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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970
추천수 :
17,421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11 23:05
조회
4,631
추천
167
글자
8쪽

26. 정사협의 (2)

DUMMY

“아. 저 분이 산각교주님 따님···”


어쩐지. 다들 아가씨 아가씨 해대더니, 부교주의 딸이었나보다.


"응? 설마 모르고 있었나?"


"거기까진 연이 닿지 않아서요."


"어디까지 닿은 연인데 그러나?"


"제 흑역사···"


"그게 무슨 말인가?"


그게 무슨 말이냔 소리를 한 사람은 엄 장로가 아니었다. 희헌은 고개를 돌렸다. 아까 시비가 찻잔을 들고 나왔던 곳에서, 새빨간 의복을 입은 청년이 나오며 낸 소리였다.


엄 장로가 희헌과 청년을 빠르게 번갈아보다가 작게 흥 하는 소리를 내곤 웃었다.


"막내 도련님과 희 소협은 성격이 잘 맞으실 것 같습니다."


청년이 교주의 막내 제자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엄 장로가 저런 말을 하는 건, 희헌은 샛노랗고 막내제자는 새빨간 옷을 차려입었으니 우습게 여겨 하는 말일 것이다.


희헌은 이 옷은 자기 취향이 아니라 반박하고 싶었으나, 막내 제자 본인을 앞에 두고 그런 말을 하기도 뭐해서 그냥 웃으며 인사했다.


"희헌입니다."


"퇴마사인데 무공도 익힌다면서? 이야기는 스승님께 들었네. 탁리라네"


희헌은 마주 웃고 있다가 움칠했다.


'스승님? 저 청년의 스승님이라면···'


희헌의 생각을 확인시켜주듯 탁리가 활짝 웃었다.


"교주님을 말한 게 맞네. 귀찮아서 굳이 나서진 않으시지만, 희 소협에게 굉장히 큰 흥미를 갖고 계시거든."


반사적으로 희헌은 엄 장로를 쳐다보았으나, 엄 장로 역시 몰랐던 일인듯 놀라워하는 표정이었다.


'의외로 자기 밑에 들어오란 제안을 한 것치고는 운각교주며 산각교주가 쉽게 물러선다 했더니. 혹시 이런 것과도 관련이 있으려나?'


희헌이 껄꺼름한 기분에 잠시 미간을 구기고 선 사이, 탁리는 탁자 위에 내팽개쳐지듯 놓인 찻잔과 주전자를 보고는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


"그런데 이건··· 왜 이렇게 거칠게 놓여 있지?"


.

.

.


한 시진 정도 탁리와 보낸 후, 희헌은 일반제자들이 왜 그를 싫어하는지 알게 되었다.


나쁜 청년은 아니었다. 호탕하고 밝고 구김살이 없어서, 희헌이 보기엔 참으로 성격 좋기만 했다.


다만 화려하고 화사한 걸 좋아해 늘 한껏 치장하고 다니는 건 물론, 옷이 더럽혀질까 봐 비무를 뛰는 일이나 시범을 보이는 일 등 사람들 앞에서 제 무공을 절대 드러내지 않는다 했다.


그 뿐만 아니라 마교에 대한 충성심이나 애정도 많지 않아서, 그가 교주의 제자로 들어간 이유는 단지 그게 좀 멋있어 보였단 이유가 다였다.


"그런데 희 소협을 보니까 그것도 멋있어 보이네. 최초의 퇴마 무림인! 응? 무림 퇴마사! 음. 단어 두 개를 같이 붙이니 촌스러운데. 하여튼 최초잖나."


해맑게 말하는 탁리 옆에서 엄 장로는 말없이 차만 홀짝거렸는데, 소개시켜 주긴 했으나 그리 탁리와 교분이 깊진 않아 보였다.


이건 엄 장로가 일이 있어 먼저 자리를 뜬 후에 탁리에게 들었는데, 막내인 탁리가 정사협의에 대표로 가는 이유와도 깊은 관련이 있었다.


탁리 외의 다른 제자들은 다들 산각교주 아니면 운각교주 쪽으로 파가 팽팽하게 갈려 있어서 지나치게 경쟁적이기 때문이라고.


"내가 가면 뭐 저런 놈을 보내냐, 이 정도에서 끝나겠지만. 다른 사형들이 가면 반대파에서 지랄, 아니, 미안하네. 난리가 나거든."


'그래서 엄 장로님이 구양 아가씨가 나한테 관심을 보이는 걸 경계한 건가. 운각교주 쪽이라서?'


"듣자하니 운각 사형과 산각 사형 둘이서 자넬 불러 놓고서 마교에 들어오라 회유했다지?"


"소문이 났습니까?"


"내가 세력은 없어도 귀는 밝거든."


"네..."


"자네가 과거 보러 갈 거라 거절했다면서?"


"되게··· 구체적으로 들으셨네요."


"정말로 과거를 보러 갈지 아닐 진 모르겠지만, 잘 둘러댔네. 두 사형이 마교로 들어오라 제안한 건 자기 밑에 들어오라 제안한 거나 다름없어. 한쪽으로 가는 순간 아주 귀찮아졌을 걸세."


.

.

.


그리고 나흘 후, 희헌은 이곳에 온 지 한 달이 조금 지나 마교 본타를 떠나게 되었다.


짐은 마교에 들어올 때 들고 온 짐을 그대로 챙겨서 나왔다. 애초에 짐이라곤 옷가지와 돈, 요괴 고기 도시락 정도뿐이어서, 챙길 것도 많지 않았다.


일행은 교주의 막내제자인 탁리가 공식적으로 대표 자리를 꿰찼고, 호위로는 차 대주와 휘하의 마용대가 따라가게 되었다.


