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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028
추천수 :
17,407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22 23:56
조회
3,597
추천
167
글자
8쪽

30. 하늘 밖의 하늘 (3)

DUMMY

‘퇴마사 비무라는 게 따로 있는가 보네.’


희헌이 멋쩍지만 미안하진 않아서 나동그라진 감자원을 태연히 보고 있자, 감자원은 씩씩거리면서 이를 갈았다.


“네가 퇴마술과 무공을 배웠는진 모르겠지만. 예의를 못 배운 건 확실하구나.”


“퇴마사 비무는 해본 적이 없어서요.”


희헌이 어깨를 으쓱하자 감자원은 소맷자락을 탁 털며 일어났다.


“퇴마술을 해본 적이 없는 거겠지.”


“그래서. 퇴마사 비무는 어떻게 하는데요?”


비무- 그것도 퇴마사들의 비무라고 하자 호기심이 드는지, 마교도들도 주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희헌은 그들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그만 구경하고 가란 눈짓을 보냈으나, 감자원은 신경 쓰이지도 않는지 계속 말을 이었다.


“보통은 어느 요괴를 지정한 다음 그 요괴를 먼저 처치한다거나.”


“거나?”


“더 많은 요괴를 잡는 쪽이 승리하지.”


마교도들 중 누군가 “저거 사냥 아냐?” 하고 중얼거렸다.


희헌이 듣기에도 퇴마사의 비무라기보단 요괴 사냥 대회처럼 들였다.


“한 명이 무진장 강한 요괴 셋을 잡고 다른 사람이 약한 요괴를 열 마리 잡으면? 그러면 누가 이기는데요?”


“약한 요괴 열 마리. 처음부터 숫자에 치중해서 한 시합이니까.”


“비무라 하기엔 애매한데. 하지만 뭐. 좋습니다. 그럼 이번엔 어느 쪽으로 할 건데요?”


“최대한 많이 잡아오는 쪽으로.”


마교도들은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제대로 구경해 볼 생각인지, 먹을거리를 손에 쥔 이들도 있었다.


“알겠습니다.”


희헌이 혀를 차면서도 대답하자 감자원의 입가에 수상해 보이는 미소가 올라왔다.


‘아까도 저렇게 웃지 않았나?’


그 미소가 꺼림칙해서 희헌이 찝찝한 기분으로 보고 있자니, 감자원은 돌연 두 손을 각기 다른 방향으로 들어 올렸다.


‘뭘 하려는 거지?’


그러더니 손짓으로 여기저기 숲을 향해 마구 움직이는데, 음악 없이 힙합을 추는 것 같았다.


희헌은 그가 좀 미친 건 아닌가 의심했으나, 놀라운 일은 다음에 벌어졌다.


처음에는 분명 아무 것도 없던 곳이었는데. 점차 감자원의 손끝이 향한 곳 여기저기에서 요괴들이 비틀거리면서 제 발로 걸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 요괴들의 수는 점점 더 불어나서, 그들은 감자원을 향해 몰려드는 좀비처러 보였다.


요괴들은 형태도 크기도 제각각이어서 보기만 해도 오싹한 광경을 연출했으나, 마교인들은 아무 것도 보이는 게 없는지 어리둥절해서 자기들끼리 소곤거렸다.


“혼자 왜 저래?”


"몰라."


"희 소협도 혼자 막 고개를 돌려대는데?"


그들과 달리 호효는 낄낄 웃으며 감탄했다.


“오호라. 재밌는 술법을 쓰는구나.”


‘청후를 따라 해서 별명이 꼭두각시인 줄 알았는데. 능력이 꼭두각시였던 건가?’


놀란 희헌을 향해 감자원이 거만하게 웃었다.


그걸 보고서야 희헌은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깨닫고서 호효를 불렀다.


“호효.”


점점 가까워지는 요괴들을 구경하던 호효가 가까이로 오자, 희헌은 정말 식신에게 명령하듯 지시했다.


