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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386
추천수 :
17,413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26 01:01
조회
3,687
추천
142
글자
9쪽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2)

DUMMY

마교로 돌아온 다음날.


평소처럼 흘러가리라, 이제 곧 결계도 복구되리라, 안심한 희헌은 마음껏 게으름을 부리며 아침 내내 일어나지 않았다.


오늘은 다들 결계를 복구하느라 바쁠 테니 마음껏 피로를 풀며 느긋하게 보낼 셈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문밖에서 발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점차 가까워지고, 결국 "희 소협." 부르는 소리까지 났다.


최대한 이불에 누워 버티려던 희헌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어그적 어그적 무릎 걸음으로 걸어가 문을 열자, 마루 앞에 선 엄기득 장로가 보였다.


“엄 장로님. 무슨 일이세요?”


‘나 어제 왔는데. 설마 벌써 수련을 시킨다거나-’


“자네에게 좋은 소식이 있어 왔다네.”


“뭘까요, 제 좋은 소식이?”


좋은 소식이란 말에 멍하게 있던 희헌이 반색하며 묻자, 엄 장로가 활짝 웃으며 알려주었다.


“자네에게 채찍 쓰는 법을 가르쳐 줄 스승이 드디어 제정신이 되었, 아니, 상태가 멀쩡해졌다네. 얼른 나오게. 소개시켜 줄 테니.”


“아···.”


내일 들으면 좋은 소식이지만 오늘은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희헌은 풀이 죽었다.


‘젠장. 발소리부터 불길하다더니. 결국 오늘부터 다시 수업에 들어가는 건가.’


“기쁜 얼굴이 아닌데?”


“피곤해서···.”


“하하. 오늘은 인사만 하겠지. 나오게, 지금.”


시무룩해진 희헌이 검은 무복 차림으로 나가자, 엄 장로가 앞서 걸어가며 무림맹에서의 일을 칭찬했다.


“이번에 대단한 일을 하고 왔다면서? 내가 자네의 스승이라기엔 뭐, 좀 애매하긴 하지만. 그래도 듣고서 뿌듯했다네. 자랑스럽고.”


“뭘요. 사람의 도리를 한 거죠.”


“운각교주님이 아주 기뻐하셨다네. 그분은 마교도들이 죄다 나쁘고 못되고 사악하고 비열하단 평가를 받는 걸 아주 싫어하시거든.”


“하하.”


그렇게 안부며 가벼운 화제로 주고받던 대화는, 일반 제자들이 모여 지내는 곳을 벗어났을 때쯤 자연스럽게 새로 희헌을 맡을 스승에 대한 화제로 흘러갔다.


“자네는 ‘참성대’라고 아나?”


“첨성대요? 별?”


“무슨 소린가?”


“아니요. 모르나 봅니다.”


“교주님의 개인 무력단체라네. 오로지 교주님의 명령만을 따르는 이들이지. 교주님 외의 사람들은 정확히 인원수가 몇인지조차 몰라. 하지만 감히 평가하자면, 마교 내에서 가장 강한 무력단체일 걸세.”


“아.”


‘첨성대하고는 전혀 관련 없구나. 그런데 그 단체를 갑자기 왜?’


“거기에 ‘윰’이라는 대원이 자네에게 채찍 쓰는 법을 가르쳐 줄 거네.”


“와. 그래도 됩니까?”


“본인도 괜찮다고 했고...”


말끝을 흐리는가 싶더니, 엄 대주가 갑자기 주위를 둘러보다가 희헌의 귓가에 대고 최대한 목소리를 낮추어 속닥였다.


“평대원이긴 하지만 실력만으로 따지자면 참성대 대주와 맞먹는단 말이 있는 자이니, 잘 보였다가 잘 배우게.”


희헌은 정말로 놀랐다.


아무리 대요괴의 뒷배로 들어왔다지만, 그래도 정식 문하생이나 교도가 된 건 아니니 그런 걸 고려해서 무공을 배우게 하리라 여겼는데.


실제로 두 명의 부교주 모두 그런 식으로 말하며, 더 강한 무공을 배우는 걸 대가로 마교 입교를 제안했지 않던가.


‘그런데 최고 무력단체의 대주와 맞먹는 실력자를 왜 굳이 내게?’


가격에 비해 파는 물건이 너무 좋으면 사기가 의심되는 법인지라, 희헌은 떨떠름해서 물었다.


