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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스
작품등록일 :
2018.01.06 02:36
최근연재일 :
2018.02.1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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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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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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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88
글자수 :
260,371

작성
18.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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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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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현실적응(5)

DUMMY

괴한은 커다란 손으로 은행원으로 보이는 머리를 들고 다녔다. 은행원은 지린 모양인지 아랫도리가 흥건했다. 그는 은행원을 장난감 쥐듯 들고 다니면서 길가의 자동차를 마구 걷어찼다. 그러자 곧바로 그의 몸에서 격렬한 열기와 증기가 방출되었다. 자동차가 폭발하고 허공으로 3m는 날아올랐다.


“이 개새끼들! 다시 한번 말해봐! 대출이 안 돼? 이 씨발 새끼들이!”


은행원이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모르겠지만 머리만 들고 다녀서 달랑거렸다. 조금만 힘을 줘도 목이 꺾이겠지. 괴한의 오른손에는 거대한 가방이 들려있었다. 흠. 미세픽은 18살이라고 했는데 괴한의 얼굴을 보니 한 40 먹은 사람 같다. 원래부터 노안인가.


“대출이 안 되니까 내가 임의로 대출해간다.”


우드득.


머리가 꺾인 은행원이 힘없이 쓰러졌다. 시체가 된 온몸은 화상투성이였다. 그때 검은색 밴 하나가 나타났다. 머리를 빡빡 깎은 험악한 인상의 조폭이 나타났다.


“형님 타이소!”

“어, 잠깐만. 저기서 계속 꼴아보고 있는 새끼가 있는데 그놈만 조지고.”


그리고 괴한의 눈과 재현의 눈이 마주쳤다. 도로 건너편인데도 그게 보이는지 의문이었지만 눈이 정확히 마주쳤다. 괴한이 그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왔다. 2차로 두 개를 넘어가는데 속력을 미처 줄이지 못한 자동차 하나가 괴한에게 들이박았다.


쾅!


인간과 자동차가 부딪치면 누가 날아가지? 당연히 인간이다. 하지만 괴한은 자동차를 주먹질 한 방으로 허공으로 날려 보냈다. 폭발과 함께 엄청난 불꽃이 방출된다. 이윽고 건너편으로 다가온 그가 자신만만하게 그를 내려다보았다. 키가 2미터 정도군.


“이야, 쫄앗나? 왜 그리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데?”

“······.”

“깔어.”


재현은 한심하다는 듯이 그를 쳐다봤다.


“목숨 여러 개라고 그렇게 날뛰는 거냐?”

“뭐?”

“생긴 건 왜 그렇게 못생겼냐. 40살이야?”


괴한은 황당하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았다. 여태까지 그에게 이렇게 당당한 인간은 처음 본 것이다. 큰 덩치에 위압감을 주는 불꽃을 보고도 멀쩡한 사람은 없었다.


“웃통은 왜 벗고 다녀? 그리고 머리카락은 어디 갔어?”

“너, 너 이 개새끼가!”


그 부분이 트라우마인지 괴한이 분노에 못 이겨 주먹을 뻗었다. 재현은 수십 가닥의 실을 뿜어서 순식간에 팔을 잡아챈 다음에 아래로 꺾었다. 실은 몸을 타고 올라가 얼굴을 뒤덮더니 끈적끈적한 점성의 액체로 변했다. 얼굴을 막아버리자 숨이 막힌 그는 얼굴을 마구 긁어댔다. 기관지를 점령한 액체 때문에 발광하다가 곧 전신에서 엄청난 불을 뿜었다. 그러자 전신에서 엄청난 열기가 치솟아서 액체를 태워버렸다.


재현은 그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잘됐다. 죽으면 어떤 식으로 되는지 궁금했는데 이자를 죽여서 확인해 봐야겠다. 폐에서 검은색 액체를 뱉어내고 숨을 크게 들이쉬려는 놈의 머리를 사검으로 베어버렸다.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어지간히 혈류가 센 모양인지 하늘 높이 튄다.


“꺄아아아악!”


매장 안에서 그 모습을 보던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날아오는 피를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서 그의 전면에 방어막 반지를 썼다. 피가 후두두 튀면서 방어막 표면에 묻었다. 재현은 냉정하게 분석했다. 죽으면 어떻게 되지? 시체가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자리에서 부활하나?


아니다. 피는 엄청나게 튀다가 곧 시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흩어진 피나 장기들은 사라진다. 목울대가 잘려나가서 신체와 떨어졌었는데 그 부분도 사라졌다. 방어막에 묻은 피가 사라지자 곧 반지의 효과를 해제했다. 죽음에 페널티가 있을 텐데 그 부분을 확인하기가 어렵군.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자신의 눈을 믿기 어렵다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시체가 없어지는가. 알바생이 재현에게 말했다. 어지간히 담력이 센 모양인지 다른 사람들은 두려워하면서 뒤로 빼고 있는데 예쁘장한 알바생은 오히려 앞으로 다가왔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혹시, 능력자에요?”

