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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서영徐榮
작품등록일 :
2018.01.04 16:10
최근연재일 :
2018.02.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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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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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18화

DUMMY

"쿠라학! 쿠학!"

칼리브 종족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단단한 피부가 꿈틀거렸다.

티쿠의 다리는 두 배 가까이 부풀었고 그의 팔은 당장에라도 튀어나갈 것처럼 땅을 짚고 있었다.

그런 그의 앞에서 몬데르크가 거대한 지팡이를 들고 그를 내려봤다.

당장에라도 놈의 목을 물어뜯고 놈의 피로 몸을 씻고 싶었다. 떨어진 놈의 머리를 보고 비웃으며 포효하길 원했다. 놈의 공포로 이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티쿠의 바람과 너무 달랐다.

강인하고 탄력성이 넘치는 그의 다리는 몬데르크의 벼락을 피하기 위해 땅을 박차야만 했고, 몸을 꿰뚫만큼 단단한 그의 팔은 휘청이는 몸을 지탱해야 했다.

"쿠락! 쿠락!"

티쿠의 전신이 비명을 질렀다.

"신이 경멸하신다. 네 놈의 천박함에 관해."

웨도가 지팡이를 휘두르며 신의 말을 전했다.

웨도의 말을 알아들은 티쿠의 몸이 모멸감에 바르르 떨렸다.

하지만 그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눈앞에 벼락이 또 떨어지고 있었으니까.

쾅!

티쿠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벼락을 피해냈다.

벼락은 피했지만 그는 웃을 수 없었다. 그것이 그가 더 빠르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았으니까.

벼락은 티쿠가 반응하고 피할 수 있을 만큼의 속도로 떨어졌다. 마치 그가 피해내기를 바란 것처럼.

쾅!

티쿠가 그 사실을 알고 포효했다.

"쿠락!"

굴욕감과 모멸감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치솟았다.

몬데르크는 지금 그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진짜 능력이라면 그가 지금 살아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마 두 번을 피하기도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수차례 피하고 있었다.

굴욕적인 상황이었지만, 도망칠 수도 없었고 죽을 수도 없었다.

웨도는 교묘하게 벼락의 위력을 조절했고, 얍삽하게 길을 막았다. 만약 티쿠가 포기하고 벼락을 맞는다면 웨도는 그가 죽을 때까지 가지고 놀 것이다.

"웨도. 피세츄는?"

새로운 몬데르크, 케샤가 웨도를 향해 다가왔다.

쾅!

웨도는 티쿠를 가지고 놀며 대답했다.

"피세츄는 선언한 죽음을 내리고 오겠지."

약속은 신성한 철칙. 그러니 피세츄는 그가 목표로 한 하등 생물을 죽일 때까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케샤가 시선을 돌렸다. 웨도 옆에는 이미 칼리브 시체가 하나 있었다. 먼지와 피로 뒤덮인 것을 보니 웨도는 또 악취미가 도진 듯싶었다.

그가 인간 둘을 잡고 왔으니, 남은 건 인간 둘와 칼리브 둘이었다.

쾅! 쾅!

"클클. 잘도 뛰는군."

웨도는 벼락을 피해 몸을 던지는 티쿠를 구경하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우리에 갇힌 포로에게 채찍질하는 침략자처럼.

쾅!

"칼리브들은 재주가 좋아 몸놀림이 꽤 재빠르단 말이야. 몇 놈 잡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저 무식한 놈들을? 줘도 사양이야."

케샤는 티쿠를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도 힘은 좋아 보여. 몇 놈 노예로 삼고 싶지 않아?"

"전혀. 더럽고 추해."

웨도와 케샤의 대화는 죽기 살기로 뛰어다니는 티쿠에게도 들렸다.

굴욕감이 그의 몸을 감쌌다.

"난 위대한 미스타 가문의 일원, 티쿠다! 전사에게."

티쿠가 굴욕감을 참지 못하고 그들에게 호통을 쳤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벼락뿐이었다.

쾅!

벼락을 정통으로 맞은 티쿠가 몸을 바르르 떨었다.

웨도가 바닥에 쓰러진 티쿠를 보았다.

"방금 저놈이 뭐라고 한 거야?"

전신에서 느껴지는 고통보다 참을 수 없는 굴욕감이 티쿠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크륵. 크크륵."

"몸뚱이도 튼튼하군. 아직도 살아있어."

"그만 끝내도록 해. 피세츄를 찾아야지."

"찾으러 가야 하나? 그가 찾아오길 기다리는 게 어때?"

"다른 놈들도 제거해야 하니까."

그들은 한가롭게 잡담을 나눴다.

바닥에 쓰러졌던 티쿠가 이를 깨물고 순간적으로 전신에 힘을 줬다.

불끈.

티쿠는 그가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웨도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눈이 번뜩였다.

