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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 혼자 영구정지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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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온후
작품등록일 :
2018.01.27 03:16
최근연재일 :
2018.02.17 20:13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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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9,109
추천수 :
33,303
글자수 :
115,328

작성
18.02.06 13:47
조회
47,496
추천
1,400
글자
12쪽

012. 알카로스

DUMMY

동시에 수많은 성운과 성좌의 ‘이야기’ 중 하나를 자신에게 강림시켰다.

비운의 황제, 알카로스의 이야기를.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붉은 성운. 한 많은 영혼들의 이야기가 별로 수놓아진 곳. 그곳에서 강태산이 끄집어낸 비운의 황제 알카로스의 이야기는 만 개의 성좌 중 3번째로 강대한 별이었다.

첫 번째는 당연히 허주였고, 두 번째는 검마(劍魔)라 칭해지는 한 무도인의 이야기였지만 그 둘을 다루기엔 아직 수련이 부족했다.

하지만 알카로스는 몽마가 집어삼킨 꿈들 중에서 가장 ‘최악’을 달리는 내용을 가지고 있었다.


‘알카로스는 천성적인 꼽추였다.’


황자로 태어났으나 그는 꼽추였다. 신체에 장애를 가진 황자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쓰레기더미를 전전했다. 버려진 던전에서 리치의 마도서를 발견한 그는 그것을 익혀 황제의 자리를 쟁탈하였지만, 허리가 굽은 황제는 온갖 멸시와 배신을 당하고 그렇게 죽어갔다.


―나는 저주한다. 이 세계를.


알카로스는 저주의 결정체였다.

곧 강태산의 눈에서 검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만 개의 이야기 속에는 지구가 아닌 다른 차원의 이야기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으나 그 이야기들이 가진 무게는 결코 허구라 할 수 없었다. 특히 알카로스가 가진 이야기는 오로지 처절함뿐이었다.

믿었던 이들에게, 사랑을 속삭였던 이에게, 제국의 신민들에게 돌을 맞으며 화형장의 이슬로 화한 그의 원망은 죽어서도 뿌리깊이 남아있었다.


<핏빛 성좌 - 비운의 황제 알카로스의 이야기를 강림시켰습니다.>

<영혼 결속율 : 1.5%>


영혼 결속율이란 강태산이 강림시킨 이야기에 대해 얼마나 이해를 하고 있느냐를 수치화시킨 것이었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고 처음으로 강림시킨 이야기여서 결속율은 낮을 수밖에 없었지만 1.5%면 저 벌레를 처리하기엔 충분했다.


“밤의 연화.”


강태산이 나직이 중얼대자 순간 주변의 모든 풀숲이 어둡게 물들어간다. 꽃과 풀이 저주를 머금은 채 빠르게 성장하여 벌레의 전신을 묶었다.

밤은 알카로스의 세계였다. 그는 꽃을 사랑했다. 특히 닿는 자의 생기를 빨아먹는 ‘저주 꽃’을 화단에 가득 심어둔 채 감상하길 즐겨하였다. 그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사람다운 취미라고 할 수 있었다.


[신력(神力)을 다루다니······!]


루시가 옆에서 넋을 놓았다. 지금의 그는 강태산이되 강태산이 아니었다. 신력을 행사하며 무언가를 자신에게 강림시켰다. 그 힘과 원망이 어찌나 큰지 루시는 절로 몸을 떨었다.

그녀가 없는 100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확실한 건 강태산의 힘이 더없이 커지고 강대해졌다는 것이다. 신력이란 말 그대로 신의 힘을 뜻했다. 어째서 그가 신의 힘을 다룰 수 있는 알 수는 없었지만 마의 바다를 헤엄치며 쌓은 영혼의 수련이 단번에 그를 성장시킨 게 분명하였다.

캬르르르륵!

단번에 뛰어든 봄이가 묶여서 허둥대는 벌레의 목을 물어뜯었다. 날카로운 이빨에 신묘한 기운이 어리자 두꺼운 벌레의 껍질이 부질없이 뜯겨나갔다.

