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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388
추천수 :
17,413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15 21:05
조회
4,251
추천
213
글자
8쪽

28. 호랑이 요괴 (2)

DUMMY

희헌이 주춤하자, 신이 난 호랑이가 두 발로 서서는 크헝 크헝 울면서 바위며 나무를 던져댔다.


“큭.”


희헌은 이를 악물었다.


소리 탓에 균형을 잡기가 어려운데 커다란 게 자꾸 날아오니, 피한다고 피해도 상처가 늘어났다.


원래의 상처가 낫기도 전에 그 위에 새로운 상처가 생겨나며 고통은 점점 배가 되어 갔다.


이젠 될까 안 될까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해야만 한다.


희헌은 앞으로 튀어나가며 소리에 내공을 싣는단 생각으로 포효했다.


“멍!”


‘젠장.’


“멍!”


하지만 생각과 달리 소리에 내공을 실어 고통을 전이시키는 건 잘 되지 않았다.


‘어째서지?’


배우다 만 과학이긴 해도 대기 중에 무언가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니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를 통해서 고통을 전달할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이전에 쇠사슬은 확실하게 내가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공기는 아니야. 이론 상 뭐가 있단 건 알아도 느껴지지 않아. 그 탓인가?’


[감히··· 날 조롱하다니!]


희헌이 개 흉내 내는 게 자신을 따라하며 놀리는 거라 여겼던지, 화난 호랑이 요괴가 분노해 쩌렁쩌렁 외치다가 몸집을 크게 부풀리며 흐읍 공기를 한껏 들이마셨다.


호랑이 요괴의 배가 볼록 튀어나왔다. 무언가를 더 크고 강하게 내뿜으려는 듯했다.


‘소리가 안 된다면? 땅은?’


뒤로 반 보를 주춤하다가, 희헌은 퍼뜩 생각을 다잡았다.


맨발이기에 풀과 흙의 감촉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존재만 아는 공기와 달리 확실하고 생생하다.


이걸 이용해 고통을 저 호랑이 요괴에게 전달하는 건···


‘해보자!’


희헌은 확 앞으로 박차고 나가다가 땅을 딛는 순간, 이 땅을 통해 자신의 내공을 호랑이 요괴 쪽으로 직선으로 흘려보낸단 감각을 최대한 유지시키려 노력했다.


단전의 내공을 그쪽으로 흘려보내며 정신을 집중하는 찰나.


호랑이 요괴가 부풀어 오른 배에서 무언가를 뱉어내려는 그 순간.


[크허허허헝!]


갑자기 호랑이 요괴가 고통스런 포효를 토해내더니 벌러덩 엎어져서 발발 떨기 시작했다.


희헌은 비틀하며 옆의 나무둥치를 집었다.


손끝 하나 대지 않았는데, 호랑이 요괴가 사지를 허공으로 휘젓고 있었다.


‘통했다!’


희헌은 깨닫자마자 그쪽으로 달려가 얼른 호랑이 요괴의 꼬리를 잡아당겼다.


[우헝! 으헝! 아프다! 아파!]


호랑이 요괴가 더욱 크게 울더니 이내 커다란 눈에서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가엾은 모습이었지만 희헌은 봐주지 않고 계속 꼬리를 잡아 당겼다.


바르르 떨던 호랑이 요괴가 결국 고통에 못 이겨 쿵 커다란 머리를 바닥에 떨구며 기절한 후에야, 희헌은 꼬리를 놓고서 숨을 몰아쉬었다.


“헉··· 헉···”


무언가 작고 반짝거리는 것이 심장 어딘가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희헌은 주먹을 쥐었다 펴길 반복했다.


했다. 해냈다.


땅을 통해 고통을 보냈어!


그 대단한 정파의 후기지수들조차 공 차듯 뻥뻥 날려 보내던 요괴를 잡았다는 게 놀라우면서도 벅찼다.


‘물론 정파 후기지수들과 붙으면··· 내가 지겠지만.’


감격에 차 있던 희헌은, 그러나 곧 현실적인 고민에 빠져서 호랑이 요괴의 꼬리를 만지작거렸다.


쓰러트리긴 했는데. 이제 이 요괴를 어떻게 해야 한다···


“......”


‘일단 피 좀 마시면서 생각해볼까.’


.

.

.


“아니, 제갈 공자.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남궁 공자는 또 왜 꼴이고!”


신이 나서 놀러 나갔던 정파의 후기지수들이 넝마가 되어 실려 오자 맹에서는 난리가 났다.


이제 막 회담을 끝내고 각자의 상념에 잠겨 흩어지려던 간부들은, 자기 문파의 청년들이 엉망인 꼴로 돌아오자 기가 막혀서 여기저기서 의원을 불러댔다.


다들 자기네 전각으로 의원을 데려가려 했으나, 다친 청년들의 숫자가 너무 많다보니 결국 청년들을 의원이 있는 곳으로 옮겨서 줄지어 눕혀놓았다.


“신겸아. 신겸아.”


맹과 관련된 일을 도맡아 처리하기에, 이번에도 제갈세가를 대표해 정사회담에 참여했던 제갈천은 사사로이는 신겸에게 숙부 되는 이였다.


