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퀵바


표지

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968
추천수 :
17,421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16 21:05
조회
4,189
추천
209
글자
8쪽

28. 호랑이 요괴 (3)

DUMMY

희헌은 새삼 놀라 호랑이 요괴를 보았으나, 곧 그건 아니라고 혀를 찼다.


‘저 커다란 바윗덩어리를 집어 던졌는데, 겉으로만 사납게 굴었던 건 아니지···’


바윗덩어리를 던지면서 아주 신이 나서 꼬리가 사방팔방 움직이더만 무슨.


하지만 호랑이 ‘신님’과 겨루었단 점이나 산의 질서 어쩌구 하는 부분은 분명 신경이 쓰였다.


‘이 호랑이는 신님과 겨루어서 죽을 뻔 했지만 살아났다··· 그 말은 신님이 어떻게 싸우는지 알고 있단 거다.’


희헌은 머리를 굴리다가, 호랑이 요괴와 붉은 여우 요괴에게 ‘신님’에 대해 더 알아내기로 결정하고서 두루뭉술하게 물어보았다.


“신님과 겨루고서 용케도 살아났구나.”


[그러게 말입니다. 요괴건 사람이건 가리지 않고 죽이고 다니는 분이신데. 어찌어찌 우리 호효님은 살려 주셨습니다. 얼굴이 저 꼴이 되었지만요.]


‘윽.’


신님이 요괴건 사람이건 가리지 않고 죽인단 이야기에, 희헌은 무의식적으로 호랑이 요괴의 꼬리를 잡고 당겼다.


하필 그때 눈꺼풀을 들어 올리던 호랑이 요괴는, 정신이 들자마자 또다시 몰아닥치는 통증에 “내 꼬리!”하고 외치면서 펄쩍 뛰어올랐다.


아차 싶어 희헌이 꼬리를 놓아주었으나, 이미 호랑이 요괴는 어흥흥 울면서 저만치 굴러가고 있었다.


동물 학대를 한 기분에 희헌이 어정쩡하게 보고 있자니, 붉은 여우 요괴가 희헌의 눈치를 살살 살피며 물었다.


[살려 주실런지요?]


“음?”


[우리 호효님이요.]


“아. 아아. 글쎄.”


‘일단 살려 줄까 생각 중인데······.’


희헌이 바로 대답하지 않자, 호랑이 요괴가 먼발치서 그 소리를 다 듣고는 납작 바닥에 배를 붙인 채 엉긍엉금 기어와 커다란 눈으로 눈물을 뚝뚝 떨구며 애원했다.


[날 살려다오 주인아. 날 살려주면 100년은 얌전히 지내마.]


“백 년?”


‘조건 하나 확실하게 다는구만. 까만 새 요괴가 백 년 마다 덤벼댄다더니. 이 조건 때문인가.’


[산도 잘 보살피고 있겠다. 참말이다.]


“아예 안 덤빌 생각은 없느냐?”


[그건 안 된다.]


희헌이 눈을 가늘게 뜨고 보자 호랑이 요괴가 이해해 달라는 듯 눈썹을 일그러뜨렸다.


[어흥. 난 호랑이지 않는가.]


‘그게 무슨 상관인데?’


희헌이 황당해서 쳐다보자, 호랑이 요괴는 부리부리한 눈으로 슬금슬금 희헌의 눈치를 살폈다.


희헌은 팔짱을 낀 채 잠시 그 모습을 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어찌할까.’


거의 살려준다는 방향으로 마음이 쏠리긴 했다.


갑자기 성격이며 외모, 행동이 다 바뀌면 이상해 보일 터. 진짜 주인님이 늘 하던 대로 하는 게 나으니까.


게다가 이리 약조해 두면 최소 백 년은 얌전히 지낼 텐데, 지금도 이긴 호랑이 요괴를 백 년 뒤라고 못 이길 것 같진 않았다.


