 14쪽
2 소녀가 사라진 일상(1) 18.04.09 11 0 15쪽
1 프롤로그 +2 18.04.09 2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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