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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서영徐榮
작품등록일 :
2018.01.04 16:10
최근연재일 :
2018.02.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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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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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15화

DUMMY

다시 홀에 도착했다.

일단문에서 봤던 곳과 같은 홀. 사방이 닫혀 어두운 가운데 높이 뚫린 천장에서 빛이 내려와 문을 밝혔다.

청우의 문까지, 총 열두 개의 문이 존재했다.

지구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문이 다섯 개, 칼리브의 문이 네 개,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이 세 개였다.

청우는 연못에서 나오는 자들이 칼리브라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지구의 문에서 나오는 자들이 인간이라는 것도 확인했다.

그들은 일단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가진 무기도, 태도도, 행동도. 모두 틀에 박힌 것처럼 행동했다. 약간의 긴장과 흥분 상태는 보편적인 공통점이었다.

청우의 시선이 새로 등장한 세 개의 문으로 이동했다. 보랏빛을 띠는 금속 재질의 문틀은 요란한 문양으로 도배돼있었다.

문을 통해 세 존재가 나타났다.

-몬데르크 종족이에요.

새로 등장한 외계인은 몬데르크라는 종족이었다.

검은 피부가 두드러지는 외계인은 1미터의 작은 키에 인간과 비슷한 두 개의 팔다리를 가졌다.

그들은 굉장히 독특한 형태의 지팡이를 가지고 있었다. 이리저리 꼬이고 뒤틀린 형태의 지팡이는 여러 보석으로 치장돼 눈길을 끌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목과 손에도 휘황찬란한 빛을 품은 보석을 착용해, 전쟁터가 아니라 마치 파티에 나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나름 유명한 종족이에요. 신에게 부여받은 능력을 사용한다는 종족이죠. 물론 신이라는 존재는 몬데르크 행성의 토착 신앙이에요. 하지만 능력은 가짜가 아니죠. 까다롭게 되었네요. 저들은 칼리브보다 강해요.

허약하기 그지없는 신체였다. 걸어 다니는 것조차 버거워 보이는 다리, 고작 지팡이만 쥘 만큼 연약한 팔, 까맣고 커다란 눈동자. 그들은 전사가 아니라 주술사 같이 생겼다.


몬데르크는 오만한 눈빛으로 다른 도전자들을 내려봤다. 무지렁이를 내려다보는 귀족처럼.

그 눈빛의 의미를 알아차린 자들이 인상을 찌푸렸다.

인간들은 사뭇 도전적인 표정을 지었고, 칼리브는 고개를 돌렸다.

칼리브의 반응은 흥미로웠다. 그들은 전에 봤던 고위 가문의 자제처럼 여러 보석을 가졌지만, 몬데르크 앞에선 얌전했다. 마치 몬데르크 종족의 위상이 더 높다는 듯이.

그들의 태도를 통해 두 종족의 격차를 느낄 수 있었다.

"저것들은 왜 우릴 내려다보지?"

엄청난 수의 장비를 들고 온 인간 용병이 몬데르크를 보며 중얼거렸다.

분명 그의 정령이 몬데르크에 관해 이야기 했을 텐데도, 그는 모두에게 들리게 중얼거렸다. 전형적으로 자기 우월성이 있는 자였다.

-어리석네요. 몬데르크에게는 도발하지 않는 게 좋아요. 저들의 콧대는 그들의 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거든요.

"네 놈. 종족과 소속을 밝혀라."

몬데르크의 일원 중 하나가 물었다.

"나? 난 찰리다. 뭐. 인간이고 켈베로스 용병대 소속이지. 그리고 이번 문을 우승할 사람이기도 하다."

찰리는 가슴을 들이밀며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말했다. 그는 어떤 이유에서 인지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말에는 반드시 자신이 우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그의 옆에는 무려 열 개가 넘는 가방이 놓여 있었는데, 어쩌면 그 자신감의 근원이 저 가방일 수도 있었다.

열 개가 넘는 가방에 담긴 비밀 무기라.

변수가 될 수도 있는 사항이었다. 청우는 찰리의 태도와 행동, 말투뿐 아니라 챙겨온 짐까지 모두 기억했다.

"재밌군. 제일 먼저 널 죽이도록 하지."

몬데르크의 검은 눈동자가 반짝였다. 살기를 띠는 몬데르크의 빛은 연적빛이었다.

그 모습을 본 칼리브들이 고개를 돌렸다.

찰리는 칼리브의 행동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마주 웃었다.

"기다리도록 하지."

그의 용기는 칭찬해줄 만 했다.

그러나 능력 없는 용기는 만용에 불과하다. 찰리의 빛은 연주황빛이었다.

