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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 혼자 영구정지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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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후
작품등록일 :
2018.01.27 03:16
최근연재일 :
2018.02.17 20:13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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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9,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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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10
글자수 :
115,328

작성
18.02.1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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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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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7
글자
14쪽

019. 방송국

DUMMY

‘어비스 생존법’은 요즘 한창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헌팅 예능 프로그램이다.

유명한 연예인과 사회 각층에 존재하는 전문가 등이 출현하여 자신만의 컨텐츠를 가지고 직접 PD가 되어 ‘어비스가 도래했을 때 생존하는 법’, ‘괴물별 대처법’등에 대해 재미있게, 심도 있게 접근하는, 1인 방송 대결 프로그램이었다.

시즌1은 최고시청률 37.1%를 달성하며 막을 내렸다. 역대 예능 중 가장 높은 성적이며 동시간대 공중파 드라마들을 압살하는 ‘클래스’를 보여준 것이다.

시즌1은 사냥 전문가들과 학자들이 주를 이뤘다면, 시즌2는 유명연예인이나 이제 막 데뷔한 아이돌이 ‘헌팅, 두렵지 않아요.’를 외치며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한 마디로 괴물을 보다 안 무섭게, 사냥꾼들의 이미지를 보다 좋게 만드는 게 목적이라 할 수 있었다. 조금씩 침식해오는 괴물들을 상대로 사람들이 유연하게 대처토록 만들기 위한 다방면에서의 노력이라고 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오늘만 특별히 메인MC를 맡은 민준이라고 합니다. 오랜만이죠?”

“오랜만이기는요. 시즌1 끝난 지 두 달도 안 됐잖아요.”


녹화가 시작됐다.

카메라가 돌며 민준과 여자 연예인을 포커싱했다.


“캬, 민준씨는 역시 그림이 잘 나온단 말이야.”

“괜히 시즌1 우승자겠어요.”


PD와 방송 스태프들이 작게 잡담을 나눴다.

강태산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방청객으로 참가했다.

대략 100여명의 방청객들이 방청석에 앉아 스태프의 요구에 따라 리액션을 하고 있었는데, 왁자지껄한 와중에도 강태산의 귀에는 촬영장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의 말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아, 민준 오빠. 개 잘생겼어.”

“시즌 시작하기 전에 싸인이나 받아둘 걸.”

“지금은 팬순이들 가드가 워낙 단단해서 싸인 한 장 받기도 쉽지 않지?”


앞에 앉은 여고생들이 잡담을 주고받았다.

민준은 시즌1에서 종합성적 1등으로 프로그램을 마친 이후 국민 연예인 반열에 올랐다.

그러거나 말거나 강태산은 언제 선희가 나오나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의 입장에서 민준이란 놈이 콩으로 메주를 쑨 다 해도 관심이 갈 리 없는 것이다.


‘괜히 긴장되는군.’


이게 뭐라고 긴장이 되는 건지.

강태산의 기억 속 선희는 언제나 사고나 치는 말썽꾸러기였다. 그러나 현재의 선희는 벌써 스스로 하고 싶은 걸 찾아낸 대견한 아이였다.

이 미묘한 간극에서 오는 괴림감이 느껴졌지만,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고 한다. 게다가 형사시절 때에도 선희를 볼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어쩌면 선희는 진즉에 자신의 손을 떠나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감사합니다. 다시 만나게 해주셔서.’


본래 그는 죽을 운명이었다.

하지만 영구정지와 함께 800년을 수행하며 죽음조차 이겨냈다.

주신이 내린 그 실수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축복처럼 여겨졌다. 고작 한 달. 800년을 거슬러온 보상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마냥 좋았다.

딸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더 이상 마모 되어가는 기억에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실제하는 딸과 마주하고 만지며 소통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에겐 기적과도 같았으니까.


‘엄마를 닮아서 얼굴은 연예인 해도 될 정도였지.’


