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표지

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제갈세가의 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신화진
작품등록일 :
2018.04.09 10:45
최근연재일 :
2018.06.12 06:05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593,015
추천수 :
17,405
글자수 :
298,162

작성
18.05.06 06:05
조회
5,217
추천
190
글자
8쪽

23. 내 사람이 되어라 (2)

DUMMY

“운각교주님이 절요? 왜요?”


다음날. 어제 그런 사건이 있었는데도 엄 장로는 평소처럼 새벽같이 찾아왔다.


그러나 꺼낸 말은 평소와 달랐다. 그는 운각교주가 희헌을 만나보고 싶어한다 했다.


“왜긴 왜겠나. 요괴가 뛰어들었던 곳이 운각 근처였잖나. 고마우시니 그렇지.”


“아··· 그랬던 것 같기도···”


“응? 몰랐나?”


“정신이 없어서요.”


“받아야 할 물건도 있다 하시던데.”


“저한테요?”


운각교주한테 줘야 할 물건이 있다고?


“아. 아아. 그거.”


잠시 생각하던 희헌은 어제 요괴를 죽이는 데 사용한 검을 기억해냈다.


그러고 보니 건물 창가에 서있단 남자가 전투 도중 검을 날려 주었다. 누구인가 했더니. 운각교주였던 모양이다.


게다가 당시엔 요괴와 대치중이라 무심코 넘어갔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대단한 일이었다.


그 거리에 그 높이에서 검을 던졌는데, 날아오던 검의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다.


손을 조금 베이기만 했을 뿐 검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었던 건···


‘혹시 운각교주가 검의 속도를 조절해 던졌던 건가? 그게 가능한가?’


“어쨌든 부교주께선 부하들의 목숨을 구명해 준 일 때문에 자네에게 무척 고마워하고 계신다네.”


“아니 뭐······.”


“당연히 나 역시 고마워하고 있고.”


희헌은 쑥스러워져서, 볼을 긁적이며 눈을 내리깔았다.


하지만 갑자기 부교주를 만난다니. 불편할 거란 예상에 그리 내키진 않았다.


.

.

.


하지만 부교주가 고맙다고 부른다는 데 가지 않을 수는 없어서, 그로부터 몇 시간 후. 희헌은 예의를 차리기 위해 설하가 챙겨 주었던 파란 의복을 입고 엄 장로를 따라 나섰다.


엄 장로가 희헌을 안내해 데려간 곳은 운각이었는데, 이전에는 1층까지만 갔으나 이번에는 3층까지 올라갔다.


안 그래도 불편한 마음으로 엄 장로를 따라간 희헌은, 3층 계단을 올라가자마자 보이는 한 무리의 사내들을 보고는 더욱 불편해졌다.


복도의 양 옆으로 줄지어 서 있던 사내들이, 희헌이 나타나자마자 동시에 포권을 취하며 외친 까닭이었다.


"감사합니다, 대인!"


희헌이 당황해 엄 장로를 쳐다보자, 엄 장로가 슬쩍 귀띔해주었다.


"부교주의 개인 무력단체인 흑수대 대원들이라네. 어제 자네 덕에 많이 도움을 받았지."


차마 그 포권밭을 꼿꼿이 지나갈 수 없었던 희헌은, 결국 복도를 걸어가는 내내 오른쪽 왼쪽 번갈아 가며 같이 포권을 취해주어야 했다.


그렇게 포권으로 가득 찬 복도를 지나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예상했던 대로 어제 창가에서 희헌을 지켜보던 그 남자가 보였다.


그는 오늘도 창가에 뒷짐을 지고 서 있었는데, 가까이에서 보자 확실히 커다란 무력 단체의 2인자다운 풍모가 엿보였다.


차림새는 흑수대 대원들과 비슷한 까만 무복이었으나, 풍기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자네 얘기는 전부터 들었는데. 이제야 인사를 나누는군. 어제는 고마웠네."


희헌이 꾸벅 인사하자, 운각교주는 웃으면서 들어오라 손짓했다.


