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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017
추천수 :
17,405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13 11:05
조회
4,359
추천
152
글자
8쪽

27. 하나 둘이 아니다 (2)

DUMMY

“마교에서도 말이외까?”


마교 간부가 솔직하게 사기꾼 퇴마사와 그의 행패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자, 뜻밖에도 사학문 간부가 놀라 소리쳤다.


“사학문에서도 무슨 일이 있으셨소?”


“아조 똑 비슷한 일이 있었소다.”


이에 눈치를 살피던 당문세가 사람이 “실은···”하며 조심스레 운을 떼더니 자기들도 비슷한 사기를 당하였다 털어놓았다.


모용세가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동자를 여기저기 굴려대는 게, 분명 비슷한 일이 있던 모양새였다.


이때쯤이면 나서서 잘난 척 한소리를 해야 할 남궁세가 역시, 유달리 조용한 걸 보니 뭔 일이 있던 게 분명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이런. 우리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소림사는 당연히 예외지요. 애초에 퇴마 결계를 사용하지 않잖습니까. 사기를 당하면 그게 더 이상합니다."


무림맹주는 가만히 사태를 지켜보다가 안 되겠다 싶었던지 손바닥으로 책상을 가볍게 툭 두드렸다.


“몇몇 분들은 아닌 척 입을 다물고 있는데... 다 같이 말할 때 묻혀가야 덜 민망하지 않을까, 생각하네만.”


그의 지적에 뜨끔한 이들이 움칠했다.


“게다가 사기를 치는 퇴마사들이 단순한 사기꾼이 아니라면 꽤 큰일이 아니겠소. 예전에 퇴마사들이 단체로 요괴 퇴치를 거부한 일을 떠올려 보시오.”


맹주가 달래듯 몇 마디 말을 덧붙이자, 이에 무림인들은 마지못해 하나 둘 각자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이야기를 다 들은 맹주는 침음성을 흘렸다.


“모두가 당한 건 아니지만, 생각보단 당한 문파의 수가 많군.”


당장 눈에 보이는 인적 물적 피해가 있는 게 아닌데다, 평소 무시하던 퇴마사에게 사기를 당한 게 민망하다보니 다들 쉬쉬했던 탓에 소문이 나지 않았을 뿐. 놀랍게도 실제 피해가 시작된 건 작년부터였다.


게다가 사기 수법은 다 비슷하지만, 외양이며 나이 등을 대조해보니 사기를 치고 다니는 퇴마사는 최소한 여섯 명 이상이 확실했다.


“개개인은 아니겠군.”


“한 무리가 아니라, 규모가 큰 집단일지도 모릅니다.”


“하긴. 정사를 막론하고 사기를 치고 다니려면···”


“이유가 뭘까요? 이래봤자 자기들에게도 도움이 안 될 텐데.”


“뭐겠소까. 무림인들과의 알력다툼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단 심보겠지.”


“원한 아닐까요? 퇴마사들과 한창 싸워댈 때, 왜, 좀··· 있지 않았습니까. 원한 살 만한 일들이.”


“아니 원한은 지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게 말이 되오? 지들이 직접 손을 안 댄 거면 우리 피해는 사라지는 거요? 그자들이 요괴가 돌아다닐 동안 싹 입 닦는 통에 죽은 이들이 몇인데!”


“맞습니다. 잔인한 자들이지요. 최소한 무림인들은 어린애는 안 건드렸는데, 요괴들은 그런 것도 없지 않았습니까.”


“혹시··· 결계를 파괴한 다음 복구시켜주겠다며 다시 돈을 받으려는 건 아닐까요?”


하지만 정체조차 막연한 퇴마사들의 속내를, 무림인들이 탁상 주위에 모여 앉아 알아내기는 힘들었다.


이에, 여러 문파의 간부들은 일단 이 건에 관해서는 서로 정보를 터놓고 공유해서, 정체불명의 사기꾼 퇴마 집단에 대해 최대한 빨리 알아내자 약조했다.


“중요한 건 그들의 목적이 아니지. 그들이 우리에게 칼을 빼들었단 게 아니겠나.”


.

.

.


한참 간부들이 퇴마사와 사기꾼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시각.


정파 청년들은 내내 친구의 속을 썩였던 충견이 돌아온 기념으로, 신겸을 주루로 데려갔다.


한동안 울적하게 보낸 친우를 위로하기 위해서인 듯하지만, 오랜만에 신겸과 공놀이도 하고 산책도 하고 빗질도 받고 싶었던 희헌으로서는 영 뚱한 일이었다.


‘뭐. 잘 노는 걸 보니 좋긴 하지만...’


그래도 신겸이 친구들과 장난치면서 낄낄대는 모습을 보자 기분이 좀 풀려서, 희헌은 신겸이 물에 씻어 주는 음식들을 찹찹 받아먹으며 청년들 노는 모양을 구경했다.


