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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738
추천수 :
17,413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07 06:05
조회
4,961
추천
165
글자
8쪽

24. 결계 (1)

DUMMY

‘안심할 만하면 다시 개로 변하네.’


희헌은 보송보송한 개발을 내려다보다 한숨을 폭 내쉬었다.


요괴고기를 먹은 후, 사람으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것 같긴 한데. 아무리 날짜를 뒤로 미루더라도 결국 개로 변하긴 하는 모양이었다.


일정한 주기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무작위?


‘가장 마지막에 개로 변한 날짜가 보름 전? 그 정도 되나?’


아무래도 다음에는 사람으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날짜를 표시해 두어야겠다, 생각하면서 희헌은 치렁거리는 옷 사이에서 빠져나왔다.


그러다가 문득 요괴 피를 마시고 사람이 되었던 일이 떠올라 요괴 고기를 꺼내 먹었지만, 포만감만 들 뿐 사람으로 돌아오진 않았다.


희헌은 한숨을 내쉬고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그나마 엄 장로가 새벽부터 찾아오는 날이 아니니 다행이었다. 오늘은 차 대주와 수련하는 날인데···


‘설마 차 대주님, 내가 왜 안 오나 싶어서 여기로 오시진 않겠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희헌은 지난번의 일을 떠올려 보다가 끙 소리를 냈다.


‘아님 아예 사람이 될 때까지 귀안길로 대피해 있을까?’


시간이 흘러 ‘다음엔 귀안길에 꼭 웅가를 데려가야지’ 했던 다짐이 옅어진 희헌이 잠시 고민했다.


귀안길에 들어가는 것도, 잘 시도해보면 어찌어찌 될 것 같단 근거 없는 자신감도 들었다.


하지만 솔깃솔깃하던 생각은, 스산하게 따라붙던 목소리와 빨간 실을 떠올리자 금세 사라졌다.


‘아니야. 일단은 방에 틀어박혀 있자. 누가 올 것 같으면 그때 들어가도 안 늦어.’


결국 희헌은 무리하는 대신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원래 몸으로 돌아오길 기다리기로 했다.


사실, 이전에도 시간만으로 따지자면 그렇게 오래 개로 있던 건 아니니···


“아.”


구양 아가씨의 전각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린 희헌은 발딱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그때. 사람으로 돌아오기 전에 머리를 침상 모서리에 세게 부딪쳤었다.


지금까지는 자연스러운 두통 후 사람으로 변했는데, 당시에는 인위적인 두통을 겪고서 바로 사람으로 변했지 않던가.


‘이번에도 되려나?’


계속 개와 사람을 오가는 걸 막을 수 없다면, 최소한 변화의 기점이나 시기 등이라도 알아야 한다.


희헌은 잠시 생각해보다가, 직접 몸으로 실험해 알아보자 결심하고서 서랍장 모서리에 머리를 콩 박아보았다.


별로 아프지도 않고 변화도 없었다.


‘역시 세게 박아야겠지? 이전엔 엄청 세게 박았으니까.’


흡, 심호흡을 한 희헌은 모서리를 노려보다가 힘차게 이마를 찍었다.


.

.

.


며칠 동안 쉴 새 없이 산을 타고, 퇴마사를 찾은 후에는 퇴마사까지 업고 와야 했던 반가의 수사관이 마교 본타로 돌아오자마자 들은 소리는 타박이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왜 이렇게 늦게 왔을까. 그걸 몰라 물어? 내가··· 내가 얼마나··· 내가 얼마나 씨···”


희헌이 ‘서생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단정한 문사 차림을 즐기던 반가의는, 며칠 사이에 꼬질꼬질해져 있었다.


그런데다 눈물까지 그렁그렁해져서 씩씩거리자,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타박하던 착문구는 좀 미안한 마음이 들어 크흠흠 헛기침을 하다가, 괜히 반가의의 옆에서 두리번거리는 흑색 도포 차림의 남자에게 화살을 돌렸다.


“저 놈이 퇴마사냐?”


“씁. 놈이라니. 분이지.”


거침없는 착문구의 말에, 반가의가 서러워하던 것도 잊고 얼른 나섰다.


하지만 커다란 착문구의 목소리를 못 들을 리가 없었던지라, 퇴마사는 기분이 상해 오만상을 구겼다.


그러거나 말거나 착문구는 퇴마사를 위아래로 슥슥 기분 나쁘게 훑어보았다.


반가의는 그런 착문구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간신히 산골마을에 도착했을 때, 마침 퇴마사 두 명이 와 있던 걸 알고 얼마나 기뻤던지.


그러나 의뢰 장소가 마교란 소리에 그들은 기겁해서 달아나버렸고, 반가의는 결국 다음 마을까지 또 산을 넘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 데려온 퇴마사인데, 착문구 저 성격 더러운 놈이!