"앉지."


희헌이 들어서자, 그는 탁자의 가장 상석에 앉으며 희헌에게는 자기 옆자리를 가리켰다.


옆자리라고는 해도 나란히 앉는 건 아니고, 정확히는 대각선 앞쪽이었지만, 그렇지 않아도 불편한 마음으로 온 희헌에게는 더욱 불편한 위치였다.


그렇다고 거절할 수도 없어 희헌이 그곳으로 가 앉자, 기다기라도 한 것처럼 흑수대원 세 명이 쟁반에 주전자와 찻잔을 각기 받쳐 들고 들어왔다.


그들이 엄 장로와 희헌, 운각교주의 앞에 쟁반을 두고 가자 운각교주가 손을 내밀어 권유했다.


"들지."


"감사합니다."


희헌은 앞에 놓인 찻잔을 어색하게 들어 올리고서, 뜨거운 차를 후후 불었다.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난 어제 자네가 싸우는 모습을 다 지켜보았다네."


"네에···"


"참 친근하게 싸우더군."


희헌은 차 한 모금을 입에 넣었다가.


"요괴와 퇴마사의 싸움이 아니라, 저잣거리 왈패들의 싸움을 보는 것 같아 재밌었네."


운각교주의 솔직한 평을 듣자마자 순간 입 안에 든 차를 뿜어버릴 뻔했다.


꿀꺽 삼키긴 했으나 사레에 들려 콜록거리자, 운각교주가 "참으로 감명 깊"까지 말하다가 놀라 물었다.


"괜찮나?"


"네. 괜찮습니다."


희헌은 쓰린 목을 잡고서 대답했다.


보기에 좋은 그림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저잣거리 왈패들처럼 싸웠다고 직접 듣자 괜히 민망해졌다.


"하하. 기분 나쁘게 듣진 말고. 그만큼 신기했단 거니까. 퇴마사들마다 퇴마 방법이 각기 천차만별이란 이야기는 나도 기 대협에게 들은 바 있어 알고 있다네."


"기 대협이요?"


"대호 기청이라고, 유명한 퇴마사인데. 자네도 아나?"


"이름만 들어보았습니다."


아는 퇴마사는 아니지만 유명한 사람인 듯 하기에 대충 둘러대자, 운각교주가 웃으면서 과거를 회상했다.


"예전에 마교 내의 결계 중 일부가 파손되어서 기 대협이 보강해주고 간 적이 있지. 그러고 보니 그 때에도 요괴가 나타났었는데 말이네···"


희헌은 차를 홀짝거리며 운각교주의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초대 받았을 때에는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히 운각교주는 과묵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혼자서도 이야기를 잘 하는 성격 같았다.


이에 희헌은 그냥 네 네 대답만 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으나, 어느 순간 화제는 자연스레 퇴마사나 마교, 요괴 이야기에서 희헌에게로 넘어갔다.


"실은, 직접 만나진 않았지만 엄 장로와 차 대주를 통해 자네의 수련 성과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고 있었다네."


'엄 장로님이 내 얘기를 했다면 보나마나 둔재라고 하셨겠네.'


희헌이 슬쩍 엄 장로를 보자, 엄 장로가 미안한지 시선을 피했다.


운각교주가 말을 이었다.


"처음엔 서생이 무공을 익힌다기에 그저 가벼운 흥미겠거니, 했는데. 듣자하니 생각보다 잘 따라오고 있다면서?"


"다들 잘 가르쳐 주시는 덕입니다."


"잘 가르쳐 줘도 못 배우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나?"


희헌이 겸양을 부린다 생각하는지 운각교주는 장난스레 씩 웃었다.


"그런가요?"


"그렇다네. 그런데 자네가 퇴마술을 배운 적도 있다니... 굉장히 놀랐다네. 퇴마사는 무공을 배울 수 없다 알려져 있는데, 자네는 제법 잘 따라오고 있다니 말이야. 정말로 감탄했네. 학사에 무림인에 퇴마사라. 정말 대단해."


