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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735
추천수 :
17,413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06 18:05
조회
5,105
추천
184
글자
7쪽

23. 내 사람이 되어라 (3)

DUMMY

“지금도 진지하게 익히고 있습니다만······.”


‘엄 장로님, 내가 불성실하다고 한 거 아냐?’


오죽 평가를 박하게 내렸으면 저런 말을 하나 싶어 쳐다보자, 엄 장로가 철썩같이 알아 듣고는, 그렇게까지는 말하지 않았다고 냉큼 고개를 저었다.


“자네가 불성실하단 게 아니네.”


“그러면 무슨 뜻이신지···”


“아무리 귀한 손님이라 해도 내 집 식구만 하겠나, 이거지.”


“!”


“좀 더 상승의 무공을 배우고 싶진 않나? 몸에 좋은 영약도 먹어가면서. 듣자하니 자네는 내공을 쌓는 일을 힘들어 한다던데...”


운각교주의 감유에 희헌은 짧게 한숨을 쉬고 딱 잘라 말했다.


“전 그런 데 욕심 없습니다, 부교주님.”


운각교주가 처음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혹시나 싶어 알려주는데. 내가 말하는 영약은 보약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니네. 하나하나가 가격을 따지기 어려운데다 먹으면 내공이 놀라울 정도로 늘어나는-”


그는 희헌이 뭘 못 잘못 알아들었다 생각한 듯 다시 은근한 목소리로 설명했으나, 희헌은 이번에도 딱 잘라 말했다.


“압니다.”


상승의 무공은 솔직히 욕심이 났다. 하지만 내공을 쌓지 못하는 희헌에게 영약은 무용지물인데, 욕심이 날 리가 없었다. 차라리 요괴고기를 몇 개 더 먹는 게 도움이 될 터인데.


“부교주님. 제가 퇴마술과 무공을 동시에 익힌 것 때문에 이런 제안을 하신 것 같은데··· 하신 거지요?”


“티가 났는가?”


“티를 내셨지요. 어쨌든 그런 거라면 괜히 손해 보는 권유를 하시는 겁니다, 운각교주님. 제 입으로 이런 말씀 드리기 부끄럽지만, 전 퇴마술도 무공도 어중간합니다. 차라리 퇴마술이 뛰어난 사람 하나, 무공이 뛰어난 사람을 하나 따로 두시는 게 더 효율적이예요.”


“효율의 문제가 아닌데.”


“?”


“최초. 시초. 유일무이. 이런 쪽의 문제이지.”


‘무림인들은 자존심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더니. 그래서인가.’


희헌이 난처해하자 운각교주가 엽소했다.


“음. 그리 내키진 않는 표정이군.”


운각교주의 제안 자체가 싫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걸리는 점들이 몇 가지 있었다.


첫째. 언제 개의 몸으로 변할지 몰랐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위험을 담보하고 있지만, 그 위험을 평생 무릅쓰고 싶진 않았다.


둘째. 퇴마술과 무공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단 이유로 영입된다면, 이들은 분명 희헌이 이 두 가지 모두를 사용할 수 있단 걸 대외적으로 다른 문파나 퇴마사들에게 보여주길 원할 터. 무림인들이야 그렇다 쳐도 퇴마사들에게 소개되는 건 위험했다.


셋째. 이건 운각 교주의 말처럼 효율의 문제는 아니지만··· 제갈세가 때문이었다.


“마교로 들어올 수 없는 뭐 다른 이유라도 있나?”


“전··· 서생입니다.”


하지만 세 가지 이유 모두 대외적으로 들 수는 없는지라, 희헌은 그냥 쭉 써오던 변명거리를 이번에도 내세웠다.


“뭐?”


“무공을 배우지만 여기에 뜻을 둔 건 아닙니다. 퇴마를 배웠지만 거기에 뜻을 둔 것도 아닙니다. 전 과거를 봐서 공무원, 아니, 관직에 오를 겁니다.”


“아··· 그런가.”


설마 관직 이야기가 나올 줄은 몰랐던지 운각교주가 떨떠름하게 엄 장로를 곁눈질했다.


.

.

.


희헌이 나간 후.


“아니, 그냥 이렇게 보내셔도 되는 겁니까, 부교주?”


엄 장로가, 난처한 얼굴로 희헌이 돌려주고 간 검만 내려다보고 있는 운각교주를 채근했다.


운각교주는 미간을 찡그리며 받아쳤다.


“그럼 공부한다는데 뭐라고 하나.”


“좀 더 설득해 보셔야지요. 협박이라도 하거나. 이렇게 순순히 보내주시면, 정파 놈들한테 나쁜놈 소리 듣는 게 억울하지 않습니까?”


“설득도 관심이 있어야 하지. 돼지고기 안 먹는 놈한테 돼지고기로 진수성찬을 차려준다 한들 그걸 먹겠나? 협박? 협박하다 대요괴가 나서면, 자네가 대표로 용서라도 빌 텐가?”


말하다보니 기분이 더 상했는지 운각교주가 괜히 성질을 부리며 잔소리했다.


