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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스
작품등록일 :
2018.01.06 02:36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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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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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71

작성
18.01.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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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38
추천
555
글자
12쪽

라비린스(2)

DUMMY

녹색과 파란색이 물과 기름처럼 섞여 있는 신비로운 불빛이었다. 재현이 불빛에 손을 가져다 대자 음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신도여. 그대, 이 어두운 세상에서 날 선택해준 것에 감사한다. 그러나 신도여, 나는 잊힌 자. 그대에게 신전을 제공해줄 수 없으며 그대의 불신도 막을 수 없다. 나는 딱 한 가지 권능을 주겠으니, 그것이 바로 세계가 될 수 있는 씨앗이리라. 이 씨앗을 키우며 섬김을 받아라.]


[권능 - 세계를 습득하셨습니다.]


“인터페이스”


[스테이터스]

이름 : 최재현

레벨 : 30.

나이 : 18.

직업 : 마법사.


힘 : 25

속도 : 45

기교 : 30

내구 : 30

심상 : 65

의지 : 35

마력 : 55

신앙 : 낮음


신앙 수치가 추가되어있었다. 신앙 스탯은 성직자가 배우는 것이었지만 이곳에서는 자동으로 생기는 듯했으며 그 수치도 낮음같이 측정되지 않았다.


권능

- 세계(S) : 세계의 신이 준 첫 번째이자 마지막 권능. 세계의 씨앗을 받아서 키울 수 있다. 「씨앗 성장도 - 10%」


“뭐야 설명이 이게 다야?”


권능 종류는 특수 스킬로 취급했지만, 설명이 이렇게 적은 것은 처음이다. 이런 종류의 스킬들이 있었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스킬들이었다. 겪어봐야 아는 스킬들이 몇몇 있었다. 재현은 자신의 앞에 있는 이 신비로운 불빛을 오른손에 쥐었다. 불빛은 자세히 보니 구슬 모양이었다. 재현은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정신이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머리 위로 거대한 별 무리가 보였다. 우주의 일폭을 보는 듯했다. 서 있는 땅이 보드라운 모래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늘이 없다. 하늘이 없다는 것은 대기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재현은 숨을 쉴 수 있었다. 재현은 이게 일종의 권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의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이 행성 위의 끝없는 모래사장이었고 하늘은 없었으며 오직 검은 배경에 반딧불처럼 빛나는 우주의 항성들뿐이었다.


정신만 빨려 들어온 탓인지 알몸이었지만 자신이 옷을 입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대로 옷이 생겨났다. 이 세계는 재현이 가질 수 있는 세계였다. 지금의 행성은 굉장히 작았지만 이건 재현이 키울 수 있는 거대한 세계의 일면에 불과했다.


재현의 앞에 한 존재가 나타났다. 재현이 보았던 그 구슬과도 같은 빛을 뿜는 존재였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양옆에 날개가 있는 것이리라.



아름다운 나비의 무늬 중에서도 특출나게 아름다운 나비 무늬를 묘간하여 양각했다. 매우 섬세하게 새겨져 있었다. 다색의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그 빛의 구는 재현에게 다가와 말했다. 아니 말했다기보다는 텍스트를 전달했다고 보는 게 더 맞는 표현이리라.


「세계 구축도 10%. 지름 500Km, 형태 : 완전한 구형, 지표면 구성성분 : 다량의 모래, 가지고 있는 에너지 총량 : 10exp. 자원 : 없음.」


요정인 줄 알았는데 컴퓨터 같은 느낌이었다. 지름 500km면 소행성 정도의 크기였다. 재현은 에너지 총량에 주목했다.


“에너지 총량이 뭐지?”


「씨앗의 사용자가 적립해둔 경험치를 뜻한다. 획득에서 제외하는 비율은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다. 현재 경험치 적립 비율은 사용자가 9 씨앗이 1이다. 에너지를 사용하여 씨앗을 키울 수 있다. 씨앗이 성장하면 행성의 크기가 커지고 테라포밍할 수 있다.」


“이건······. 행성 키우기인가? 씨앗이 바로 행성이라는 의미지? 그걸 키우면 어떤 효과가 있어?”


「예측불가. 다양한 가능성 존재. 행성에서 에너지를 사용해 자원을 공급받거나, 정신적인 무언가를 전달받을 수 있다. 궁극적 목표, 사용자는 한 세계의 신이 된다.」


“······!”