“그런데요.”

“와, 진짜 쩐다! 정말 이더데인 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어요?”

“······.”


재현은 더 말 않고 앞으로 나섰다. 앞에서는 검은색 밴이 허겁지겁 도망치는 게 보였다. 딱 옆면을 노출하고 있다. 재현은 삼락을 꺼내서 화살을 쟀다.


퉁.


발사된 화살이 정확히 자동차의 바퀴 축에 명중했다. 관통력이 증가되어 쑥 파고든 심록의 화살 때문에 바퀴에 부하가 걸린다. 재현은 추가로 한 발 더 발사해서 바퀴를 너덜너덜하게 했다. 이후 발사기를 이용해 그물을 투척해서 바닥에 묶어버렸다.


도망치려고 애쓰는 놈들이 자동차의 액셀을 힘껏 밟았지만 끈적끈적해진 그물이 여기저기 묶어서 차를 속박했다. 재현은 가까이 다가가서 사검을 이용해서 차 천장을 긁어냈다. 뚜껑이 날아가자 겁에 질린 조폭들이 보였다. 놈들을 한데 묶어놓고는 자리를 피했다.


어차피 그가 사라진 이후에 마력 공급이 더 없으면 실들은 곧 사라진다. 하지만 먼 데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귀찮은 조우는 피하고 싶었다. 경찰들이랑 엮이면 또 귀찮아지니까. 그때 시각보정으로 전화가 왔다. 이어폰을 끼자 연결됐다.


“형! 어디야? 형이 말해준 주소로 거의 다 왔는데.”

“여기 주소 보내줄게.”


실시간 위치가 현아에게 전달되자 그녀가 곧 저번에 보던 슈퍼카를 타고 나타났다.


“형! 타.”

“그래.”


그들의 옆으로 사이렌을 울리는 경찰차가 지나갔다. 그러자 현아가 은근하게 말했다.


“이 근처에 폭발이 일어났는데 그거 형이 한 거 아니야?”

“난 아니고, 어떤 이상한 조폭 놈. 그나저나, 나 얼굴 팔렸다.”

“웬 얼굴?”

“조폭 놈을 제압하는 도중에 카페에 있던 사람들이 내 얼굴을 다 봤어. AR렌즈가 있으니 다들 기록해둘 테고.”

“그건 약간 걱정이네. 어차피 AR렌즈를 빼앗아봤자 소용없지. CCTV도 그렇고.”


현대사회에서 범죄는 쉬운 일이 아니다. 기록 매체가 AR렌즈가 된 이상 눈으로 보기만 해도 주변의 상황을 녹화할 수 있으므로 온 세상은 걸어 다니는 CCTV투성이다. 더군다나 초고화질의 CCTV는 도로마다 있다.


“그건 내가 나중에 알아서 할게. 일단 서울에 있는 우리 본가로 가자. 알려줄 일이 좀 많거든.”

“본가?”

“부산에서는 나 혼자 살았고.”


도착한 곳은 한남동의 한 대형 저택이었다. 재현은 입을 벌렸다. 대한민국에서도 유명한 회사의 회장들이나 이런 부촌에 저택을 짓고 산다. 아까 전 거한의 카리스마에도 별 반응 없던 그는 이 저택에 압도되었다.


“대단하네. 정말 부자구나, 너희 집.”

“아, 여긴 별장 수준이야. 진짜 큰 집은 평양에 있어. 엄청 커서 보기만 해도 놀랄걸?”

“통일 이후에 평양에 집 짓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그래. 부지가 좋은 데가 많거든. 으리으리하게 지어놨어.”


재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도 먹고 살만큼의 부는 가지고 있었지만, 이곳은 비교가 안 된다. 최신형 스포츠카를 아빠가 선물해줬다고 했을 때부터 알아봐야 했는데.


“대체 너희 집 뭐 하는 데냐.”

“좀 있다가 가르쳐줄게.”


안에서 집사가 마중을 나왔다. 정장을 입은 중년인이었는데 눈매가 굉장히 인상 깊다. 재현은 그와 동시에 주변에서 시선을 느꼈다. ‘초직감’이 주변의 온갖 적들을 감지했다. 대체 몇 명이나 되는 경호원이 있는지 모르겠다. 먼 곳에서 사선이 보이기도 했다. 저격수다.


“오셨습니까 아가씨.”

“유실장님. 아빠랑 만날 거니까, 준비해줘요.”

“예, 기별을 넣도록 하겠습니다.”