“괜찮나요?”


그래도 괜찮냐는 질문이었다.


“지금은 괜찮은 상태이니 괜찮겠지.”


그러나 엄 장로의 대답은 희헌의 질문과 전혀 다른 소리였고, 희헌은 그제야 엄 장로가 예전에 스치듯 한 말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전에 머리 상태가 안 좋다던가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의심스레 쳐다보니, 엄 장로는 희헌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정면을 부자연스럽게 주시하고 있었다.


“윰이 참 착하고 성실하고 차분하고 상냥한 좋은 사람인데. 무공을 익히다가 한 군데가 고장이 났어. 머리가 고장났지. 근데 그것도 일종의 병 아닌가. 그러니 자네는 미리 막 편견 가지고 그러진 말게. 알았지?”


“혹시 머리가 고장난 게... 제가 지금 배우게 될 무공을 익히다가?”


“아니, 문제가 된 건 윰의 독문무공이야. 게다가 내공심법이니 자네가 배울 무공과는 관련이 없어. 하여튼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상태 안 좋다는 게, 어째 미쳤단 뜻 같은데?’


“그러니까, 아마도 괜찮을 테지만. 혹시라도 윰이 뭘 가르쳐 주다가 머리가 아프다던가, 목소리가 변한다든가 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게.”


‘대체 증세가 뭐 어떻기에 저러는 거야?’


.

.

.


그 시각.


어제저녁 요양차 제갈세가로 돌아간 신겸은 하루 동안 세가 내에서 일하는 의원에게 치료를 받은 후, 제갈가주와 자연부인, 두 동생, 청후, 그리고 맹에서부터 신겸을 데려온 숙부 제갈천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당연히 화제는 신겸과 정파 청년들을 구해준 희헌에 대해서였다.


“저는 솔직히요, 처음엔 사실 좀 미친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형님. 안 그럴 수가 없는 게, 그자가 자꾸 우리 신겸이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우는 거예요. 좀 무섭더라고요. 왜 저러나 싶고.”


제갈천은 다시 생각하니 더욱 우스운지, 껄껄 웃으면서 형인 제갈가주에게 신나게 떠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대단한 청년이었습니다. 의협심도 있고. 처음에 시비가 붙은 청년들까지 다 구해주었더라고요. 물론 그 상황에서 시비 붙은 청년들만 살려주는 것도 우습긴 하지만. 어쨌든, 솔직히 전 저랑 시비 붙은 사람들까지 구할 마음은 없거든요. 근데 그 청년은 그걸 하다니 와. 그 얘길 듣고서 의외로 성격이 좋은 청년이구나, 마교에 이토록 의협심 넘치는 청년도 있구나, 감탄했는데. 세상에. 퇴마술과 무공을 다 익혔다니. 어휴.”


혼자서 열심히 입을 움직이던 제갈천은 손까지 휘휘 젖으며 껄껄 웃었다.


“형님, 형수님. 세상은 넓고 인재는 많은가 봅니다. 사실 난 말은 안 해도 우리 겸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줄 알았거든요.”


제갈가주 역시도 장남을 구해주었다니 호의가 생기는 듯, 동생을 작게 타박했다.


“큰 은혜를 입었는데. 초대하지 그랬니.”


대답은 신겸이 대신했다.


“한 번 마교 쪽으로 사람을 보내 보겠습니다.”


“꼭 그래라.”


“......”


그런데 자연부인은 이상할 정도로 말이 없었다.


“부인? 왜 그러시오?”


생각에 곰곰이 잠긴 모습이 의아해서 제갈가주가 묻자, 자연부인이 미간을 구기고서 중얼거렸다.


“희헌이란 이름...”


“이름이 왜, 아. 그 대요괴. 그 대요괴 이름이 희헌 아니었소?”


제갈가주도 뒤늦게 희헌의 이름을 떠올리고는 언성을 높였으나, 언성은 얼마 안 가 바로 내려갔다.


“동명이인이겠지. 에이, 하지만 기분 나쁘군. 은인과 원수가 하필 이름이 같아.”


“대요괴라니요?”


오랫동안 세가를 떠나 있던 신겸이 어리둥절해서 묻자, 제갈가주가 툴툴거렸다.


“왜, 내가 서신에서 알려 준 그 영악한 대요괴 말이다. 설하 저 멍청한 걸 꼬여내서 월영이를 노렸던 그 요괴.”