씨앗으로 불리는 이 소행성을 키워서 대기를 만들고 세계를 만든다. 그리고 에너지를 사용해 자원을 공급받는다고? 이건 재현의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였다. 지금 가지고 있는 미세픽으로써의 힘도 굉장한데,


“너무 밸런스가 안 맞잖아? 내가 경험치로 이 행성에 자원을 심은 다음에 다시 경험치로 캐 가면 나는 자원을 무한정 받을 수 있는 것 아니야?”


「에너지 총량의 오류. 사용자는 현재 정신체인 상태이다. 정신체가 물질적인 재료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정신체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존재는 사용자를 볼 수도 감지할 수도 없다.」


“그렇군. 나는 그냥 정신으로만 이루어진 상태라 이 말이군.”


재현은 생각하다가 곧 비슷한 개념을 떠올렸다. 여긴 ‘나만의 공상세계’다. 이렇게 생생한데도 일종의 공상세계로 취급하는 듯했다. 정신체이기 때문에 정신적인 무언가를 가져가기는 쉽지만, 물질적인 무언가를 가져가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네 이름은 뭐야?”


「이름 : 없음.」


“흠. 앞으로 넌 프라임이라고 부르겠어.”


「이름 : 프라임. 설정완료.」


이 세계의 첫 번째 존재. Prime. 재현은 이름을 짓고 난 뒤 더는 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는 다시 정신을 집중했다. 들어왔던 방법을 그대로 사용해서 곧 다시 되돌아왔다. 눈앞은 이제 미미한 불빛도 없으며 단지 어둠으로 이루어진 차갑고 으슬으슬한 통로일 뿐이었다. 재현은 인터페이스를 열었다. 튜토리얼처럼 불친절하지만, 이전과는 다를 거다.


“미세픽 시스템”


[미세픽]


초명 : 준비하는 다재다능의 능력자.

진명 : 빛과 어둠의 솔라녹스.

난이도 : insane

에피소드 : 1.


저널 1. 커다란 흐름 속에 수많은 미세픽들이 던져졌다. 이곳은 미궁 1층.


“에피소드 1?”


에피소드. 어떤 스토리를 말한다. 이 에피소드는 각자의 구조로 완결이 될 수도 있으며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적 스토리라인을 말하기도 한다. 저널이 완전히 초기화되어있다. 하지만 재현의 눈에 제일 걸리는 것이 있었다.


“난이도가 인세인?”


insane. 제정신이 아닌 난이도를 말한다. 이 미치광이 급 난이도란 이전 이미테이션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최고 난이도가 우버 5, hell이었으니 이건 다음 단계인 우버 6일 것이다.


“하? 설마 다른 사람도?”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뭔가 아니다. 모두 다 난이도가 미치광이급 일 리가 없다. 재현이 이런 난이도를 갖게 된 것은 그가 가진 능력치 때문일지도 몰랐다. 다른 연맹원들의 능력치를 보니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모든 스탯치가 30~40 언저리인 상태. 현아도 그 언저리였다.


그에 비해 자신의 스탯은 상당히 높았다. 가장 높은 스탯인 심상 능력치가 60을 초과했으니, 이건 어지간한 중견 플레이어의 능력치와 같았다. 거기다 시작부터 외신을 택해서 권능을 얻었으니 난이도가 이런 것일 수도······.


여기까지는 추측이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재현은 살아남아야 한다.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먼저다.


“우버5에서는 최상급 난이도의 몬스터와 특수능력을 가진 희귀급 몬스터가 다량으로 등장하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평범한 곰이 초능력을 사용한다거나, 말벌이 질병 마법을 사용하는 등 괴랄 한 난이도다. 그것보다 한 단계 더 높다니······. 하지만 완전히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난이도를 극복하게 되면 그만큼 경험치를 많이 주기 때문. 재현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예전에 사용하던 롱 소드와 리볼버가 들어있었다. 탄약 박스도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인벤토리 맨 뒤쪽에 놓여있는 것들이 보였다.


“카드를 까야지.”


완전히 잊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원래 계획이라면 현실 세계에서 조금 더 체류하다가 알아볼 작정이었지만 지금 강제로 빨려 들어오게 된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사용해야 한다.


푸른색 테의 황금 카드는 희귀 이벤트 카드. 푸른색 테의 붉은 카드는 희귀 마법 카드다.


