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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2,395
추천수 :
17,389
글자수 :
298,162

작성
18.06.06 18:05
조회
2,879
추천
149
글자
10쪽

32. 윰과 휴 (2)

DUMMY

‘니가 왜 사과해? 아니, 물론 사과해야 하는 건 맞지만.’


때렸다고 사과하는 건 상식적인 거고. 세상에 어떤 무림인이 결투 도중 사과한단 말인가.


게다가 이 상황에 나와야 할 정상적인 반응은 요괴라면서 소리를 지르는 거였다. 저런 사과가 아니라.


기분이 얼얼해진 희헌이 긴장해 쳐다보고 있자니, 윰이 이번엔 바보 같은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우쭈쭈.”


‘뭐?’


“우쭈쭈. 이리 와 봐.”


헤실헤실 풀어져서 손짓하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애견인이었다.


개로 환생한 희헌에게 애견인은 아군과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것도 보통의 경우이지, 조금 전 자신을 채찍으로 내려친 미친놈이 저러고 있으니 희헌은 등골이 쭈뼛해졌다.


‘저놈은 방금 내가 사람에서 개로 변하는 걸 보고서도 저러는 건가?’


아니, 그보다 개일 때 두통을 느끼면 사람으로 변하는 게 공식 아니었나? 왜 사람일 때 채찍을 맞고서 개로 변한 거지?


심지어 이번엔 머리도 아니고 옆구리였다. 게다가 보름을 주기로 변하는 줄 알았는데 보름의 반도 안 채웠다. 계산이 전부 다 어긋난 것이다.


희헌이 경계해서 쳐다보고 있자니, 윰은 아예 성큼 다가왔다.


놀란 희헌이 겅중 뒤돌아 도망가려 했으나 윰의 속도가 더 빨랐다.


엄청난 속도로 다가온 윰은 희헌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 올렸다.


“캥!”


그대로 번쩍 안아 들더니 엉덩이를 받쳐 들고는 등을 꽉 누른다.


희헌은 떨어질까 봐 얼결에 윰의 목덜미를 앞발로 붙잡고서는 정신이 반쯤 나가버렸다.


한두 마리 이래 본 게 아닌지 윰은 자세가 아주 능숙했다.


“개다. 개 주웠다.”


‘젠장. 얘 뭐야. 콧노래까지 부르잖아.’


미친놈은 이해하려 시도조차 하면 안 되는 걸까.


윰은 그 상태로 희헌을 안고서 어딘가로 걸어갔고, 희헌은 미친놈의 머리통을 부여잡은 채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길을 외웠다.


희한하게도, 일반 제자들 숙소 쪽에서 이런 식으로 들려 갈 때는 다들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봤는데.


윰이 이렇게 걸어가고 있자니 몇몇만 쳐다볼 뿐이었고, 쳐다보는 이들도 다들 그러려니 하는 얼굴로 지나쳤다.


그 이유는 윰의 집에 도착해서 알 수 있었다.


‘뭐야 이 개판은!’


윰의 집은 희헌이 머무는 일반 제자 숙소는 물론, 제갈세가에 있을 때 신겸이나 자연부인이 머무는 방보다 훨씬 컸는데, 그 큰 방 전체가 전부 다 개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막내다 얘들아!”


윰이 외치면서 희헌을 내려놓자, 뛰고 놀고 물고 자던 각양각색의 개들이 동시에 희헌을 쳐다보더니 겅중거리며 뛰어왔다.


개로 태어나긴 했으나 늘 인간들 틈에서 살았던 희헌은 이렇게 많은 개를 보는 게 처음이었다.


놀라서 도망가려 했지만, 개들은 희헌을 핥고 차고 올라타고 주위를 방방 맴도는 둥 법석을 부리며 짖어댔다.


희헌이 컹컹거리며 항의했지만 개들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았고, 결국 보다 못한 윰이 다시 희헌을 안아 들며 개들을 달랬다.


“막내 놀라잖아. 쉿. 다 같이 몰려오면 어떡해.”


‘막내라니! 누가!’


.

.

.


밤중. 여기저기서 개들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려오고, 밖에서는 추적추적 비 내리는 소리가 났다.


희헌은 여전히 개인 상태로, 윰의 팔에 배가 깔린 채 누워 있었다.


‘젠장. 배를 허락한 건 월영이 밖에 없거늘!’


월영이조차도 뱃살을 만질 땐 빗질과 고기를 바쳤는데, 어디서 미친 자식이...


불쾌해져서 꼼지락꼼지락 빠져나오려 몇 번 시도는 해 보았지만, 윰은 그럴 때마다 기가 막히게 희헌을 죽 잡아 끌어냈다.