그리고 객관적으로 봐도 강선희는 시원하게 예쁜 스타일이었다. 길쭉한 팔다리와 정밀하게 예쁘진 않아도 무엇 하나 모날 것 역시 없는 미소녀. 특출하게 예쁘진 않지만 계속해서 보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물론 그의 입장에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그저 예쁘기만 한 딸이었지만.


“‘어비스 생존법 시즌2’가 벌써 3주차를 맞이했습니다. 우선 출연자들의 성적부터 한 번 훑어보고 갈까요?”


민준의 진행에 따라 커다란 전광판 위로 10개의 목록이 떠올랐다.

4주간 진행된 프로그램에서의 종합성적 순위였다.


1. 김태환 - 어비스, 3분이면 충분합니다. (38점)

2. 오윤아 – 내가 사냥꾼이라니! (33점)

3. 박지섭 – 노래와 낭만과 던전. (29점)

······.

9. 김요황 – 전문적으로다가 파헤쳐 드립니다. (10점)

10. 강선희 – 오늘의 힐링타임. (7점)


“2위와 3위의 순위가 바뀐 것 외에는 저번 주와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김태환씨는 여전히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데요. 대단합니다.”

“김태환씨가 제 2의 민준씨라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성검 소유자는 서로를 존중해야 합니다. 당연히 응원하고 있죠. 개인적인 팬이기도 하고요.”

“아 역시 최상위 랭커! 랭커끼리 통하는 세계가 있나보네요!”

“그런 게 있던가요? 하하. 하여튼 하위권 주자들은 오늘 많이 분발하셔야겠습니다. 4주차 때 15점 이하 대상자들은 탈락이니까요.”


MC들이 잡담과 함께 지난 회차의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강태산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가장 마지막에 보이는 이름은 분명히 자신의 딸 선희의 것이었다. 마지막에 놓인 의미를 그라고 모를 리 없었던 것이다.

꼴등. 어쩌면 이번 주가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강선희 쟤, 최강 오빠 빽으로 시즌2 섭외됐다는 말 많았었잖아.”

“쌤통이네. 이제 다음 주부턴 안 봐도 되는 거겠지?”

“살아남으려면 오늘 못해도 3등 안에는 들어야 돼. 가능하겠냐?”

“아, 시즌 1이 그립다. 민준 오빠랑 최강 오빠랑 진짜 박빙이었는데. 시즌2는 그런 긴장감이 없어.”


여고생 셋은 여전히 수다삼매경이었다.

3등이라. 강태산은 주먹을 꽉 쥐었다. 밝고 명랑하던 선희는 약간의 긴장감을 띠고 있었다. 그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오늘 특별 MC로 출현하셨으니 시작 전에 ‘성검’을 보여주실 수 있나요? 몇 주 동안 민준씨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하하······ 창피하네요. 맞습니다. 성검 아르토니아의 봉인된 힘을 개방했습니다. 그럼 한 번 보여드릴까요?”

“예, 부디!”


모두가 숨을 죽이며 주목하자 민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어 허리에 차고 있던 화려한 검집에서 검을 꺼내자, 사방에 광휘가 몰아쳤다.

이 순간만큼은 스태프의 리액션 요구도 필요 없었다.


“오오오오!”

“아르토니아의 빛!”

“성스럽다!”


모두가 열광했다.

강태산만 빼고.


[모조성검이네.]


나타나엘이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불현 듯 머릿속에 울렸다.


“모조성검?”

[진짜 성검은 9계급 이상의 천사가 들어가 있어야 돼. 저 성검 안에 있는 건 복제 된 천사. 애들 장난감 같은 거지. 아, 눈 아파.]


아무래도 저 빛 때문에 깨어난 모양이다.

나타나엘이 한 차례 부르르 떨자, 빛이 사라졌다.


“······.”


이러면 안 되는데 싶은 표정으로 메인MC 민준이 굳었다.


[이제 좀 낫네. 불순한 게 가득 섞여있는 신성력 찌꺼기는 수면의 적이야.]