“멀리 갈 필요 없으니 잘됐다. 저 요괴들을 다 기절시켜서 쌓아놓거라. 여기.”


크흐흥, 웃은 호효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눈 깜짝할 사이 감자원이 꼭두각시 술법으로 불러온 요괴들의 목덜미를 물었다.


신기할 정도로 목덜미만을 문 호효가 요괴를 한 번에 기절시켜 희헌의 앞에 쌓아놓자, 기고만장해 있던 감자원은 화가 나 “이, 이놈이!”하고 삿대질하다가, 뒤늦게야 기겁해서 희헌에게 물었다.


“저 녀석. 네 식신이냐?!”


“네.”


“인간 같은데. 식신이었다고?”


꼭두각시 술법에는 감자원의 집중력이 꼭 필요한 듯, 어기적 어기적 걸어오던 요괴들이 뒤늦게 ‘호효다!’ ‘호랑이다!’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신이 난 호효가 두 손을 아예 호랑이 모양으로 바꾸어 휘두르자, 멍 때린 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눈만 깜빡거리던 마교도들이 놀라서 우아아 소리를 냈다.


개중엔 허리춤의 검을 쥐는 이들도 있었다.


“저건...”


감자원 역시도 입을 벌린 채 호호를 보며 중얼거렸다.


"호랑이 요괴..."


“호효. 죽이진 마라.”


“안 그래도 조절 중이다, 주인!”


호효가 여기저기 날뛸수록 희헌의 앞에 쌓이는 기절한 요괴의 숫자도 늘어났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감자원도 사방으로 손짓하기 시작했다.


감자원의 손가락이 향한 방향의 요괴들은, 이번엔 꼭두각시처럼 다가오는 대신 납작하게 꽉꽉 눌리며 죽어갔다.


그러다 감자원의 손가락이 호효 쪽으로 향하는 순간.


희헌은 손날을 감자원의 목에 가져다 댔다.


"함부로 남의 식신을 죽이려 하시면 안 되죠."


“...퇴마사 비무라고 했을 텐데.”


“내 식신을 지키는 것도 퇴마사의 일 아닌가요?”


“......”


코웃음을 친 감자원은 호효를 향한 손가락을 치우고서, 다시 다른 방향으로 손짓하기 시작했다.


마치 허공에 대고 빠르게 피아노를 치는 듯한 그 모습은, 본인의 재수 없는 성격과 달리 확실히 강력한데다 나름의 멋까지 있었다.


마침내 손짓을 멈춘 감자원이 손을 내렸다.


엇비슷하게 호효도 마지막 요괴를 희헌의 앞에 내려놓았다.


희헌은 눈대중으로 기절한 요괴와 죽은 요괴들의 수를 세었다.


여기저기 죽어 있는 요괴들의 숫자가 1/3 정도. 희헌의 앞에 기절해 쌓여 있는 요괴들의 숫자가 2/3 정도였다.


“제가 이긴 것 같네요.”


희헌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고서 호효에게 돌아오라 지시했다.


“그만하고 이리 와라, 호효!”


하지만 속으로는 감자원이 분명 불복하리라 생각했다.


사실 희헌 스스로 생각해도, 애초에 이 요괴들 모두가 감자원이 불러온 요괴들이었기에 ‘괜찮나?’ 싶은 부분이 있기도 했다.


“식신을 부릴 수 있다면, 일단 퇴마술에선 초짜가 아니로군.”


그러나 감자원은 의외로 감탄하는 듯 중얼거렸다.


“몸을 쓰니 더욱 배가 고파졌다, 주인!”


어느새 희헌의 곁으로 온 호효는 억울한 목소리로 외치고서 바닥에 드러누웠다.


감자원은 아무리 보아도 사람처럼 보이는 호효를 빤히 쳐다보다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정도로 사람 흉내를 잘 내는 요괴라면 무척 강할 것 같은데.”


“네. 좀.”


