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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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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徐榮
작품등록일 :
2018.01.04 16:10
최근연재일 :
2018.02.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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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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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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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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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14화

DUMMY

휘리릭.

검은 그림자가 탑 사이를 날았다.

탕!

굉음을 울리는 총소리가 검은 그림자 끝을 따라갔다.

탑에 숨은 그림자는 총에 맞았는지 미동도 없었다.

그림자의 움직임을 맞췄던 올리버가 총구를 내려 그가 숨은 탑의 틈을 노렸다.

탕탕탕탕. 쿠르르르쾅.

돌 틈 사이를 정확하게 맞춘 탓에 탑은 균형을 잃고 무너져내렸고, 검은 그림자는 먼지 속에 묻혔다.

올리버가 조준경에서 눈을 떼지 않고 목표가 묻힌 장소를 바라봤다. 그는 만약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오면 0.5초 안에 맞출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먼지가 전부 가라앉았음에도 검은 그림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올리버는 직감적으로 적이 죽었음을 알아차렸다.

슥.슥.

그는 총구를 돌려 주위에 또 누군가 숨어있지 않은 지 확인했다.

주위는 조용했고 작은 소음 하나 없었다.

적을 다운시켰지만 올리버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주위를 경계했다.

그때 무언가 그의 머리를 뚫고 나갔다.

콰드득.

올리버는 자신을 공격한 자의 꽁무니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청우는 죽은 올리버를 내려봤다. 그는 익숙한 자세로 쓰러져 있었다.

그는 청우의 손에 무려 28번이나 처리됐다. 불망향가라는 무공 덕에 그럴 수 있었다. 28번이나 이어진 훈련 덕에 그에 대해선 더 생각할 것이 없을 정도였다.

그는 강했다. 하지만 동시에 약했다.

그가 강한 이유는 총 때문이었고, 그가 약한 이유도 총 때문이었다.

올리버는 총을 잘 쐈다. 수 킬로미터 밖에서 단 한 발의 총알로 칼리브를 잡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너무 총에 의지했다.

미끼를 던지던 함정을 파던, 적이 시야에 잡히면 온 신경이 그곳으로 쏠렸다.

지금도 청우가 던진 칼리브 시체로 인해 청우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총에 집중할 때면 그는 주위의 변화에 대해 너무 무감각해졌다.

그게 그의 한계였다.

총은 약간의 훈련만으로도 강한 종족들을 사냥할 수 있게 해줬지만, 동시에 단련할 수 있는 부분을 건너뛰게 했다.

물론 잭 정도의 신체 능력만 갖춰도 해결될 단점이었지만, 그 정도 능력을 갖춘 자들에게 총은 부가적인 선택이었다.


청우는 올리버의 시신을 뒤로하고 걸음을 옮겼다. 멀리서 주황빛이 약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이 정도 세기라면 아마 1, 2키로 정도 거리였다.

수백 번의 전투를 통해 청우는 가면의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불망향가를 통한 수련은 가면의 능력을 향상시켜, 현재는 청우의 기감보다 훨씬 멀리 있는 적을 찾아낼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가면은 적을 탐지하고 찾아내는 것뿐 아니라, 청우의 근접전 능력도 극대화해줬다. 적의 신체가 움직이기 전에, 미리 그들의 사고를 파고들어 빛의 강약을 조절해 그에게 위기를 알려줬다. 이는 엄청난 차이를 불러일으켰다.


"쿠륵!"

칼리브가 손가락을 붙여 창처럼 빠르게 찔렀다.

하지만 미리 빛의 경고를 본 청우는 가볍게 피하고 있었다.

청우가 공격을 피하자 칼리브는 손을 창처럼 휘두르고 당기고 찌르며, 변초를 섞어 그를 압박했다. 요리조리 미꾸라지처럼 피해내자 미리 공간을 선점하고 청우의 틈을 노리고자 했다. 이는 무공의 기본이었다.

불망향가는 칼리브가 가진 신체 능력을 활용해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공격을 이어나갔다.

슉. 샥. 슉. 슉. 샥.

칼리브의 신체에 불망향가의 무공이 섞이자, 그들의 공격은 한층 빨라졌고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한 수 한 수가 청우의 공간을 파고들려는 목적이었다.

그들은 주황빛이었던 전과 다르게 연한 적빛이 됐다. 모두 불망향가 덕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불망향가의 도움을 받아 더 공격적으로 변했듯이, 청우 또한 가면의 도움을 받아 더 예리해지고 날카로워졌다.

