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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서영徐榮
작품등록일 :
2018.01.04 16:10
최근연재일 :
2018.02.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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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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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9화

DUMMY

"후욱."

잭은 가쁜 숨을 애써 참으며 걸음을 옮겼다. 몸이 불편한 것치곤 루크와 청우의 속도를 제법 잘 따라왔다.

그는 정신을 잃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을 차렸다. 독에 당한 후유증으로 왼팔이 불편하고 온몸이 삐걱댄다는 것만 뺀다면 멀쩡했다.

"잭."

산 정상에 도착하자 루크가 잭을 부축해 앉혔다.

잠깐의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이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만 필요한 순간에 움직일 수 있다.

잭이 군장에서 튜브형 식량을 꺼내 천천히 섭취했다.

앞으로 일은 어떻게 진행될까. 팀원들은 죽었고 자신은 상처를 입었다. 보아하니 루크도 완벽한 컨디션은 아닌 것 같았다. 멀쩡한 것은 화이트뿐이었다.

잭이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생각하고 있을 때, 화이트의 음성이 들렸다.

-도착한 것 같군요.

그들이 도착한 산 정상 너머에 그들의 목적지가 있었다.

거대한 나무가 자란 대지였다.


-헤세 님. 외부 생명력이 다가왔습니다.

파피오가 생명력을 느끼고 노래를 불렀다.

파피오가 담당하는 구역은 트리의 남쪽 뿌리. 노래를 들은 상급 에르후, 헤세가 트리의 중심부에 다가가 의식을 연결했다.

우우웅.

에르후의 힘으로 키운 트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인 동시에 에르후의 보금자리였다. 적으로부터 에르후를 보호하고 그들의 자식을 잉태하는 안식처였으며, 적의 생명을 빼앗거나 적을 조종하는 기반이었다.

둘의 생명력이 연결되니, 트리가 느끼는 것을 그도 느끼게 되었고, 그가 원하는 것을 트리도 원하게 되었다.

스스스스.

트리의 남쪽 끝 뿌리들이 움직이고 나뭇잎이 흔들렸다.

트리는 에르후처럼 적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생명력의 탐색을 기반으로 트리와 헤세는 적의 위치를 알아차렸다.

발견된 생명력은 인간 셋뿐이었다.

인간들의 수가 줄어있다. 다른 적들에게 당한 것일까. 아니면 흩어져서 침입하려는 의도일까. 그렇다면 하얀 귀신은 어디 있을까.

인간의 움직임이 전부 의심스러웠지만, 그가 집중하는 것은 하얀 귀신뿐이었다.

하얀 귀신은 저주였다. 재앙이었으며 공포의 대명사였다.

그가 나타나면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사소한 흔적도 의심해야 했다.

헤세가 하얀 귀신을 떠올렸다.

개인전에서는 허무하게 당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40에 달하는 에르후들이 자신의 명령을 따르고 있었고, 트리는 이미 많이 자라있었다.

헤세가 노래를 불러 인간의 발견을 알렸다.



"쿠어어어."

우두머리 거상은 부하 둘을 데리고 트리에서 조금 떨어진 공간에 머물고 있었다.

단숨에 트리를 박살 내고 에르후들을 족칠 수 있을 것처럼 여겨졌지만, 생각만큼 쉽진 않았다.

바르케 둘이 트리의 뿌리에 휘감겨 그들의 진격을 막아섰다. 본래도 귀찮은 벌레 놈들이었는데, 에르후의 조종을 받으니 더 귀찮게 변했다.

이미 부하 하나가 트리의 뿌리에 끌려들어 간 상황이었다. 끌려들어 간 거상은 트리의 거름이 되던지, 아니면 바르케처럼 조종당할 것이다.

반기를 든 부하가 떠나간 탓에 대치가 길어지고 있었다. 우두머리는 그의 명령을 거부하고 떠난 거상들을 떠올리며 분노를 삼켰다.



"잭. 어떻게 할 겁니까?"

전황을 살펴본 셋이 머리를 모았다.

에르후의 트리는 조금씩이지만 자라고 있었고, 거상은 발이 묶여 움직이지 못했다.

바르케 둘과 거상 하나가 트리에 묶여 있는 것을 보니, 접근도 쉬워 보이지 않았다.

잠깐 고민하던 잭이 품에서 폭탄을 모두 꺼냈다.

"가지고 있는 폭탄이 전부 몇 개지?"

그들에게 남은 폭탄은 총 여덟 개였다.

그 위력은 충분하지만 고작 여덟 개의 폭탄으로 트리의 중심부까지 길을 낼 수 있을까. 내부로 진입하기만 한다면 트리 정도는 완전히 불살라 버릴 수도 있었다.

잭이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청우가 제안을 했다.

-폭탄을 가지고 바르케에게 가세요. 바르케를 묶은 뿌리를 터뜨린다면 길이 생길 겁니다.