하품을 내뱉는 나타나엘은 천사라기 보단 사람 같았다.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대도 멸망한 세계에서 3억 년간 인간들의 틈바구니에 섞여있었기 때문일까.


“이름이 같아서 비슷한 건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군.”


성검도 다 같은 성검이 아니었나보다. 지식이 늘었다.


[지금 나를 저런 모조품이랑 비교하는 거야?]


자존심 상한다는 듯 나타나엘이 설명을 이어갔다.


[나는 신의 창생과 함께 태어난 최고위 천사! 성검보단 신검(神劍)에 가깝거든? 비록 힘을 많이 잃기는 했어도 어지간한 성검은 내 발끝에도 못 따라와.]

“대단하네.”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거 맞아?]


강태산은 어깨를 으쓱했다. 슬슬 소란이 잦아들고 의아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왜 민준오빠가 가만히 있지?”

“뭔가가 잘못 되었나봐.”

“내가 알기로는 아르토니아의 빛으로 ‘정화’가 이루어져야하는데······.”


변한 게 없다. 도리어 빛은 나오자마자 사라졌다. 깜짝 파티처럼.

민준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이어 성검을 몇 번 휘둘렀지만, 검의 빛은 완전히 죽어버렸다.

계속해서 검에 시선을 주자, 영적존재의 세상에 있다가 와서인지, 강태산은 검안에 맺힌 투명하고 작은 천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조천사는 몸을 부들부들 떠는 중이었다.

정확히 나타나엘이 잠에서 깨어난 다음부터 전신을 미친 듯이 떨어대고 있는 것이다.


“나타나엘. 네가 겁 준거야?”

[내가 그런 짓을 왜해? 그냥 내 격에 알아서 짓눌린 거지. 대천사 중 하나의 모조품인 것 같은데 원판 되는 녀석도 겁이 많은가보네.]


나타나엘은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정말 그런 걸까?

모조천사는 마치 포식자 앞에 선 피식자와 같은 모습이었다.

강태산은 피식 웃었다.

입구에서 들은 말 때문인지 가슴이 뻥 뚫렸다.

이내 몇 번 검을 휘두르던 민준이 결국 포기하며 검을 집어넣었다.


“흠흠. 아르토니아가 쑥스러움을 타나보군요.”

“아. 아쉽네요. 그래도 기회가 또 있겠죠?”

“예. 그럼 바로 다음 순서로 가시죠.”


민준이 허겁지겁 자신의 분량을 생략했다.


‘왜 아르토니아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거지?’


하지만 민준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아르토니아가 무언가에 의해 공포에 젖었다는 걸. 문제는 그게 뭐 때문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씨발. 쪽팔리게.’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키며 세상을 다시 한 번 떠들썩하게 만드는 게 민준의 목표였다.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오늘 특별MC 섭외도 허락한 것이다.

그런데 창피만 당했다. 그가 속으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곧 MC들이 움직이며, 방송인들의 방으로 직접 찾아갔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가 촬영장의 거대한 화면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당연히 꼴등인 강선희의 방은 마지막에 들렀다.

별 기대감 없는 표정으로 민준이 들어서자, 크기와 색깔이 각기 다른 알들 몇 개를 두고 그에 대해 설명중인 강선희의 모습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이 방은 뭘 하고 있나 궁금해서 찾아왔어요.”

“아, 민준님. 안녕하세요. 테이밍 가능한 몬스터의 알을 가져와서 설명하는 중이었어요.”


역시. 민준은 내심 혀를 찼다. 꼴등은 이유가 있다. 이미 시즌1때 단물 다 빠진 주제를 가지고 컨텐츠를 진행하니 인기가 없는 게 당연한 것이다.


“종류가 꽤 많네요?”

“네. 이건 자이언트 퍼피의 알이고요, 이건 식신박쥐, 이건 크레이지 하운드, 이건······.”

“그 정도면 됐습니다. 그 외에 다른 이야기는 없나요?”

“아, 오늘 아빠가 찾아오셨어요.”

“1년 전에 실종됐다는 아빠가요?”

