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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395
추천수 :
17,413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12 23:05
조회
4,442
추천
174
글자
7쪽

27. 하나 둘이 아니다 (1)

DUMMY

‘역시 15일 전후가 주기구나!’


다음날. 침상에서 일어난 희헌은 하얗고 보송한 개의 앞발을 보고는 기뻐서 뛰었다.


개로 변한 게 이처럼 기쁘기는 또 간만이어서, 마구 흔들리는 꼬리가 주체가 되질 않았다.


요 꼬리 요 꼬리. 희헌은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꼬리를 누르려 하다가, 어느새 자신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단 걸 깨닫곤 흠칫했다.


‘이런. 누가 보면 멍청한 개라 했겠다.’


지금은 꼬리나 쫓을 때가 아닌데.


희헌은 부르르 머리를 털고서 얼른 침상에서 내려가, 앞발로 문을 열고 나갔다.


새벽 시간이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저거 봐. 개다.”


“개잖아?”


“누구 개야?”


사람들이 수군거리거나 말거나, 희헌은 미리 봐 두었던 신겸의 숙소로 얼른 도도도도 뛰어갔다.


그러다가 마침내 신겸이 머무는 전각을 발견하고서, 희헌은 기뻐서 펄쩍 뛰었다.


그때. 뒤에서 사박 사박 들려오던 발소리가 갑자기 우뚝 멈췄다.


어떤 느낌에 희헌이 확 돌아보자, 새벽 수련을 마치고 온 듯한 신겸이 우두커니 선 채 희헌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설마··· 하고 커다래지는 신겸의 눈을 보다가, 희헌은 멍! 짖으면서 달려들었다.


‘신겸아! 나다!’


“컹! 컹!”


희헌은 신겸에게 달려가 다리를 끌어안고서 꼬리가 빠져라 흔들었다.


기쁜 감정이 감당이 안 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좀 진득하니 안고서 다독여주고 싶은데, 자꾸만 온 몸이 위로 솟구치며 풀썩거렸다.


“둥둥아?”


신겸은 얼결에 희헌을 안아주다가, 뒤늦게야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둥둥이니?”


신겸이 개를 끌어안고 엉엉 울자, 희헌도 그제야 가까스로 날뛰는 몸을 누르고서 신겸의 어깨에 머리를 파묻고 같이 엉엉 울었다.


‘신겸아. 나 마교 가지 말까. 나 여기 너랑 있을까?’


끼깅 깽깽 하는 소리에 깬 건지, 식려가 “이게 무슨 개소리야?”하고 중얼거리며 나오다가 신겸과 희헌을 보고는 어? 하고 놀라 섰다.


“신겸! 그 개···? 혹시? 아니지?”


“둥둥이다. 둥둥이가 왔어!”


“미친! 현주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식려가 황급히 가까이 오자, 신겸이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외쳤다.


“둥둥이가 내가 보고 싶어 왔나봐!”


소란에 사람들이 뭔 일인가 싶은지 하나 둘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다행히 근처 전각에 머무는 이들은 거의 다 신겸의 친구들이어서, 상황을 바로 이해했다.


다들 개가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는 게 놀라운지 웅성거리며 모여들었다.


희헌은 신겸의 체통이 상할라, 얼른 앞발로 신겸의 눈물 콧물을 닦아주었다.


.

.

.


“애 살 쪽 빠진 거 봐···”


“내 눈엔 통통해진 것 같은데.”


“이건 부은 거고.”


“배도 붓냐? 뱃살이 부어?”


“이거 봐. 발가락이 홀쭉해진 거.”


“개발은 원래 홀쭉하지 않던가.”


희헌을 데리고 방에 들어온 신겸이 개를 끌어안고 여기저기 만지작거리며 슬퍼할 때마다, 식려는 옆에서 자꾸 현실을 꼬집어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겸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고, 희헌은 신겸의 어깨에 턱을 걸친 채 몰려오는 수마에 눈만 끔뻑거렸다.


아무 걱정도 고민도 없이, 그냥 예전처럼 신겸의 발치에서 몸이나 말고 푹 자고 싶었다.


“어휴. 부러워라.”


연신 신겸의 말에 꼬투리를 잡던 식려가 결국 속내를 털어놓았다.


“나도 나 보겠다고 집 나와 쫓아오는 개 하나 있음 좋겠네.”


“좋긴 뭐가 좋아. 집에 얌전히 있어야 좋지. 위험하게. 둥둥이. 잘못했어 안 했어?”


“멍!”


“잘못 했지?”


“컹!”


“그래. 그래도 장하다.”


신겸이 희헌의 등을 토닥거리자 식려가 혀를 찼다.


“내 귀엔 개소리만 들리는데. 참. 해석도 잘 한다.”


“우리 둥둥이랑 나는 마음이 통해서 말로 안 해도 다 알아 들어.”


그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를 알 길 없는 식려는 감탄해서 “아.”하고 수긍했고, 신겸은 뻐기듯 희헌의 머리를 쓸었다.


그 사이 시비가 고기만으로 차려진 상을 한가득 차려 들어왔다.


