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퀵바


표지

독점 미세픽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연재 주기
이르스
작품등록일 :
2018.01.06 02:36
최근연재일 :
2018.02.17 07:48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853,505
추천수 :
29,687
글자수 :
260,371

작성
18.01.20 11:00
조회
16,439
추천
611
글자
13쪽

현실적응(2)

DUMMY

‘#튜토리얼’


재현의 직감이 번뜩였다. 이거다. 채팅방의 제목은 튜토리얼이었지만 조건이 1500개 이상이었다. 1500개는 오리진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없었던 수치였다.


[1500방 오픈했습니다. 비밀번호 없음. 방제 보호 중.]


보호? 무슨 말이지? 채팅방에는 딱 8명만 있었다. 한 칸에 꽉 차는 사람들을 보고서 몇몇 아는 채팅 플레이어들을 발견했다. 채팅창 자체는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네임이 제각각 인 것을 보니 여러 국가의 플레이어들인 것 같았다. 채팅이야 언어는 자동 번역되니 그다지 문제는 없지만. 재현은 그의 아이디인 [백이@]로 들어갔다.


[아리타발수건], [로크], [도르마무의첫날밤], [organization], [百花擾亂], [Охотник], [@백이], [Villeneuve].


[로크 : 빽형도 역시 올 줄 알았어! 랭킹 1위가 허명이 아니구만!]

[organization : 반갑습니다. :-) 드디어 여덟 명이 되었네요.]

[@백이 : 안녕하세요. 로크도 안녕. 그런데 채팅창 보호 중이라는 말은 무슨 말인가요?]

[Охотник : 진명으로 보호받는 중이라는 뜻. 로크씨가 하고 있다. 1500 레이팅 이하는 이 채팅방을 볼 수도 없고 들어올 수도 없지. 보안은 철저함.]

[百花擾亂 : 안녕하세요.]

[Villeneuve : 잡담은 됐습니다. 제가 레이팅 1500방에 들어온 이유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百花擾亂 : 의논이라고요? 각자 알아서 움직이면 되는 일 아닌가요? 우리는 연맹에 가입된 것도 아니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는 것도 아니죠.]

[아리타발수건] : 백화요란님. 잘 생각해봐요. 우리들은 알아서 살아남는다고 해도, 우리 가족은요? 친척들은?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하지 않을까요?]

[百花擾亂 : 그것도 포함해서요. 전 고아지만 길러주신 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튜토리얼에서 돌아오자마자 완전히 독립했습니다. 지금은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군요. 이대로 모두와 인연을 끊어버리고 깊은 산에서 칩거할 생각이에요.]

[로크 : 그럴 필요가 있어요?]

[百花擾亂 :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이죠?]

[로크 : 아예 당당하게 앞으로 나서요. 우리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요. 그리고 현실에서 연맹을 만드는 겁니다. 이건 농담이 아니에요.]


게임 속에나 있던 연맹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도르마무의 첫날밤 : 연맹은 정부에서 간섭하겠죠. 그리고 온갖 기업들, 다른 나라에서 오는 에이전트들, 혹은 두려워한 나머지 우리들을 격리할지도 모르고요, 왜 엑스맨이라는 영화에서도 그렇게 사람들을 이용하지 않습니까. 자신과 달라진 사람들을요.]

[로크 : 누군가에게 이용당해도 상관없습니다. 정부요? 그들이 하라고 하는 걸 해주죠. 대가는 충분히 받고요. 대신 우리가 만든 연맹의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게임에서 하듯 연맹원이 되는 겁니다.]

[@백이 : 좋은 계획이긴 해. 나도 연맹에 관해서는 찬성이야. 하지만 그건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지킬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해. 더 나아가서는 가족들과 소중한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그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가 전면에 나서도 된다는 거야.]

[로크 : 전 자신 있습니다.]

[@백이 : 넌 그럴 수도 있겠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봐야 해. 빌뇌브 씨의 의견은 어때요?]

