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퀵바


표지

독점 용사따위 엿이나 먹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연재 주기
티터
작품등록일 :
2018.04.09 17:38
최근연재일 :
2018.04.19 22:53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715
추천수 :
51
글자수 :
57,286

작성
18.04.09 17:49
조회
229
추천
7
글자
8쪽

프롤로그

DUMMY

그 일은 정말 갑작스러웠다.

콰앙!!!

상상할 수 있는가?

퇴근 후 여동생과 함께 쇼프로를 보며 저녁식사를 하던 중, 집 뚜껑이 폭음과 함께 통째로 날아가는 광경을 본 신출내기 초등학교 교사의 심정을?

“뭣···”

그리고 방금까지 TV에서 보던 3인조 보이그룹 아이돌들이 미녀들을 잔뜩 데리고 그 시원하게 날아간 옥상을 통해 뜬금없이 날아들어오는 광경을 본 황당함을?

아니, 스케줄 소화하기도 바쁠 아이돌 녀석들이 왜 갑자기 이런데 나타난 거야? 남의 집 옥상은 왜 날려먹은 거고?

멍한 내 시선을 무시하며 소 닭보듯 무시하며 그룹에서 센터를 맡던 금발머리 녀석이 입을 열었다.

“여기에 내 새 노예가 있다던데. 어디냐!? 아? 이년인가?”

“오오··· 상당한 미인인데? 잠재능력도 이만하면 굉장하군. 특급아냐? 이쪽 가축 치고는 대단하구만. 아, 발푸르기스경. 이번엔 좀 나눠 먹자?”

“잡소리는 나중에 하고 일단 지배각인부터 빨리 찍어. 시간 끌어서 좋을 거 없으니까. 누가 다 수습한다고 생각하는 거냐?”

...이놈들이 지금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냐?

사실 황당하긴 하지만 사태 자체는 이해할 수는 있었다. 3인조 아이돌그룹이란 놈들이 무슨 슈퍼맨 마냥 지붕을 뻥뻥 날리는 것도, 허공을 휙휙 날아다니는 것도.

왜냐하면 이것들은,


-용사니까.


정확히는, 이놈들은 약 10여년 전에 세계를 컨트롤하는 '12신'에 의해 소환된 뒤, 지금껏 서울지역을 담당해 지켜온 용사들 중 하나니까. 아이돌은 그저 이놈들의 취미생활에 불과하다.

굉장히 특이한 이력이지만, 한편으론 또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적어도 한국인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거든.

문제는... 이놈들이,

뿌득, 퍼억!!!

“카악!!!”

내 팔다리를 분지르고 갈비뼈를 아작내고 내장을 파열시킨 뒤에,


“이년 발버둥친다. 빨리 걸어. 기어스(Geass/맹약).”


“오··· 오빠. 달아나...”


“버티는데?”

“지배각인까지 찍어봐. 뒷목, 그래. 그쪽에다가.”

“다른 데 찍으면 안되는 거냐?”

“거기가 제일 효과가 좋아. 주술적인 의미도 있고.”


“아윽···”


“아, 멈췄다. 잘 작동하나 본데.”


피를 게워내는 내 앞에서 거칠게 반항하는 여동생을 제압해 기어스를 걸고 정신지배각인까지 찍어버렸다는 사실이다.

난 부러진 사지를 버르르 떨며, 핏물 섞인 비명을 질렀다.

“야!이!!! 미친새끼들아!!!”

잘 다듬어진 근육질 몸매덕에 아이돌 그룹에서 호방한 형님역을 맡고 있는 붉은머리가 내 외침에 씨익 웃음을 지었다.

“저거 아직 정신줄 안 놨네. 잘 됐다. 테스트나 좀 해 보자. 그년 이쪽으로 갖고 와.”

언제나 별처럼 반짝이던 빛을 잃은 흐릿한 눈동자. 그저 한없이 멍한 눈으로 날 바라보는 여동생에게 붉은머리 녀석이 키득거리며 명령했다.

“네 오빠놈에게 욕 좀 해봐.”

여동생은 잠시 멍하니 고민하다 이윽고 입을 열었다.


“...이제 가족이라곤 나랑 너 둘뿐이니 목숨바쳐서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했지? 병신새끼야. 초등학교 선생 월급으로 잘도 그러겠다. 니 앞가림이나 잘 해. 약해빠진 주제에 능력이라곤 쥐뿔도 없는 생판 남 주제에 어디다 대고 보호자 행세야?”


“......”

정신계 이능에 지배당해 시키는 대로뱉어내는 말이란 것도 안다. 저게 절대 여동생의 본심이 아니란 것도 안다.

그럼에도.

눈 앞의 이 소녀에게 이런 말을 듣는 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이번엔 발푸르기스경이라 불린 센터 금발머리가 식탁위에 있는 과도를 턱짓하며 명령했다.

“찔러.”


여동생은 서슴없이 과도를 들더니 내 팔다리를 가차없이 찍었다.

“악!!”

“다시”

“아악!!!”

“다시.”

“으아악!!!”


“어때?”

“괜찮아. 문제가 조금 있긴 하지만 일단 제대로 작동은 하고 있어.”

질문을 받은 차도남 이미지의 파란머리 안경잡이가 금발을 향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냐? 흐음. 그럼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시험해 볼까.”