“아까 날 주먹으로 내려칠 때 보니, 자네도 분명 무공을 익히긴 한 것 같았지. 내가 무공에 문외한이라 그게 어느 정도인진 모르겠지만 그 속도는 일반적이지 않았어.”


“...무공에 그리 강한 편은 아닙니다.”


“어찌 되었든 둘 다 배운 건 사실이 아닌가.”


희헌이 대답 없이 찝찝하단 얼굴로 바닥에 눌러 붙은 요괴 사체들을 보고 있자, 감자원은 손을 휘휘 저어서 사체들을 저만치 수풀 너머로 치워버렸다.


호효가 기절시킨 요괴들까지는 굳이 죽이지 않는 걸로 보아, 아까와 달리 희헌을 분명 배려해주고 있었다.


‘내가 이긴 걸 인정하는 건가?’


희헌이 쳐다보자, 감자원은 인정하다 못해 흥분한 눈으로 희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열렬한 눈빛에 왜 저러나 싶어 움찔하자, 감자원이 연극하듯 외쳤다.


“하늘 밖에는 또 하늘이 있다더니. 자네 말 대로네. 아무도 못 한 일이라 해서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어. 12천조차 하지 못한 일을 하는 자네야말로 진정한 천외천이 아닌가!”


희헌은 그의 진심 어린 감탄과 탄사에 쩍 얼어붙었다.


하늘 운운한 건 그냥 시비를 건다고 했던 말이었는데. 저렇게 진지하게 그걸 인정하며 감탄하자 듣기 민망할 지경이었다.


괜히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느낌에 희헌이 자신의 팔뚝을 긁고 있자니, 감자원이 가까이 다가와 진지하게 제안했다.


“자네라면 내 목표에 어울리는 짝이 될 것 같은데.”


“목표...라니요?”


“나와 힘을 합쳐서 청후를 죽이는 건 어떤가.”


‘이 인간이?’


“됐습니다.”


“그리고 12천을 꺾고 2천이 되는 거네! '그자'들보다 먼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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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2) +16 18.05.26 119 0 9쪽
78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1) +18 18.05.24 13 0 8쪽
» 30. 하늘 밖의 하늘 (3) +14 18.05.22 28 0 8쪽
76 30. 하늘 밖의 하늘 (2) +27 18.05.21 11 0 9쪽
75 30. 하늘 밖의 하늘 (1) +11 18.05.20 34 0 11쪽
74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3) +14 18.05.19 170 0 9쪽
73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2) +14 18.05.18 38 0 8쪽
72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1) +15 18.05.17 46 0 9쪽
71 28. 호랑이 요괴 (3) +38 18.05.16 10 0 8쪽
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3 0 8쪽
69 28. 호랑이 요괴 (1) +26 18.05.14 36 0 9쪽
68 27. 하나 둘이 아니다 (3) +33 18.05.13 26 0 9쪽
67 27. 하나 둘이 아니다 (2) +12 18.05.13 38 0 8쪽
66 27. 하나 둘이 아니다 (1) +17 18.05.12 26 0 7쪽
65 26. 정사협의 (3) +24 18.05.12 32 0 8쪽
64 26. 정사협의 (2) +9 18.05.11 35 0 8쪽
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6 0 9쪽
62 25. 가짜 퇴마사 (3) +10 18.05.09 51 0 7쪽
61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6 0 8쪽
60 25. 가짜 퇴마사 (1) +18 18.05.08 17 0 8쪽
59 24. 결계 (3) +11 18.05.08 32 0 8쪽
58 24. 결계 (2) +9 18.05.07 32 0 8쪽
57 24. 결계 (1) +9 18.05.07 31 0 8쪽
56 23. 내 사람이 되어라 (3) +11 18.05.06 39 0 7쪽
55 23. 내 사람이 되어라 (2) +15 18.05.06 41 0 8쪽
54 23. 내 사람이 되어라 (1) +16 18.05.05 3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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