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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026
추천수 :
17,407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09 06:17
조회
4,697
추천
172
글자
8쪽

25. 가짜 퇴마사 (2)

DUMMY

손끝에 확실하게 무언가 닿는 느낌이 나더니, 작게 [악!]하는 목소리까지 났다.


희헌은 황급히 문부터 발칵 열었다.


그러나 문 뒤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대신 저 멀리로 어딘가의 지붕 위를 뛰어다니는 거대한 거미 요괴가 보였다.


‘그 사기꾼 퇴마사 진짜······ 앞에 있었으면 한 대 때렸을지도.’


희헌은 기가 차 헛웃음을 지었다.


깊은 산에 자리 잡아서 그런가. 결계가 없어지자마자 바로 요괴가 우글우글 들어온 것 같았다.


희헌은 한숨을 내쉬고서, 문을 닫고 방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는 방문을 닫으며 몸을 돌리자마자 놀라서 쿵 미끄러지고 말았다.


누워 있던 이불에 붉은 실타래가 있던 탓이다.


‘설마. 아까 목에···?!’


목을 간질이던 그 실이 저거였나?


희헌은 지금은 멀쩡한 목을 괜히 벅벅 긁으며 조심스레 다가가 보았다.


이 붉은 실은, 예전에 귀안길에서 희헌을 쫓아오던 ‘무언가’에서 떨어진 부분이었다.


이후 분명 평범한 실처럼 변했었는데. 오늘은 미약하긴 하지만 실이 혼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희헌은 소름이 돋아서 베개로 실을 덮어두었다.


“......”


그러나 이대로 둘 수만도 없었다.


한참 동안 베개를 노려보다가, 희헌은 결국 베개를 치우고 붉은 실을 들어올렸다.


붉은 실은 희헌이 집는데도 축 늘어져 있었다.


‘이 부분에 통각이 없나?’


다른 요괴들과 달리 희헌과 닿았는데도 괴로워하는 기색이 없는 걸 보면, 이미 죽어버린 부분 같기도 한데...


희헌은 잠시 붉은 실을 뚫어져라 보다가, 일단 서랍장 다리에 꽁꽁 묶었다. 이렇게 하면 또다시 목에 기어 올라오진 않겠지.


사실 마음 같아서야 당장 버려버리고 싶지만, 퇴마사든 웅가든 장군에게든 물어봐 이것의 정체를 알아내려면 꺼림칙하더라도 당장은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 사기꾼 퇴마사······ 잡혀오면 무조건 한 대는 때리자.’


다시 평범한 실이라도 된 양 축 늘어져 미동도 않는 붉은 실을 노려보다가, 희헌은 이럴 갈며 결심했다.


.

.

.


다음날.


희헌은 사기꾼 퇴마사에게 이를 갈게 된 게 자신만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일을 대체 어떻게 한 게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으면 안 되지! 자넨 뭐라도 말을 해야 할 거 아닌가!”


“......죄송합니다.”


“도대체가, 어디서 굴러먹던 개뼈다귀 같은 놈을 데려와선 퇴마사라고.”


엄 장로는 평소와 다르게 완전히 분노해 씩씩거렸고, 사기꾼 퇴마사를 데려온 반가의 수사관은 얼굴조차 들지 못했다.


호통이 계속되자 보다못한 착문구 수사관이 나섰다.


“하지만 이상합니다, 장로님.”


“자네 둘 친한 거 아니까 편들지 말게. 들으면 더 화날 테니.”


“편을 들려는 게 아닙니다. 정말 이상해서 그렇습니다. 제가 듣기로, 가의가 그자를 추천받은 건 임조현의 현령을 통해서라 하였습니다.


“뭐라? 정말인가?”


엄 장로가 놀라 묻자, 반가의 수사관이 대답했다.


“예, 장로님. 상황이 급한지라 그 이상 확인하진 못하였으나, 현령이 솜씨 좋다 확언할 정도면 괜찮다 생각하여······.”


임조현의 현령은 상대적으로 마교와 가까운 위치에 머물다보니, 떳떳하게 드러낼 수는 없지만 암묵적으로 교와 이런저런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었다.


갑자기 현령직을 때려치우고 낙향할 마음이 없는 이상, 무림인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나쁜 마교를 상대로 거짓말을 할 리는 없는 인물.


반가의 수사관이 그의 말을 덥석 믿었다고 해서 무작정 탓하기도 뭐했다.


엄 장로 역시 비슷한 생각인지, 반가의 수사관을 더 탓하는 대신 씩씩거리며 포효했다.


“현령에 대한 일이야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은 그 퇴마사 놈을 잡아 와! 산길이 험하니 멀리가지 못했을 것이다.”


수사관들이 포권을 취하고 일시에 흩어진 후에도 엄 장로는 홀로 무섭게 식식거렸다.


