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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스
작품등록일 :
2018.01.06 02:36
최근연재일 :
2018.02.1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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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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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0,371

작성
18.01.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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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589
글자
13쪽

라비린스(7)

DUMMY

그러나 일견 서술했듯이, 아킬름의 기교는 모자란다. 빠른 속도와 강한 힘이 기반인 멧돼지 같은 광폭화 전사다. 떨어진 적에게 주공격 수단은 돌진.


쿵. 쿵. 쿵. 쿵.


거대한 아킬름이 양날 도끼를 들고 달려왔다. 기교가 모자란다고 했지? 재현도 기교 수치가 낮지만, 집중력이 굉장하므로 수치는 오히려 낮은데도 그가 더 준민하게 움직인다. 주사위 보정이 최대치로 터졌을 거다.


아킬름이 그에게 다가오는 바로 그 순간 재현은 그 오크의 팔과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조금이라도 타이밍이 느렸으면 양날 도끼에 몸뚱이가 세 동강이 났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빨랐으면 강철같은 다리에 치여서 트럭에 맞은 것 같은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파고든 그는 아킬름을 뒤돌아보았다.


놈은 너무도 빠른 속도를 주체하지 못했다. 스탯을 하나에 몰빵하게 되면 위험한 것이 바로 저거다. 돌진을 멈추지 못해서 아킬름은 벽까지 달려가서 처박았다. 그를 향해 고열의 광선이 발사되었다. 이 광선은 생물체의 물질을 가열시키고 태워버린다.


내구 스탯이 지금의 아킬름보다 높았던 오르슈컴의 두개골도 녹여버린 광선이었다. 다만 조준이 빗나가서 아킬름의 한쪽 팔을 녹여버렸다. 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프리즘 타워의 조준은 힘들어진다. 아주 미세한 각도로 휘기만 해도 다른 곳에 맞춰버릴 테니까.


재현은 눈을 찌푸렸다. 마력을 너무 많이 썼다. 이번 광선은 고출력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특히 더 그렇다. 이번 전투에서 다섯 번을 썼다. 유리로 방벽을 만든 것도 있고 녹스도 여러 번 썼다. 앞으로 두 번, 아니 한 번이 한계다.


마법사가 된 이후, 심상력 수치를 마력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법 무구를 이용해 강제적으로 심상력을 마력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연비가 나쁘다. 10을 투자해서 1을 얻는 정도다. 재현은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고 출력 레이저를 사용하고 나면 정말로 호신용 단검 정도밖에 제작할 수 없게 된다.


듀나블을 완전히 믿을 수 없다. 그러니 재현은 아예 레이저 프리즘 타워를 부숴버렸다. 듀나블이 돌가루와 함께 아래로 툭 떨어졌다. 그리고 재현을 보았다.


“레이저는 더 못 쏩니다. 마력 고갈입니다.”

“뭐야? 그거 밖에 안 돼!?”

“위력이 강하니까요.”

“하긴, 뭐든지 녹여버리던데. 어쨌든 아예 도움이 안 되나?”

“간단한 것은 됩니다. 놈의 움직임을 막는 정도.”

“좋아. 그 정도만 해줘. 마무리는 내가 한다.”


이더데인에서 막타의 개념은 없었다. 경험치는 전투 인원에게 고루 분산된다. 전리품이야 상대방을 뒤져서 나오는 거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다. 재현은 그림자 그물의 강도를 조절했다. 보통의 실이라면 순식간에 찢긴다. 새끼줄 형태로 인장 강도를 높여서 수백 개를 묶는다. 이 실은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마력을 레이저의 10분의 1 정도밖에 안 잡아먹는다.


이 묶어둔 줄 끝에 두 개의 무게추를 만든다. 뭐 하려고? 바로 볼라(bola)를 만들 거다. 재현은 수많은 직업을 플레이하면서 유성추나 구절편같은 기형병기를 사용해봤다. 당연히 그중에 볼라도 있었다. 이누이트들이 주로 사용했다는 볼라는 손잡이를 잡아 추를 잡아당겨 끈을 늘리면서 추를 놓아 가속, 이후 투척하는 무기였다. 원심력을 이용해 추로 휘감는 무기였다.


아킬름이 벽에서 양날 도끼를 빼내서 그들을 향해 포효했다.


“움―카르! 두―카르!”


파괴전차처럼 돌진해오는 아킬름을 보면서 그는 볼라를 집어 던져 놈의 발을 묶었다. 우르슈컴도 한순간 묶어버린 그림자 실이다. 아킬름도 다리가 묶이더니 순식간에 두 다리가 꼬여서 내려앉았다. 그 순간을 정확히 노린 듀나블이 소리쳤다.


“제임스!”


재현은 눈을 깜빡였다. 뜬금없이 왜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건지 모르겠지만 곧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아킬름의 위에, 허공에서 차원문이 열리더니 좀비 한 마리가 떨어졌다. 그러나 보통의 좀비는 아니었다. 정예 등급 좀비다. 그 괴물은 전신의 살점이 녹아내리는 괴기한 괴물이었다. 다시 몸뚱이에서 재생되고 다시 녹아내린다. 단지 아킬름에게 달려들어서 그를 물어버렸을 뿐인데 아킬름의 살점이 타들어 가며 녹아버렸다.