"퇴마술을 배웠다고는 해도 제대로 배운 게 아니다보니 그런 모양입니다."


"글쎄. 그런 이유라면, 두 가지를 모두 익히고 싶은 이들은 다들 무공과 퇴마술을 적당히 적당히 배웠겠지."


희헌은 가벼운 마음으로 운각교주의 말을 듣고 있다가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는 심란해서 이런 걸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운각교주의 말을 듣고 보니, 자신이 분명 엄청난 일을 한 것 같았다. 마교와 요괴, 퇴마사의 공식을 깬 것과도 같지 않나.


물론 이쪽은 사람 퇴마사가 아니긴 하지만······.


'애초에 사람이자 개이자 요괴인 것부터가 뭐.'


희헌이 무어라 말할지 궁금하다는 듯, 운각교주가 미묘한 미소를 띤 채 희헌의 대답을 기다렸다.


희헌은 이럴 땐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수긍했다.


"그럼... 제가 대단한 게 맞나 봅니다."


조용히 대화를 듣고 있던 엄 장로가 뜨악한 표정을 지었으나, 운각교주는 희헌의 말에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지. 대단하지. 대단하고말고."


머쓱해진 희헌은 어색함을 떨치기 위해 찻잔을 다시 입으로 가져갔으나, 이미 찻잔은 비어 있었다.


도로 찻잔을 내려놓는 희헌에게, 운각교주가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말인데, 자네. 혹시 마교에 들어와서 진지하게 무공을 익혀 볼 생각은 없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제갈세가의 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3 32. 윰과 휴 (3) +60 18.06.12 113 0 9쪽
82 32. 윰과 휴 (2) +24 18.06.06 20 0 10쪽
81 32. 윰과 휴 (1) +29 18.06.01 14 0 9쪽
80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3) +23 18.05.28 29 0 8쪽
79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2) +16 18.05.26 119 0 9쪽
78 31. 두 번의 실수는 없다 (1) +18 18.05.24 13 0 8쪽
77 30. 하늘 밖의 하늘 (3) +14 18.05.22 27 0 8쪽
76 30. 하늘 밖의 하늘 (2) +27 18.05.21 11 0 9쪽
75 30. 하늘 밖의 하늘 (1) +11 18.05.20 34 0 11쪽
74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3) +14 18.05.19 170 0 9쪽
73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2) +14 18.05.18 37 0 8쪽
72 29. 외나무다리는 아니지만 (1) +15 18.05.17 46 0 9쪽
71 28. 호랑이 요괴 (3) +38 18.05.16 10 0 8쪽
70 28. 호랑이 요괴 (2) +34 18.05.15 33 0 8쪽
69 28. 호랑이 요괴 (1) +26 18.05.14 36 0 9쪽
68 27. 하나 둘이 아니다 (3) +33 18.05.13 26 0 9쪽
67 27. 하나 둘이 아니다 (2) +12 18.05.13 37 0 8쪽
66 27. 하나 둘이 아니다 (1) +17 18.05.12 26 0 7쪽
65 26. 정사협의 (3) +24 18.05.12 32 0 8쪽
64 26. 정사협의 (2) +9 18.05.11 35 0 8쪽
63 26. 정사협의 (1) +15 18.05.10 36 0 9쪽
62 25. 가짜 퇴마사 (3) +10 18.05.09 51 0 7쪽
61 25. 가짜 퇴마사 (2) +9 18.05.09 35 0 8쪽
60 25. 가짜 퇴마사 (1) +18 18.05.08 17 0 8쪽
59 24. 결계 (3) +11 18.05.08 32 0 8쪽
58 24. 결계 (2) +9 18.05.07 32 0 8쪽
57 24. 결계 (1) +9 18.05.07 31 0 8쪽
56 23. 내 사람이 되어라 (3) +11 18.05.06 39 0 7쪽
» 23. 내 사람이 되어라 (2) +15 18.05.06 41 0 8쪽
54 23. 내 사람이 되어라 (1) +16 18.05.05 34 0 8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신화진'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