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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730
추천수 :
17,413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28 13:05
조회
3,669
추천
158
글자
8쪽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3)

DUMMY

“그자가 대요괴라 밝힌 건 나의 실수였다. 그리고 난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진 않아.”


“......”


“고위급 요괴조차 잡지 못하는 작자들이, 개나 소나 대요괴를 잡겠다고 몰려오는 건 사실 아주 짜증 나는 일이거든 도령. 위협이 되지 않는단 게 거슬리지 않는단 뜻은 아니니까.”


청후는 웃는 낯이었지만 어딘가 냉담하고 거만한 기색이었다.


“그러면 당신은... 둥, 희헌이를 죽이려는 게 아닙니까?”


설하가 조심스럽게 묻자 청후가 정말로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되물었다.


“내가 그런 짓을 왜?”


“퇴마사니까?”


“난 대요괴를 수집하고 싶은 거지, 죽이고 싶은 게 아니야 도령. 남들하고 공유할 마음도 없고, 남들에게 자랑할 마음도 없어.”


설하는 문득 청후가 제갈세가에 온 후의 일을 떠올렸다.


그를 경계한 설하는 세가 내로 줄줄이 모여드는 퇴마사들에게 청후에 대해 캐묻고 다녔었다.


적에 대해서는 잘 파악해 두어야 하는데, 설하는 청후의 별명이 요괴 수집가라는 것 외엔 아는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제대로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청후는 더욱 알 수 없는 인물이었다.


퇴마사들은 그가 요괴수집에 미쳤단 말을 하면서도 어떤 요괴를 데리고 있는지는 대부분 몰랐고, 청후가 식신을 부릴 줄 아는 몇 안 되는 퇴마사 중 하나라고 말을 하면서도 그가 식신을 부리는 모습을 본 이는 거의 없다 대답했다.


몇몇은 청후가 진짜 식신을 부릴 줄 알긴 하는 거냐고 역으로 의문을 제기해서 설하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제 안심이 돼, 도령?”


“그건 아닌데요. 어쨌든 희헌일 노린단 거잖습니까.”


“그건 그렇지.”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해맑게 웃은 청후가 설하의 말을 흔쾌히 수긍했다.


장난스럽기도 한 태도는 신뢰가 가지 않아야 했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또 신뢰가 가기도 했다.


설하는 이런 사람은 처음 보기에, 도무지 어떤 인간인가 종잡지 못하고 빤히 바라보았다.


청후는 웃는 얼굴로 가만히 선 채 허공을 쳐다보며 홀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아.”하고서 작별 인사 없이 왔던 길을 돌아갔다.


“괜찮은가···.”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설하는 걱정스레 중얼거렸다.


.

.


청후가 그 길로 찾은 곳은 자연부인의 처소였다.


“청후 네가 여긴 무슨 일로?”


자연부인은 앉으라 권하면서도 의아해하며 물었다.


자연부인과 청후는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알고 있고, 옛날부터 몇 번 마주친 적도 있지만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때문에 결계에 대한 일이 아니면 따로 만나는 일이 없었는데, 아침 식사 후 자연부인이 점검해 둔 바로 결계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드릴 말씀이 있어 왔습니다, 누님.”


평소처럼 능글맞게 웃는 대신 청후가 진지하게 말을 꺼내자, 자연부인은 그제야 청후의 방문 목적을 알아들었다.


“떠난다고?”


“와. 나 아직 말 안 했는데."


"아닌가?"


"맞습니다."


“네 성격에 오래 머물렀지, 한곳에.”


“항상 궁금했는데. 누님은 진짜 대호 어르신이 혼자 낳으신 거 아닌가요? 성별 나이 빼고 어떻게 이렇게 똑같지?”


부녀를 두고 하는 농담에 자연부인은 픽 웃으면서 의례상 물었다.


“그래서. 어딜 갈 거지, 이젠?”