“크아아아아악!”


뜬금없이 소환술? 그리고 좀비의 이름이 제임스냐? 재현은 어이가 없는 것을 느꼈다. 이 인간 대체 정체가 뭔지 궁금했다. 분명 사수 클래스인 줄 알았다. 가지고 다니는 중화기도 그렇고 장탄량을 보니 스킬로 보정 받는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비를 소환해? 미세픽이 되는 과정에서 무슨 미친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도 안 간다.


제임스가 아킬름을 완벽히 처치하자 수십 번의 레벨업 했다는 마스터링 음성이 울렸다. 듀나블이 눈을 기괴하게 치켜뜨고 죽은 아킬름을 내버려 두고 그들을 향해 돌진하는 제임스에게 외쳤다.


“제임스 돌아가!”

“캬오오오오!”


제임스는 손을 뻗으며 듀나블을 향해 발버둥 쳤다. 그러나 강제로 차원문에 끌려들어 가더니 다시 차원문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 종잡을 수 없는 주인과 소환수였다. 듀나블이 재현을 보면서 윙크를 했다.


“놀랐지?”

“······.”


재현은 말을 잃었다.


그 이후 그들은 자원을 분배하기로 했다. 아킬름에게서는 여러 장비가 나왔다. 가장 특징적이었던 양날 도끼 두 자루는 한 세트로 묶여 있었다.


[두 자루의 양날 도끼 ‘피먹이 우르―둠’]

등급 : 유일

12구역 하이로드에게 전해 내려오는 물건. 사용 시 힘 수치만큼 속도를 올려준다. 힘 50 이상 사용 가능.


아이템 설명은 저게 다였다. 하지만 굉장히 사기적인 물건이었다. 이 물건은 링사크보다 더 좋은 물건이다. 힘만큼 속도를 뻥튀기할 수 있다면 힘을 미친 듯이 올린 전사 클래스의 사람들이 환장하고 달려들 거다. 두 번째 아이템.


[1층 전역 지도.]

등급 : 희귀

1구역부터 13구역까지 지도가 그려져 있다. 언어번역 1급부터 완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세 번째 아이템도 있다.


[아브힐람의 목걸이]

등급 : 희귀

내구 수치를 10 증가시켜주는 강화형 목걸이. 전투 도중에는 20 증가한다. ‘직립보행형’ 전용.


기이할 정도로 높던 아킬름의 세 번째 스탯인 내구. 63의 수치였지만 이 목걸이로 인해 20을 보정 받았다. 아마 다른 버프도 걸려 있었을 거다. 1차 직업인 사제의 내구도는 아무리 수련해도 40을 넘기기 어렵다.


다른 아이템은 천 조각이었다. 아킬름의 사제복은 전투 도중 너덜너덜해졌기 때문에 아이템으로의 가치를 상실했다. 부츠나 장갑도 그랬다. 딱히 마법이 걸려 있지 않은 일반 등급의 아이템이라서 별 관심이 없었다. 다만 오크 기사들의 건블레이드는 일반 등급의 무기였지만 꽤 효용성이 있었다. 나중에 팔던가 중요한 순간에 사용할 만하다.


보통 파티 플레이라면 분배를 정확히 할 테지만 그들은 얼떨결에 만나서 같이 싸우게 된 사이였다. 그래서 시스템이 지원하는 룰렛 기능을 이용했다. 하나는 유일 등급 양날 도끼. 다른 하나는 그 외 모든 아이템. 재현은 룰렛을 돌린 결과 그 외 모든 아이템 쪽에 당첨되었다.


“뭐, 결과는 결과니까. 이건 내가 가져간다고 레이져맨.”

“그래. 지도와 목걸이, 그리고 나머지 물건은 내게.”


재현은 둘 다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유일 등급 양날 도끼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그가 사용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목걸이는 다르다. 착용이 가능하지. 내구 20이면 큰 수치다.


가치는 저 쌍도끼가 훨씬 높을 거다. 뭐, 재현은 예전에 얻은 건랜스도 있고 이번 전투의 전리품으로 오크 기사들의 건블레이드를 습득했기 때문에 만족했다. 듀나블도 만족하는 걸 보니 얼추 비슷비슷한 분배다. 그들은 잠깐의 휴식을 하기로 했다. 격렬한 전투였으니 다들 지쳐 있다.


재현은 전투를 고찰했다. 이전 전투. 매복에 걸렸지만 그들의 힘으로 무사히 이겨냈다. 의문인 것은 아킬름이 왜 버프를 먼저 걸고 시작하지 않았냐는 거였다. 그러나 금세 풀렸다. 중첩 가능한 버프지만 제한 시간이 짧은 거다. 첫 번째 버프와 마지막 중첩까지의 버프 동안 지속시간이 짧아서 전투가 시작한 이후에 버프를 건 것이다. 최대치의 스탯 보정을 받기 위해서다. 아니면 굳이 전투 시작한 이후에 버프를 걸 리가 없지.