호랑이 요괴는 근접 공격에 아주 뛰어난 요괴 같은데, 자신과 싸울 때에는 대부분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지 않던가.


‘뒤통수를 칠 성격도 아닌 것 같고. 게다가 산을 보살피니 어쩌니 하는 걸 보니 주인님이 뭔 일을 맡긴 모양인데··· 일을 잘 처리하니까 맡겼겠지?’


“좋다.”


생각을 마친 희헌이 봐준다는 듯 대답하자, 호랑이 요괴의 꼬리가 팟 위로 솟구쳤다.


그 모습이 커다란 고양이 같기도 해서 반사적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던 희헌은, 호랑이 요괴가 재빨리 두 발로 자신의 머리를 방어하자 아차 싶어서 도로 손을 내렸다.


[그런데 주인아. 너님은 500년간 어디에 가 있었누? 보고 싶, 아니, 어디 갔나 궁금했다. 내가 아니고. 여우가.]


붉은 여우 요괴가 엥 소리를 내며 귀를 쫑긋했다.


[제가요?]


“멀고 먼 곳···”


[그게 어딘데?]


“잠시 흠. 저승에 다녀왔다.”


[참인가?]


눈이 동그래진 호랑이가 급격히 관심을 보이며 엉금엉금 가까이 다가와 물었다.


[등선하고 싶다더니. 참이었나?]


‘주인님이 등선하고 싶어 했다고?’


“참이다.”


[성과는 있었고? 신선이 받아는 준다든?]


희헌이 말없이 머리를 쓸어주자, 호랑이 요괴가 으헝 으헝 울더니 안 묻겠다며 저만치 다시 굴러갔다.


그 꼴을 보면서도, 붉은 여우 요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희헌이 호랑이 요괴를 죽일 것 같진 않다고 확신한 듯했다.


“이리와봐.”


호랑이 요괴가 진정할 때까지 기다리다 희헌이 부르자, 호랑이는 주춤주춤 다시 배를 납작 바닥에 깔고 다가왔다.


[왜. 왜.]


“너. 다른 요괴들하고 겨루고 다녔다면서.”


당황한 호랑이 요괴의 수염이 빳빳하게 펼쳐졌다.


[너님을 위한 게 아니다!]


“그럼?”


[나도 못 이긴 주인인데, 다른 자들과 이름이 섞여 헛되이 명성이 굴러다니는 게 싫어서 그리했다. 주인을 위해 복수한 건 절대 아니다!]


“내 명성이 뭐라고 굴러 다녔는데?”


[어떤 요괴와 져서 죽었다던가 힘을 잃고 봉인되었다던가··· 그런 고약한 말들.]


“이런.”


헛소문이네, 중얼거리면서도 희헌은 고개를 갸웃했다.


실제 주인님은 500년간 사라져 있고 지금도 사라져 있다. 게다가 대놓고 자길 사칭하는데도 나타나지 않고 있고···


장군이 빈집털이라며 흔쾌히 주인님 노릇을 권유할 정도면, 저 소문이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호랑이 요괴는 전혀 달리 생각하는지 콧김을 뿜으며 외쳤다.


[허튼 소리지!]


“신님하고도 붙었다던데.”


[......]


호랑이 요괴가 여우 요괴를 째려보자, 여우 요괴가 꼬리털을 고르다 말고 희헌의 등 뒤로 쏙 숨었다.


희헌은 여우 요괴를 가려주며, 계속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어떻더냐. 내가 강하더냐 그자가 강하더냐.”


사실 아까부터 이게 계속 궁금했다. 물론 신님이 훨씬 강하겠지만, 그래도 땅을 통해서 고통을 보내는 방법도 깨쳤는데.


이 능력을 잘 훈련한다면 신님과 죽지 않을 정도로는 상대가 되지 않으려나, 하는 호승심도 올라왔다.


[얼굴은 주인아, 네가 조금 더 빼어나다.]


그러나 한참만에 들려온 호랑이 요괴의 대답은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다.