[Villeneuve : 연맹. 좋아요. 게임 속에서처럼 말이죠. 그러면 먼저 구체화하고 싶군요. 연맹은 초국가적 결성체입니까?]

[@백이 : 구체적인 사안은 나중에 이야기하죠. 일단 찬성하신다는 이야기죠?]

[Villeneuve : 네 그렇습니다. 이 채팅방을 만든 의미도 이곳에서 나온 의견을 따르겠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고요. 레이팅 1500 이상인 사람들은 현실 파악도 못 하고 꿈인지 생시인지도 모르는 하위권 유저들과는 생각이 다를 거라고 짐작했기 때문입니다.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이 사실상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들이죠. 그리고 나온 이야기를 들어보니 연맹에 관한 건 확실히 매력적입니다.]

[@백이 : 다른 사람들은?]

[아리타발수건 : 마음에 드네요. 연맹이 어떤 방식인지만 알면 더 마음에 들겠어요.]

[organization : 연맹?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죠.]

[Охотник : 동의함.]

[도르마무의 첫날밤 : 연맹. 글쎄요. 더 사안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생각해봐야겠네요.]

[아리타발수건 : 백화요란씨는요?]

[百花擾亂 : ......좋아요. 그렇게 하죠.]


재현은 더 타이핑하려다가 손을 멈췄다. 머리가 너무 빨리 돌아가서 손가락이 느리다. 이건 현실에서의 연맹 초안을 결의하는 것이다. 신중하게 적어야 한다. 다들 흐름에 따라서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도 머리가 있다. 현실에 나타난 플레이어들이 기괴한 능력을 쓴다. 이 문제가 어떻게 불거질지는 그들도 다 여파를 짐작하지 못한다. 재현도 마찬가지지만.


[@백이 : 연맹은 처음엔 비공개적이어야 합니다. 공개된 연맹은 약점이 너무 많으니까요. 그리고 연맹의 가입과 탈퇴는 자유로 할 겁니다. 강제성은 두지 않되, 연맹을 탈퇴해서 얻는 이득보다 가입해있는 이득이 훨씬 많으면 굳이 나갈 이유가 없겠죠. 원한다면 다른 조직과 동시에 가입해도 됩니다.]


다른 대화가 없다. 다들 다음에 올 말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백이 : 기본적으로 연맹원들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합니다. 진명과 능력까지도요. 능력을 다 공개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간 숨겨도 됩니다. 다만 거짓으로 공개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그리고 연맹원들은 서로에 대해 적대하면 안 됩니다. 적대할 상황이 될 경우, 연맹 차원에서 조율하는 것으로 하죠. 그리고 같은 연맹원이 위기에 처해있다면 도와야 합니다. 의무는 아니지만 같은 연맹원인 이상 서로 돕는 것이 맞겠죠? 정부나 다른 곳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연맹이 제일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도르마무의 첫날밤 : 그건, 일종의 친목모임이군요. 그 정도면 괜찮은데?]

[@백이 : 골자는 그렇지요.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뭘까요? 우리의 능력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죠. 스스로를 지킨다고 해도 가족들을 모두 지킬 수는 없을 테니까요. 아무리 강해도 모두를 지킬 수는 없습니다. 잠깐 눈을 뗀 사이, 혹은 룰북에서 말하는 ‘미션’을 하러 간 사이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두려움을 품고 있죠.]

[Villeneuve : 강제성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 연맹에서 이득만 얻고 의무를 행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결합니까?]

[@백이 : 약간의 제약이 들어갈 겁니다만, 사안은 나중에 구체화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들은 과반수의 동의로 퇴출하면 됩니다. 지금 만들려는 연맹은 이미테이션처럼 승리라는 목적을 위한 연맹이 아닙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에서 살아남기 위한 연맹이죠.]

[百花擾亂 : 살아남기 위해서. 좋은 말이군요. 하지만 국가마다 대우는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제로 징집하는 국가도 있을 테고요 분명.]

[@백이 : 아직 연맹의 룰은 유동적입니다. 현시점에서 변경되는 모든 국제적 사건과 정보들을 취합하고 유연하게 반응할 겁니다.]