청우는 그들이 공격을 위해 움직이기도 전에 그들의 의도를 읽었고, 미래를 보는 것처럼 한 수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들이 공간을 잡아내기 시작했다면, 그는 시간을 잡아내기 시작했다.

슉. 샥. 슉. 슉.

미리 합을 맞춘 것처럼 아슬아슬한 순간에 칼리브의 공격을 피해내던 청우가 순간적으로 몸을 낮췄다. 그리고 칼리브의 사각을 파고들어 뒤로 넘어갔다.

푹. 콰드득. 쑥.

넘어가는 순간 단검은 짧고 빠르게 칼리브의 머리를 찌르고 빠졌고, 칼리브는 단 한 번의 공격만으로 무너졌다.


"후우."

청우가 조용히 숨을 골랐다.

3일 2시간.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마지막 동작을 반복적으로 연습해본 청우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나갈 시각이었다.

두근. 두근. 두근.

주위가 조용해지고 그의 심장 소리가 거대해졌다.

쿵. 쾅. 쿵. 쾅.

심장 소리가 세상을 울렸고, 무너질 듯 흔들리던 세상이 갑자기 멈췄다.

뚝. 삐이-

불망향가는 닫혔다.

하지만 청우는 눈을 뜨지 않고 앉아 있던 자세 그대로 명상에 들어갔다.

명상 속에서 그는 모든 과정을 복기했다. 기억이 선명할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 복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는 복기하며, 어떤 점을 실수했는지, 또 어떤 점이 나아졌는지, 새로운 방법은 없는지 차분히 확인했다.

상승 경지로 향하는 길은 불현듯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그 길은 매일 걸어 직접 찾아야 하는 길이다.

복기를 마친 청우가 눈을 떴다.


"끝났나요?"

그가 눈을 뜨자 옆에 있던 파야가 말을 걸었다.

청우는 무심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들이 있는 곳은 지구가 아닌 빛의 섬이었기 때문에 그는 현재 무정한 파트너였다.

"이번 주 토요일에 다시 탑을 오를 거죠?"

청우가 또 고개만 끄덕였다.

"이번에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을 수 없나요? 이틀은 너무 짧아요. 만약 문 안쪽 행성의 시간이 지구와 같거나 더 느리다면, 파트너의 가족들은 파트너가 실종된 것으로 생각할 거예요."

파야의 말은 합리적인 걱정이었다.

문 안쪽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오로지 행성 자체의 문제였고, 그 행성을 고르는 선택은 탑만이 관여했다.

물론 일단문에서 극단적인 차이가 나는 행성은 걸리지 않을 테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다.

일이 분 차이가 지구에서 큰 차이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청우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 뜻대로 일을 진행하고 마무리할 자신이 있었다. 그 자신감은 가면의 능력을 끌어올릴수록 더 커졌다.

적의 위치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살수에게 그 무엇보다 큰 이점이었다.

물론 그가 감당할 수 없는 시간의 차가 존재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모든 일을 완벽하게 계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무기도 좀 하나 구해요. 지구에는 다양하고 효율적인 무기들이 많잖아요. 물론 총이나 수류탄 같은 물건은 한국에서 구할 수 없겠지만, 칼이나 방패 같은 물건은 구할 수 있잖아요. 최소한의 보호 장비도 있어야죠. 남들은 못 가져가서 안달인데 파트너는 너무 아무것도 없다고요."

청우는 말 그대로 빈털터리와 다르지 않았다.

그가 준비하는 건은 전과 다름없이 가방 하나뿐이었다.

"괜찮아."

날이 잘 선 명검은 분명 사용하기 수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검만이 적을 벨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름지기 일류 살수라면 동전으로도 목표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하고, 길가에 떨어진 돌멩이로도 의뢰를 완수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건 살수의 기본이었다.

청우도 다른 살수들처럼 도구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전생에 사용했던 검이나 비수, 독, 암기 같은 도구들도 대개 일회용이거나 비수거용이었다. 만약 의뢰 중에 무기를 잃어버린다면, 다른 것을 장만하거나 그와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을 찾았었다.

필요를 느낀다면 그때 필요한 도구를 구하면 된다.

이게 그의 생각이다.

"아휴. 고집불통."

청우의 삶을 모르는 파야로서는 그저 답답할 뿐이었다.



달그락. 달그락.

화목한 집안이라도 눈치 싸움을 할 때가 있다.

특히 문제가 사소할수록 더 그럴 수 있었다.