저택 안쪽으로 들어갔다. 주변의 공간은 하나같이 세련됐고 번쩍번쩍했다. 이런 고급 주택에 방문해본 적이 한 번도 없던 재현은 괜히 긴장하게 됐다. 몬스터를 때려잡는 것보다 지금이 더 긴장된다. 처음 만난 주현아의 아버지는 기사를 보면 누구나 알 법한 사람이었다.


“그래, 자네가 최재현이라고? 반갑네. 난 주천성이라고 하네.”


신성 그룹 회장 주천성. 보면 한 번에 알 수 있는, 이 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사람. 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거대재벌그룹 총수다. 통일 이후에 재벌들의 파워가 수십 배는 막강해진 지금은, 그가 손가락 하나만 까닥해도 대통령이 와서 구둣발을 핥아야 한다.


“예. 최재현입니다.”


재현은 약간 긴장한 채 그와 악수했다. 살아생전 이 나라의 실세를 만나게 될 줄이라고 누가 알았겠는가. 재현은 손가락 하나만 까닥하면 무능력자인 주천성을 없애버릴 수 있지만, 그 이후 재현이 이 세상에서 살아갈 방법은 없다. 왜냐면, 신성그룹은 사회 전반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몇십 년 전보다 더욱.


“자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초능력자라지?”

“그건 잘 모르겠군요. 능력이라는 것이 항상 유리하진 않으니까요.”

“허허. 겸손은, 자네가 운명의 조각 1위라는 것을 알고 있네. 2위는 아마도 미국에 있는 능력자들일 테지.”


재현의 긴장은 점점 풀려갔다. 주천성은 고압적인 인간일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인간적인 반응이다.


“예.”

“자네와는 항상 이야기 하고 싶었네. 현아가 자네를 얼마나 자랑하는지 말이야. 이 애가 매일 게임만 한다고 구박했던 나를 반성하게 했네. 정말 대단해.”

“제게 무언가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아니, 자네와는 그냥 이야기만 할 걸세. 친분을 다지자는 거지.”


그 뒤로는 붙잡혀서 술을 먹었다. 어째서인지 주천성은 친구네 아버지 같은 포지션을 고수했다. 이게 사람을 다루는 고도의 방법이라면 그의 의도는 성공했다. 재현이 그에게 약간의 호감을 느끼게 했으니까. 계속 잡담하면서 술을 먹다가 자리를 파했다. 오늘은 이곳에서 자기로 했다.


주천성이 일 때문에 다른 곳에 나가자 재현은 현아를 노려봤다.


“너, 여태까지 날 속이고 있었어?”

“그러려던 건 아닌데 정말 미안해.”

“후······.”


이러면 또 계획이 이상해진다. 주현아가 주천성의 딸일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여긴 왜 데리고 온 거야?”

“일단 아버지를 소개해주고, 형의 계획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려고.”

“내 계획?”

“맡겨두고 간 거.”

“그렇군···.”


재현은 그녀와 계획에 대해서 공유했다. 연맹원들과 제약을 거는 것 이외에도 이 세계의 질서를 개편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에 관한 거다. 맨 처음 계획을 듣고 감화된 현아는 그와 함께하기로 했다. 이 한 달 동안 현아는 그녀 나름대로 재현의 계획을 실천해왔다.


“일단 아버지를 설득했어. 초능력자들을 강제로 억압하는 것 말고 미국을 따라 하게끔 말이야. 그쪽은 정리를 잘하잖아. 개선된 제도가 있으면 받아들이는 게 좋고.”

“그래 맞아.”

“며칠 전에 열렸던 ‘포탈’ 때문에 지금 골치 아픈 상황이긴 한데, 일단 다른 연맹원들과는 모두 이야기를 끝냈어. ‘제약’도 걸었고”


그녀가 가진 계약술로 연맹원들과의 관계를 더욱 굳혔다. 이 제약은 노예계약 같은 것은 아니었다. 인간이 가진 가치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우선순위를 지키는 선에서 연맹을 배신할 수 없게끔 계약했다. 연맹을 배신하는 순간 페널티를 입는 특수한 계약으로 최종적으로 죽을 수도 있는 계약이었다.


“숨겨진 계약은?”

“했어.”


그들이 맺은 계약안에 알아채기 어려운 ‘숨겨진 계약’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최후의 보루에서 사용하는 거니까 웬만해서는 쓸 일이 없을 거다.


“나한테도 걸어.”

“괜찮겠어?”

“나만 빠질 수는 없지. 그리고 어차피 나는 혈혈단신이야.”

“좋아.”


손등에 연맹의 징표를 띄우자 현아가 손등에 손을 얹고 눈을 감았다. 계약 내용이 재현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숨겨진 계약도 인지했다. 그리고 받아들였다.


작가의말

이상한부분 있으면 지적해주세요



조현아 이름이 특정 모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문제로 인해 성만 수정합니다


-> 주현아, 주천성


조씨는 전부 주씨로 바뀌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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