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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스
작품등록일 :
2018.01.06 02:36
최근연재일 :
2018.02.1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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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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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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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외전] D.D의 즐거운 감시생활(2)

DUMMY

저널 1. : 두 남자가 한 장소에 고립되었다. 밖에는 적을 오염시키는 괴물들이 득실거린다.


“미세픽 시스템이야······.”

“잠깐 지금 생각해보니 이더데인 오리진의 카운트가 끝나고 나서 인트라넷 연결이 끊겼지.”


제임스가 드디어 연관성을 깨달았다. 오리진의 카운트가 끝나자마자 이 일이 시작된 것일까? 너무 공교로운 우연이었지만 미세픽 시스템이 듀나블에게 드러나는 것을 보고 제임스는 신빙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 뒤에는 듀나블이 어려져 있었다. 어이없다는 듯이 제임스는 듀나블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점점 고립되었다. 밖으로 나가려고 해도 좀비들이 쫙 깔렸다.


이후 그들은 관제실에 남아있는 음식과 경비실에서 가져온 음식으로 연명했다. 예전처럼 먹을 수는 없었기에 최대한 줄였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좀비들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거였다. 적은 엄청나게 많고 샷건은 하나뿐이었으니까. 가끔 듀나블이 밖에 나가서 상황을 살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기가 막히게 눈치챈 놈들이 달려왔다.


며칠 뒤에 변화가 있었다. 일단 제임스가 듀나블이 가져온 ‘연구복’으로 미세픽으로 각성이 성공했다. 뭐가 징조일지 몰라서 닥치는 대로 가져온 결과였다. 제임스가 연구복을 입고 어려진 채 낄낄댔다. 그리고 그들의 변화처럼, 바깥에 있는 괴물들도 변화가 있었다.


바깥의 좀비들은 점점 변화했다. 밖으로 나갈 생각은 일절 안 하고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하더니 종래에는 일반 좀비들은 더 볼 수 없게 되었다. 나머지는 다 ‘네임드’라고 불릴만한 정예등급 괴물들이 되었다. 그동안 제임스는 그 괴물들을 격리 감금하는 데 중점을 뒀다. 블록으로 나뉜 기획 구역을 해킹해서 격벽을 내리는 식으로 통로의 안전을 확보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을 때쯤, 그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괴물들의 이동 경로 뒤에 격벽을 내려서 괴물 대부분을 가두는 것에 성공했던 거다. 몇몇 괴물들은 격리할 수 없는 곳이나 CCTV에는 보이지 않는 장소에 있겠지만 괴물이 득실거리던 초창기에 비하면 많이 숫자가 줄어들었다. 많은 좀비가 서로 잡아먹어서 줄어들었던 것.


그 괴물들은 우리에 갇힌 것처럼 하나하나 가뒀다. 갇힌 괴물들은 더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은 곧 탈출 준비를 했다. 듀나블은 평소에 밖에 나와서 전투를 벌인 덕에 신체 스탯이 굉장히 높았지만, 제임스는 안에서 있었기 때문에 그는 스탯이 낮았다. 하지만 둘 다 살은 엄청나게 빠졌다. 남은 음식으로 연명하려고 자주 굶었기 때문.


“좋아. 나갈 준비 됐지?”

“그래.”


제임스는 마지막으로 CCTV를 체크하고는 문을 나섰다. 그는 권총을 쥐고 있었다. 직선거리의 모든 괴물은 격리했다. 이제 탈출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이상한지······. 기묘한 불안감을 던져버리고 제임스는 듀나블을 따라 이동하기로 했다.


그들은 순조롭게 움직였다. 가끔 격리된 구역에서 끔찍한 비명이 들려왔지만, 괴물들은 그들을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한다.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기 때문에 그들은 계단으로 1층 출구로 향했다. 그리고 그들은 계단으로 올라가자마자 끔찍한 공포를 맛봐야 했다.