제갈가주는 아직도 철없는 둘째가 월영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생각하는지, 설하에게 평소보다 좀 더 곱지 않은 시선을 던졌다.


평소의 설하라면 신경질을 내며 밥그릇을 들고 나가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설하는 아버지의 시선에 신경 쓰는 대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형을 보고 울었단 것도 그렇고. 그 희헌이란 사람. 우리 둥둥이가 분명해. ...잘 지내고 있구나. 다행이다.’


그렇지 않아도 희헌이 약속한 객잔에 머물지 않는 걸 알고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안도하는 한편, 희헌이 이 집 개란 걸 아는 청후가 혹시라도 나서서 초를 칠까 봐 걱정되어서, 설하는 자꾸만 맞은편에 앉은 청후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인지 전초전인지, 청후는 말없이 식사만 할 뿐이었다.


‘도대체 생각을 알 수가 없어···.’


식사를 마친 후.


설하는 신겸에게 희헌에 관해 더 묻고 싶었지만, 신겸은 아직 몸이 다 회복되지 않았기에 귀찮게 굴어선 안 된다며 아버지에게 혼이나 내쫓겼다.


‘다들 형 형 형. 젠장. 누가 형 잘난 거 모르나. 다쳐서 오니 더 심해졌구만.’


청후가 온 후 평소보다 더 구박을 받았던지라, 설하는 그게 괜히 서러워서 툴툴거리며 제 방으로 가다가, 뒤에서 따라붙는 발소리에 멈칫했다.


돌아보자 청후가 따라오고 있었다.


설하가 긴장해 쳐다보자, 청후가 미묘하게 웃으며 충고했다.


“표정 관리해야지, 도령.”


“뭐?”


“그렇게 긴장하면 오히려 더 수상하게 본다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난 소가주의 은인이 대요괴와 동일하다는 걸 밝힐 마음이 없으니, 날 경계하지 말고 도령이나 조심하라는 충고?"


설하가 더욱 긴장해 쳐다보자, 청후가 주위를 살피더니 가까이 다가가 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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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32. 윰과 휴 (3) +60 18.06.12 113 0 9쪽
82 32. 윰과 휴 (2) +24 18.06.06 20 0 10쪽
81 32. 윰과 휴 (1) +29 18.06.01 14 0 9쪽
80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3) +23 18.05.28 29 0 8쪽
»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2) +16 18.05.26 122 0 9쪽
78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1) +18 18.05.24 13 0 8쪽
77 30. 하늘 밖의 하늘 (3) +14 18.05.22 29 0 8쪽
76 30. 하늘 밖의 하늘 (2) +27 18.05.21 11 0 9쪽
75 30. 하늘 밖의 하늘 (1) +11 18.05.20 34 0 11쪽
74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3) +14 18.05.19 170 0 9쪽
73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2) +14 18.05.18 38 0 8쪽
72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1) +15 18.05.17 46 0 9쪽
71 28. 호랑이 요괴 (3) +38 18.05.16 11 0 8쪽
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3 0 8쪽
69 28. 호랑이 요괴 (1) +26 18.05.14 37 0 9쪽
68 27. 하나 둘이 아니다 (3) +33 18.05.13 27 0 9쪽
67 27. 하나 둘이 아니다 (2) +12 18.05.13 38 0 8쪽
66 27. 하나 둘이 아니다 (1) +17 18.05.12 26 0 7쪽
65 26. 정사협의 (3) +24 18.05.12 32 0 8쪽
64 26. 정사협의 (2) +9 18.05.11 35 0 8쪽
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6 0 9쪽
62 25. 가짜 퇴마사 (3) +10 18.05.09 52 0 7쪽
61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6 0 8쪽
60 25. 가짜 퇴마사 (1) +18 18.05.08 17 0 8쪽
59 24. 결계 (3) +11 18.05.08 32 0 8쪽
58 24. 결계 (2) +9 18.05.07 32 0 8쪽
57 24. 결계 (1) +9 18.05.07 31 0 8쪽
56 23. 내 사람이 되어라 (3) +11 18.05.06 39 0 7쪽
55 23. 내 사람이 되어라 (2) +15 18.05.06 41 0 8쪽
54 23. 내 사람이 되어라 (1) +16 18.05.05 35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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