청우가 가방을 훑어봤다. 어쩌면 찰리가 저 장비를 모두 사용했을 때, 그의 빛이 급격하게 변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변수가 될 터.

-시작합니다.

파야의 말에 청우가 시선을 거두고 돌아섰다.

홀에서의 짧은 대기 시간은 청우에게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우주의 생명과 종족에 관해 무지한 그가 이렇게 적의 모습을 관찰하고 능력을 추정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앞날을 예상하고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는 엄청난 혜택이었다.

이것이 가지는 강점을 다른 도전자들은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그 사실을 깨달았다면 저렇게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는 이 시간이 없다고 해도 이길 자신이 있었지만,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버릴 생각은 없었다.

아주 사소한 빈틈이라도 그는 파고들 여지가 있었고, 그만한 능력을 가졌다.

몬데르크는 어떤 능력을 보여줄까. 칼리브는 특별하지 않았다.

그들이 좋은 능력을 갖췄다면 좋으련만, 신에게 부여받은 능력이라.

아주 약간 흥미가 생겼다.


-쿠세츠 행성이에요!

문에 들어서고 행성을 확인하자마자 파야가 반갑다는 듯이 외쳤다. 하지만 행성 이름을 말해봐야 청우는 행성에 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청우는 파야의 외침을 뒤로하고 또 땅부터 팠다.

지구에선 볼 수 없는 생물들을 걷어내고 땅을 파헤쳤다. 그리고 안쪽에 묻혀있던 흙을 꺼냈다. 축축하고 습한 토양. 수분이 많은 행성이었다.

안쪽에 있던 흙을 한 주먹 쥔 청우가 자신의 팔꿈치에 흙을 문댔다. 그리고 기다렸다.

파야는 또 땅을 파고 있는 청우를 내버려 두고 행성에 관한 정보를 읊었다.

두 존재는 각자가 해야 할 일만 했다. 서로가 무슨 반응을 보이건 신경 쓰지 않고.

-이 행성은 전에 간 스톤소드보다 시간이 느리게 가요. 이곳에서 이틀이 스톤소드의 하루 정도 되죠. 좋은 곳에 걸렸네요.

청우에게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신경 쓰고 있던 파야가 반가워했다.

시간이 넉넉하다는 소리를 듣고도 청우는 감정 기복이 없었다.

그는 별 상관없었다. 시간이 넉넉하면 넉넉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 그였다.

흙을 묻힌 팔꿈치에서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자, 청우는 이번에도 빼먹지 않고 몸 구석구석에 흙을 묻혔다.

팔꿈치에 흙을 먼저 묻혀본 이유는 독의 유무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간단한 검사에 불과했지만 어떤 생물이 살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위장하기 전에 해볼 필요성이 있었다.

-이 행성에는 먹을 것은 풍족해요. 조금 과장하자면 보이는 것은 거의 전부 먹어도 된답니다. 다만 푸른색을 띄는 것만 먹지 마세요. 인간에겐 맞지 않으니까요. 아 또 이 행성에는 식수가 굉장히 부족해요. 일찍부터 식수를 찾든지 아니면 가지고 있는 물을 아껴 드세요.

청우는 문에서 나온 그 자리에서 파야의 설명을 들었다.

그가 흙을 파낸 자리에도 파란색 식물이 자라있었다. 마치 균체처럼 생긴 식물은 뿌리처럼 보이는 부분이 드러난 채 꿈틀거렸다. 지렁이처럼.

-그런 것은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이죠.

그의 머릿속에서는 파야의 설명이 추가될 때마다 계획이 바뀌고 수정되었다. 더욱 수월하게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청우는 몇 가지 주의 사항과 정보를 전부 들으며 감각을 날카롭게 벼렸다.

잠시 닫아놨던 감각이 가면에 이어지자 보이지 않았던 가면의 숨겨진 능력이 개방되었다.

그그그그.

가면은 비명을 지르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정보를 홍수처럼 쏟아냈다.

북쪽에는 연주황빛이 두 개 있고, 남쪽에는 연주황빛과 연적빛이 하나씩 있으며 동쪽에는 연적빛 두 개와 진주황빛이 다섯 개 있다고.

또한 바닥에 자란 식물은 물론, 나무뿐 아니라 나무에 기생한 식물, 동물, 하늘을 나는 생물까지 모든 빛을 보여 줬다. 수천을 넘어 수만에 달했고 머리가 터져 버릴 것 같았다.

가면은 입을 멈추지 못하는 저주에 걸린 악마처럼 끊임없이 정보를 들이밀었다.

수천수만 개의 생물이 가진 빛은 눈을 멀게 할 만큼 찬란했다. 감각을 닫지 않으면 눈이 멀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불망향가의 공간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곳이 실제 세상이었다.