“결계는 튼튼해졌고. 고강한 제갈세가 무인들이 빈틈없이 결계를 지킬 테니 퇴마사들은 근처에도 못 올 테고. 이제 전 평소 하던 대로 세상이나 유람하고 다니는 거지요.”


“알려주기 싫단 거로구나. 그래. 마교로 갈 거란 건 모르는 척해주마.”


자연부인은 아마 청후가 무공과 퇴마술을 동시에 익혔다는 청년을 보러 가려는 거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 청년을 보러 가려는 게 맞기는 했다. 자연부인의 생각과 의도가 다를 뿐.


굳이 이런 걸 설명할 필요는 없기에, 청후는 자포자기한 척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자연부인은 따라 웃으면서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밀었다.


“뭡니까?”


“사례비다.”


“에이 무슨 사례비를. ...얼만데요?”


“넉넉하게 넣었다. 큰일을 해줬으니까. 고마워. 큰 도움이 되었단다.”


“저야 뭐 늘 큰일을 하고 다니죠. 대호 어르신의 손녀라면 당연히 도와야 하기도하고···.”


말은 사양하듯 하면서도, 그냥 한 번 거절해 보았을 뿐인지 청후는 시시덕거리며 사례비를 챙겨 넣었다.


“아. 그런데 누님, 조심하세요. 안 그런 퇴마사가 더 많겠지만, 요즘 이쪽 바닥 분위기 좀 심상치 않으니까.”


.

.

.


“아. 그러면 결계를 찢고 다니는 사기꾼 퇴마사들이 하나둘이 아닐 수 있단 건가요? 아예 그런 단체가 있고?”


“그럴 가능성이 크다던데.”


“아.”


‘정사회의에 가서 뭐 하나 했더니. 그런 얘기를 하고 왔구나.’


정파의 기대주이자 이름난 후지기수라지만, 아직 신겸이나 또래 청년들은 그런 회의에 대표로 참여할만한 위치가 아니었다.


아무리 천고의 기재여서 무력이 세다 한들, 연륜과 풍부한 실전 경험에서 오는 지혜는 완전히 다른 영역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엔 신겸을 쫓아다니느라 바빴고, 이후엔 호효를, 나중엔 감자원과 대립하느라 바빴던 희헌은 자연스레 정사협의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엄 장로에게 듣고 나니 꽤 심각한 문제로 들렸다.


“자네는 뭐, 그런 일에 관해 따로 들은 건 없나? 그래도 약간이지만 퇴마술에 대해 배웠지 않나. 퇴마사 인맥이 조금은 있겠지?”


“퇴마사들과의 인맥은 없습니다.”


“뭐? 왜? 아. 하긴. 자넨 대요괴와 어울리니까 그럴 수도 있겠구만.”


처음에 결계를 찢고 다니는 사기꾼 이야기를 들었을 때 허탈하게 웃겼는데. 이제는 좀 심각하게 들려서, 희헌은 인상을 쓰고 걱정하다 물었다.


“감자원 퇴마사는 결계를 복구했나요? 혼자 가능하다던가요?”


“그렇지 않아도 그 일 때문에-”


그런데 엄 장로가 희헌에게 설명하려는 찰나.


갑자기 무언가가 훅 날아왔고, 엄 장로는 말을 멈추고서 재빨리 몸을 옆으로 비틀어 피했다.


희헌은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싶어서 놀라 옆을 보았다.


엄 장로가 미간을 찡그리고서 단도를 줍고 있었다. 아마 빠르게 날아온 건 저 단도인 모양이었다.


“그거...?”


누가 던진 거냐고 물으려다가, 희헌은 반사적으로 검이 날아온 방향을 보았다.


“이쪽이야.”


그러나 소리가 들려온 건 전혀 반대 방향이었다.


‘아닌데? 분명 저기서 날아왔는데?’