테는 등급을 뜻하고 황금 카드는 이벤트카드 붉은 카드는 마법 카드 보라색 카드는 장비 카드다.


장비 카드는 미션 도중에 얻었던 물건을 타인과 거래할 수 있게 담을 수 있는 카드다. 희귀 장비 카드는 희귀 등급까지의 장비를 담을 수 있다.


마법 카드는 담겨 있는 채로 나온다. 이벤트 카드는 열기 전까지 알 수 없다.


“무슨 마법이지?”


재현은 마법 카드를 열었다. 적혀 있는 것은 ‘화염 폭풍’. 희귀 등급의 마법 카드니 고등급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았다. 횟수는 한 번뿐이다.


“이게 필요할까?”


재현은 고개를 갸웃했다. 어차피 광역 공격이야 재현이 조금만 더 상상력을 발휘하면 어떻게든 만들어낼 수 있지만, 화염 폭풍 한번 쓰겠다고 카드를 날려버리는 게 비효율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 카드를 현실에 되돌아가서 팔아버리는 쪽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재현은 인벤토리에 희귀 마법 카드를 꽂아 넣었다. 마찬가지로 아직 담을 것이 없으니 희귀 장비 카드도 담아 넣는다.


“남은 건 이건데.”


희귀 이벤트 카드. 열기 전까지는 뭐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다. 고민하던 재현은 결국 그것도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일단 집어넣자.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 안전할 때 해두는 게 좋지.”


결국, 세 가지 물품 다 쓸모가 없어졌다. 특별한 카드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아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재현은 롱소드와 리볼버를 각각 손에 쥐고 천천히 움직였다. 예전에는 두 물건이 묵직했었지만, 지금은 깃털처럼 가벼웠다. 향상된 힘 수치가 근력을 바로잡아준다.


뚜벅. 뚜벅.


주변은 기괴한 장식들이 새겨져 있지만 기묘하게도 고풍스러웠다. 재현은 걸으면서 아쉬움을 느꼈다. 그는 지금 단화를 신고 있었다. 운동화나 이더데인 내부의 신발이었다면 더 괜찮았을 텐데. 다른 장비도 그렇다. 신경 쓰고 입고 온 옷들이었지만 외모에만 도움이 되지 전투에 들어가면 방어력 따윈 없는 그냥 천 조각에 불과했다.


‘하. 갑자기 빨려 들어오다니’


속으로 투덜거려봤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현실에서의 모든 계획이 헝클어졌다. 현아가 잘해줘야 할 텐데.


스슥.


재현은 발걸음을 멈췄다. 그의 감각에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 마치 무언가 스치는 소리였지만 재현은 단번에 알아챘다. 복도가 갈라지면서 사방으로 나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오른편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재현은 코너를 등 뒤로 삼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었다. 불빛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재현은 그가 들었던 소리가 횃불이 타오르면서 나는 소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심스레 롱소드를 들었다. 롱소드에는 비반사 처리가 되어있지 않아서 불빛을 고스란히 반사했다. 오래 보고 있으면 들킬 것이 뻔하므로 댔다가 확인하고는 곧바로 뺐다.


오크다. 신안으로 확인해볼 틈이 없었지만 최고 난이도의 오크다. 초반부터 직업이 하나씩 있을 거다.


“취 ̄익?”


익숙한 콧소리가 들렸다. 이 소리는 보통 회색 오크라고 불리는 던전 오크들이다. 브라운 오크들과는 다르게 코의 안쪽이 짧아서 숨을 거칠게 쉬면 취익이라는 소리가 난다. 소리를 보니 놈들이 알아챈 듯싶었다. 잠깐 칼을 내밀었을 뿐인데 알아채다니 감지력이 뛰어난 녀석들이었다.


“뭔가 있다! 전투태세!”

“움 ̄카르! 두 ̄카르!”


철그락. 철그락.


목소리를 들어보니 다섯 이상이다. 전체적으로 진형훈련을 받았는지 발걸음 소리가 일정하다. 재현은 생각했다. 이 통로 자체는 좁지 않다. 잘못하면 다섯 명 모두에게 공격받을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길이다. 재현은 리볼버를 집어넣고 녹스를 왼손에 쥐었다. 그리고 쥔 손가락으로 벽과 벽 사이를 그었다.


작가의말

카드가 궁금하신분들이 계신데 쪼께 뒤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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