요괴라고 죽이려 드는 것보다야 나았지만 전생의 기억이 있다 보니, 낯선 사내- 그것도 자기를 죽이려 들었던 미친 사람의 품에 안겨 있는 건 심히 느낌이 좋지 않았다.


결국, 희헌은 다시 한 번 윰의 품에서 탈출하기 위해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림보를 하듯이 슬금슬금 뒷발로 땅을 밀어냈다.


그러고 있자니 어딘가에서 굵직하고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


절대로 윰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놀란 희헌은 당황해서 림보를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은 없었다.


다만 옆에 누운 흑구 너머에 백구 하나가 고개를 조금 들어서 희헌을 빤히 보고 있을 뿐.


눈이 마주치는 순간, 희헌은 저 백구가 자신에게 말을 건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가 말을 할 리가···.’


[주인님이 살짝 미치긴 했는데, 어느 쪽이든 우리한텐 좋은 분이셔. 안심해도 좋아.]


[말을 하잖아!]


[응?]


[세상에. 개가 말을...]


[왜 그래? 꼭 넌 개가 아닌 것처럼?]


희헌은 입을 떡 벌리고서 수염을 부르르 떨었다.


개가 말하는 것도 신기한데 저렇게 상냥한 말씨라니. 헐리우드에서 나오는 실사판 동물 애니메이션 같았다.


[그런데 넌 이름이 뭐니?]


[둥...둥이.]


[어머 너 이름 진짜 촌스럽다, 얘.]


[......]


희헌이 주둥이를 꾹 다물고서 원망스레 쳐다보자, 백구가 왜 저러나 싶은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거의 동시에, 희헌과 백구의 사이에 누워 있던 흑구가 벌떡 일어나더니 앞발을 번쩍 들어 희헌와 백구를 동시에 내리치며 외쳤다.


[이 개들아 시끄럽다! 좀 자자!]


희헌이 이마를 딱 맞고서 엎어지자 백구가 히히 웃으면서 드러누웠다.


이젠 내가 개들하고 대화도 하는구나... 괜히 기가 차서 희헌은 끙 소리를 내며 눈을 감았다.


.

.

.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시 한번 개판인 게 실감 났다.


배변훈련은 잘되어 있는지 집 안에서 똥오줌을 싸는 개는 없었지만, 여기저기서 날아다니는 개털과 개소리들까지 없을 수는 없어서, 희헌은 소란을 견디지 못하고 여기서 허우적 저기서 허우적거렸다.


장난기 넘치는 개들이 자꾸만 꼬리며 다리를 물고 늘어지는 것도 귀찮았지만, 윰이 지나다니는 개를 볼 때마다 끌어안고서 뽀뽀해대는 게 더욱 공포스러웠다.


희헌은 걸어 다니는 덫이나 다름없는 윰에게 붙잡히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피했지만, 윰은 신입이라 그런지, 유독 희헌을 노리고서 달려왔다.


‘젠장. 저놈이 나가자마자 당장 집으로 가야겠다.’


백구와 흑구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낀 채 묻혀 가려다가 윰에게 번쩍 들어 올려진 희헌은 꼬리로 윰을 찰싹찰싹 때리며 이를 갈았다.


그러나 의외로 집돌이인지 윰은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윰이 있는 곳에서 사람으로 돌아갈 시도를 할 수도 없는지라 희헌은 자그마치 닷새를 울며 겨자 먹기로 지내야 했다.


“막내야. 그런데 넌 왜 사람 탈을 쓰고 있던 거니?”


‘거꾸로 생각해라 미친놈아... 거꾸로 생각해...’


“하마터면 죽일 뻔했잖아. 게다가 하필 퇴마사 흉내를 내고 그래. 응?”


[......]


“그런 더러운 거 흉내 내는 거 아니야. 알았어?”


‘퇴마사를 많이 싫어하나? 물론 퇴마사 좋아하는 무림인을 본 적은 없지만. 이놈은 좀 유달리 싫어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닷새 동안 완전히 소득이 없던 건 아니어서, 희헌은 ‘미친 윰’이 동물과 식물을 두루 사랑한다는 것, 반대로 사람은 두루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퇴마사를 제일 싫어하는 눈치지만 동료들이라고 해서 손속에 사정을 두는 건 아니어서, 동료로 추정되는 이는 윰이 미친 상태란 걸 모르고 찾아왔다가 머리통이 날아갈 뻔하기도 했다.


‘세긴 세구나.’


그 외에 도움이 된 점은 윤의 수련 방법을 실컷 볼 수 있었단 거였다.