하나의 생명이 움직일 때마다 가면은 놓치지 않고 그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 청우의 감각이 그 사실을 잡아냈다. 움직이면 변하고, 변하면 보내고.

청우의 감각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고 그의 정신은 아득해졌다. 하지만 그는 눈썹 하나 꿈틀거리지 않았다. 도리어 가면의 감각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감각을 날카롭게 벼렸다.

빛이 더욱 빠르고 선명하게 반짝였다.


파야는 어느 순간 입을 다물었다.

청우는 한 시간 째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청우를 부르지 않았다.

그는 느끼고 있었다. 그의 파트너가 사냥 준비를 하고 있음을.

잠에서 깨어날 준비를 하는 용처럼 그는 지금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가 움직이는 순간 재앙이 닥칠 것이다.

심장이 쿵쾅댔다. 파야는 조용히 침묵한 채 그가 움직이기를 기다렸다.



찰리는 행성에 도착하자마자 열 개의 가방을 내려놨다. 그리고 수도 없이 연습한 순서대로 가방을 열고 장비를 꺼냈다. 그의 정령이 행성의 이름과 시간, 환경 등에 관해 설명해줬지만, 그런 것은 뒷전이었다.

열 개나 되는 가방에서는 벙커를 지을 만한 장비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건 과학 기술의 총체였다. 그가 사용할 수 있는 전 재산을 투자하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총동원하여 장비를 구하고 사람을 찾았다.

최고의 장비와 인력이 합쳐지자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벙커가 완성할 수 있었다.

찰리가 첫 번째 가방에서 수십 개의 합금을 꺼내 바닥에 박았다. 그리고 두 번째 가방에 든 알루미늄 합금 강판을 서로 연결하고 고정해 뼈대에 부착했다.

차칵! 차칵! 차칵!

손쉽고 간편하게 조립할 수 있지만 튼튼한 구조. 수십억을 쏟아부은 보람이 있었다.

외벽을 조립하고 나자 외부에 움직이며 발포할 수 있는 화기를 장착했다.

근처에 다가오면 압력을 느끼고 폭발하는 지뢰도 빈틈없이 깔았고, 지뢰를 넘어올 경우에 적을 즉사시킬 만한 전류가 흐르는 전선도 숨겼다.

사방을 향해 움직이는 총기 열두 자루는 가방 하나짜리 컴퓨터로 조종할 수 있었고, 교묘히 숨긴 화학무기는 리모컨 하나로 터뜨릴 수 있었다.

지형지물을 파악할 드론과 식수와 식량을 채취해올 소형 로봇까지 배치하고서야 그의 준비가 끝났다.

준비해온 모든 과정을 마친 찰리가 긴장한 탓에 굳어진 얼굴을 폈다.

완벽했다. 수십억을 붓고 수개월 동안 연습한 대로 확실하게 모두 조립했다. 이제 이곳에서 자신은 무적과 다름없었다.

자신이 허락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이곳에 침입할 수 없으며 자신을 죽일 수 없다고 확신했다.

홀에서 본 인간과 칼리브 뿐만 아니라, 몬데르크인지 뭔지 하는 외계인도 무섭지 않았다.

이 무기들을 마련하기 위해 그는 전 재산을 털어 넣었다.

우승할 수 있다면, 우승해서 보물을 받을 수 있다면 전 재산을 모두 털어 넣었어도 이득이었다.

만약 패배한다고 해도 탑을 주최하는 자들은 자신의 장비를 모두 돌려두기 때문에 그는 손해 볼 것이 전혀 없었다.

우승해도 패배해도 손해날 것이 전혀 없는 기회.

찰리는 그래도 우승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정도 수준의 장비라면 폭격당하지 않는 이상 뚫을 수 없다.

그는 벙커 안에 몸을 숨긴 채 기다렸다.

적들이 제 발로 찾아 오기를.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고 살수는 적응의 정수다.

청우는 그의 감각을 터뜨릴 것처럼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도 적응하고 말았다. 그러자 그는 평상시와 같이 사고하고 행동하는 와중에도 빛을 감지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새로운 인격이 생긴 것처럼.

가면의 능력에 적응한 청우가 새로운 감각을 깨웠다.

세상에 연결된 것 같은 느낌. 더 높은 경지의 감각이었다.

새 감각을 얻은 청우가 눈을 떴다.


작가의말

처음 후원을 받아봤습니다.

라임페퍼맛님 소중한 후원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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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3화 +63 18.02.05 19 0 13쪽
32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2화 +89 18.02.04 2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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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0화 +79 18.02.02 2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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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15화 +45 18.01.16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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