새벽에 둥둥이가 찾아왔다면서 신이 나 좋아하던 조카가 몇 시진이 지나 이런 꼴이 되어 나타나자, 제갈천은 당황해서 개중 가장 상태가 좋은 청년들에게 캐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냐. 애가 왜 이래? 너희들끼리 싸웠느냐?”


“주루에 요괴가 나타나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뭐?!”


제갈천은 놀라 펄쩍 뛰었다.


“요괴가 나타나면 당장 튀어나와 퇴마사를 찾아야지, 너희가 왜 싸운단 말이냐!”


“인간의 모습을 취하고 있어 바로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모습이라니!”


인간의 모습을 취할 수 있는 요괴가 일반 요괴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건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일이었다.


옆에 있던 다른 남궁세가의 간부가 그래도 다행이란 투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래도 죽지 않고 다 돌아와 다행이다. 팔다리도 성한 듯하고. 다른 피해는 없었느냐?”


“취객 하나가 크게 다쳤습니다.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는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요괴에게 튕겨져 나가면서 엉덩이뼈를 다친 식려가 눕지도 못하고 엎드린 채 이를 갈았다.


“젠장. 술 취했으면 조용히 자기나 하지, 왜 가만히 술 마시는 요괴를 건드려서······.”


“그래도 어찌 잘 도망쳤구나.”


“마교 사람들하고 같이 온 그 맨날 우는 소협이요. 제가 말씀드렸던, 왜, 계속 신겸이 쫓아다니면서 운다는 그 이상한 소협요.”


정사협의를 마친 후 정파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얼결에 의방까지 함께 오게 된 차 대주가, 식려가 말하는 게 희헌이란 걸 알아듣고는 휙 고개를 돌렸다.


“우리 헌아를 말하는 건가?”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헌아가 하루 내내 보이질 않더니. 그쪽 일행과 같이 다녔나?”


“이름은 모른다니까요. 그리고 같이 다닌 게 아니라···”


자꾸 말이 끊기자, 식려가 손을 휘휘 저어서 제발 자기가 말 좀 하게 해 달란 신호를 여기저기에 날린 후 말을 이었다.


“그 소협이 요괴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제갈천이 인상을 찡그리며 물었다.


“요괴를 데리고 나가다니?”


“모르겠습니다. 막 호통을 치면서 데리고 나가던데··· 우릴 도와주려는 것 같은 눈치였는데···”


식려가 주저하며 그 장면을 무어라 표현해야 하나 망설이는 사이, 차 대주가 한숨을 푹 내쉬면서 고개를 저었다.


“낭중지추라. 역시 송곳은 감추려 해도 드러나기 마련인가. 그렇게 스스로를 감추겠다 말하더니···”


의방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이 차 대주에게로 향했다.


.

.

.


남쪽 대요괴는 ‘잘 맞는’ 요괴를 먹어야 요력이 많이 늘어난다 하였지, 상대가 강한 요괴라고 해서 요력이 많이 늘어난단 말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 호랑이 요괴의 손목을 콱 깨물고서 피를 마셔본 희헌은, 입 안에 잔뜩 들어온 텁텁한 털의 감촉에 으엑 인상을 썼다.


피를 몇 모금 마시고서 확인해보니 별로 요력이 늘어난 것 같지도 않았다.


‘이 호랑이는 나랑 잘 맞는 상성은 아닌가.’


그런데 호랑이를 놓고서, 얘를 어찌할까 고민에 잠겨 있자니 뒤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자 붉은 여우 요괴가 바닥에 주저앉아 끄이끄이 울고 있었다.


[제발 호효님을 잡아먹지 마세요, 주인님. 호효님은 맛이 없어요, 주인님.]


희헌이 쳐다보자 붉은 여우 요괴는 눈이 그렁그렁해져서는 발치에 엎드린 채 컁컁 소리를 내며 하소연을 시작했다.


[호효님 아래론 호효님만 믿고 따르는 짐승이며 요괴들이 한 산 가득입니다. 제발 산의 질서를 위해서라도 호효님을 살려 주세요, 주인님.]


‘산의 질서?’


[그리고 호효님이 겉으론 사납게 구셔도, 주인님이 실종되신 후에 ‘그 소문’을 듣고는 죄다 복수하시겠다며 여기저기 싸움을 걸고 다니시다가 ‘신님’에게까지 덤벼 죽을 뻔 하셨습니다. 얼굴이 거지짝이 된 것도 그 때문인걸요. 제발이요.]


‘북쪽 대요괴와 겨룬 적이 있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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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2) +14 18.05.18 3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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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28. 호랑이 요괴 (3) +38 18.05.16 11 0 8쪽
»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4 0 8쪽
69 28. 호랑이 요괴 (1) +26 18.05.14 37 0 9쪽
68 27. 하나 둘이 아니다 (3) +33 18.05.13 27 0 9쪽
67 27. 하나 둘이 아니다 (2) +12 18.05.13 3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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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26. 정사협의 (3) +24 18.05.12 32 0 8쪽
64 26. 정사협의 (2) +9 18.05.11 35 0 8쪽
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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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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