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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서영徐榮
작품등록일 :
2018.01.04 16:10
최근연재일 :
2018.02.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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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0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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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4화

DUMMY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던 팀원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갑자기 수련장 안의 온도가 영하 이하로 떨어진 기분이 들었다.

살갗이 벗겨질 것 같은 싸늘함이 그들의 심장을 옥죄고 손발을 꽁꽁 묶었다.

차차창! 창창! 쿵!

잭의 팀 전원이 반사적으로 그들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그건 본능적인 반응이었다.

천천히 움직인 그들의 시선 끝에 한 아이가 걸렸다.


탑자치고는 작은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

하얀 가면이 유독 눈에 띄는 아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아이였다.


그 아이에게서 엄청난 공포가 몰려왔다.

온몸이 떨리고 심장이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오랜 경험과 보물의 능력으로 단련된 그들의 본능이 쉴 새 없이 외쳤다.

도망치라고. 엎드리라고. 그들의 눈앞에 죽음이 찾아왔다고.

잭의 심장도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가 본 모습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그저 장난이었다. 한 편의 연극이었다.

그가 데려온 자는 괴물이 아니라, 공포 그 자체였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누구도 입을 열 수 없었다. 움직일 수도 없었다.

눈앞의 공포가 그들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일 때까지.

까딱. 까딱.

덤벼보라는 신호였다.

뼈에 사뭇 치는 공포가 그들에게 발버둥을 허락하는 순간, 다섯 전원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으아아아!"

"핫!"

"흐아아!"

처음 움직인 사람은 아이작이었다.

아이작은 그의 몸보다 거대한 방패를 들고 청우의 앞을 가로막았다.

쿵!

그는 그저 본능적으로 팀원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의 커다란 몸과 그보다 큰 방패가 청우의 시야를 가렸다.

그 틈을 이용해 반투명한 깃털 세 장이 날아왔다.

쉑쉑쉑!

부드럽게 곡선을 타고 날아오는 것치고는 꽤 빠른 속도였다.

청우의 감각이 기묘하게 손을 트는 샬롯을 포착했다.

그가 소리 없이 간단한 동작만으로 깃털을 피하자 검은 표범 한 마리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크아앙!"

탄력 있는 근육이 꿈틀대는 검은 표범의 눈동자는 황금빛으로 빛이 나고 있었다.

청우가 오른손을 뻗어 검은 표범의 앞다리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 유능제강의 묘리를 이용해 그의 무게를 흘려 뒤쪽으로 날려 보냈다.

스르륵.

검은 표범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청우의 손짓을 따라 날아갔다.

표범이 날아가는 방향에서 벽에 박혔어야 했을 깃털 세 장이 다시 날아오고 있었다.

청우는 돌아오는 깃털 세 장을 표범의 몸으로 막고, 다시 샬롯에게서 날아오는 두 장의 깃털을 유연한 몸놀림으로 피해냈다.

쾅!

쉐쉐쉑쉑!

그가 깃털을 모두 피해내자, 두 자루의 단검을 뽑아 든 잭이 그에게 바짝 붙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청우는 한 손으로는 유능제강의 묘리로 표범의 공격을 흘리고, 한 손으로는 잭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가 쉬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았다.

툭.툭툭.

샥! 샤샤. 샤악!

매끄러운 연격이었다.

그들은 공수는 한두 번 연습한 것이 아닌 듯, 자연스럽고 익숙했다.

특히 샬롯의 무기로 보이는 저 반투명한 깃털의 존재가 그들의 틈을 완벽하게 메꿔줬다.

잭과 루크가 앞뒤에서 압박하고 그사이의 공백을 샬롯이 채운다.

아이작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공격에서 샬롯을 보호한다.

다대일 전투에서 효과적인 전투 방법이었다.

그렇다면 핀리는?

청우의 감각이 핀리를 살폈다.

그는 여전히 실실 웃으며 무언가를 조몰락거리고 있었다.

조몰락거리던 핀리가 소리쳤다.

"폭탄 받아라!"

우렁찬 목소리와 다르게 그의 품에서 날아온 것은 아주 작은 콩알이었다.

"산개!"

핀리의 목소리를 들은 잭이 소리쳤다. 동시에 잭과 검은 표범이 청우의 손을 피해 물러났다.

청우가 날아오는 작은 콩알을 보았다. 그의 감각에는 작은 콩알이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콩알을 보던 청우가 발을 뻗어 떨어지는 작은 콩알을 흔들림 없이 받아 흘려보냈다.

완벽한 흘림이었다.

스르륵. 툭.

흘려진 콩알이 벽에 닿자 벽면이 터져나갔다.

쾅!

작은 콩알은 수련장을 둘러싼 벽의 한 부분을 완전히 박살 냈다.

거대한 굉음과 함께 벽이 무너져 내리자, 여섯의 움직임이 멈췄다.

후욱. 후욱.

