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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2,397
추천수 :
17,389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13 23:05
조회
4,306
추천
182
글자
9쪽

27. 하나 둘이 아니다 (3)

DUMMY

“살인이다!”


“주병을 불러!”


정파 청년들이 벌떡 일어나며 저마다의 무기를 빠르게 쥐었다.


그러나 이미 술에 취한 탓에 다들 온전히 제정신이 아니어서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영 모양새가 나지 않았다.


그중엔 자리의 주빈으로 유달리 술을 많이 마신 신겸도 포함되어 있었다.


‘안 되는데! 요괴에겐 퇴마술을 익히지 않은 사람의 공격은 통하지 않아!’


희헌은 낑낑 소리를 내며 신겸의 옷자락을 잡아 당겼다.


‘나서지 마. 도망가. 빨리. 친구들 데리고 튀자.’


신겸이 어릴 적부터 칭송받던 기재라지만 요괴를 상대하는 건 별개의 문제였다.


요괴를 상대하는 일이라면, 검의 고수보다 어중간한 퇴마사가 나은 게 현실이거늘. 심지어 신겸은 술까지 잔뜩 마셨지 않던가.


“뭡니까.”


그러나 신겸은 희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오히려 한발 더 앞으로 나섰다.


호랑이 요괴는 대답 대신 눈을 부리부리하게 뜬 채 고개를 갸웃했다.


신겸의 시선이 쓰러진 취객에게 닿았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알 수 없는 거리지만, 머리에 술병이 박혀 있는 모양만으로도 취객은 처참해 보였다.


신겸이 인상을 찡그리며 투지를 끌어올리자 호랑이 요괴가 피식 웃었다.


“만용은 객기란다 아가야.”


나이 차이도 별로 나 보이지 않는 인사가 아가 운운하자 정파 청년들이 더욱 발끈했다.


붉은 여우 요괴는 탁자 위에 앉아 고개를 쭉 내밀고서 청년들을 구경하다, 희헌과 눈이 마주치자 씩 웃으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나마 다행히 호랑이 요괴는, 청년들을 상대할 가치조차 없게 여기는 듯 빙그레 웃고서 출구 쪽으로 한 걸음을 디뎠다.


그 걸음을 신겸이 붙잡았다.


“멈추시오.”


‘아이고 신겸아!’


희헌은 제자리에서 풀쩍 뛰었다. 그게 가게 둘 것이지 저 치는 왜 붙잡는단 말인가!


호랑이 요괴가 멈춰 서서 힐긋 시선을 돌렸다.


‘넌 또 왜 멈추는 거냐! 그냥 무시하고 가!’


“그쪽은 백주대낮에 살인을 저질렀소. 주병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시오.”


신겸의 경고에 호랑이 요괴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되물었다.


“인간 병사?”


그는 곧 킬킬킬킬 광포한 웃음을 터트리다 조롱했다.


“데려와보련?”


말을 마친 호랑이 요괴는 붙잡으려면 붙잡아 보라는 듯 여유롭게 다시 문으로 걸어갔다.


이에 정파 청년 하나가 나서서 붙잡는 순간. 호랑이 요괴가 한 손으로 청년의 배에 일장을 날렸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손바닥으로 세게 밀어내는 정도였으나, 청년은 거대한 쇠몽둥이에라도 맞은 마냥 훅 날아가 탁자 위로 떨어졌다.


쿠당탕탕 소리를 내며 청년이 바닥에 널브러지자, 무림인들이 혹시 사태를 해결하려나 싶어 주춤거리던 손님들조차 으아아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


화난 식려가 검을 빼들고 확 앞으로 나섰다.


신겸도 따라 나서려 했으나 희헌은 다급하게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졌다.


‘안 된다! 저놈은 요괴야!’


“둥둥아. 나중에. 놔아.”


세게 빼냈다간 바지가 벗겨질 판인지라, 신겸이 희헌의 머리통을 밀어내며 놓으라 달래는 사이, 신겸을 대신해 다른 정파 청년이 식려의 뒤를 따라 달려 나갔다.


뒤를 따라가는 청포의 정파 청년이 의자를 딛고 도약하며 검을 확 들어올렸다.


호랑이 요괴는 연달아 오는 두 개의 무기를 대수롭지 않게 보다가, 가장 먼저 도달아 식려의 무기를 손으로 캉 쳐버렸다.


손과 무기가 부딪쳤는데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나며 식려가 무기를 놓쳤다.


비틀거린 식려가 뒤로 벌러덩 넘어지는 사이, 뒤이어 공격한 다른 청년의 검이 날카롭게 호랑이 요괴의 어깨를 베었다.


청년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으나, 이는 곧 빠르게 사라졌다.


검이 살을 베고 지나갔는데. 옷자락은 분명 갈라졌으나, 그 안의 살은 멀쩡했다.


“요괴다!”


청년이 경악해 외치자마자 호랑이 요괴는 발로 청년의 배를 확 걷어찼고, 청년은 허리가 앞으로 훅 꺾이면서 날아갔다.


청년이 희헌과 신겸 쪽으로 날아오자, 신겸이 둥둥이를 떼어내다 말고 황급히 청년을 붙잡았다.


청년을 붙잡았을 뿐인데도 신겸은 청년과 함께 뒤로 밀려났다.


“이놈이!”


신겸은 청년을 옆에 두자마자 이번엔 조금 거칠게 희헌을 떼어내며 앞으로 나섰다.


희헌이 신겸을 두 발로 붙들었으나 개의 힘으론 신겸을 붙잡기 어려웠다.


