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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 혼자 영구정지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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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온후
작품등록일 :
2018.01.27 03:16
최근연재일 :
2018.02.17 20:13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169,128
추천수 :
33,303
글자수 :
115,328

작성
18.01.28 00:06
조회
66,409
추천
1,437
글자
9쪽

001. 강태산

DUMMY

강태산은 어렸을 때부터 성질이 조금 거셌다.

화가 나면 참지 못하고 불의를 보면 불 같이 달려들었다.

공부는 못했지만, 창피한 게 뭔줄은 알았다.

아버지가 회사의 횡령죄를 뒤집어쓰고 화병으로 돌아가셨을 때, 강태산은 세상에 도둑놈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쁜놈들이 오히려 떵떵거리며 잘 산다는 것도.

합법적으로 나쁜놈들을 때려잡자고 마음먹은 강태산은 그 뒤 박봉의 형사가 되었다.


* * *


―칙! 차유진. 덕성각으로 들어갑니다.


동대문의 좁은 골목길. 그곳에 세워진 검은 밴 안에서 무전기가 울렸다. 무전을 받은 강태산이 운전석에 앉아 차분히 말했다.


“대기. 이놈 중국 이름이 뭐라고?”

―처 위이 쩌언?

“처 뭐? 그냥 차유진이라고 부르자. 저긴 접선 장소야 뭐야?”

―반장님. 밥 먹으러 들어간 거 아닐까요? 저기 맛집이라던데.

“잡소리 할래?”


강태산이 거친 콧김을 뿜었다.

그리고 5분여.

조용하던 무신기에 다시 신호가 들어왔다.


―칙! 차유진,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주방장이랑 얘기 좀 나누고, 이쪽 한 번 쳐다봐 주시고, 뒷문 통해서 나갑니다.


강태산이 외쳤다.


“이 친절한 새끼! 놓치면 끝이야. 쫓아!”


무전기를 내려놓은 그가 차의 시동을 걸었다.

덕성각에 앞에 도착하자 무전기가 울렸다.


―칙! 대상 사라졌습니다. 어떡할까요?


띠리리릭.

휴대폰이 울렸다. 고개를 돌려 화면을 확인한 강태산이 오만상을 찌푸렸다.


“젠장.”


과장이었다.

놓친 이상 조용히 잠복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더 쫓겠다고 보고하면 욕 좀 먹는 걸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강태산은 주먹으로 핸들을 강하게 쳤다.

빠아앙-!


―칙! 반장님. 수색이라도 시작할까요?

“돌아 와. 그리고 내일부터 다시 잠복 시작이니까 그렇게들 알고 있어.”

―······.


무전기 너머에선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강태산은 의자에 깊숙이 몸을 들이밀고 천장을 쳐다봤다. 이런 도움 안 되는 놈들 같으니.


―어? 신입, 너 어디가?


급히 몸을 일으킨 강태산이 무전기를 들고 물었다.


“무슨 일이야?”

―신입이 혼자 그냥 가버리는데요?

“어디로?”

―그게 그러니까. 하수관 안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와, 겁나 빠르네. 지가 물고긴 줄 아나?

“말려 새끼야!”


되는 일이 없었다.

때는 여름, 일일 강수량이 매일 신기록을 갈아치우던 날이었다. 어제만 해도 일강수량 100mm를 찍어 하수관은 하염없이 빗물을 토해내고 있었다.

강태산이 겨우 속을 진정시킨 뒤 말했다.


“그 또라이, 무전기는 들고 뛰어 들었냐?”

―그래 보입니다.

“좋게 말할 때 전원, 허튼 짓 할 생각 말고 복귀해라.”


말을 하곤 한숨을 삼켰다.

며칠 전 새롭게 들어온 신입.

작전 수행 중에 신입을 받은 적은 없는데, 과장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부탁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들였다.

서류상으로 하자는 없었다. 하자는커녕 서울청에서 서릿발 좀 날리는 엘리트 과에 속해있었다. 전도유망한 놈이 왜 이쪽으로 발령이 났는지는 그도 알 수가 없었다.


―칙! 5분 기다렸습니다. 안 나오네요.


10분을 더 기다렸다.

미행팀이 하나, 둘 복귀하기 시작했다. 모인 인원은 다섯, 하수도에 뛰어든 신입만 보이지 않았다.


“결국 안 돌아왔다 이거지.”


강태산 머리를 박박 긁었다. 신삥. 이 자식.

그 순간이었다.


―대상, 발견했습니다. 덕성각 뒤쪽 골목의 폐성당입니다.


신입의 굵고 중후한 목소리가 무전기 안에서 흘러나왔다.

강태산이 즉시 말했다.


“너 인마, 시말서 쓰고 싶어?”

―계속 따라붙겠습니다.

“야!”


결국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대답은 없었다.

강태산은 이마를 탁 쳤다.


“아이고, 두야. 어디서 이런 또라이가 전입을 와선.”


그나마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은 한 명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소문이 사실인 거 같습니다.”

“무슨 소문?”

“신입 있잖습니까. 차유진이 걔 형을 죽였다고 합니다.”

“자살한 거 아니었어?”

“서울청에 있을 때부터 차유진만 집착하듯 쫓았다던데요. 뉴욕에서 일어났던 큰 사건 하나 해결하고, 우리 쪽으로 발령 나길 스스로 희망했답니다.”


확실히 이상하긴 했다.