"청우야. 오늘도 나가니?"

"예. 왜요?"

"아니. 오는 길에 두부랑 대파 좀 사 와달라고."

박미경의 말에 청우는 자연스럽게 국을 떠먹으며 말했다.

"아, 오늘 조강이네 집에서 공부하기로 했어요."

"오늘?"

"예. 아마, 자고 올 것 같은데. 어떻게 하죠?"

"흠. 그러면 어쩔 수 없지."

토요일이었다. 평범한 토요일이 아닌 두 번째 일단문에 들어가는 토요일.

파야는 이틀로는 부족하다 했지만, 평범한 고등학생 신분인 청우에게 그 이상의 시간을 내기란 힘든 일이었다.

"그럼 당신이 일 끝나고 오면서 사가지고 와요."

"내가?"

아내의 말에 이학선이 숟가락을 물은 채 그녀를 바라봤다. 둘 사이에 기묘한 눈빛이 오고 갔다. 심부름을 시키려는 아내와 하지 않으려는 남편.

잠깐의 눈빛 교환이 있었지만 승자는 박미경이었다.

"크흠. 그러지 뭐."

평소 '지는 게 곧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은 이학선의 버릇과 같았다.

두 사람의 기 싸움을 보던 청우가 희미하게 웃었다.

화목한 가정이다.


조강의 집에 가는 것처럼 꾸민 청우가 집을 나섰다.

"파야."

이른 아침이라 주위에 사람이 없는 놀이터에서 파야를 불렀다.

"좋은 아침이에요!"

파야가 꽤 들뜬 목소리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우는 파야의 목소리에서 긴장을 느꼈다.

"문."

"그렇죠. 문을 열어야죠."

파야는 조금 정신없었다. 그저 걱정만 하며 들어갔던 첫 번째 문과는 다르게 기대와 흥분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벌써 가시겠어요?"

약속 시각까지는 대략 5분여 남아있었다. 지구의 5분은 빛의 섬의 50분가량.

지금 가면 일단문이 열릴 때까지는 조금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이 싫지는 않았다. 청우는 섬을 좋아했으니까.

"문."

담담한 그의 목소리에 파야가 문을 열었다.

"분부대로 합죠."


섬은 변함없이 아늑했고 포근했다.

지구에는 없는 기가 있는 탓에 섬은 청우에게 늘 고향처럼 다가왔다. 고작 몇 달 머문 것뿐이었지만, 청우는 섬을 안식처로 여겼다. 섬은 그가 마음 편히 운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그는 때로 섬에 머무를 때 긴장의 끈을 아주 조금 놓았다. 그것이 그에게 준 유일한 휴식이었다.

편안함을 느끼던 청우가 가부좌를 틀었다. 휴식은 아주 잠깐으로도 충분했다. 가부좌를 튼 청우가 약속 시각까지 또 기를 모았다.


파야는 이제 그가 가부좌를 튼 모습이 더 익숙했다. 그가 말도 없이 수련에 빠져도 파야는 섭섭하지도 않았다.

수련한다는 것은 곧 강해진다는 말.

강해진다는 것은 올라간다는 것이고, 올라간다는 것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그가 높이 올라갈수록 자신도 높이 올라간다. 그리고 그만큼 살아남는다.

파야는 청우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무기가 없다면 능력을 이용해서 싸워야겠지. 그는 결과를 보였고 능력을 증명했다. 물론 고집불통이었지만.

그도 처음에는 억울했다.

수백 년 동안 기다렸는데 아무런 능력도 없이 단지 빛의 섬에 널려있는 기운의 한 조각을 가졌을 뿐인 파트너가 걸리다니. 계약하지 못한 정령은 사라지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그와 계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계약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우주의 역사와 전통이 있는 종족에게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대박.

파야는 피아세 내부에서 고위직에 오르는 꿈을 꾸었다.

꼭 이루고 싶은 꿈.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선 청우가 더 높은 자리에 올라야 했다.

파야는 청우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해줄 자신이 있었다. 우선 지금은 정확한 시간에 그를 깨우는 것이 우선이다.

째깍.

시간이 됐다.

"갈 시간이에요. 파트너."

새하얀 가면을 쓴 파트너가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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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4화 +59 18.02.06 18 0 13쪽
33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3화 +63 18.02.05 18 0 13쪽
32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2화 +89 18.02.04 2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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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0화 +79 18.02.02 21 0 13쪽
29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29화 +133 18.01.31 2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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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27화 +70 18.01.29 1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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