시비가 고기상을 놓고 가자 신겸은 이젠 본격적으로 희헌을 무릎에 앉혀 놓고서, 후후 뜨거운 고기를 식혀다가 살을 찢어서 희헌의 입에 하나하나 넣어주었다.


“우리 둥둥이는 밥도 잘 먹네. 착하다.”


희헌이 냠 하나 받아먹을 대마다 신겸을 다시 고기 살을 발라 입에 넣어주고, 희헌은 또 입만 벌리고서 칭찬을 받아먹었다.


“기막혀라. 나도 고기 잘 받아먹을 수 있는데. 쟨 고기 먹으면서 칭찬까지 같이 먹어.”


“왜. 부러우면 너도 해 줘?"


"미친. 왕 낭자도 있고 서문 소저도 있는데 왜 니가!"


"여기엔 나 뿐이니까."


“근데··· 니 개는 고기 앞에 두고도 꽤 점잖다?”


“우리 둥둥이는 원래 이래. 애기 때부터 원체 점잖더라.”


신겸이 뿌듯하게 자랑하자 희헌은 보라는 듯 점잖게 입을 쩍 벌렸다.


그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 보다가 식려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고 보면 둥둥이가 집에서 가출한 거 말야. 저 똑똑한 개가 길을 잃었을 것 같진 않은데. 혹시 요괴 때문 아닐까?”


희헌은 입을 우물거리다 말고 흠칫했다. 요괴?


“요괴 때문이라니?”


“아니 왜. 니네 집 주위에 자꾸 이상한 요괴들이 맴돈다며.”


“아아. 어. 덕분에 대요괴 잡으러 모여든 퇴마사들이 밥값은 톡톡히 한다더라.”


“개는 요괴를 본다잖아. 혹시 낯선 사람들도 많고 낯선 요괴들도 많고 하니까, 무서워서 가출한 거 아닐까?”


‘요괴들이 맴돌다니?’


희헌은 귀를 쫑긋하고서 신겸을 쳐다보았다.


신겸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왜 그래?”


“그러지 않아도 최근에 누가 월영이 집 주위에 쳤던 결계를 또 강제로 뜯었나봐. 아예 숨길 생각도 없는지 결계부를 쭉 짖어다가 마당에 버려 뒀다더라.”


퇴마사들과 청후가 아직도 제갈세가에 가득하다면 신겸을 따라 당장 세가로 돌아가는 건 무리겠지, 생각하다가 희헌이 다시 놀랐다.


결계를 뜯었다고?


“뭐? 어느 개새끼가?”


“컹!”


“아 미안 둥둥아. 어느 미친 새끼가?”


월영과도 알고 지내는 식려가 씩씩거리며 묻자 신겸이 굳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몰라. 청 대협이랑 어머니가 다시 결계를 치긴 했다는데··· 일단 월영이 집 주위론 아무도 못 오도록 겹겹이 보호하고 있대.”


희헌은 마교의 멀쩡한 결계부를 찢어놓고 간 사기꾼을 떠올렸다.


아직도 마교에서는 그 결계를 복구할 만한 퇴마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교에 있을 땐 미처 여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월영의 주변에 있던 결계를 복구하기 위해서, 자연부인은 청후를 불러와 힘을 합쳐야 한다 했다.


그렇다고 제갈세가보다 더욱 부지 규모가 큰 마교의 결계 역시 뛰어난 퇴마사가 최소 두 명은 필요하지 않을까? 새롭게 치는 게 아니라 복구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나중에 탁리나 엄 장로님한테 알려줘야겠네. 하지만 이상하지. 누가 자꾸 결계를 뜯고 다니는 거지? 제갈세가 결계를 뜯은 이도 같은 사람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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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30. 하늘 밖의 하늘 (2) +27 18.05.21 11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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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2) +14 18.05.18 38 0 8쪽
72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1) +15 18.05.17 4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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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4 0 8쪽
69 28. 호랑이 요괴 (1) +26 18.05.14 37 0 9쪽
68 27. 하나 둘이 아니다 (3) +33 18.05.13 27 0 9쪽
67 27. 하나 둘이 아니다 (2) +12 18.05.13 38 0 8쪽
» 27. 하나 둘이 아니다 (1) +17 18.05.12 27 0 7쪽
65 26. 정사협의 (3) +24 18.05.12 32 0 8쪽
64 26. 정사협의 (2) +9 18.05.11 35 0 8쪽
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6 0 9쪽
62 25. 가짜 퇴마사 (3) +10 18.05.09 52 0 7쪽
61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6 0 8쪽
60 25. 가짜 퇴마사 (1) +18 18.05.08 17 0 8쪽
59 24. 결계 (3) +11 18.05.08 32 0 8쪽
58 24. 결계 (2) +9 18.05.07 33 0 8쪽
57 24. 결계 (1) +9 18.05.07 31 0 8쪽
56 23. 내 사람이 되어라 (3) +11 18.05.06 39 0 7쪽
55 23. 내 사람이 되어라 (2) +15 18.05.06 41 0 8쪽
54 23. 내 사람이 되어라 (1) +16 18.05.05 35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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