희헌이 어리둥절해 고개를 돌리자, 한 손엔 채찍을 들고, 얼굴에는 눈코입 없는 가면을 쓴 사람이 우두커니 서 있다가 손을 흔들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 윰.”


엄 장로는 그 사람을 윰이라 부르며 툴툴거렸다.


‘윰? 윰이라면 분명 나한테 채찍을 가르쳐 주기로 한 그 사람 아닌가?’


저건 또 무슨 또라이인가 싶어 희헌이 경계하며 보고 있자니, 윰이란 불린 사람은 오싹한 가면을 위로 들어 머리 위에 모자처럼 얹으며 웃었다.


“죄송합니다. 교주님 부탁이어서요. 저도 뭐. 임시 제자가 될 저 청년한테 마침 편즉시불을 보여 주고 싶던 참이라.”


특이하게도 윰은 머리카락이 완전히 붉은색이었다.


“교주님의 부탁이라니?”


엄 장로가 긴장해 물었다.


그때. 윰과 희헌의 눈이 마주쳤는데, 순간 윰의 표정이 거의 다른 사람 수준으로 확 바뀌며 험악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빌어먹을 퇴마사 새끼.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들어 와?”


놀란 희헌이 눈을 커다랗게 끄자, 윰은 갑자기 또 순한 표정으로 바뀌면서 무해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 미안해요. 내가 방금 뭐라 했나요?”


“......”


“내가 가끔 정신이 깜빡 나가서요. 아, 그보다. 편즉시불 맛보기는 어땠나요, 희 소협? 희 소협은 길이 때문에 편(鞭)을 선택했다 들었는데, 편의 또다른 장점은 공격 방향을 속이기 쉽단 거랍니다. 매력적이지 않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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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32. 윰과 휴 (3) +60 18.06.12 115 0 9쪽
82 32. 윰과 휴 (2) +24 18.06.06 20 0 10쪽
81 32. 윰과 휴 (1) +29 18.06.01 14 0 9쪽
»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3) +23 18.05.28 30 0 8쪽
79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2) +16 18.05.26 122 0 9쪽
78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1) +18 18.05.24 13 0 8쪽
77 30. 하늘 밖의 하늘 (3) +14 18.05.22 29 0 8쪽
76 30. 하늘 밖의 하늘 (2) +27 18.05.21 11 0 9쪽
75 30. 하늘 밖의 하늘 (1) +11 18.05.20 37 0 11쪽
74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3) +14 18.05.19 174 0 9쪽
73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2) +14 18.05.18 39 0 8쪽
72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1) +15 18.05.17 47 0 9쪽
71 28. 호랑이 요괴 (3) +38 18.05.16 11 0 8쪽
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4 0 8쪽
69 28. 호랑이 요괴 (1) +26 18.05.14 37 0 9쪽
68 27. 하나 둘이 아니다 (3) +33 18.05.13 27 0 9쪽
67 27. 하나 둘이 아니다 (2) +12 18.05.13 38 0 8쪽
66 27. 하나 둘이 아니다 (1) +17 18.05.12 27 0 7쪽
65 26. 정사협의 (3) +24 18.05.12 32 0 8쪽
64 26. 정사협의 (2) +9 18.05.11 36 0 8쪽
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6 0 9쪽
62 25. 가짜 퇴마사 (3) +10 18.05.09 52 0 7쪽
61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6 0 8쪽
60 25. 가짜 퇴마사 (1) +18 18.05.08 19 0 8쪽
59 24. 결계 (3) +11 18.05.08 32 0 8쪽
58 24. 결계 (2) +9 18.05.07 33 0 8쪽
57 24. 결계 (1) +9 18.05.07 32 0 8쪽
56 23. 내 사람이 되어라 (3) +11 18.05.06 39 0 7쪽
55 23. 내 사람이 되어라 (2) +15 18.05.06 41 0 8쪽
54 23. 내 사람이 되어라 (1) +16 18.05.05 3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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