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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4,384
추천수 :
17,421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08 06:05
조회
4,773
추천
184
글자
8쪽

24. 결계 (3)

DUMMY

희헌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으로 엄 장로를 쳐다보았다.


엄 장로가 전혀 악의 없어 뵈는 표정이라 더 열이 받았다.


“이 청년이요?”


사정 모르는 남자가 엄 장로의 말에 놀랐는지 희헌을 다시금 살피며 묻자, 희헌은 속으로 한탄했다.


‘아. 괜히 이런 걸로 유명해지고 싶진 않은데.’


퇴마와 무공이 가능하단 걸 알자마자 마교의 두 부교주가 따로따로 불러 입교하라 설득할 정도였지 않은가.


자신이 이토록 대단하단 걸 퇴마사들까지 알게 되었다가, 그들의 관심을 지나치게 받게 될까 걱정되었다. 이쪽은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대단한 개’니까.


희헌이 얼결에 “아닌데.”하고 중얼거렸으나, 남자는 듣지 못했는지 감탄하다 물었다.


“실례지만 선호가 누구신지···?”


“네?”


“아아. 실례. 어느 계파이신지?”


무슨 소리야? 희헌이 빤히 보자, 남자가 허둥지둥하는 척 제 머리를 툭 치며 다시 말을 이었다.


“이크. 초면에 자꾸 미안합니다. 헌데 오면서 들으니 요괴를 죽이셨다고.”


“그런데요.”


“요괴를 어떻게 해치우셨습니까?”


“그걸 왜 물어보시는지···”


그런데 이상했다. 남자의 반응은 희헌이 예상한 그런 반응이 아니었다. 사람을 놀리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대는 꼴에 희헌이 경계하며 되묻자, 남자가 히죽 웃었다.


“퇴마사들마다 퇴마 방법이 다르니 궁금해서 그러지요.”


“그건 내가 보았지. 희 소협은 경공과 격투를 이용해 요괴를 잡은 후 목을 칼로 찔러 죽였다네. 요괴가 꼼짝도 하지 못하더군.”


일부러 건방진 퇴마사들에게 희헌을 자랑하려 부른 건데. 어째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엄 장로가 의아해하며 직접 나서서 대답했다.


“아아. 잡았다고요. 요괴를.”


그러자 남자는 더욱 묘한 표정을 지었고, 희헌은 더더욱 불쾌해졌다.


“허면 ‘심장’은 어디에 두셨습니까?”


‘요괴의 심장을 말하는 건가?’


그냥 두고서 숙소로 돌아갔던 희헌이 대답을 주저하자, 이번에는 반가의 수사관이 나서 설명했다.


“그건 우리 수사관들이 불길해서 태워 버렸습니다만. 왜 그러시는지?”


“아니요. 그냥. 어떤 요괴였나 궁금해서요. 심장을 통해 요괴의 종류를 알 수 있으니까요.”


물론 저 소협도 아시겠지만. 덧붙이며 희헌에게서 고개를 돌린 남자가 엄 장로에게 물었다.


“헌데 값은 얼마를 쳐주실 겁니까? 퇴마 비용은 못 받게 되었으니 제가 제안 받은 금액 그대로 받긴 힘들 듯하여.”


.

.

.


상당한 고가의 금액을 챙긴 남자가 신이 나서 나가고 희헌과 둘만 남게 되자, 엄 장로는 모아두었던 짜증까지 다 긁어 툴툴거렸다.


“내가 이래서 퇴마사 놈들이 싫어. 아, 물론 자네는 애긴 아니네.”


엄 장로가 몰래 부른 일로 아직 기분이 풀리지 않은 희헌은 맞장구를 치는 대신 입을 꾹 다물고 있었으나, 엄 장로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서 연신 불평했다.


“게다가 그 자 봤나? 자네가 퇴마를 할 줄 안단 걸 안 믿는데?”


“그, 렇게 보이던가요?”


뜨끔한 희헌이 이번에는 말을 무시하지 못하고 되묻자, 엄 장로가 같잖다는 듯 투덜거렸다.


“딱 봐도 티가 나지 않나. 내 말을 옆집 개소리로 취급하고 있었다고. 아니, 옆집 개소리는 듣고 시끄럽다 신경이라도 쓰겠지. 내 말을 아주 우습게 흘려 넘기던데?”


사실 남자는 희헌이 보기에도 그랬다. 이쪽을 전혀 퇴마사로 보지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희헌의 입장에서야, 남자가 엄 장로의 말을 믿거나 이쪽이 요괴란 걸 알아보는 것보다는, 그냥 아무 것도 믿지 않는 게 더 편했다. 기분이야 나빴지만.


“난 요괴 꽁지나 쫓아다니는 퇴마사 놈들이 도대체 뭘 믿고 늘 저렇게 무림인들을 무시하는지 모르겠네.”


“요괴 믿고 그러겠지요.”


“그러니까! 완전히 일생을 요괴한테 업혀가는 자들 아닌가. 요괴 없으면 저 치들은 도대체 뭐해 먹고 살았을지. 에잉.”


차를 술 마시듯 입에 털어놓은 엄 장로가, 한참 연배 어린 손님 앞에서 속내를 드러낸 게 민망한지 뒤늦게 진중한 기색으로 물었다.