금발은 여동생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웃어.”

“네?”

“웃으라고.”

“네.”

그리고 소녀는 더할나위 없이 환한 웃음을 용사들에게 돌려주었다. 호의로 가득한, 꽃이 만개하는 듯한 환한 미소였다.

“좋아. 완벽하네. 이제 가자.”

“...잠깐.”


난 마지막 힘을 짜 냈다. 이 쓰레기들을 이대로 돌려보낼 수는 없었다.

“왜, 왜 이딴 개같은 짓거리를 하는 거냐? 네놈들, 일단 용사잖아?”

내 질문에 잠시 발을 멈춘 금발이 잘생긴 입가에 누구라도 반해버릴 것 같은 미소를 입에 걸었다.

“병신아. 용사짓이 무슨 무료봉사인 줄 아냐? 동료도 있고 부릴 부하도 있어야 뭘 해볼 것 아냐. 그래서 신탁을 통해 재능 있는 년놈들을 찾고 이렇게 수거하는 거다. 우리가 써주는 거니 선택받은 가축들도 감사할 일이지.”

“뭐, 절반은 재미로 하는 짓이지만.”

정작 입에서 나온 말은 우유로 빨아서 10년은 묵힌 걸레같은 소리였지만 말이다.


“...너넨 이미 이 세계로부터 많은 것을 받았을 텐데.”

“이 병신이 뭐래. 뭐든 다다익선인 거 몰라?”

“......”

“아, 맞다. 잊을 뻔 했군.”


눈 앞에 돈뭉치 몇개가 투둑 하고 떨어졌다.

“1억이다. 내 노예를 이제껏 키워놓은 수고비라고 생각해.”

“미친 새끼가···”

금발이 다시 이죽거리며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안경잡이 파란 머리가 나서서 그의 입을 막았다.

“지금은 그 돈이 쓰레기처럼 보이겠지만 좀있다 우리 편의에 맞춰 세계정합(世界整合)이 일어나면 어차피 너를 포함해서 네 여동생과 관계된 모든 이들이 그녀에 관한 기억을 잃을 거다. 네 여동생은 처음부터 없던 사람이 되는 거니까 말이야."

"...뭐?"

"덤으로 걸레짝 같은 네 집이랑 몸뚱아리도 원래대로 되돌아 갈 거다. 그때가 되면 넌 1억이란 큰돈이 생긴 네 행운에 순수하게 기뻐하게 될 거야. 그러니 주제파악하고 짜져라. 쓸데없는 반항은 그만하고 잠이나 자란 말이다.”

“미친...”

“원망할 거면 우리가 아니라 이 세계를 이렇게 짜맞춘 12신을 원망해.”


----------------------------

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조각나고 찢어진 몸뚱아리를 버르적 거리는 것 말고는.

이젠 현관도 벽도 없는 집을 빠져나가는 용사일행과, 금발머리에게 머리채를 끌어잡힌채 끌려가면서도 웃고 있는 여동생의 모습을 보며 난 이를 부득부득 갈다 피를 토했다.


흐흐···


저렇게 함부로 다룰 아이가 아니었다.

홀로 빛나는 다이아몬드 같은, 고고하고 찬란한 영혼을 가진 아이었다.

제이 선생님에게 있어서도, 내게 있어서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였다.


그런 아이에게 감히, 감히!

너희같은 개XX같은 새끼들 따위가!!!


흐흐흐···

난 출혈과다로 의식을 잃어가는 가운데 멀리 사라져가는 그들의 모습을 마지막까지 눈에 담았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절대 잊지 않도록.

여동생을 되찾고 이 치욕을 천배만배로 되갚아 줄 수 있도록.


“크흐흐흐흐흐···”


그래 좋다. 아주 좋아.

하지만 말이다.

너흰 내 동생의 재능과 능력은 알았을지 몰라도, 정작 그녀와 함께하던 나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르는 구나.


고작 1년차 초짜 초등학교 선생에 불과한 나란 존재가.


시간이 주어지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준비를 하고 움직이면 어떤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용사라고? 개새끼들아.

너네가 세상을 구하든 우주를 구하든 그딴 건 내 알바 아니다.

다만 너흰 절대 해선 안 될 일을 했어.


-머지않아, 반드시.


난 어둠가운데 빠져들며 저주의 말을 영혼에 새겼다.



-반드시 찢어죽여주마.


작가의말

공모전 기간, 늘 즐거우시길 바랍니다.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사따위 엿이나 먹어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Wake up(3) +3 18.04.19 4 0 11쪽
9 Wake up(2) 18.04.18 8 0 14쪽
8 Wake up(1) +1 18.04.17 6 0 13쪽
7 소녀가 사라진 일상(6) 18.04.13 2 0 14쪽
6 소녀가 사라진 일상(5) 18.04.12 4 0 11쪽
5 소녀가 사라진 일상(4) 18.04.11 2 0 13쪽
4 소녀가 사라진 일상(3) +1 18.04.10 7 0 13쪽
3 소녀가 사라진 일상(2) 18.04.09 2 0 14쪽
2 소녀가 사라진 일상(1) 18.04.09 11 0 15쪽
» 프롤로그 +2 18.04.09 20 0 8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티터'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