하지만 벌레의 생명력은 강인했다. 강태산은날개를 펼치고 날아올라 벌레의 뒤로 다가갔다. 이어 벌레의 등 부분에 접촉하자 그의 손이 까맣게 물들기 시작했다.


“심장 파열.”


알카로스가 가진 가장 강력한 흑마법. 그는 손을 대지 않아도 자신의 반경 수십 미터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심장을 파괴시킬 수 있었다. 비록 지금은 결속율이 1.5%밖에 되지 않아 직접 손을 대야하지만 충분히 중추신경을 파괴하는 건 가능하다.

콰드드득!

내부가 뒤틀리는 소리와 함께 벌레가 꿈틀거렸다.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봄이가 벌레의 목을 뜯어냈다. 자신의 주인을 헤치려 한 벌레의 전신을 해체시킨 봄이가, 이내 벌레의 등에 올라앉은 채 손으로 입을 닦았다.


[죽지······ 않는군요.]


사지가 분해 된 벌레가 계속해서 움직였다. 위협할 수준은 아니고 꿈틀대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한참이 지나도 죽지 않음에 루시가 의아함을 느낀 것이다.


“장기가 없었어.”

[예?]

“이 벌레, 안이 텅 비었다. 진즉에 죽었어야할 벌레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거지?”


강태산의 표정이 굳었다. 흑마법의 대가 알카로스의 이야기를 강림시켰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무언가 마법적인 조치 없이 이 벌레는 분명히 살아있었다. 그리고 전신이 해체 된 지금도 죽지 않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중이었다.


“아니······ 이 세계 모두가 그렇군. 다 죽었지만 살아있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걸까요?]

“나야 모르지.”


어깨를 으쓱했다.

알카로스의 눈을 빌려 바라본 세계는 죽음이 만연했다. 그런데도 살아있다. 죽음이란 것을 잊어버린 듯이. 안이 텅텅 빈 채 ‘겉’만을 유지하고 있는 세계가 정말 ‘태초’란 말인가?

먀~

봄이가 벌레의 다리 한 짝을 물고 다가오더니 그의 앞에 내려다놓았다. 사냥감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사냥꾼의 습성은 그대로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녀석. 잘했다.”


이야기를 풀고 강태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가 봄이의 뺨을 간질간질 문질렀다. 봄이가 기분이 좋은지 갸릉거렸다.

어쨌거나 아무리 비정상적인 세계라도, 마의 바다만은 못할 것이다. 강태산은 마의 바다에서 300년이란 시간 동안 오로지 헤엄만 쳐왔다. 그에 비하면 이 세계는 색채 다양한 천국이라 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


[그런데 제가 없는 100년간 대체 무슨 일을 겪으신 거죠? 인간이 신력을 다루다니······.]

“아낌없이 퍼주는 뇌천존 덕분이지.”


강태산은 피식 웃었다.

여기까지 성장한 건 모두 뇌천존 덕분이었다. 그로 인해 별걸음의 신이 관심을 가지고, 별을 만드는 법을 알려줬으니까. 지금쯤이면 뇌옥에 처박혀 자신이 한 일에 대한 후회를 부르짖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회는 항상 늦는 법이었다. 둘 사이에 있었던 일화를 모르는 루시는 고개만 갸웃거릴 따름이었다.


“너는 어땠어? 정식사자가 됐다면서. 그러고 보니 제대로 된 해후도 못 나눴네.”

[저승에서 명부 작성을 도와주는 일을 했어요.]

“100년 동안?”

[예. 100년 동안.]

“고생이 많았겠군.”


100년 동안 명부작성이라니. 순 노가다가 따로 없었다.


“루시. 혹시 내 딸의 이름이 올라가 있던 건······.”

[걱정 마세요. 다 찾아봤지만 없었어요.]

“휴, 다행이네. 그 외에 별 다른 일은 없었고?”

[예.]


그때였다.


―아아, 죽음을 수련키에 최적의 세계가 아닌가.