반가의는 퇴마사가 기분이 상해 가버릴까 봐, 얼른 상냥한 목소리를 꾸며냈다.


“퇴마사님, 저놈은 말투가 원래 저렇습니다. 신경 쓰지 마시지요.”


퇴마사는 이미 잔뜩 신경 쓰는 기색이었으나, 용케도 돌아간단 소리는 하지 않았다.


“일단 뭐. 이리 오쇼.”


착문구가 시큰둥하게 말하고서 앞장서 걸어가자, 반가의는 한숨을 내쉬고서 짜증이 가득한 퇴마사를 챙겨 따라갔다.


하지만 막상 마교 내부에 들어서자, 퇴마사는 이것저것 신기한 게 많은지 서너 걸음 뒤처져 따라오며 연신 사방을 두리번거리기 바빴다.


“근데 무슨 소리야? 일이 다 해결됐다니?”


반가의는 그 사이에 착문구의 옆으로 바싹 다가가 목소리를 낮춰 물어보았다.


“다 해결된 건 아냐. 결계를 살펴봐야 하니까.”


“요괴는? 그 이렇게, 이렇게 이상하게 다니던 요괴.”


“도련님이 진즉에 죽였다. 너 출발하고 얼마 안 있어서.”


“도련님?”


“왜 있잖아. 엄 장로 추천으로 온 놈···이 아니라 사람.”


착문구가 말하는 게 누구인지 대번에 알아들은 반가의는 호, 소리를 내며 눈썹을 치켜떴다.


“사람이라니. 니가 웬일이냐.”


소위 ‘도련님’ 부류는 죄다 싫어하는 착문구가, 뜻밖에도 희헌을 표현하는 데 있어 제법 조심스럽게 표현하자 의외였던 것이다.


“아니, 그게 중한 게 아니구나. 무슨 소리야? 그 도련님이 요괴를 어떻게 죽여?”


“요괴와 난투를 벌이던데.”


“난투라니?”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닌데. 근성은 있더라.”


저게 뭔 소리야. 반가의는 도무지 알아듣지 못해 인상을 찡그렸다.


“저 말고도 다른 퇴마사가 있습니까?”


대신,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던 퇴마사가 이야기를 다 들었는지 슬그머니 다가서며 물었다.


반가의가 “그런가보네요.”하고 여전히 의아해하며 대답하자, 퇴마사가 은근슬쩍 떠보았다.


“그럼 제가 괜히 온 건가요?”


“그건 아니외다.”


착문구는 퉁명스레 대답하고서 멈춰 섰다. 어느새 그들은 커다란 전각 앞에 도착해 있었다.


“그쪽은 결계를 확인해주면 되오.”


“마교 전체를 감싼 이 결계 말입니까?”


“흥. 잘 알아보는군.”


“퇴마사가 이걸 못 알아보면 옷 벗어야지요. 저 전각이 결계의 중심이구만.”


“맞소. 댁은 결계가 잘 작동되고 있나 한 번 봐주고, 혹시 이상한 점이 있거든 보강해주면 되오. 그리고 이상한 점이 없어도 말해주시오. 갑자기 요괴가 어디서 튀어나온 건가 알아봐야 하니까.”


“......”


“안 들어가시오?”


“지금 벌써 살펴보라고요? 저 좀 안 쉬고요?”


착문구가 눈을 부라리자, 퇴마사는 뚱해서는 알겠다며 전각 안으로 들어갔다.


“도와드리겠습니다.”


근처에 있던 가장 나이 어린 수사관이 반가의의 눈짓을 받고서 눈치껏 퇴마사를 따라붙었다.


반가의는 일이 정리된 듯하자, 착문구에게 제대로 전후사정을 들어보기 위해 입을 열었다. 도련님이 요괴를 죽이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그러나 반가의는, 먼발치서 달려오는 엄 장로를 발견하고서 도로 입을 다물었다.


“반 수사. 자네가 퇴마사를 데려왔다던데.”


급히 다가온 엄 장로는 가까이 오자마자 바로 반가의에게 질문했다.


“예. 저기. 방금 저 안으로.”


반가의가 두 손으로 전각을 가리키자, 엄 장로가 다시 물었다.


“실력 있는 자인가?”


“먼저 손님이었다던 사람 말로는 그랬습니다.”


“허면, 나중에 그 퇴마사. 일 끝나면 내게 데려오게.”


평소 엄 장로는 이런 일에 나서지 않았기에, 반가의는 의아해서 “예?”하고 반문하고 말았다.


엄 장로는 굳이 자기 속내를 설명해주는 대신 기대된단 듯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나는 우리 희 소협을 데리러 가야겠구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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