잭과 루크의 숨이 살짝 거칠어져 있었다. 하지만 회복력은 좋은지 금세 회복되었다.

핀리의 콩알로 생긴 잠깐의 대치가 이어졌다.

잭의 팀원들은 가면을 쓴 청우의 눈치를 보고 있었고, 청우는 아무 기색 없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실력을 좀 더 볼까.

청우가 다섯의 얼굴을 한 번 훑어보고 모습을 숨겼다.


흠칫!

갑자기 화이트가 사라지자 네 사람이 얼굴을 굳혔다.

하지만 잭은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

그때 보았던 그 능력.

반사적으로 사방을 둘러보는 네 사람과 다르게 잭은 바로 명령을 내렸다.

"전원 옆 사람 백업!"

잭의 명령에 따라 반사적으로 다섯 사람이 움직였다. 원을 그리듯이 서로의 뒤를 봐주며 이동했다. 언제라도 공격당한다면 바로 반응하고 반격할 수 있는 구도였다.

잭은 샬롯의 뒤를 봐주며 빠르게 눈을 돌려 화이트의 흔적을 찾았다.

하지만 좀처럼 그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모습을 숨긴 청우가 그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좋은 판단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단체전에서 주공격원 혹은 정신적 약점이 흔들린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청우가 홍일점인 샬롯에게 다가가 그녀를 기절시켰다.

툭.

털썩.

"샬롯!"

"집중해!!"

만약 하나가 쓰러지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한 실험은 두 가지 반응이었다.

조금 흥분해 움직임이 흔들린 루크와 아이작, 침착하게 공백을 메꾸며 자리를 유지하는 잭과 핀리.

잭은 흔들리지 않는 동시에 흔들리는 루크와 아이작까지 챙기고 있었다.

잭이 정신적 지주였다.

청우는 몸을 숨긴 채 그들의 행동과 표정을 살폈다.

그렇다면 잭이 쓰러지면 어떻게 될까.

"킬킬. 터무니없는 놈이 와버렸군."

"핀리!!"

결국 청우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잭이 핀리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그 외침을 신호로 모두가 아이작의 곁에 모였다. 동시에 품에서 작은 구슬을 꺼내 얼굴에 부딪쳐 깨뜨렸다.

그리고 붉은 구슬 하나가 허공을 날았다.

툭. 파앙!

붉은 구슬은 허공에서 터지며 붉은 안개를 자욱이 남겼다.


읭.읭.읭.읭.

이명이 들렸다.

"쿨럭. 쿨럭."

기침 소리도 들렸다.

잭은 자신의 움직임이 어색한 것을 느꼈다.

정상적인 반응이었다. 핀리의 비장의 수 중 하나인 붉은 구슬은 정신적인 방해 효과가 있어 사고의 흐름과 육체의 반응과의 괴리를 불러일으켰다.

제대로 작동한 것이었다.

잭이 어지러운 시야를 추스르고 붉은 안개 사이로 보이는 팀원들을 챙겼다.

루크, 아이작, 핀리. 모두 멀쩡하게 서 있었다.

시야가 흔들리고 구토감이 몰려오겠지만 다들 잘 버텼다.

모두 무사한 것을 확인한 잭이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샬롯을 안아 들고 있는 화이트가 있었다.


삐이이이잉!

그들의 대치는 밖에서 들려오는 경고음과 함께 끝이 났다.

진득하게 풍겨오던 살기도 사라졌고, 심장을 달군 흥분도 가라앉았다.

"후우. 다들 몸 상태 점검해."

잭은 살기가 사라졌음을 알아차리고 긴장을 풀으려 몸을 흔들었다.

긴장하고 있던 팀원들도 잭의 말을 듣고서야 각자의 몸을 챙겼다. 하지만 두 눈만큼은 청우에게서 떼지 않았다.

잠시 후, 헥터 경비를 책임지고 있는 밥이 다가왔다. 밥은 익숙한 상황인 듯 얼굴 전체를 가리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잭! 잭. 괜찮습니까?"

"밥. 괜찮네. 별일 아니야. 그저 우리끼리 대련한 것뿐이네."

밥이 주위를 둘러 벌어진 상황을 보았다. 벽면이 무너져 내렸고 붉은 안개가 흐릿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대련한 것 치곤 건물이 많이 상했지만 가끔 있던 일이었다.

"그럼 일단 상부에는 대련으로 보고하겠습니다."

"아. 고맙네."

건물은 며칠 내에 다시 지어질 것이다.


툭.

청우가 샬롯을 두드리자 그녀가 다시 깨어났다.

"으응. 응?"

청우는 샬롯이 정신을 차린 것을 확인하고 그녀를 내려주었다.

정신을 차린 샬롯이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똑바로 섰다. 시야가 살짝 어지러운 것을 보니 핀리의 붉은 탄이 터진 것 같았다.

"달링! 괜찮아?"