제발 단 한 번만이라도 닿기를!

티쿠의 기습은 빠르고 매서웠지만, 웨도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들의 신은 그의 기습에 대해 경고해주었고, 웨도는 아주 작은 벼락을 내리는 것만으로도 그의 기습을 막을 수 있었다.

쾅!

쿠당탕.

날아가듯 달려들던 티쿠가 벼락에 맞아 뒹굴었다.

티쿠는 전사의 이름으로 당당히 죽고 싶었지만 그것조차 실패했다.

"꼴에 기습? 천박하긴."

그들의 적은 명예도 모른 채 그를 조롱했다.

"쿠륵."

온몸이 끊어질 듯 고통스러웠다.

웨도가 지팡이를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 끝인 걸까.

티쿠는 그의 마지막을 장식할 벼락을 바라봤다.

자신은 이렇게 죽지만 그의 가문은 몬데르크의 오만함을 절대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문이 그들에게 복수의 손톱을 빼 드는 날, 그는 가장 앞에 설 것이다. 저들의 목을 물어뜯기 위해.

검은 벼락이 땅에 떨어졌다.

저들에게 피의 복수를!

쾅!

하지만 티쿠의 생각과는 다르게 벼락은 그에게 떨어지지 않았다.

몬데르크 둘은 일제히 아무도 없는 공터에 벼락을 떨어뜨렸다.

아직도 장난질인 걸까.

티쿠가 두 몬데르크를 노려봤지만, 그들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들의 안중에는 이미 그가 없었다.

케샤와 웨도가 또 동시에 벼락을 떨어뜨렸다.

쾅쾅! 쾅쾅!

하지만 벼락은 그저 바닥에 떨어져 큰 소음을 일으킬 뿐이었다.

"네 놈! 뭐 하는 거냐!"

티쿠가 고함을 질렀지만 몬데르크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티쿠는 신경도 쓰지 않고 계속 공터 한쪽에 벼락을 쏟아냈다.

쾅쾅! 쾅쾅!

쏟아진 벼락이 대지를 파헤치고 나무를 불태웠다.

그런데도 몬데르크 둘은 멈추지 않았다. 그저 계속 벼락을 내렸다. 그곳에 뭔가 있는 것처럼.


"신이 경고하신다."

"신이 경고하신다."

"적이 있음을."

"적이 있음을."

케샤와 웨도가 똑같이 중얼거리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벼락은 정상적으로 생겼고 땅에 떨어졌다.

쾅쾅!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의아함을 느낀 것도 잠시. 그들의 신은 그들에게 다시 경고했다. 적이 있음을.

케샤와 웨도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들은 적이 숨어 있다고 믿었다.

쾅쾅! 쾅쾅! 쾅쾅!

벼락이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또 떨어졌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의 의아함은 이상함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들의 신은 쉬지 않고 경고하고 있었다.

적이 다가오고 있음을.

그들의 벼락이 적에게 닿지 않았음을.

쾅쾅! 쾅쾅! 쾅쾅!

그들이 부릴 수 있는 벼락의 속도는 이미 최대치였다. 더 빨리 부릴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그들의 신은 적이 살아있음을 알렸다.

"어디냐!"

생전 처음 겪는 일에 웨도가 평상심을 잃고 소리쳤다.

그들의 신이 틀렸을 리는 없다. 그것은 그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보이지 않는 적이 실제로 신의 천벌을 피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누구냐! 어디냐고 묻지 않았느냐!"

케샤는 벼락이 땅을 무너뜨릴 것처럼 떨어지는 소리 사이로 웨도의 목소리를 들었다.

저 무슨 꼴인가.

신을 모시는 사제가 평정심을 잃고 저리 흥분하다니.

케샤가 추하게 고함을 지르는 웨도를 말리기 위해 입을 반쯤 열었다.

그때 그는 들었다.

아주 이질적인 소리 하나를.

캉!


케샤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였다.

그들의 신이 가리키는 방향이 아닌 그의 곁에 서 있던 웨도에게로.

시선에 잡힌 웨도는 서 있던 자세 그대로 옆으로 고꾸라지고 있었다. 추하기 그지없던 칼리브처럼.

털썩.

신이 말했다.

웨도가 죽었음을.

웨도가 쓰러지자 쏟아지던 벼락이 멈췄다.

타닥타닥.

불꽃이 번져 나무 조각이 타올랐다. 하지만 케샤는 그런 것을 볼 수 없었다.

그의 눈엔 웨도만 보였다.

그는 추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으로 쓰러져 있었다.

검은 피를 땅에 흘리며.


몬데르크가 이 문 안에서 죽는다는 것은 단 하나만을 의미했다.

바로 신이 정해준 우승자를 제외한 다른 몬데르크들의 희생.

그렇게 믿었다.

그 외의 죽음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른 종족들을 모두 청소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신의 결정에 따랐다.