“그런데 자네는 의원한테 안 가 봐도 되겠나?”


“되게 일찍 물어보시네요.”


“그··· 아깐 좀 들떠 있었네.”


“괜찮습니다. 염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엄 장로님.”


엄 장로가 머쓱하게 웃자 그제야 마음이 풀린 희헌이 괜찮다고 거듭 말하다가, 문득 이전부터 궁금하던 걸 떠올리고서 질문했다.


“그런데 엄 장로님. 뭐 하나 여쭈어도 괜찮을까요?”


“으응. 뭔가?”


“그 채찍 공격이요. 언제 배울 수 있는 것인지···”


엄 장로에게도 다 뜻이 있겠지만, 심법과 보법, 경공만 주구장창 배우고 채찍은 누구에게 배워야 할지조차 알려주지 않으니 궁금해 묻는 것이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마교에 발목을 잡히기 전에 빨리 배울 걸 다 배우고 떠나자는 속내도 조금은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엄 장로는 희헌의 말에 잠시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전혀 당황할 게 없는 질문인지라, 희헌이 의아해 쳐다보자 엄 장로가 말끝을 흐렸다.


“아 실은 그게···”


“왜 그러십니까?”


‘혹시 내가 마교에 입교하는 걸 거절했다고 부교주가 가르쳐주지 말라 한 거 아냐?’


희헌은 잠시 운각교주를 의심했으나, 그런 까닭은 아니었다.


“으음. 하긴. 숨길 필요 없겠지. 실은 자네에게 소개시켜 주려던 편즉시불의 고수가 지금-”


엄 장로가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


“여기 상태가 좀 안 좋다네.”


“네?!”


“그래서 당장 배우긴 힘들고. 항상 안 좋은 건 아니니까. 나중에 좋아지면 알려주겠네.”


.

.

.


도대체 어떤 미친놈을 소개해주려고. 지금이라도 무기를 바꿀까?


희헌은 괜스레 불안해져서 걸어가는 내내 고민했다.


그런데 대나무가 빼곡한 길을 홀로 통과하고 있자니, 어디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사람의 목소리와는 조금 다른 특이한 울림은 분명 요괴가 내는 목소리였다.


희헌이 놀라 소리 난 쪽을 쳐다보자, 높이 솟은 대나무 사이에 까만 새 요괴가 있었다.


제 딴에는 몹시 반갑다고 양 날개를 퍼덕거리고 있었는데, 희헌과 눈이 마주치자 얼른 깡충깡충 다가와서는 눈높이를 맞추어 날며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


[이리 보니 또 반갑습니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요?]


“너- 어떻게 여기?”


희헌은 아직까지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웅가는? 웅가도 왔느냐?”


[웅가는 밖에 있습죠.]


“헌데 넌 여기 어떻게 들어왔느냐. 결계는?”


‘아. 혹시 그 퇴마사 말처럼 결계가 깨져 있었던 건가? 그 사이에 까만 새 요괴가 들어오고?’


희헌의 질문에 새 요괴가 작은 대가리를 좌우로 까딱거렸다.


[그러게 말입니다요.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우리 주인님이 재밌게 지내고 있으시려나, 생각하는데. 갑자기 결계 한 곳에 구멍이 뽕 뚫리지 않겠습니까. 주인님이 보고 싶어서 얼른 들어왔습지요.]


희헌은 더욱 놀라 추궁했다.


“결계에 구멍이 뚫렸다고? 갑자기?”


[예. 구멍이 뚫리자마자 들어온 건 아니지만, 그리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그 전엔 결계가 멀쩡했느냐?”


[예이. 틈조차 없던 걸요.]


희헌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지었다.


‘뭐야. 그 퇴마사, 멀쩡한 결계를 오히려 망가트리고 갔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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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2) +16 18.05.26 128 0 9쪽
78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1) +18 18.05.24 15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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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30. 하늘 밖의 하늘 (2) +27 18.05.21 12 0 9쪽
75 30. 하늘 밖의 하늘 (1) +11 18.05.20 3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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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2) +14 18.05.18 40 0 8쪽
72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1) +15 18.05.17 4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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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5 0 8쪽
69 28. 호랑이 요괴 (1) +26 18.05.14 3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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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27. 하나 둘이 아니다 (2) +12 18.05.13 39 0 8쪽
66 27. 하나 둘이 아니다 (1) +17 18.05.12 27 0 7쪽
65 26. 정사협의 (3) +24 18.05.12 33 0 8쪽
64 26. 정사협의 (2) +9 18.05.11 38 0 8쪽
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7 0 9쪽
62 25. 가짜 퇴마사 (3) +10 18.05.09 52 0 7쪽
61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6 0 8쪽
60 25. 가짜 퇴마사 (1) +18 18.05.08 20 0 8쪽
» 24. 결계 (3) +11 18.05.08 35 0 8쪽
58 24. 결계 (2) +9 18.05.07 33 0 8쪽
57 24. 결계 (1) +9 18.05.07 33 0 8쪽
56 23. 내 사람이 되어라 (3) +11 18.05.06 41 0 7쪽
55 23. 내 사람이 되어라 (2) +15 18.05.06 43 0 8쪽
54 23. 내 사람이 되어라 (1) +16 18.05.05 3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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