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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서영徐榮
작품등록일 :
2018.01.04 16:10
최근연재일 :
2018.02.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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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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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6화

DUMMY

"체크."

"체크."

잭의 팀원이 문 안쪽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사방을 경계하는 일이다. 동시에 정령의 설명을 듣고, 그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다.

반면 청우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땅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주위를 경계하고 위험을 찾는 일은 모두 기감으로 처리했다.

청우가 무릎을 굽혀 표면의 흙을 살피고 한 주먹 쥐어 냄새를 맡았다.

표면의 흙은 건조했으나 퀴퀴한 냄새를 풍겼다. 유독한 가스 냄새는 없었다. 냄새를 확인한 청우가 땅을 파내고 안쪽의 흙을 퍼냈다. 안쪽의 흙은 촉촉했다. 한주먹 쥔 청우가 소매를 걷어내고 팔꿈치에 흙을 비볐다.

지금에 와서는 하지 않아도 좋을 행동이었다. 그의 경지는 지난 2년간 꽤 올랐으니까. 하지만 하나의 의식처럼 그는 천천히 그간 해왔던 일을 반복했다. 흙의 독성을 검사하고 혹시나 있을 부작용을 살피고, 흙냄새가 짙게 풍기도록 온몸과 옷에 발랐다.

그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사방을 경계하며 정령의 설명을 듣던 팀원들이 그런 청우를 바라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귓가에는 정령의 설명이 들려왔지만, 그들의 눈은 청우만 바라봤다.

청우가 하는 행동을 본 잭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전원 흙을 바른다."

자세한 설명은 없었지만, 모두 그가 말하는 의도를 알아들었다.

팀원들은 청우의 행동과 잭의 명령에 잠깐 멈칫했지만, 이내 빠른 속도로 청우의 행동을 따라 했다.

그들이 하는 행동은 전에는 하지 않았던 작업이었다. 하지만 거리끼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베테랑이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어떤 행동이 도움이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 판단할 줄 알았다. 그들이 판단하기에 청우의 행동은 일리 있는 행동이었다.

문에 들어오자마자 전원이 땅을 파고 흙을 바르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 누구도 투정 부리지 않았다.

제일 먼저 흙을 바른 루크가 청우를 바라봤다.

온통 흙투성이가 된 청우는 하얀 가면을 쓴 채,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흙을 전부 바른 팀원들이 잭을 바라봤다.

이제 움직여야 한다. 어느 쪽으로 이동할지 결정하는 것은 잭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잭은 청우를 보며 물었다.

"화이트. 어느 쪽이 좋겠나?"

잭의 말에 청우가 그를 돌아봤다. 다른 이들은 잭과 청우를 번갈아 보았다.

진행 경로를 맡긴다.

선택권을 넘겨준다면 거절할 생각은 없었다.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고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면 될 터.

잠깐 생각을 정리한 청우가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그곳은 깎아지듯 떨어지는 절벽이 보이는 산이었다.


잭의 팀은 절벽이 보이는 산을 향해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화이트. 적이 느껴진다면 언제든 말해라."

잭의 말에 청우가 고개만 끄덕였다.

선택은 신중하게 행동은 빠르게. 그게 중요하다.

물론 움직이면서도 그들의 눈은 쉬지 않았다. 어딘가 남아있을지 모르는 흔적을 살피고, 위험을 체크하고, 이점으로 삼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았다.

잭의 귀에 어떤 음성이 들려온 것은 시간이 조금 흐른 뒤였다.

-잠시 대기하세요.

기묘한 울림은 잭의 귓가에 직접 울렸다. 그건 마치 정령이 말을 거는 것과 비슷했다.

잭이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올려 일행을 멈춰 세웠다.

탁. 탁. 탁. 탁.

달려가던 중에 멈춰선 팀원들이 잭을 바라보았다.

혹시 무언가 포착한 것일까.

하지만 주위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팀원을 멈춰 세운 잭은 오히려 뒤를 돌아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화이트는?"

그들 사이에 있어야 할 화이트가 보이지 않았다.

팀원들은 잭의 말을 듣고서야 화이트가 사라진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이 주위를 보며 화이트를 찾기 시작하자, 잭은 그의 귀에 들린 기묘한 울림이 화이트가 벌인 일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잠시 대기한다."

잠깐 고민하던 잭은 일단 대기하기로 했다.

'무슨 생각이지?'


잭의 의문은 금방 풀렸다.

쿵. 쿵. 쿵. 쿵.

잠깐 대기하던 잭이 땅에 손을 가져다 댔다.

땅이 울리고 있었다.

'누군가 접근!'

잭이 수신호를 보내 적의 출현을 알렸다.

화이트를 기다리며 경계하던 팀원들이 분주히 적의 위치를 찾기 시작했다.