“어디서 감히 마교를 속이려 들어? 괘씸한! 죽어도 죽은 게 아니게 해주겠다!”


멀뚱하게 그 모든 광경을 바라보던 희헌의 심장이 괜히 두근두근해질 정도였다.


‘괜찮아. 난 가짜 퇴마사는 아니잖아? 사람이 아닐 뿐이지.’


엄 장로는 듣기에도 무서운 말을 한참동안 퍼붓다가, 뒤늦게 희헌을 향해 미안한 미소를 지었다.


“이걸 어쩐다. 어제 이야긴 들었네. 자네가 그 작자가 사기꾼 퇴마사라 했는데, 저놈들이 안 믿어 주었다지?”


“괜찮습니다.”


“어지간한 퇴마사들보다 자네가 훨씬 낫구만. 자네가 훨씬 나아.”


‘그건 아닐 텐데.’


"오면서 잠시 파악한 건데도 들어온 요괴 숫자가 하나둘이 아닌 것 같았네. 자네가 이들을 다 퇴마해줄 수 있겠나?"


"굳이 사람을 헤치지 않는 요괴들을 부러 자극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요괴가 하나 둘이 아닌데, 제 실력으로는 요괴를 죽이려면 하나하나 이전처럼 달라붙어 처리해야 하니까요. 어설프게 손을 대려다가 요괴들이 흥분할까 걱정됩니다."


어젯 밤 지붕 위를 뛰어다니던 커다란 거미 요괴를 떠올린 희헌이 얼른 둘러대자, 엄 장로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네가 퇴마술을 조금만 배웠다는 게 아깝구만."


희헌은 한숨을 내쉬는 엄 장로의 뒤로 물에 흠뻑 젖은 요괴가 비척비척 지나가는 걸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계속 이랬다. 밤사이에 마교 내에 요괴들의 숫자와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낮인데도 하나둘 교인들 틈에 숨어든 요괴들이 보일 정도였다.


아마 희헌이 요괴에 놀라 깨어난 것처럼, 다른 이들도 밤새 요괴에 시달렸을 것이다.


지나가던 요괴가 이쪽을 볼 것 같자 희헌은 일부러 딴청을 부렸고, 엄 장로는 “어쨌든 그 사기꾼, 찾아내기만 하면······” 하고 더 험한 소리를 하려다가 희헌의 눈치를 살피며 뒷말을 생략했다.


‘그 퇴마사, 아주 값을 톡톡히 치르겠는데?’


희헌은 속으로 혀를 찼다.


그러고 있자니 엄 장로가, 오늘은 수업을 할 기분이 아니라며 차 대주에게로 가 수업을 들으라 하였다.


“몸이 많이 안 좋으신가요?”


“요괴 때문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자꾸 습하고 어깨가 무겁네. 하지만 그보단 자꾸 울화통이 터지니 견딜 수가 없어.”


희헌은 알겠노라 대답하고 차 대주를 찾아갔다.


그러나 차 대주 역시 밤새 잠을 잘 못 잤는지, 눈 밑이 퀭해서 힘없는 소리를 냈다.


“이런. 헌아, 오늘은 내가 수업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어제 제대로 잠을 못 잤거든.”


“요괴 때문인가요?”


“연달아 악몽을 꾸었단다. 이것도 요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희헌은 수업 없이 방으로 돌아왔다.


‘하루 사이에 다들 이 정도로 많이 시달린 것도 이상하네. 결계로 보호받다가 갑자기 빈틈이 생겨서 그런가? 아니면 원래 산에는 이 정도로 요괴가 많나?’


유독 요괴들이 어제 밤에 많이 들어온 것 같은데...


사기꾼 퇴마사의 차후도 차후지만, 그가 망가트린 결계를 보강하고 안에 들어온 요괴들을 다 쫓아내려면 훗날에 진짜 고용될 퇴마사도 퍽 고생할 것 같았다.


희헌은 마교인들에게 붙들려 온 사기꾼 퇴마사가 어떻게 처리될지 생각하며 그날 하루를 마감했다.


무림인들 사이에서도 무섭단 이름을 떨치는 마교가, 설마 무공을 익히지 못한 퇴마사를 놓치리란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다음날 오후.


교로 돌아온 건 꽁꽁 묶인 가짜 퇴마사가 아니라, 퇴마사를 잡으러 간 이들 모두와 연락이 끊어졌단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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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1) +15 18.05.17 4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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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3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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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6 0 9쪽
62 25. 가짜 퇴마사 (3) +10 18.05.09 51 0 7쪽
»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6 0 8쪽
60 25. 가짜 퇴마사 (1) +18 18.05.08 17 0 8쪽
59 24. 결계 (3) +11 18.05.08 3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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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24. 결계 (1) +9 18.05.07 3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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