“세기는?”


[......]


“호랭. 왜 말이 없느냐. 누가 더 강하냐니까.”


[그게···]


“네가 볼 땐 내가 약한가보군.”


[그게 아니라···]


계속되는 추궁에 호랑이 요괴가 결국 울상을 지었다.


[주인, 네님은 항상 장난치느라 제대로 싸우질 않지 않느냐. 오늘만 해도 날 가지고 논다고 괜히 멍멍 개소리나 내고. 늘 허풍선이처럼 구니, 나로선 주인의 실력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 개소리가 나름대로 진지하게 머리를 쓴 공격이었던 희헌은 괜히 부끄러워져서 인상을 썼다.


호랑이 요괴는 나름대로 자기가 패배한 이야기만 하는 게 기분이 상해서 툴툴거렸다.


[사기다. 치사하다. 주인은 뭘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 채 아프게 하고, 북쪽 대요괴는 공중에 뜬 채로 공격을 퍼부어대고.]


신님이 아무리 대단해도 허공에 뜬 채로 싸울 순 없지. 땅을 이용할 수 있는 이 능력이 있으면 어찌어찌 비벼댈 수 있을지도 몰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다가 희헌은 화들짝 놀라 호랑이 요괴를 쳐다보았다.


공중에 떠서 공격을 퍼부어?


‘젠장... 왜 하필 공중... 아. 미치겠네.’


막막한 기분에 속으로 구시렁거리고 있자니 호랑이 요괴가 조심스레 물었다.


[주인. 내 듣자하니 웅가가 주인의 유희를 따라 다닌다던데.]


“아아. 그래.”


[주인. 실은, 나도 좀 한가한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제갈세가의 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3 32. 윰과 휴 (3) +60 18.06.12 115 0 9쪽
82 32. 윰과 휴 (2) +24 18.06.06 20 0 10쪽
81 32. 윰과 휴 (1) +29 18.06.01 15 0 9쪽
80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3) +23 18.05.28 30 0 8쪽
79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2) +16 18.05.26 124 0 9쪽
78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1) +18 18.05.24 14 0 8쪽
77 30. 하늘 밖의 하늘 (3) +14 18.05.22 29 0 8쪽
76 30. 하늘 밖의 하늘 (2) +27 18.05.21 12 0 9쪽
75 30. 하늘 밖의 하늘 (1) +11 18.05.20 37 0 11쪽
74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3) +14 18.05.19 175 0 9쪽
73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2) +14 18.05.18 39 0 8쪽
72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1) +15 18.05.17 47 0 9쪽
» 28. 호랑이 요괴 (3) +38 18.05.16 13 0 8쪽
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4 0 8쪽
69 28. 호랑이 요괴 (1) +26 18.05.14 38 0 9쪽
68 27. 하나 둘이 아니다 (3) +33 18.05.13 27 0 9쪽
67 27. 하나 둘이 아니다 (2) +12 18.05.13 38 0 8쪽
66 27. 하나 둘이 아니다 (1) +17 18.05.12 27 0 7쪽
65 26. 정사협의 (3) +24 18.05.12 32 0 8쪽
64 26. 정사협의 (2) +9 18.05.11 36 0 8쪽
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7 0 9쪽
62 25. 가짜 퇴마사 (3) +10 18.05.09 52 0 7쪽
61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6 0 8쪽
60 25. 가짜 퇴마사 (1) +18 18.05.08 19 0 8쪽
59 24. 결계 (3) +11 18.05.08 32 0 8쪽
58 24. 결계 (2) +9 18.05.07 33 0 8쪽
57 24. 결계 (1) +9 18.05.07 33 0 8쪽
56 23. 내 사람이 되어라 (3) +11 18.05.06 40 0 7쪽
55 23. 내 사람이 되어라 (2) +15 18.05.06 41 0 8쪽
54 23. 내 사람이 되어라 (1) +16 18.05.05 37 0 8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신화진'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