움을하기 짝이 없는 알카로스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아마도 그의 이야기가 이 ‘세계’에 반응한 것이리라.


―저 산에서 강렬한 죽음의 냄새가 난다.


강태산은 시선을 돌려 밀림의 중심에 놓인 거대한 산을 바라봤다. 가장 높다는 에베레스트 산보다 훨씬 크고 높았다. 다만 주변에 무성한 밀림과는 다르게 수풀 한 포기 보이지 않았다.


“저곳으로 가지.”

[왠지 위험해보이지 않나요?]

“산에 오르면 여기가 어딘지 조금은 파악할 수 있을 거야.”


미야~

봄이가 다가와 몸을 숙였다.


“등에 타라는 거냐?”


먀!

먼저 죽은 봄이는 영물이 되어 강태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내자의 역할을 하며 함께 가길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강태산은 작게 웃으며 봄이의 등에 탔다.


“뭐 해? 안타고?”

[저는 날아가면······.]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타보겠어?”


계속되는 설득에, 어정쩡한 자세로 루시가 올라 강태산의 허리를 휘감았다.

동시에 봄이가 시동을 걸었다.


“와우!”


배경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뺨이 휘말릴 정도의 속도.

어지간한 슈퍼카 부럽지 않았다.


* * *


산에 도착한 강태산은 할 말을 잃었다.

멀리서 봤을 땐 분명히 평범한 산이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시체의 산이었다.


[다······ 살아있어요.]


루시가 기겁했다.

샐 수 없이 많은 이들이 겹겹이 누운 채 하늘까지 쌓여있다.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전신이 석질처럼 변하여 굳어버렸지만 그들은 분명히 살아있었다.

강태산이 다가갔지만, 그들은 눈을 뜨지 않았다.

산송장과 같다. 눈을 뜨는 법도 잊어버린 자들. 자신의 존재조차 지키지 못한 이들이 이곳에 겹겹이 쌓여있었다.


“생명의 축복을 받은 자가 이 세계에 들어오다니. 별난 일이로군.”


어느새 옆에 한 남자가 있었다.

붕대로 전신을 칭칭 두른 남자가 시체의 산을 바라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자아를 잃고 갈 곳을 잃은 영혼들이다. 그렇게 봐도 저들은 느끼지 못해. 세계가 멸망한지 3억년이 넘었으니 당연한 일이지.”

“너는 누구냐?”


처음 보는 자다. 하물며 존재감이 너무나도 얕았다. 하지만 그 속에 내재된 강렬한 힘의 파동은 뇌천존에게도 느껴보지 못했던 수준이었다.

경계하며 묻자 남자가 말했다.


“과거에는 신이라고 불렸다. 지금은 신력을 잃고 멸망한 세계를 맴도는 떠돌이지. 이 세계엔 새로움이 없다. 죽지 않는 저주만이 남았다. 차원을 방황하며 우연히 닫힌 세계에 들어온 모양이다만, 결국 그 끝은 같으리라.”


<굼뜬 신이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별걸음의 신이 인상을 찌푸립니다.>


신들이 남자를 경계하고 있었다. 특히 굼뜬 신은 뭔가를 알고 있는 기색이었다.

루시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멸망한 세계라는 게······ 뭐죠?]

“저승사자인가. 하긴, ‘열린 세계’의 영혼만을 회수하는 게 너희들의 일이니 모를 수도 있겠군. 이곳은 최초로 마신에 의해 멸망 당한 ‘닫힌 세계’다.”

[마신이라면? 설마? 어비스의 마왕들을 이끄는 군주 말인가요?]

“확실히 놈은 자신의 사도를 마왕이라고 불렀지.”


루시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강태산도 그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지구는 곧 어비스의 침략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비스를 이끄는 72명의 마왕들이 지구를 멸망시킬 예정이었다.

그 마왕들을 이끄는 최고지휘관이 마신이라는 말이었다.


[닫힌 세계라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새로운 생명이 창조되지 않고, 성장하지 않으며, 죽지도 않는다.”