그는 지도를 꺼내 들었다. 레벨을 확인할까?


[스테이터스]

이름 : 최재현

레벨 : 36.

나이 : 18.

직업 : 마법사.


힘 : 26

속도 : 45

기교 : 34

내구 : 31

심상 : 67

의지 : 36

마력 : 57

신앙 : 낮음



스탯이 작지만 준수하게 올랐다. 격렬한 전투를 여러 번 거친 결과다. 레벨은 그다지 많이 오르지 않았는데 이건 그가 가진 권능 씨앗이 경험치를 90%나 가져갔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지.


새로 생긴 스킬도 두 개 있다. [전투집중], [기민한 반사신경]. 둘 다 패시브로 집중력 강화와 전투시에 속도 주사위 확률을 소폭 올려주는 기민한 반사신경이다. 이 주사위 보정이라는 것이, 최소치가 나와도 행동이 실패하지는 않지만, 보너스가 없으므로 확률 증가는 괜찮은 기술이다.


그리고 기가 막히는 건 아직도 단검술이 생기지 않았다는 사실. 그간 단검으로 전투한 적이 없어서 그렇다. 언제 한번 날 잡고 무기술 노가다를 해야겠다.


지금 그가 가진 기술은 [초직감], [신안], [2급 언어번역], [가벼운 몸놀림], [수영], [전투집중], [기민한 반사신경]이다. 그의 생각에, 앞으로 정신력을 조금만 더 혹사하면 마력 관련 패시브가 나올 것 같았다. 심상 수치는 마력을 대신하기에는 그렇지만 마력효율을 증가시켜준다. 워낙 높은 심상 수치 때문에 어려움을 덜 겪어서인지 패시브가 아직 없다.


그리고 기술을 확인하는 도중에 자신이 2번째 질료를 열었다는 것을 알았다.


빛의 질료 ‘가루’, 어둠의 질료 ‘액체’다.


앉아서 쉬면서 그는 손을 들었다. 그의 손바닥에서 베이비 파우더처럼 부드러운 가루들이 솟아올랐다. 하얀색에, 은은하게 빛을 내고 있다. 가루. 이 가루를 제대로 사용할 방법을 찾아야겠다. 그리고 다른 손을 들었다. 손바닥에서 검은색 액체가 솟아났다. 이건 꽤 직관적이다. 점성을 증가시키거나 액체와 실 모양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루를 이용한 기술만 생각하면 되겠군.


다음 질료는 빛의 ‘바늘’ 어둠의 ‘금속’이다. 금속은 이해하겠는데 바늘은 뭐지? 재현은 고민하다가 지도를 살폈다. 새로 얻은 지도에서 나가는 길을 발견했다. 그가 듀나블에게 지도를 보여줬다. 그들의 위치가 표기되고 있으므로 계단을 찾기는 쉬웠다.


“이 보스방으로 나가서 오른쪽으로 두 블록 가다 보면 올라가는 계단이 나와.”

“오, 당연히 올라가는 게 좋지. 같이 갈 텐가?”

“난 1구역으로 간다. 이 안에 정예가 있어 보여.”


1구역을 중심으로 2구역부터 13구역까지 빙그르르 도는 구조로 되어있었다. 그래서 누구든 1구역으로 들어갈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듀나블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오크는 별로야, 난 새로운 몹들을 잡으러 가야겠어. 잘 있으라고 레이저맨.”


서로 끈끈한 유대감을 가진 것도 아니었으니 여기서 듀나블과 가볍게 작별했다. 어차피 2층에 먼저 올라가도 선점 효과뿐이다. 처음이라고 특수한 보상을 주지는 않는다. 듀나블과 다르게 재현이 1층에 남은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후에 그는 신안을 발동했다. 뭐든지 꿰뚫어 보는 진리의 눈. 지도의 안쪽에 의문스러운 공간이 존재한다. 바로 블록 안쪽. 이 오크들의 미궁은 블록 단위로 기획되어 있다. 그런데 블록 안쪽이 전부 꽉 차 있는 공간은 아니다. 빈 곳이 여럿 있다. 그들이 12구역 보스룸에 들어왔던 것처럼 공간들이 있다. 재현이 찾는 것은 바로 그 공간들이었다.


그리고 신안을 통해서 내려다보는 지도 속에서 연약한 벽들을 발견했다. 속이 꽉 찬 두꺼운 벽과는 달리 공간이 남는 연약한 벽들이 있다. 그리고 그 벽은 1구역에 집중되어 있다. 왜일까? 궁금해지는군.


작가의말

좀 고민입니다.  미세픽 쓰면서 환생버스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두 글을 동시에 쓰는건 미친짓인것 같기도하고 괜히 몸상하지말고 하나만 쓰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이는데 미친척하고 글 두개 동시에 써보고 싶기도하고(풍부한 금전적효과!) 싱숭맹숭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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