“그리고 우리가 왜 나쁜놈이야. 자넨 정파 놈들이 개새끼라 하면 개 흉내라도 낼 건가?”


“그건 그렇지만···”


“후. 아직 시간이 있으니 두고서 회유하는 수밖에.”


“예.”


.

.

.


희헌은 막상 담담하게 거절하고 나왔지만, 생각하니 상승의 무공이 좀 아깝게 여겨져서 괜히 작은 돌멩이를 툭툭 걷어차며 걸었다.


‘그래도 제갈세가 내에서 듣기로 사파 사람들은 죄다 비열하고 치사하고 협박질도 일삼는 나쁜놈들이라 들었는데. 생각보단 뭐··· 괜찮네.’


면전에서 거절을 했으니 속이 좋진 않을 텐데도 웃으면서 보내주던 운각교주가, 희헌이 보기엔 꽤 시원시원하고 호탕해 보인 까닭이었다.


그런데 집 앞에 도착해보니, 이번엔 웬 낯선 사람이 마당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희헌이 다가가 누구냐고 묻자, 낯선 사람은 무뚝뚝하게 물었다.


“나는 은수대 부대주 호총이라 한다. 그쪽이 희 소협?”


은수대는 또 어딘가, 생각하면서 희헌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낯선 사람의 입에서 뜻밖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산각교주님께서 한 번 보자고 하시는데.”


“예?”


‘산각교주라면 운각교주하고 사이 엄청 나쁘다던 그 사람?’


희헌은 얼떨떨해서 호총을 따라갔다.


왜 부르나 했더니. 산각교주가 희헌을 부른 목적도 운각교주와 비슷했다.


산각교주는 이번에 참으로 큰일을 했다고 칭찬을 하다가, 맞추기라도 한듯 운각교주와 비슷한 제안을 했다. 상승의 무공, 비급, 영약, 마교에 들어와라······.


차이가 있다면 그는 운각교주보다 좀 더 노골적이었다.


“뭐? 무공에 관심이 없어? 무공엔 관심이 없어도 돈에는 있겠지. ...뭐? 돈에도 없어? 그러면 권력에는 있겠지. ...뭐? 권력도 관심 없어? 아니, 그럼 자넨 인생의 포부가 없나? 뭐? 포부도 없어?”


“포부까진 아니지만··· 과거에 합격하고 싶은데요.”


“아니, 그럼 무공은 왜 배우나?”


“그냥요. 부교주님은 무공 외에 그냥 하는 공부 없으십니까?”


“하나도 없네!”


같은 부교주지만 운각교주와 산각교주는 말 그대로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운각교주가 구름 같은 사람이라면 산각교주는 산꼭대기에서부터 돌진해 내려오는 바윗덩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운각교주와 달리 희헌의 뒤에 대요괴가 있단 걸 모르기에 더욱 막무가내였다.


간신히 산각교주를 달래고 방으로 돌아온 희헌은, 안도하기보다는 걱정이 되어 벽에 머리를 기댔다.


‘내가 퇴마술과 무공을 둘 다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둘 다 조금 할 줄 아는 정도인데. 그것만으로도 부교주들이 직접 불러다가 마교에 들어오라 할 정도면 도대체 두 집단은 사이가 얼마나 나쁜 거야?’


골치가 아팠다. 게다가 마교에 들어오란 제안을, 운각교주와 산각교주가 각각 따로 불러서 했다.


둘 다 부를 땐 별 생각이 없었을지 모르지만 분명 이 일을 서로 알게 될 터인데······.


‘젠장. 그 둘도 사이 엄청 나쁘다던데. 괜히 날 사이에 두고 경쟁 붙어서 귀찮아지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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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2) +16 18.05.26 122 0 9쪽
78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1) +18 18.05.24 13 0 8쪽
77 30. 하늘 밖의 하늘 (3) +14 18.05.22 29 0 8쪽
76 30. 하늘 밖의 하늘 (2) +27 18.05.21 12 0 9쪽
75 30. 하늘 밖의 하늘 (1) +11 18.05.20 3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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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2) +14 18.05.18 39 0 8쪽
72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1) +15 18.05.17 47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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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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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27. 하나 둘이 아니다 (1) +17 18.05.12 27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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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26. 정사협의 (2) +9 18.05.11 36 0 8쪽
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6 0 9쪽
62 25. 가짜 퇴마사 (3) +10 18.05.09 52 0 7쪽
61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6 0 8쪽
60 25. 가짜 퇴마사 (1) +18 18.05.08 19 0 8쪽
59 24. 결계 (3) +11 18.05.08 32 0 8쪽
58 24. 결계 (2) +9 18.05.07 33 0 8쪽
57 24. 결계 (1) +9 18.05.07 32 0 8쪽
» 23. 내 사람이 되어라 (3) +11 18.05.06 40 0 7쪽
55 23. 내 사람이 되어라 (2) +15 18.05.06 41 0 8쪽
54 23. 내 사람이 되어라 (1) +16 18.05.05 3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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