1층은 또 다른 ‘지하’였다. 마치 그들의 회사 지하로 입장했을 때 딱 그 구조와 같았다.


“이건···.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


마치 거울의 대칭처럼, 데칼코마니처럼, 그들이 나온 출구는 입구가 되어있었다. 어디선가 비명이 들려왔다. 몸 안의 고통을 쥐어짜 끊임없이 내뱉는 절규. 지옥의 악마나 지를법한 끔찍한 소리였다.


“뒤로 돌아가자.”

“그래. 다시 되돌아가는 게 낫겠어.”

“음!? 잠깐!”


뒤에서도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듀나블은 ‘격리’되지 않은 놈이 몇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하필이면 지금 타이밍에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꺽다리에, 얼굴은 광대의 분장을 하고 다니는 기괴한 괴물이었다. 팔 대신 촉수가 흐느적거렸는데 저 촉수로 찌르면 두꺼운 강철도 부서졌다.


“뛰어!”

“하지만”

“뒤로 못가! 저놈은 진짜 괴물이야.”


앞에서 좀비들이 쫓아오고 있었다. 이놈들은 아직 ‘합쳐지기’ 전의 괴물들이었다. 그리고,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데스크 여직원. 그녀가 어떤 좀비에게 뜯어먹히는 것을 봤다. 어찌 된 일인지 시간을 거슬러온 것만 같다. 이곳은 거울처럼 대칭되어 있어서 지하의 구조는 정반대였다. 그래서 그들은 길을 잠깐 헤맸다.


듀나블은 정면에서 다가오는 좀비들의 머리에 샷건을 한발씩 박았다. 머리가 없어지면 시각이랑 촉각 같은 감지 기관이 사라지기 때문에 놈들은 균형도 잡지 못하고 여기저기 처박혔다. 뒤에서 쫓아오는 광대 놈을 따돌리고 관제실로 향했다.


“제임스! 어서 빨리!”


제임스는 미친 듯이 뛰었다. 하지만 그는 듀나블과는 달리 안전한 관제실 안에서 정보만 탐색했었다. 그래서 속도 스탯이 낮았다. 그 결과, 듀나블이 미친 듯이 쏴대는 총알을 뚫고 들어온 좀비들에게 물렸다.


“으, 으아아악!”

“제임스!!!!!!”


듀나블이 샷건으로 제임스에게 달라붙은 좀비들을 쏴버렸지만, 숫자가 워낙 많았다. 그는 개머리판을 휘둘러 다가오는 좀비의 머리를 박살 내고는 달려서 관제실로 갔다. 두꺼운 입구가 열리는 동안 그는 다가오는 좀비들의 대가리를 쏴버려야 했다.


그리고, 좀비가 된 제임스의 죽은 물고기 같은 눈도 봤다. 끝까지 쫓아온 제임스가 달려들자 듀나블은 그의 머리를 후려쳤다. 도저히 그를 쏠 수가 없었다. 다른 좀비들은 정리했지만, 제임스만큼은 쏠 수가 없었다.


“젠장. 제임스!”


달려드는 그의 팔뚝을 꺾었다. 다시 무릎 관절을 걷어찼다. 너덜너덜해져서 완전히 움직이지도 못한 제임스가 계속 달려들자 그는 제임스의 어깨를 잡아서 멀리 내팽개쳤다. 그 과정에서 제임스가 입던 연구복을 빼앗았다.


관제실의 두꺼운 문을 닫고서 듀나블은 벽에 머리를 박았다. 제임스를 잃었다.


“으아아아아아아!”


그는 울부짖었다. 벽에 머리를 박자 두꺼운 문을 사이에 두고 좀비들이 와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좀비들도 밉고, 이 상황이 오게 된 병신 같은 세계도 미웠다. 그러나 더욱 미운 것은 그 자신이었다. 그가 조금 더 제임스를 잘 지켜야만 했다.