“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요.”


사연팔이인가.

민준은 살짝 고개를 돌려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상을 찌푸렸다. 꼴등이 되더니 마지막 발악이라도 해보려는 듯싶었다. 시즌1 준우승자인 최강이 가장 아끼는 동생이라 하여 관심이 있었는데, 이제 보니 순 엉터리 아닌가.


“좋겠네요. 그럼 아빠도 이 방송을 보고 계신가요?”

“방청석에 계세요!”

“이야. 최선을 다해야겠군요?”

“네! 죽기 살기로 해보겠습니다!”


강선희가 주먹을 꽉 쥐며 자신의 다짐을 선보였다.

학교에 다닐 나이. 앙증맞고 귀엽지만 그뿐이었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엔 부족하다. 사전에 얘기도 없이 실종된 아빠 얘기를 꺼내봤자, 그 사연에 집중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만약 제작진들에게 미리 고지라도 했다면 이 사연에 집중해줬겠지만······.


‘탈락하겠군.’


민준은 확신했다.

꼴등이라는 멍에를 업고 강선희는 오늘 ‘어비스 생존법’에서 탈락할 것이다.


“헉! 깨어나려나 봐요!”


여러 개의 알 중 커다란 알 하나가 크게 요동치기 시작하자 강선희가 호들갑을 떨었다.


[아라크네 퀸의 알이네. 어미가 근처에 왔나 봐.]


나타나엘이 알을 보며 말했다.


“아라크네 퀸?”

[우리 세계를 멸망시킨 괴물들 중 하나야. 그다지 강한 녀석은 아니지만.]


쿵! 쿵! 쿠르르릉!

순간 지면이 흔들리며 건물이 요동쳤다.

지진의 근원지는 땅 속이다. 그것도 아주 깊은 곳이었다.


[아라크네 퀸은 알을 하나씩만 낳아서 자기 알 건드리는 침입자를 절대 용서하지 않는데. 지옥 끝까지 쫓아오기로 유명해. 그런데 알 옆에 있는 여자애 네 딸 아니야?]


콰아아아아앙!

나타나엘의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순식간에 건물의 1/4이 부서지며 거대한 순백색의 거미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캬아아아악!

모두가 경직됐다.

아라크네 퀸이 좌중을 훑더니 강선희와 민준을 바라봤다.

민준은 즉시 검을 꺼냈다.


“아르토니아!”


하지만 성검 아르토니아는 여전히 굳은 채였다.


“젠장! 대체 왜 말을 안 듣는 거야!”


아라크네 퀸이 입에서 실을 내뱉었다. 실은 닿는 모든 걸 녹이는 강력한 산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인상을 찌푸린 민준이 즉시 자리를 피했다. 저 실에 닿으면 아무리 강한 각성자라도 단번에 죽는다.


‘아······.’


그러나 민준의 뒤에 있던 강선희는 미처 피하지 못했다.

산성의 실이 강선희에게 닿으려는 찰나.

치이이이이익!

강선희를 감싼 한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당연히 강태산이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촬영장의 중심지까지 도달한 것이다.


<굼뜬 신이 지금의 상황에 흥미를 갖습니다.>

<별걸음의 신이 당신의 선택에 만족해합니다.>

<불굴의 신이 아무 생각 없이 구경하고 있습니다.>


지구로 돌아오며 보이지 않던 신의 언어들.

세계가 달라서 안 닿는 건가 싶었는데, 그들의 언어가 다시금 보인다.

허나 지금은 신의 언어에 신경을 쓸 때가 아니었다.

산성 실에 닿은 강태산의 옷이 녹고 맨몸이 드러났다. 하지만 강태산의 몸은 강력한 산성에도 녹지 않았다.

그것을 본 여고생 삼인방 중 한 명이 소리쳤다.


“미친! 몸 봐.”


작가의말

beulaki님, 레알날세님, 시공간M님 후원금 감사합니다.



오늘만 점심에 연재하겠습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과 선작, 댓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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