재현은 몇 가지 방침을 정했다. 사람은 강제로 억압하려 하면 오히려 반발한다. 강경책이란 다른 수단이 없을 때나 유용한 법이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연맹이란 어차피 이미테이션에서도 그들이 항상 사용하던 것이었으니까. 최종적으로 이 연맹은 타이트하지 않고 느슨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이점을 주므로 운명공동체 같은 연맹이 되는 것이 목적.


사람들은 대부분 재현의 말에 수긍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디메리트가 되는 자신의 능력 공개 같은 것도, ‘거짓을 말하지 않으면 될 뿐’이었기 때문에 다들 알아서 잘 조절할 것이다.


로크의 능력 같은 경우 언어에 관련되어있었다. 그는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으며 사람들에게 제약을 걸 수 있었다. 로크가 그 능력을 밝히자 몇몇 인원이 약간 반발하는 듯했지만, 이 정도로 최소한의 제약은 필요하다고 다들 수긍하는 눈치였다. 그렇지 않으면 연맹이 설립되지 않는다. 이득이 있어도 제약이 없으면 연맹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모두 그동안의 게임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연맹장은 없었고 모두가 대등한 형태의 연맹이었다. 그렇게 모든 의논이 끝날 때쯤, 갑자기 오른쪽 아래에 시스템창이 떴다. 이건 이더데인의 시스템창이다.


[업적-연맹결성]

[축하합니다. 당신들은 최초로 연맹을 결성했습니다. 모든 스탯이 1 증가합니다.]


“뭐라고?”


재현은 입술을 부르르 떨었다. 이더데인 내부에서 게임 창이 나오는 것과는 그 의미가 차원이 다르다. 누군지도 모를 그자들은 현실도 이더데인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인가? 채팅창 내부에서도 다들 그 때문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로크가 말을 끊었다.


[로크 : 빽형. 그래서 연맹 이름은 어떻게 할 생각?]

[@백이 : 내가 정해?]

[Villeneuve : 전 상관없습니다. 이름이야 어떻든.]


그 뒤로 다들 빌뇌브의 말에 동의하는 듯했다. 그래서 재현은 고민하다가 적었다.


[@백이 : 미세픽 연맹.]

[로크 : 완전 흔하잖아!]

[아리타발수건 : 이미테이션이랑 똑같다면 이름 선점하면 중복으로 못할 텐데 우리가 최초니 이득 아닌가요?]

[도르마무의 첫날밤 : ······그럴듯해.]


모든 회의가 끝나고 대부분의 사람이 채팅창을 나갔다. 그들의 목적은 같은 지역에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교류하는 것이다. 재현은 주말에 로크와 만나기로 했다. 이전에 이미테이션을 하면서 같이 게임한 적은 많아도 현실에서 본 적은 없으니까. 하지만 나가기 전에 남아있던 한 사람이 재현을 불렀다.


[organization : 백이님 잠깐 기다리시지요.]

[@백이 : 네?]

[organization : 이 연맹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입니다. 하지만 모두 알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백이님에게만 전해드리죠.]

[@백이 : 무슨 정보길래?]

[organization : 전 미국에서 꽤 고위직에 있으므로 몇 가지를 알고 있습니다. 아랫사람들은 평온한 일상을 즐기고 있죠.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고요. 하지만 최고위층은 호수에서 헤엄치는 오리처럼 바쁘게 발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14일 안에 UN에서 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될 겁니다. 그리고 그 국제회의에서 우리들의 처우가 결정될 겁니다. 미국 고위층의 인사 중 몇몇은 벌써 이더데인 플레이어들이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깨달은 상태입니다. 물론 그 안에 저도 포함됩니다. :-) NSA에서는 시크릿사의 미국지부를 조사했지만 실패했고 VR포드의 판매기록 등을 대조해서 벌써 플레이어들을 특정해가기 시작했죠. 시크릿사 때문에 골치 아픈 모양입니다. 외계인의 기술력이라고 다들 말하고 있더군요.]