“컹! 컹! 컹!”


뭉툭한 앞발이 허망하게 옷자락을 스치고 지나갔다.


호랑이 요괴는 이미 흥미가 빠진 표정이었는데, 그게 더 무서웠다.


귀찮으니 대충 처리하고 가려는 듯한 호랑이 요괴의 기색에, 희헌은 신겸을 붙잡길 포기하고 먼저 앞서갔다.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내공을 실어 튀어 나가서는 곧장 호랑이 요괴의 목덜미로 크르릉 이를 들이밀었다.


“둥둥아!”


신겸의 경악한 목소리가 들렸고,


“뭔 개새끼야 이건?”


호랑이 요괴의 기막혀하는 목소리가 들렸고,


몸이 부웅 내려앉는가 싶더니 몸의 어딘가에 강한 타격이 왔다.


“깨갱!”


어느새 희헌은 야구공 날아가듯 핑 튕겨 나가고 있었다.


“낑!”


정신을 차리고 보니 희헌은 아이구 아이구 소리를 내며 바닥을 데구르르 굴러가는 중이었다.


막무가내로 허우적거리다가 간신히 멈춰 서서 몸을 일으키자 뒤쪽의 계단 부근까지 날아와 있었다.


“이 새끼가 내 새끼를!”


구도 때문에 신겸과 호랑이 요괴는 보이지 않았으나, 신겸의 화난 목소리는 똑똑히 들려왔다.


'안 된다, 안 돼!'


벌떡 일어나 나갔으나, 신겸은 이미 호랑이 요괴에게 검을 휘두르는 중이었다.


호랑이 요괴는 방어는 무시한 채 신겸의 허리로 무시무시하게 손을 휘두르는데, 그 손은 웅가가 사람 모습으로 꺼낸 곰손처럼 인간의 형태가 아니었다.


뭉툭하고 거대한 짐승의 손이 신겸의 허리를 베는 순간.


신겸은 빠르게 검의 방향을 확 바꾸며 호랑이 요괴의 공격을 막아냈다.


“큭.”


그러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주우우욱 뒤로 미끄러져 가며 뒤에 있던 탁자며 의자가 다 나동그라졌다.


“호오. 막아?”


처음으로 자신을 막아낸 인간이 신기한지 호랑이 요괴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입을 길게 찢으며 웃었다.


희헌은 다시 호랑이 요괴에게 달려들려다가 주춤 뒤로 물러났다.


‘아냐. 이 몸으론 안 돼.’


또다시 주먹 한 방에 날아갈 뿐이다.


안개 요괴는 컹컹 짖는 것만으로도 도망을 갔으나, 호랑이 요괴는 그런 수준의 요괴는 아닌 게 분명했다.


희헌은 재빨리 계단을 올라갔다.


위층에서 사방을 둘러보자, 술에 완전히 취해 널브러진 사람 서너 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개중 가장 가까운 방으로 들어가니, 완전히 술독에 빠진 청년이 드르렁 드르렁 코까지 골며 잘 자고 있었다.


희헌은 앞발로 대충 문을 닫고서 바닥에다 머리를 쾅 쾅 찍었다.


“끼힝! 켕! 컁!”


머리를 박고 너무 아파서 엉엉 울며 비틀거리고 있자니 서서히 시야가 높아졌다.


개로 변한 후엔 강제로 두통을 주어도 사람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강제 두통으로도 사람이 될 수 있단 추측이 맞았던 것이다.


하지만 안도할 틈도 없었다.


희헌은 무릎걸음으로 기어가 취객의 옷을 겉옷만 벗긴 다음, 대충 몸에 걸치고서 허겁지겁 방을 나갔다.


신발을 신을 새도 없이 계단을 내려갔으나 이미 신겸은 피에 젖은 채 배를 움켜쥐고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정파 청년들의 상당수는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었다.


반대로 호랑이 요괴는 하품이나 쩍 하며 심드렁한 얼굴이었다.


‘내가 저 호랑이를 이길 수 있을까?’


일순간 그 압도적인 무력 차이에 희헌은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물론 요괴와 무림인의 무력은 아예 다른 영역이 있었기에, 둘 모두와 싸울 수 있는 희헌과는 조금 처지가 다르긴 했다.


하지만 당장 눈앞의 광경이 주는 공포는 컸다.


무술을 익히고는 있다지만 아직은 더 배워야 하는데.


하지만···


‘내가 신겸이를 지켜야 돼.’


희헌은 이를 악물었다.


그래. 이기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 자리에서 저 호랑이 요괴를 치워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신겸을 의원에게 데려가든 뭐든 할 터.


그러나 다짜고짜 여기서 전투를 벌였다가는 다쳐서 널브러진 이들에게 피해가 갈 게 분명했다.


‘지금 우선해야 하는 건 호랑이 요괴를 이곳에서 끌어내는 것.’


심호흡을 한 희헌은, 일부러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를 띤 채 계단을 천천히 내려가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성질머리는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구나.”


호랑이 요괴가 힐긋 희헌 쪽을 쳐다보더니, 이건 또 뭐냐는 표정을 지었다.


“누구냐 네놈은.”


“주인님에게 말버릇하고는.”


“!”


“슬슬 엉덩이를 다시 맞을 때가 된 거냐, 호랭아.”


호랑이 요괴의 눈이 커다래졌다.


“네놈님은!”


“오랜만에 버릇을 고쳐주지. 따라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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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3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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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하나 둘이 아니다 (3) +33 18.05.13 2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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