아무래도 ‘미친 기간’에는 딱히 일은 안 하는 듯, 윰은 개들을 챙길 때 외에는 혼자서 채찍을 들고 수련을 했는데, 편견을 빼고 보면 제법 자세가 멋있었다.


걱정했던 고문 같은 느낌은 전혀 없었고, 특히 제자리에서 손만 깔짝거리는 게 참 편해 보였다.


윰이 먼발치에 굴러다니는 돌을 손 한 번 까딱해 2초 만에 끌어올 때는, 원래 몸으로 돌아가면 채찍 배우는 건 바로 포기해 버리리라던 결심이 흔들릴 정도였다.


‘저거... 고통 능력을 쓸 때 되게 편리해 보이는데.’


그리고 윰에게 붙잡힌 지 6일째 되던 날.


이곳 생활도 생활이지만, 갑자기 사람으로 변할까 봐 슬슬 고민이 되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자꾸 자신의 발바닥 냄새를 맡으려는 윰의 얼굴을 뻥뻥 차고 있자니, 밖에서 “윰!”하고 부르는 소리가 났다.


희헌이 머리통을 갸웃 들어 올리고, 윰은 희헌의 개발을 놓아주고서 미간을 찡그렸다.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처음 보는 남자였는데, 윰이 옆에 있던 개 밥그릇을 집어 확 던지자 수월하게 머리만 움직여 피하며 웃었다.


“아. 아직도 ‘휴’ 상태야? 미안 미안.”


‘미쳐 있을 땐 휴라고 부르는구나.’


“뭐야. 왜 왔어. 죽고 싶어? 저승 갈래?”


“개 숫자가 더 늘어난 것 같- 아이고. 무서워서 딴말도 못 하겠네. 아니, 퇴마사가 하나 더 늘었다고. 이거 말해주러 왔지.”


엎드리고 있던 휴가 “뭐?”하고 물으며 일어났고, 희헌도 얼른 몸을 발딱 일으켰다.


‘퇴마사라고? 감자원 말고 퇴마사 하나 더? 이제 결계를 치려는 건가?’


“누가 왔는데?”


“청후라던가? 그 12천인가 하는 퇴마사 중 하나라던데, 결계 복구하러 왔- 이봐. 어디가!”


청후란 말에 희헌의 심장이 쿵 내려앉는 순간.


갑자기 낄낄거리며 웃은 휴가 희헌을 들어 올려 옆구리에 끼더니 쏜살같이 문을 박차고 나갔다.


‘나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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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32. 윰과 휴 (1) +29 18.06.01 14 0 9쪽
80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3) +23 18.05.28 29 0 8쪽
79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2) +16 18.05.26 116 0 9쪽
78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1) +18 18.05.24 13 0 8쪽
77 30. 하늘 밖의 하늘 (3) +14 18.05.22 27 0 8쪽
76 30. 하늘 밖의 하늘 (2) +27 18.05.21 10 0 9쪽
75 30. 하늘 밖의 하늘 (1) +11 18.05.20 34 0 11쪽
74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3) +14 18.05.19 166 0 9쪽
73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2) +14 18.05.18 37 0 8쪽
72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1) +15 18.05.17 46 0 9쪽
71 28. 호랑이 요괴 (3) +38 18.05.16 10 0 8쪽
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3 0 8쪽
69 28. 호랑이 요괴 (1) +26 18.05.14 36 0 9쪽
68 27. 하나 둘이 아니다 (3) +33 18.05.13 24 0 9쪽
67 27. 하나 둘이 아니다 (2) +12 18.05.13 37 0 8쪽
66 27. 하나 둘이 아니다 (1) +17 18.05.12 26 0 7쪽
65 26. 정사협의 (3) +24 18.05.12 32 0 8쪽
64 26. 정사협의 (2) +9 18.05.11 35 0 8쪽
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6 0 9쪽
62 25. 가짜 퇴마사 (3) +10 18.05.09 50 0 7쪽
61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4 0 8쪽
60 25. 가짜 퇴마사 (1) +18 18.05.08 15 0 8쪽
59 24. 결계 (3) +11 18.05.08 32 0 8쪽
58 24. 결계 (2) +9 18.05.07 31 0 8쪽
57 24. 결계 (1) +9 18.05.07 31 0 8쪽
56 23. 내 사람이 되어라 (3) +11 18.05.06 38 0 7쪽
55 23. 내 사람이 되어라 (2) +15 18.05.06 40 0 8쪽
54 23. 내 사람이 되어라 (1) +16 18.05.05 3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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