‘신겸아. 양념 안 씻고 그냥 주면 안 되겠냐. 이거 좀 싱겁다.’


그러나 대화에 끼지도 못하고 청년들을 쳐다보고만 있자니 점차 재미가 없어져서, 희헌은 다른 손님들 쪽도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잠시. 정처없이 떠돌던 시선은 자연스레 구석 자리에 앉은 남자 쪽에 고정되었다.


원체 구석에 있어 눈에 띄진 않지만, 잘 보니 아주 이상한 남자였던 것이다.


온 얼굴에 흉터인지 뭔지 모를 게 층층이 나 있는데다 눈매는 그야말로 호랑이처럼 부리부리했는데, 걷어붙인 소매 사이로 드러난 팔은 단단한 근육으로 꽉 차 있었다.


가장 신기한 건 눈화장을 한 것 같진 않은데도 눈 주위가 새까맣단 점이었다.


'시베리아 호랑이처럼 생겼네.'


사람이 저렇게 호랑이처럼 생길 수도 있구나, 감탄하는 사이.


남자가 시선을 느꼈는지 희헌 쪽을 쳐다보았다.


반사적으로 흠칫했으나, 남자는 그냥 개가 봤구나 싶은 건지 다시 고개를 돌려 술을 병째 잡고 마셔댔다.


그때였다. 반쯤 열린 문에서 붉은 여우 한 마리가 빼꼼 고개를 들이밀더니, 쪼르르 남자에게로 달려갔다.


크기는 희헌보다 조금 작은 정도로, 눈에 안 띌 덩치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우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요괴다!’


희헌이 놀라 보고 있자니, 여우 요괴는 남자의 곁에 앉아 보고했다.


[호효님, 찾아보았지만 주인님은 여기에도 없으신 듯합니다.]


호효··· 호효··· 호효? 희헌은 미간을 찡그렸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아! 새 요괴! 새 요괴가 말하던 그 호랭이 이름이 호효 아니었나?’


희헌의 눈이 커다래졌다.


분명했다. 새 요괴가 말하던 ‘호랭이’ 특유의 귀여운 느낌은 하나도 없었지만, 주인님 찾는 여우 요괴를 부리는 호랑이 요괴가 둘이나 있을 리가 없었다.


긴장하자 저절로 으르릉 소리가 나오는 바람에, 희헌은 억지로 목에 힘을 주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호랑이 요괴와 여우 요괴는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누느라 바빴다.


“주인님은 무슨. 가짜지.”


[하지만 웅가님께서 주인님 곁을 따라 다니신다던데요.]


“흥. 그 미련한 곰 따위.”


[참으로 주인님과 싸울 생각이십니까, 호효님?]


“물론이다. 이번엔 분명 감이 와. 그 자··· 가짜야. 진짜여도 상관없지만.”


어깨까지 떨며 낄낄 웃는 호랑이 요괴의 모습을 경계하고 있자니, 근처에 있던 식려가 “아이고 저게 웬 미친놈이야.”하고 치를 떨며 희헌의 머리통 방향을 강제로 바꾸었다.


“저쪽 쳐다보지 마라 둥둥아. 위험해. 눈 마주치지 말자.”


식려는 여우 요괴를 볼 수 없다보니, 인상 더러운 사내가 혼자 말하고 혼자 웃는 것처럼 보여 영 수상쩍고 괴이한 모양이었다.


호랑이 요괴를 괴상하게 보는 건 식려뿐만이 아니었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취객도, 눈에 띄는 사내가 혼자 술병을 쥐고 중얼거리며 웃는 게 보기 싫었는지 뜬금없이 시비를 걸었다.


“뭘 혼자 씨불여대?”


호랑이 요괴가 한쪽 눈썹을 꿈틀하며 취객을 쳐다보았다.


제정신이었다면 오금이 저린 그 눈빛을 알 수 있었을 텐데.


술에 흠뻑 취한 취객은 그조차 거슬리는지 딸꾹질하며 조롱했다.


“눈은 왜 그래? 어디서 얻어 터졌나?”


제 허리춤에 찬 커다란 도라도 믿은 것일까. 취객은 낄낄 웃으면서 이놈 눈깔 좀 보라고 호랑이 요괴를 손가락질했다.


저 사람 저러다 큰일 나겠다, 희헌이 염려하는 찰나.


호랑이 요괴가 술병을 들어 그대로 취객의 머리에 내다 꽂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으아아!”


주위의 손님과 점소이들이 놀라 벌떡 일어났다.


취객은 잠시 비틀 비틀 하며 뒤로 물러나더니, 어어어 소리를 내며 뒤로 쿵 넘어갔다.


‘윽.’


희헌은 오만상을 구겼다.


얼마나 세게 내다 꽂은 건지, 취객의 머리에 술병이 반쯤 박혀 있었다.


순식간에 주위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무슨 일이야?”


소란에, 잘 놀던 정파 청년들까지 놀라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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