저 멀리 산 아래서 거상 한 마리가 뛰어오고 있었다.

'거상 출현! 동남쪽!'

철컥. 철컥.

거상의 위치를 확인한 잭이 총을 장전했다.

먼 거리라면 총이 더 위력적이다.

잭과 루크는 총을 들었고, 핀리는 콩알을, 샬롯은 깃털을 만졌다.

-유인해왔습니다.

갑자기 울리는 기묘한 울림 때문에 모두가 놀라 고개를 돌렸다.

사라졌던 화이트가 그들 사이에 다시 나타나 있었다.

"너."

놀란 루크가 말을 더듬을 때, 잭은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지시를 내렸다.

"A 폼."

잭의 명령에 팀원들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청우에게 말을 건네려던 루크도 입을 다물고 그의 자리를 찾아 이동했다.

A 포메이션은 한 명의 적을 사냥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이번엔 지켜보고 있게."

잭은 청우를 남겨두고 그의 위치로 이동했다.

화이트의 능력으로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없었다.

잭마저 떠나고 홀로 남은 청우는 멀찌감치 서서 그들과 거상의 싸움을 관찰했다.

움직여도, 움직이지 않아도 그들을 관찰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청우의 눈이 팀원의 행동을 머릿속에 담았다.

그의 눈은 그들이 죽어도 흔들리지 않을 것처럼 무감각했다.



첫 시작은 핀리였다.

그가 던진 작은 콩알이 거상의 발아래에 큰 폭발을 일으켰다.

콰콰쾅!

핀리의 감각적인 타이밍으로 거상의 걸음이 흔들렸다. 그리고 잭의 팀은 그 흔들림을 놓치지 않았다.

다다다다다다!

"우어어어!"

거상은 거대한 바위기둥으로 총이 날아오는 방향을 막아냈다. 하지만 바위기둥만으로는 거상의 몸 전체를 가릴 순 없어서 그의 신체 곳곳이 움푹 파이고 피를 흘렸다.

기둥 너머로 보이는 거상의 눈동자가 살기를 보이기 시작했다.

"우어어어!"

거상의 눈동자에 붉은빛이 돌더니 그의 몸이 점점 돌로 덮여갔다. 그가 능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의미.

잭이 거상의 얼굴을 향해 조명탄을 날렸다.

퓽퓽.

몸을 숨기고 있던 핀리와 아이작이 잭의 신호를 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핀리는 아이작의 등에 업힌 채 쉬지 않고 거상의 얼굴을 향해 콩알을 날렸다.

쾅쾅쾅!

그 걸음걸음 마다 터지는 콩알 때문에 거상은 쉬이 움직일 수 없었다.

흥분한 거상이 바위기둥을 하늘을 향해 치켜들었다. 거대한 바위기둥의 크기 때문에 삽시간에 하늘이 어두워졌다.

"산개!!"

잭의 고함이 터져 나오는 순간, 거상의 기둥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쾅!!

땅이 터져나가고 대지가 흔들렸다.

"크윽."

모두가 중심을 잡기 위해 애쓸 때, 아이작은 그 우직함으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핀리는 아이작이 떨어지는 바위를 피해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거상을 향해 계속 콩알을 날렸다. 그 믿음대로 아이작은 핀리를 안전하게 보호했다.

쾅! 쾅쾅!

거상이 다시 바위기둥을 들어 가로로 휘둘렀다.

후우웅!

거대한 폭풍이 기둥에서 일어나 잭의 팀원을 강타했다.

"크윽."

잭과 루크가 날아가지 않기 위해 몸을 웅크렸다.

그런 잭의 눈에 거상의 뒤로 돌아 움직인 샬롯이 보였다.

'지금!'


거상이 몸을 뒤틀며 다시 기둥을 들어 올렸을 때, 깃털 세 장이 날아와 거상의 허리를 가격했다.

타타탁.

하지만 깃털은 맥없이 떨어졌다.

거상의 신경이 아주 잠깐 깃털에 머물렀지만, 별다른 고통이 느껴지지 않자 잭과 루크에게 시선을 돌렸다.

탁.

또 한 장의 깃털이 거상의 머리를 두드렸다.

"뛰어!"

그 작은 신호를 본 팀원들이 거상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전속력으로 뛰었다.

"우어어어!"

거상은 달아나는 적을 잡기 위해 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세 장의 깃털로 부착된 폭탄이 거대한 화염을 일으키며 터져나갔다.

콰앙!

화염 폭풍이 사방을 휩쓸고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

화끈한 열기가 등줄기를 스치고 지나갔다.

몸을 웅크려 충격파의 피해를 최소화한 잭이 먼지 속을 살폈다.

그들의 운이 좋다면 끝났고, 거상이 반응했다면 살아남았을 것이다.

그들의 기대와 다르게 먼지 속의 그림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샬롯이 다시 깃털을 쥐었다.