재현은 입을 벌렸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백이 : 아직 두 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이 시점에서 말인가요?]

[organization : 예언자 수준으로 빠른 편이죠, 하지만 미국의 요원들을 꽤 과소평가한 게 아닙니까? 그들은 굉장히 유능하죠. 거기다 AR렌즈를 통해 사라졌던 사람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온 결과에 대해 대처하는 것뿐이죠. 그리고 몇 가지 인류멸망 시나리오 중에 비슷한 시나리오가 있었기 때문에 대처는 빠른 편입니다.]


재현은 입을 다물었다. 인류멸망 시나리오라니, 음모론에서나 떠들던 게 아닌가? 그런 것에 대해서 대비하고 있었다고?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organization : 아무튼 재미있게 되었습니다. 포탈을 통해 새로운 세계와 연결된다고 하니 궁금하기 짝이 없군요. 어떤 월드에 가게 될지 참으로 기대됩니다.]

[@백이 : 만나서 뵙고 싶군요.]

[organization : 그렇습니까? 전 사정상 본토를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절 보시려면 위스콘신으로 오셔야 할 겁니다. 기한은 음, 다음 주 화요일은 어떻습니까? 평일이라 바쁘십니까?]

[@백이 : 상관없습니다. 화요일 날 찾아뵙죠.]


이 말을 끝으로 그는 채팅방에서 나갔다. 재현은 혼자 멍하게 채팅방을 띄워놓고 몇 가지를 생각했다. 이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게임을 하면서 많이 만나봤어도 현실에서는 다들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타인인 거다. 이 정도의 느슨한 연맹이면 얼마든지 배신할 수 있다. 아니지, 오히려 단물만 다 빼먹고 쏙 빠져나가는 것이 제일 좋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테니까.


그러니까, 제약이 필요하다.


작가의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미세픽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유료화공지 +25 18.02.15 2 0 -
공지 연재주기 일요일 제외 매일 +2 18.02.13 4 0 -
공지 후원금 감사내역 18.02.07 7 0 -
48 제주도(2) NEW +45 22시간 전 2 0 12쪽
47 제주도 +43 18.02.15 2 0 13쪽
46 현실적응(8) +54 18.02.14 3 0 13쪽
45 현실적응(7) +57 18.02.13 4 0 12쪽
44 현실적응(6) +118 18.02.12 2 0 12쪽
43 현실적응(5) +37 18.02.10 3 0 12쪽
42 현실적응(4) +48 18.02.09 4 0 12쪽
41 움카르(4) +21 18.02.08 24 0 14쪽
40 움카르(3) +44 18.02.07 10 0 11쪽
39 움카르(2) +24 18.02.06 11 0 14쪽
38 움카르 +24 18.02.05 28 0 13쪽
37 라비린스(11) +26 18.02.03 12 0 13쪽
36 라비린스(10) +26 18.02.02 19 0 13쪽
35 라비린스(9) +17 18.02.01 13 0 14쪽
34 라비린스(8) +26 18.01.31 11 0 12쪽
33 [외전] D.D의 즐거운 감시생활(2) +37 18.01.30 11 0 13쪽
32 [외전] D.D의 즐거운 감시생활(1) +30 18.01.30 11 0 17쪽
31 라비린스(7) +44 18.01.29 11 0 13쪽
30 라비린스(6) +21 18.01.27 10 0 13쪽
29 라비린스(5) +28 18.01.26 12 0 13쪽
28 라비린스(4) +16 18.01.25 13 0 12쪽
27 라비린스(3) +22 18.01.24 12 0 11쪽
26 라비린스(2) +23 18.01.23 14 0 12쪽
25 라비린스 +39 18.01.22 13 0 12쪽
24 우연 +49 18.01.21 14 0 12쪽
23 현실적응(3) +23 18.01.21 13 0 12쪽
» 현실적응(2) +31 18.01.20 15 0 13쪽

신고 사유를 적어주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고

'이르스'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