신이 누군가를 택하면 그는 자동으로 우승자가 되었고, 다른 몬데르크는 다음 기회를 노리며 신의 제물이 되었다.

그게 그들의 사냥 방식이었고 약속이었다.

그런데 신의 제물도 희생도 아닌 사냥을 당했다.

하나의 몬데르크가.


웨도의 시신이 급속도로 식어가자 케샤의 이성도 날아가고 말았다.

"누구냐!!"

케샤가 고함을 지르며 적을 불렀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분노에 휩싸인 케샤가 신의 경고에 맞춰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의 신이 비정상적인 상황에 벌을 내리는 것일까. 아니면 그의 이성이 과부하 되어 한계치 이상의 힘을 사용하는 걸까.

엄청난 수의 벼락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쾅쾅! 콰콰콰콰쾅쾅! 쾅!

사방으로 쏟아지는 벼락 때문에 근처에 살아남았던 모든 나무가 일제히 재가 되어 사라졌다. 웨도와 다른 칼리브 시체도 사라졌다.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리지 못하던 티쿠 또한 재가 되었다.


"으아아아아! 감히이이!"

케샤가 이성을 잃고 벼락을 쏟아냈다.

그 모습은 압도적인 광경이었다.

새까만 벼락이 허공에서 끊임없이 튀어나와 땅을 파내고 대기를 찢어발겼다.

벼락은 하늘을 찢고 대지를 박살 냈다. 그리고 세상을 찢어버릴 것처럼 퍼져나갔다.

하지만 케샤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분노에 휩싸였던 그의 얼굴이 점점 당혹으로 물들었다.

그들의 신이 변함없이 말하고 있었다.

적이 다가오고 있음을.

그가 위험함을.

하지만 적은 보이지 않았고, 그는 적을 막을 수 없었다.

난생처음으로 그는 공포를 느꼈다.

피할 수 없는 공포를.

존재하는 모든 생물이 고개를 조아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몬데르크에게 이런 상황은 상상에도 없었던 일이었다.

"으. 으."

케샤가 스며드는 공포를 참지 못하고 떨고 있을 때 또다시 작은 소리를 들었다.

너무나도 선명하게 들리는 그 소리를.

캉!

엄청난 수의 벼락을 쏟아내던 케샤가 맥없이 쓰러졌다.


매캐한 연기가 공터를 가득 메웠다. 흙이 타들어 가며 독한 냄새를 내뿜었다.

청우는 죽은 몬데르크를 보았다.

몬데르크가 보인 벼락은 그에게 새로운 절초의 단면을 보여줬다.

시험 삼아 펼쳐본 초식은 만족스러웠다.

물론 그들의 능력과 같진 않았다. 그들의 능력을 보고 무공을 이용해 펼친 초식이었다.

며칠 만에 만든 초식치고는 괜찮았다. 벼락 사이로 공격할 수 있었으니까.

벼락은 언뜻 무림맹주 단청학이 사용했던 초식과 비슷했다.

쓰러진 케샤를 살피던 청우가 고개를 돌렸다.

남은 것은 없었다.


"이겼어요! 또 이겼다고요!"

참가자 모두가 죽자 기뻐하는 얼굴로 파야가 튀어나왔다.

파야는 싱글벙글 웃음을 감추지 않고 번개로 파헤쳐진 구덩이 사이를 뛰어다녔다.

"정말 대단했어요! 정말이요!"

파야는 이 모든게 꿈 같았다.

자신의 파트너가 또 우승했다. 그것도 두 번 연속으로.

그건 피아세의 역사에서도 드문 일이었다. 이건 전설에 이른 자들이 보였던 행보였다.

파야의 상상 속 청우는 이미 전설이 되어있었다.

그는 청우가 그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주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을 믿을 것이라 다짐했다.

그는 그 정도의 결과를 보여줬다.

"또. 또 우승이라니. 요즘에는 들을 수 없는 결과라고요. 아!"

파야는 혼자 감격에 차 눈을 글썽거렸다.

청우는 그런 파야를 내버려 둔 채 마지막 초식을 몇 번 더 반복했다.

더 나은 경로는 없는지, 이어지는 변초를 만들 수 있는지, 허초와 섞을 방법이 있는지.

파야는 그런 모습을 보고 또 감동했다. 자신의 파트너는 타고난 전사였다. 그는 쉴새 없이 노력했고 앞으로 나아갔다. 우승하는 순간에도 자신의 능력을 갈고닦고 있었다.

"빛의 섬에 가셔서 하셔도 좋아요!"

파야는 청우에게 섬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파트너가 유독 섬을 좋아하기 때문에 섬에 가자고 하면 좋아할 줄 알았다.

청우는 그를 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만큼 좋아하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상관없다.

파야는 연신 웃는 얼굴로 문을 열었다.

또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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