어느새 인간 모습으로 돌아온 루크가 그녀에게 다가와 부산한 몸짓으로 그녀를 걱정했다. 그의 하얀 면티는 사라졌지만 청바지는 남아있었다.

"시끄러."

샬롯은 몸에 이상이 없는지, 그녀의 무기는 잘 있는지 점검했다.

그녀의 장비는 귀하고 귀한 전설급 장비. 그녀의 목숨만큼 소중한 물건이었다.

정신을 잃기 전과 똑같았다. 장비는 양 손목에 잘 착용돼 있었고, 그녀가 날린 깃털도 모두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휴."

"화이트. 너 좀 매섭다?"

샬롯의 상태를 확인한 루크가 청우를 보고 말했다.

그의 말에 다섯의 시선이 다시 청우에게 몰렸다.

다시 이어진 잠깐의 침묵.

청우는 태연히 가면을 벗었다.

그는 숨소리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별말씀을요. 대처는 잘 봤습니다."

"킁."

다시 잘생긴 미남으로 변한 루크가 아직도 저릿한 손끝을 만졌다.

그동안 위기도 많았고 실수도 있었다. 당연히 죽음의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그토록 진한 죽음의 향기는 느껴본 적이 없었다.

격이 다른 공포.

어쩌면 이런 능력자들이 모여있는 곳이 삼단문 이상일까.

아직도 심장이 거세게 뛰고 있었다.

샬롯도 고개를 끄덕이며 루크의 의견에 동의했다.

확실히 그녀가 봐온 이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 움직임, 그 분위기, 그 감정.

이단문에서 봐온 이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감각이었다.

"강했다."

좀처럼 말이 없는 아이작이 입을 열었다.

그가 입을 열자 모두가 그를 바라봤다.

과묵하고 친절한 아이작은 알고 보면 지독한 실리주의자였다. 그는 목표를 처리하는 데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만 대우해줬다.

오랜만에 그의 목소리를 들어 다들 살짝 놀랐지만, 이내 수긍했다. 화이트는 대우받을만한 능력이 차고 넘쳤다.

"킬킬킬. 터무니없는 놈이 들어왔다니까. 킬킬킬."

핀리는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계속 웃어댔다.

"이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대강 서로의 실력은 살펴본 것 같군."

잭이 화이트의 움직임을 떠올리며 말했다.

영상에서 봤던 그 사라짐.

실제로도 완벽했다. 그 어디에서도 그의 흔적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약속은 내일 오전 8시 8분이다. 늦지 않도록 준비해. 화이트는 일단 날 따라오게."

"네."



잭이 화이트를 데리고 나간 수련장은 조용했다.

건물 상황을 지켜보던 이들도 그 기묘한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모두 빠져나갔다.

수련장에 남은 루크, 샬롯, 아이작, 핀리는 각자의 침묵 속에 빠져있었다.

저마다 청우가 보인 공포를 떠올리거나, 그가 보인 판단과 움직임에 관해 생각하거나, 더 싸웠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했다.

긴 침묵 끝에 웃음소리가 들렸다.

"큭큭큭큭."

그건 아이작의 웃음소리였다.

또 한 번 놀란 세 사람이 아이작을 바라봤다.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다."

아이작은 뚜렷한 눈동자로 화이트가 서 있던 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눈을 돌려 자신의 팀원들을 보았다. 모두 뛰어난 요원들이었다. 천재라고 불렸고 그럴만한 일들을 해왔다. 세상에 밝힐 수 없는 비밀이었지만, 그 비밀을 풀어가는 자들이 이들이었다.

하지만 오늘 또 다른 천재를 만났다.

그는 몸소 보여줬다.

이 세상에 한계란 없으며, 불가능이란 해내지 못한 자의 자위일 뿐이라고.

그게 그의 본래 능력이든, 보물의 능력이든 상관없었다. 세상에 불가능이 없다는 것만 알면 됐다.

아이작은 잃어버린 자신의 동생을 떠올렸다. 그녀가 지금 어디 있는 지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찾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화이트의 능력을 통해 그는 그러한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킬킬. 어쩌면 그는 숨겨진 진리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자일 수도 있지."

핀리도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들은 모두 어떤 목적이 있었다. 그건 그들이 가진 돈과 능력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였다. 그들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팀을 꾸리고 문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아. 정말 아름다웠어."

루크가 황홀하단 표정을 지으며 그 공포를 떠올렸다.

"미친놈."

샬롯은 그런 루크의 표정을 보다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제정신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도 그들과 같은 의견이었다. 화이트라면, 그의 능력이라면 그녀의 목적을 이룰 때까지 그녀를 이끌어 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일 아침 8시. 절대 늦지 마."

저마다 생각에 빠져있을 때, 샬롯이 먼저 무너진 수련장을 빠져나갔다.


작가의말

1. 추천글이 쓰였네요. 노테르담 님 감사합니다.

2. 루크의 대사를 치고 난 뒤에 확인했는데, 루크가 그 오버스러운 캐릭터가 아니길 빕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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