여기에는 그들이 예전에 먹던 음식들이 고스란히 있었다. 그의 분노와 절망과는 다르게 멀쩡한 관제실 내부를 보고 그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끝없는 자신감은 끝없이 추락했다.


듀나블의 자신감은 제임스가 있었기 때문에 있던 것이다. 그는 언제나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됐다. 지금도, 보라.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밖의 괴물들은 이제 곧 합쳐져서 끔찍하고 커다란 네임드 좀비들로 변해버리겠지. 하지만 그는 막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제임스도 거기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독한 공포에 잡아먹혔다. 미세픽? 저널? 그딴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죽고 싶지 않았다. 친우의 죽음은 듀나블을 끝없는 공포와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점점 미쳐갔다. 밖에 나가서 그 괴물들과 대적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로 했다. 개머리판을 접고 최대한 팔을 뻗어서 자신의 턱에 샷건을 가져갔다.


괴물이 되어서 죽느니 명예롭게 죽음을 맞이하자.


듀나블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어떻게든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지만, 손가락 끝으로 하려니 힘이 모자랐다. 아니다, 사실 핑계였다. 그는 죽음을 유보했다. 눈앞에 비치는 유리 사이로 보이는 정밀 화합물을 만드는 AI들을 바라보았다. 그 기기들은 사람들이 죽거나 말거나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앞에 있는 문을 열어서 안으로 들어갔다.


방호복도 없이 들어갔다. 그리고 아예 신사이노드 화합물이 담긴 탱크를 열었다. 안에서 푸른색 거품이 끓어 나와 파란색 기체를 만든다. 신사이노드 화합물은 새로운 세대의 효율적인 에너지 자원으로 여겨지는 화합물이지만 인간에게는 치명적이다. 정제된 이후라면 모를까 아직 정제가 덜된 상태라면 특히 더 그렇다.


그는 기이한 거품에서 나오는 기화 물질을 바라보았다. 그냥 숨 쉬고 있을 뿐인데도 그의 몸이 죽어가는 것처럼 느꼈다. 이윽고 크게 숨을 더 들이마셨을 때쯤 그는 몸을 겨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고통이 그의 몸을 삼켰다. 근육이 정지한다. 죽어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깨어났다.


상쾌한 기분이었다. 그는 화합물을 들이마시고도 살아남았다. 아예 한술 더 떠 신사이노드를 꿀단지 퍼먹듯 퍼먹었지만 죽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해진 기분이 든다! 결국, 더 자살할 수 없자 아예 포기했다. 그리고 점점 들떠갔고 또 미쳐갔다.


남아있는 음식을 까먹으면서 제임스가 입던 가운을 입었다. 흰색 가운은 더럽고 피딱지로 검붉게 변했지만, 듀나블의 머릿속에서 그것은 하얀색이었다.


“으흠.”


듀나블은 해킹 실력이라곤 조금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AR렌즈 안에 남아있던 고전작들을 읽었다. 매일 하루에 하나의 감자칩을 먹었다. 그런데 배가 고프지 않았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데 몸은 점점 근육이 붙었다. 이상하게도, 그는 계속해서 활기찬 기분이 들었고 몸도 점점 더 강인해졌다.


“이 만화는 재밌는데? 낄낄.”


듀나블은 점점 미쳐갔다. 그는 제임스 흉내를 내면서 손가락을 따닥따닥했다. 그에게는 해킹 실력이 없지만, 어째서인지 제임스처럼 해냈다. 그처럼 완벽히 해낸 것은 아니지만 CCTV만큼은 해킹할 수 있었다. 그게 다였다. 회사 내부의 중추적인 부분은 전혀 건드릴 수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좀비들을 구경하는 것뿐이었다.


그는 지겨워서 좀비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기 시작했다.