하지만 그런 소린 처음 들어본다.

확인한 서류에는 그 비슷한 내용도 없었다.

강태산이 고개를 저었다.


“일단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 반장님. 지원 요청할까요?”

“차유진이 어떤 놈인지 몰라서 그래? 지원 기다릴 시간 없어. 우리끼리 진입한다.”


차유진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개자식이었다. 아니, 세계적으로 따져 봐도 이놈보다 무지막지한 놈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약 판매, 불법 무기 밀반입, 납치, 강간, 심지어 애들 장기마저 턴다.

중국과 일본, 대만, 러시아, 브라질 등등, 세계적으로 활동하지 않는 곳이 더 적을 정도다.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최상급을 달리는 미친 새끼.

신분세탁해서 오랜만에 한국으로 들어온 걸 겨우 포착해서 따라붙었건만, 혈기만 왕성한 신삥 하나 때문에 다 망치게 생겼다.


‘오늘 아니면 기회 없다.’


얼마나 긴 시간을 쫓았던가.

차유진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놈이다.

소수로만 은밀하게 따라붙은 건 이유가 있었다.

만약 자신이 추적당하는 중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면 즉시 비밀 밀수루트를 따라서 해외로 튀어버릴 것이었다.

강태산을 비롯한 팀원 모두가 가슴팍에 총을 장전한 뒤 골목으로 진입했다.


*


타앙!

총격성이 폐성당을 뒤흔들었다.


“커헉······!”


강태산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가슴팍을 내려다보자 심장어귀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꾸역꾸역 흘러나오는 피가 순식간에 바닥을 웅덩이마냥 채워갔다.


“바, 반장님.”

“너······ 신삥, 이 새끼야. 내가, 후욱! 허튼 짓 말라고, 했지?”


신입의 동공이 흔들리고 있었다. 창백해진 안색으로 강태산의 가슴팍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양 손으로 막아보려고 했다.

차유진이 쏜 총을 강태산이 몸을 날려 대신 맞았기 때문이다.


“이, 이게, 이러려고 그런 게 아닌데. 아.”

“이런 일로, 울지··· 마, 임마. 그런데, 후욱! 너, 이름이 뭐였지?”

“최, 최강입니다.”

“최강··· 넌 돌아가면 시말서 백 장이다. 그리고 차유진 저거 아직 안 죽었으니까······ 나머진 네가 해결해. 죽이든, 살리든.”


총을 쏜 차유진은 즉시 줄행랑을 쳤다.

하지만 강태산이 박아 넣은 총알 두 개가 차유진의 다리와 옆구리를 꿰뚫어 놨다. 얼마 도망가지 못했을 것이다.


“바, 반장님. 병원, 병원부터 가셔야······.”


최강은 이름과 달리 여린 놈이었다.

일부러 강한 척 했지만 이제 고작 스물다섯밖에 안 된 풋내기.

강태산이 피식 웃었다.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정신은 또렷해지고 있었다. 이게 그 회광반조인가 뭔가 하는 건가?


“사람······ 쉽게 안 죽는다. 그보다 차유진, 저 개새끼부터 쫓아. 놓치면··· 넌 나한테 죽는다. 알겠냐?”


강태산이 최강의 양쪽 뺨을 두드렸다. 두 눈을 벌겋게 뜬 채 최강의 눈을 들여다보며 으름장을 놓았다.


“알겠냐고?”

“아, 알겠습니다!”


최강이 부리나케 일어나선 차유진을 쫓았다.

강태산은 천천히 벽에 기댔다.


“씨발, 더럽게 아프네.”


사람 쉽게 안 죽는다고 말은 했지만 강태산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차유진이 쏜 총알이 치명적인 곳을 건드렸다는 걸.

자신은 확실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우리 꽃돼지, 집에서 나만 기다리고 있을 텐데.’


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번호를 누르자 ‘꽃돼지’라 저장 된 이름이 떠올랐다.

몇 번이나 통화버튼을 누르려고 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손과 발이 차갑게 식어가며 정신이 점점 흐릿해져갔다.


‘신이시여. 저는 천국 안 가도 좋으니까, 제발 제 딸만······ 제 딸 선희만 무사히 잘 크게 해주십시오.’


신이란 존재는 여태껏 한 번도 자신을 도와준 적이 없지만, 마지막 소원 하나만큼은 들어주리라고 믿었다.

양 손을 바닥에 떨어트리며, 강태산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 * *


[전승자 시스템이 발동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지구 모든 인류의 ‘각성’이 이뤄집니다.]

[각성과 동시에 ‘어비스’에 대항하기 위한 ‘튜토리얼’이 시작됩니다.]

······.

[‘영구정지’ 대상자입니다.]

[‘강태산’님이 지구에서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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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09. 세상의 끝 +72 18.02.04 18 0 9쪽
9 008. 뇌천존 +48 18.02.03 18 0 9쪽
8 007. 루시 +48 18.02.01 18 0 10쪽
7 006. 탈각(脫殼) +54 18.01.31 15 0 9쪽
6 005. 신의 언어 +57 18.01.30 15 0 10쪽
5 004. 굼뜬 신 +58 18.01.30 16 0 9쪽
4 003. 이 세상의 끝을 보려고 해 +38 18.01.29 21 0 11쪽
3 002. 영구정지 +64 18.01.28 18 0 13쪽
» 001. 강태산 +34 18.01.28 2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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