바르케를 풀어주고 거상과 바르케, 에르후들이 서로 싸우게 만든다. 괜찮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하나의 조건이 필요했다.

바로 에르후들이 그들을 막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루크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세 사람 모두 전제 조건을 알고 있었다.

청우는 그들의 걱정과 우려를 한 문장으로 잠재웠다.

-에르후는 제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청우의 제안을 들은 잭이 그를 바라봤다.

방법이 있냐는 물음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그는 참았다.

뭔가 방법이 있기 때문에 말을 꺼낸 것일 터. 그간의 행동과 결과로 보아 그는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잭이 화이트의 눈을 바라봤다.

그는 어리지만 현명했고 냉철했으며 강했다. 자신이 데리고 있을 수준이 아니었다.

잠깐 청우를 보던 잭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렇게 하자."

만약 실패한다면 거기까지가 그들의 한계인 것이다.

그는 마음을 가볍게 먹었다.

부담감을 느낄수록 일은 더 복잡해진다. 어려울 때일수록 각자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가지."

두 사람과 눈을 마주친 잭이 먼저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루크가 청우를 힐끗 보더니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행운을 빌지."

그들 사이에 흐르는 신뢰의 끈은 다른 팀원들 못지않게 튼튼했다.


청우가 내려가는 두 사람을 봤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해야 할 일을 찾는다.

쉬운 일 같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지 못한 무인들도 수없이 많았다. 그건 무의 경지와는 조금 다른 문제였다.

두 사람을 보던 청우가 고개를 돌려 거대한 트리를 바라봤다.

마치 성처럼 보이는 트리는 그가 문 안쪽에서 가장 많이 본 구조물이었다. 수도 없이 들락거렸고 수도 없이 농락했었다.

트리를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침투. 티끌만큼의 생명력도 흘리지 않고 움직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한걸음 뗀 청우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어디. 어디지?'

헤세가 트리의 감각을 두루 살피며 하얀 귀신을 찾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하얀 귀신은 없었다.

'음?'

인간 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나가 사라졌다.

인간 셋 중 하나가 하얀 귀신이었다.

헤세의 머릿속에서 경보가 울렸다.

-헤세님 동쪽에서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동쪽 뿌리를 담당하는 마메야의 노래에 헤세가 감각을 동쪽에 집중했다.

그런데 뿌리의 감각에 걸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헤세가 한 번 더 샅샅이 살폈지만, 동쪽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인간은 남쪽에 있었고, 거상은 서쪽에 있었다.

'설마 하얀 귀신?'

동쪽에서 움직임이 느껴졌다면 하얀 귀신이 분명했다.

-헤세 님. 누군가 침입했습니다.

-헤세 님. 북쪽에서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헤세 님. 거상이 탈출했습니다.

-헤세 님. 북쪽에서 생명력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갑자기 노래가 엄청나게 울리기 시작했다. 하나의 노래가 아닌 수십 가지의 노래였다. 헤세는 갑자기 울리는 노래 탓에 누구의 노래인지도 파악하지 못했다.

혼란스러움을 느낀 헤세가 일단 기억 속에 남은 노래를 떠올리며 하나하나 확인하기 위해 감각을 움직였다.


한편 다른 에르후들도 난리가 났다.

헤세의 노래가 쉬지 않고 바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상을 움직여 숨어있는 거상을 공격해라.

-북쪽의 뿌리를 더 자라게 해라. 그쪽에 하얀 가면이 숨어있다.

-서쪽을 담당하는 에르후는 뭐 하는 것인가.

-남쪽, 인간들이 사라졌다. 어디 간 것인가.

-하얀 가면의 위치를 찾아라. 놈이 어딘가 숨어있을 것이다.

차분히 트리를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던 에르후들도 작업을 멈추고 노래의 지시를 따라야 했다. 하지만 헤세의 노래는 쉴새 없이 바뀌거나 그들이 담당하지 않는 역할에 대해 명령을 내렸다.

'무슨?'

파피오는 쉼 없이 바뀌는 노래를 따라 정신없이 트리의 생명력을 움직였다.

이상했지만 분명 헤세의 노래가 맞았다. 그 독특한 울림, 그만의 노래. 확실했다.

단지 이상하리만큼 빨리 바뀌고 정신없이 명령을 내렸다. 그가 담당하지 않는 일까지도.

파피오는 이상함을 느꼈지만 일단 시킨 일부터 처리해 나갔다.

하얀 가면이 나타난 이상 직접적인 접촉은 삼가고 오로지 노래와 트리의 생명력으로만 일을 처리한다. 그게 그들의 전략이었다.

콰드득.

헤세의 노래를 처리하던 파피오가 갑자기 그물에 걸린 고기처럼 고꾸라졌다.

트리에 연결된 채 쓰러져 남쪽 뿌리의 움직임이 멈췄지만, 그 사실을 알아차린 에르후는 없었다.



루크가 엄지를 들어 올렸다. 바르케를 묶고 있는 뿌리에 폭탄을 설치하는 일을 완수했다는 신호.