신사이노드 회사의 사장 ‘헤지우드’가 변한 ‘헤지우드 주니어’. 데스크 여직원이 집어삼킨 괴물들과 통합해서 만들어낸 ‘미스 헐리우드’, 꺽다리에 광대분장을 하고 다니는 ‘미스터리’. 예전에 싸우던 삼두육비의 좀비가 화학물질을 삼켜 만들어낸 ‘컴파운드 마초’······.


그리고 ‘제임스’. 제임스는 놀랍게도 흘러내리는 마그마 같은 살점을 가진 좀비가 되어있었다. 듀나블은 제임스를 보고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그냥 웃길 뿐이었다. 제임스는 죽었다. 어째서인지 팔다리를 작살 낸 제임스가 살아(?)남아서, 그것도 네임드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녹아버리게 되었지!


“제임스! 마그마맨이 되었구만! 제임스의 파워는 어느 정도일까? 낄낄”


듀나블은 제임스를 관측한 그 날 이후로 관제실을 ‘연구실’이라고 불렀다. 이 미친 괴물들을 연구하는 연구실이라고 스스로 이해해버렸다. 그리고 그는 매일 같이 좀비들을 연구했다. 마치 진짜 연구원처럼. 연구복을 입고 말이야. 놈들을 연구하지. 깔깔깔.


“헤지우드 주니어가 미스터리의 대가리를 쪼갰다! 근력 수치는 역시 주니어가 짱이야.”


그는 CCTV로 괴물들의 혈투를 보면서 낄낄대면서 약점과 강점을 파악했다. 마치 투기장을 지켜보는 관중처럼 누군가를 응원하다가도 패배해서 도망치는 괴물을 보고는 측은함이 들기도 했다. 그는 웃기도 했고 울기도 했으며 마지막에는 결국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그 미친 전투를 지켜보는 것도 질렸다.


그는 너무도 심심한 나머지 남아있는 만화들을 살펴봤다. 수십 년 전의 고전 만화가 어째서인지 그의 파일에 들어있었다. 농땡이 부리려고 넣어둔 수많은 자료 중에서 그게 그의 눈에 띈 것은 우연이었지만 곧 그 만화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이너마이트’라는 대사로 시작하는 그 만화는 사이버 데몬이라는 악마를 처치하고 남은 악마들을 썰어 버리는 해병대원의 이야기였다. 매우 마초적인 만화로 혼자서 괴물들을 긁고 갈아버리고 으깨는, 영화로 만들면 B급 영화가 될 것 같은 만화였다. 하지만 듀나블의 머릿속에 그의 엄청난 활약이 눈에 띄었다.


“이, 이 만화는 최고야! 최고!”


듀나블은 만화의 주인공이 되기로 했다. 그래서 매일같이 수련했다. 그는 미쳐있었지만 순수했다. 진짜로 만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매일 갑자칩 하나를 먹고 순수하게 육체를 단련한 결과, 얻은 것은 수백 가지의 스킬과 60 근처에 도달한 신체 관련 스탯 수치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는 한계를 맛보았다. 되었다. 그는 알에서 깨어난 불사조처럼 활활 날아갈 준비가 됐다. 활활 타오를 준비가 되었다. 그는 연구실의 철문을 발로 걷어찼다. 2M나 되는 두께의 문을 발차기 한방으로 박살 낸 그가 외쳤다.


“다이너마이트!”


샷건 한 자루를 든 듀나블은 남은 네임드급 좀비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가 그곳을 빠져나왔을 때, 그는 관제실 앞에 있었다. 그는 무표정하게 길을 걸었다. 데스크 여직원이 지나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꼬마야, 넌 누구니? 연구복은 왜 입고 있어?”

“내가 누구냐고? 난 진짜 사나이!”


듀나블은 무표정하게 걸어나갔다. 마초적인 대사와 다르게 공허한 눈동자를 보고 데스크 여직원은 눈을 깜빡거렸다.


작가의말

외전끝


yyh6074님, 드로우님, 브라키언님, grand파더님 후원 감사합니다! 어디서 온 후원인지 모르겠어서 여기에 남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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