이차전이다.



살수는 완벽을 추구한다.

완벽함이란 빈틈을 보이지 않는 것을 의미했다.

목표를 완벽하게 제거하기 위해, 계획이 틀어지지 않기 위해, 그들은 항상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하지만 그 점이 때론 부족함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청우는 목표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적이 없었다. 그가 직접 손을 대는 경우란 적을 제거할 때. 단지 그때뿐이다. 그 외의 영향이란 공포를 불러일으키거나, 혼란스럽게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렇게 사용할 수 있는 말이 쥐어진다면 더 효율적으로 적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청우가 손목 안쪽에서 작은 목함을 꺼냈다. 일 년 전쯤 받은 보상이었다. 휘황찬란한 보석으로 장식된 목함. 그 안에는 분홍빛 고운 가루가 반쯤 차 있었다. 청우는 조심스럽게 가루를 조금 집어 거상과 팀원을 향해 내밀었다. 그리고 바람이 그들을 향해 불자 손가락을 비벼 가루를 날렸다. 그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분홍빛 가루는 연기가 되어 날아갔고, 거상과 팀원들은 더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시 목함을 숨긴 청우가 조용히 그들을 지켜보았다.


더 민감해졌고 더 유기적으로 변했다.

잭은 다른 팀원들에게서 어떤 교감을 느꼈다. 그건 서로가 하는 생각과 행동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

그 교감을 통해 그들은 전보다 더 끈끈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묘한 유대감이 그들 사이에 존재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교감은 거상에게서도 느꼈다.

전투의 방식이 바뀌었다.

그들은 합을 맞춘 무대 위의 연극처럼 서로의 의도를 파악했고, 더 아슬아슬하고 절묘하게 움직이며 서로를 공격하고 막아냈다.

가장 큰 변화는 샬롯에게서 일어났다.

장갑의 움직임으로 깃털을 조종하는 그녀에게 이러한 교감은 상상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그녀가 무섭도록 집중하며 깃털을 조종하자, 그녀의 깃털은 점점 더 과감하게 움직이며 팀원과 거상 사이를 오갔다.

한순간의 실수가 팀원의 목숨조차 앗아갈 수 있는 공격.

하지만 그녀는 팀원들을 해하지 않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거대한 석상이 바위기둥을 휘두르면 잭과 루크가 아래위로 미끄러지듯 피했다. 그 바람을 이용해 그들은 하늘을 나는 것처럼 움직였고 거상의 시야에서 사라져 그를 공격했다.

샬롯이 깃털을 날려 조종하면 거상은 그 거대한 석화 갑옷으로 깃털을 막아냈다.

핀리가 콩알을 날리면 잭의 팀원이 피하는 것처럼 거상도 피했고, 아이작이 돌진하면 그 힘을 이용해 위치를 옮길 수 있었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그들만의 수 싸움이 벌어졌다.

잭과 팀원은 경험을 통해, 거상은 신체적 능력과 본능을 통해 움직였다. 그 바탕에는 알 수 없는 교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투가 길어질수록 그들의 교감은 깊어졌고 그들의 움직임은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피와 죽음이 함께하는 한 편의 연극이었다.


그런데 연극 같던 그 교감 갑자기 뚝 끊겼다.

그리고 그 후폭풍은 잠잠하지 않았다.

덜컥.

교감이 끊기는 순간 모두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건 신체 일부분이, 감각의 커다란 부분이 떨어진 것과 같았다. 알 수 없는 허전함이 몰려왔다.

거대한 바위기둥을 휘두르던 거상도 움직임을 멈췄다.

팀원들은 그런 거상을 이해했다. 그들도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후읍!"

움직임을 멈춘 다른 이들과 다르게 잭은 상황을 파악하고 빠르게 명령을 내렸다.

"마무리!"

상실감에 빠져 허탈해하던 팀원들이 잭의 고함 같은 명령을 듣고 반사적으로 무기를 휘둘렀다.

샬롯의 깃털이 거상의 감각 기관을 강타하고, 핀리의 콩알이 놈의 하체를 무너뜨렸다.

폭발이 사라지자마자 아이작이 달려들어 놈을 쓰러뜨렸고, 잭과 루크가 놈의 사지를 끊어냈다.


작가의말

1. 밸런스 문제 때문에, 말이 나올 것 같아 남깁니다. 인간보다 훨씬 쎈 거상이 여럿 나온 이유는 인간 쪽에 청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2. 내글구려병에 걸려 연재가 조금 늦게 올라갔습니다. 쉬.쉴드를 펴봅니다.

3. 팀전 한 번이나, 두 번 정도만 할 생각입니다. 아예 뺄 생각도 했는데요. 스토리상 이 부분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불편하시다면 몇 화 대충 보셔도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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