그 신호를 본 잭이 물러나자는 사인을 보냈다.

화이트의 말대로 뿌리는 그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 덕에 그들은 무사히 폭탄을 설치하고 물러설 수 있었다.

'3, 2, 1, 0.'

콰아아아앙! 콰콰쾅!

엄청난 소리와 함께 트리의 뿌리가 불타올랐다.

"쿠에에엑!"

"구어어어!"

뿌리에 휘감겨 있던 바르케 둘이 온몸을 비틀며 뿌리를 풀어헤쳤다.

이제 바르케와 거상이 다투는 틈을 노려야 한다.



'뭐지? 어떻게 된 것이지?'

에르후들이 보내오는 노래들은 맞는 것도 있었고, 틀린 것도 있었다. 명령을 내리기 위해 열심히 노래를 불렀지만 되돌아오는 노래들은 모두 다른 소식이었다.

"큭."

노래를 부르던 헤세가 비명을 삼켰다.

갑자기 트리의 서쪽 뿌리가 불타올랐다. 인간 놈들이었다.

헤세가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불이 붙은 이상 에르후들을 직접 내보내 타오르는 뿌리를 잘라 떼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뿌리들까지 타오를 수 있다.

다른 에르후에게 명령을 내리던 헤세가 갑자기 노래를 멈췄다.

'노래.'

좀 전에 들었던 노래 하나가 떠올랐다.

분명 일단문에서 함께 했던 에르후의 노래였다. 그런데 그는 지금 이곳에 없었다. 그는 정신이 무너진 탓에 어머니 나무로 이동됐다. 그도 확인한 사실이었다. 그러니 그의 노래가 들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됐다.

'설마.'

무언가를 깨달은 헤세가 일어서려는 찰나, 갑자기 앞이 캄캄해졌다.

콰드득.



거상 셋과 바르케 둘이 다투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거상의 거대한 바위기둥이 하늘을 가르고 땅을 파헤쳤다.

쾅! 콰쾅! 쾅!

"우어어어!"

거상은 천상에서 내려온 신장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상대하는 바르케는 지옥에서 올라온 괴수였다.

바르케 둘이 거상의 몸을 휘감고 조르고 몸부림쳤다. 그 엄청난 괴력에 거상이 이리저리 나뒹굴었다.

콰가강. 콰쾅.

"쿠에에엑!"

바르케 하나가 거상의 팔과 다리를 휘감고 거상을 집어삼켰다.

콰카카칵.

괴석이 깎기는 소리가 울리며 거상이 바르케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거상의 피부는 바위처럼 단단했지만, 본래 바위를 갉아 움직이는 괴수에게 그쯤은 문제도 아니었다.

부하가 바르케에게 잡아먹히자 우두머리가 바위기둥을 내려놓고 양손으로 괴수를 붙잡았다.

"구어어어어!"

뚜뚜. 뚜두둑.

우두머리가 발휘하는 괴력에 바르케의 피부가 찢어지고 있었다.

"쿠에에엑!"

바르케는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그들의 다툼에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



모든 에르후들은 트리의 생명력에 연결되어 있었다.

트리가 자라날 때, 움직일 때, 죽을 때. 모든 에르후들은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트리가 제멋대로 움직일 때도 알 수 있었다.

헤세가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죽는 순간, 트리는 생명력의 주도권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그리고 생명력의 주도권을 가져온 트리는 그 생명력을 오로지 자손 번식을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트리가 꽃을 피운다!

-헤세 님은 어디 계신가!

트리의 움직임을 알아차린 에르후들이 노래를 부르며 헤세를 찾았다. 꽃을 피우기 시작한 이상 뿌리를, 줄기를, 나뭇잎을 조종할 수 없었다.

발만 동동 구르며 노래를 부르던 에르후들이 하나의 노래를 들었다.

-헤세 님이 죽었다.

그 노래를 듣는 순간, 모든 에르후가 하나의 얼굴을 떠올렸다.

레트라의 얼굴을 꼭 빼닮은 가면을 쓴 인간. 하얀 귀신.

-놈이 왔다! 모두 도망쳐라!

다시 들린 노래 한 소절에 모든 에르후들이 혼이 빠져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곳이 문 안쪽 행성이며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는 사실은 그들 머릿속에서 깨끗이 사라졌다. 오로지 죽음에 대한 공포와 미지의 두려움이 그들을 미치게 했다.

"으아아아!"

마메야는 일단 트리 밖으로 뛰쳐나가기 위해 움직였다.

상급 에르후가 죽은 것이 사실이라면 놈은 이 트리안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일단 빠져나가는 것이 우선이다.

트리 밖을 비추는 태양 빛이 환하게 보일 때 갑자기 어둠이 몰려왔다.

콰드득.


작가의말

1. 즐거운 일요일입니다. 거의 끝났지만요. ㅎㅎ 항상 행복하시고 웃음 가득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과 행복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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