남자는 분명히 3억 년 전에 멸망했다고 하였다. 지금 이 세상의 ‘살아있던 존재’들은 3억년 동안이나 죽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세계를 빠져나갈 방법이 있나요?]


잘못 들어왔다는 느낌에 루시가 간절한 눈빛을 보내자,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없다. 너희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망각하게 될 테니, 걱정은 마라.”


길이 없다. 끝이 없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이다.

들어왔는데 나가는 길이 없다는 게 이상하긴 했지만, 자칭 신이라는 남자가 텅 비어버린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허나 만에 하나 너희가 순례자라면······ 가능성마저 아예 없는 건 아니지.”

[부디 그 가능성이란 게 뭔지 말해주세요.]


남자가 손가락으로 산을 가리켰다.


“이 망자들은 모두 산에 오르길 도전하고 실패한 자들이다. 그러니 산의 정상까지 오르면 너희가 원하는 모든 걸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봐. 정상에 오르면 내가 원하는 걸 들어줄 수 있나?”


강태산이 끼어들었다.

남자는 물끄러미 강태산을 쳐다봤다.


“뭐든 해주지. 어차피 못 오르겠지만 말이다.”


스악!

남자가 사라졌다.

신기루처럼.


[······ 어떡하죠?]


루시가 걱정을 잔뜩 머금은 투로 물었다.

강태산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내기를 한 모든 이들은 강태산에게 패배했다.

모두가 불가능이라 말했지만 그는 해냈다.

바뀐거라곤 그 대상이 자칭 신이 되었을 뿐이다.


<굼뜬 신이 퀘스트를 전달합니다.>

분류 : 갓(God)

난이도 : 불가능

목표 : 산의 정상까지 오르시오.

기한 : 무제한

보상 : 이터늄 1kg, 굼뜬 신의 권능 중 한 가지.


<도전하시겠습니까?>


퀘스트?

굼뜬 신이 직접 시련을 내려준 건 처음이었다.

왜 이토록 그가 멸망한 세계에 집착하는 건지는 몰라도, 어차피 해야할 일이었다.

도전할 거냐고?


‘당연한 소리.’


게다가 비운의 황제 알카로스도 말했잖은가.

이 산은 수련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루시. 나는 이 산의 끝을 보려고 해.”


강태산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성원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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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23. 굼뜬 신의 권능 +122 18.02.16 3 0 10쪽
23 022. 천계상점 +114 18.02.15 3 0 12쪽
22 021. 곰돌이 탈 +157 18.02.14 6 0 11쪽
21 020. 상태창 +436 18.02.13 5 0 14쪽
20 019. 방송국 +158 18.02.12 5 0 14쪽
19 018. 강선희 +193 18.02.11 7 0 14쪽
18 017. 지구로 +92 18.02.10 8 0 12쪽
17 016. 신살자 +98 18.02.10 11 0 9쪽
16 015. 검의 노래 +69 18.02.09 12 0 9쪽
15 014. 순례자 +84 18.02.08 12 0 9쪽
14 013. 신의 사랑을 받는 남자 +83 18.02.07 12 0 11쪽
» 012. 알카로스 +190 18.02.06 15 0 12쪽
12 011. 태초 +64 18.02.06 13 0 10쪽
11 010. 끝과 시작 +98 18.02.05 15 0 11쪽
10 009. 세상의 끝 +72 18.02.04 18 0 9쪽
9 008. 뇌천존 +48 18.02.03 18 0 9쪽
8 007. 루시 +48 18.02.01 18 0 10쪽
7 006. 탈각(脫殼) +54 18.01.31 15 0 9쪽
6 005. 신의 언어 +57 18.01.30 15 0 10쪽
5 004. 굼뜬 신 +58 18.01.30 16 0 9쪽
4 003. 이 세상의 끝을 보려고 해 +38 18.01.29 21 0 11쪽
3 002. 영구정지 +64 18.01.28 18 0 13쪽
2 001. 강태산 +34 18.01.28 24 0 9쪽
1 프롤로그 +105 18.01.28 19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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