이외에 경험을 쌓을 겸 합류한 젊은 신진고수가 다섯, 실제적으로 회의를 이끌어갈 간부가 셋, 희헌, 그리고 따로 고용했다는 퇴마사도 두 명까지. 머릿수만 서른셋이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엄 장로의 우려와 다르게 맹으로 가는 길은 여유로웠다.


산적을 만나지도 않았고, 서너 번 부딪친 요괴는 퇴마사 두 사람이 쉽게 처리했다.


희헌은 쉬는 시간마다 차 대주에게 수업을 받았고, 가끔씩 탁리와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누는 외에는 미안할 정도로 할 일이 없었다.


일행이 맹에 도착한 건 출발한 지 6일째 되던 날이었다.


.

.

.


무림맹은 마교나 제갈세가와는 또 분위기가 확 달랐다.


마교 내에는 흩어져서 멋대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거기를 이따금 일반제자들이 한 줄로 서서 빗금처럼 지나간다.


반대로 무림맹은 혼자 다니는 사람의 수가 더 적고 대다수가 뭉쳐 다녔는데, 그야말로 사방에서 활기가 넘쳐나서, 쾌활하다 못해 시끄러울 지경이었다.


'좀 관광지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다 저마다의 분위기가 있구나. 희헌은 신기해하며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동행한 마교의 젊은 신진고수들 역시 희헌처럼 대놓고 구경하진 않았지만 적잖이 신기해하는 눈치였다.


무림맹에서 일행을 맞이하기 위해 나온 안내인 역시도, 마교에서 온 이들이 신기한지 안내하면서도 연신 일행을 힐긋거렸다.


서로가 서로를 신기해하는 상황에서 여유로운 건 여러 번 맹을 오간 간부 셋 뿐이었다.


"이쪽에서 묵으시면 됩니다."


안내인은 여러 채의 전각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일행을 안내해준 다음, 손가락으로 건물 두 개를 가리켰다.


"저 건물과 저 건물을 사용하시면 되고요. 식사는 식당에서 하셔도 되지만, 그, 여러 문파가 섞여 있어서 소동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원하신다면 시비들에게 음식을 들고 오라 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 필요하게 있으시면···"


여러 번 해본 설명인지 안내인이 줄줄줄 주요 건물의 위치며 조심할 사항을 알려줄 동안, 희헌은 좀 더 주의 깊게 주위를 둘러보았고, 곧 이 주위 건물에 머무는 손님들 대부분이 사파에서 온 이들이란 걸 알아차렸다.


'괜히 불필요한 싸움이 날까 봐 이렇게 한 건가?'


그때, 한 무리의 청년들이 어느 누각에서 나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며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쾌활한 웃음소리에 희헌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들에게 향했다.


"아."


청년들을 보자마자 희헌은 절로 탄성을 뱉었다.


청년들 사이에 신겸이 보였다.


혹시 맹에서 세가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는데. 아직 이곳에 있던 모양이다.


하지만 즐거워 보이는 청년들과 달리, 신겸은 눈가가 퀭한데다 기운도 없어 보였다.


제갈세가 내에 있을 때 우두머리 사자 같던 자태는 싹 사라지고, 혼자 둥둥 떠다니는 연 같았다.


신겸만이 청년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듯 해서, 희헌은 인상을 찡그리고 청년들을 노려보았다. 저 자식들이 우리 신겸이 따돌리는 거 아냐?


"왜 그러느냐?"


"예?"


"저 사이에 누구 원수라도 끼어 있느냐?"


차 대주가 슬쩍 옆구리를 찌르며 물어본 후에야, 희헌은 너무 대놓고 그들을 노려보았다는 걸 깨닫고서 흑립을 푹 더 눌러쓰고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러나 희헌이 빤히 쳐다보는 걸 알아차린 건 차 대주만이 아닌 듯했다.


저쪽에서도 희헌을 본 듯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는가 싶더니, 이쪽으로 방향을 틀어 다가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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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2) +16 18.05.26 124 0 9쪽
78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1) +18 18.05.24 1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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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30. 하늘 밖의 하늘 (2) +27 18.05.21 12 0 9쪽
75 30. 하늘 밖의 하늘 (1) +11 18.05.20 3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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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2) +14 18.05.18 39 0 8쪽
72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1) +15 18.05.17 47 0 9쪽
71 28. 호랑이 요괴 (3) +38 18.05.16 13 0 8쪽
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4 0 8쪽
69 28. 호랑이 요괴 (1) +26 18.05.14 38 0 9쪽
68 27. 하나 둘이 아니다 (3) +33 18.05.13 27 0 9쪽
67 27. 하나 둘이 아니다 (2) +12 18.05.13 38 0 8쪽
66 27. 하나 둘이 아니다 (1) +17 18.05.12 27 0 7쪽
65 26. 정사협의 (3) +24 18.05.12 32 0 8쪽
» 26. 정사협의 (2) +9 18.05.11 37 0 8쪽
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7 0 9쪽
62 25. 가짜 퇴마사 (3) +10 18.05.09 52 0 7쪽
61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6 0 8쪽
60 25. 가짜 퇴마사 (1) +18 18.05.08 19 0 8쪽
59 24. 결계 (3) +11 18.05.08 32 0 8쪽
58 24. 결계 (2) +9 18.05.07 33 0 8쪽
57 24. 결계 (1) +9 18.05.07 33 0 8쪽
56 23. 내 사람이 되어라 (3) +11 18.05.06 40 0 7쪽
55 23. 내 사람이 되어라 (2) +15 18.05.06 41 0 8쪽
54 23. 내 사람이 되어라 (1) +16 18.05.05 3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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