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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서영徐榮
작품등록일 :
2018.01.04 16:10
최근연재일 :
2018.02.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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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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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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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13화

DUMMY

"이건 얼만가?"

"열 냥입네다."

"뭐. 열냥? 뭐 그리 비싸?"

"아이고. 나으리. 이 가격이면 거저입니다요. 거저."

평범한 시장 거리였다. 수천 명이 물건을 사고파는 무림맹 근처의 시장.

청우는 시끌시끌한 시장을 가로질렀다. 그의 오른손에 새하얀 가면이 나타났다.

전설급 보물, 레트라의 가면.

밖에서 본 것과 똑같은 가면이었다.

청우는 거대한 탑이 보이는 방향으로 걸으며 가면을 썼다. 차가운 재질의 가면이 얼굴에 착 달라붙었다.

가면을 쓰자 세상이 둘로 보였다. 청우의 시선으로 보는 평범한 세상과 가면이 보여주는 빛의 세상. 두 세상이 겹쳐졌다.

두 세상이 겹쳐진 모습은 어색하면서도 자연스러웠다.

시장 거리를 가득 채운 백성들은 대부분 노란빛이었다. 그들의 빛은 길에 자란 나무나 풀을 뜯는 소와 다르지 않았다. 간혹 몇몇은 연한 녹빛을 띠기도 했다.

청우의 눈이 빠르게 연녹빛을 띠는 인물들을 훑었다.

밝고 선한 미소를 가지고 있는 이들. 그들의 몸짓은 예의 바르고 정중했다.

녹빛은 어쩌면 호의나 선의를 가진 이들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청우가 계속 걸음을 옮겼다. 녹빛도 보았고 노란빛도 보았다. 둘이 섞인 사람들도 만났다. 수백의 사람을 보았고 그대로 지나쳤다.

탑에 가까워지자 서서히 검을 든 무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림맹의 무인들. 그들은 연한 주황빛을 가지고 있었다. 삼류나 이류 수준인 그들은 평범했다.

담을 넘어 계속 움직였다.

연주황빛 이류 무인들 사이로 진주황빛이 드문드문 나타났다.

이류는 넘어선 일류의 무인들. 무림맹 돌격조 조장급 인물들이었다.

탑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무인들의 무공은 높아졌고, 그에 따라 빛도 진해졌다.

드디어 연적빛 무인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들은 단주나 당주급 무인. 무림맹 내에서도 드문 경지의 고수들이었다.

고수의 기감으로 기척을 파악할 수 있는 거리만큼 탑에 다가가자, 진한 적빛을 느꼈다.

무림맹주 단청학.

그는 진적빛을 품고 있었다.

무림맹의 그 누구보다 진하고 강렬한 적빛을.


"청룡단 소식은 어떠한가?"

백의 나이를 넘어갔음에도 단청학의 목소리엔 힘이 넘쳤다.

"현재 청룡단은 마교 흑기대와 대치 중인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흑기대와 대치 중인 병력은 청룡단, 현무단, 화산, 당문, 아미입니다. 모두 맹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무단의 상황은 어떠한가?"

단청학은 무림맹의 군사, 사마혁륜을 비롯한 간부들과 회의 중이었다.

청우가 소리 없이 천장 틈에 숨어들었다. 다행히 단청학을 비롯한 무인들은 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런데 사마혁륜의 몸에서 단청학과 비슷한 수준의 적빛을 느꼈다. 마치 그가 단청학만큼의 힘을 가졌다는 듯이.

가면은 단순한 무력의 고하에 따라 빛을 나누는 것이 아니었다.

청우가 이번에는 군사부를 찾아 움직였다.

무림맹 군사부에는 무려 138명의 문사가 있었는데, 그들은 무공을 익히지 않았음에도 연주황빛부터 진주황빛까지 다양한 빛을 품고 있었다.

청우는 그들의 움직임을 샅샅이 살폈다. 그들이 왜 주황빛을 품고 있는지 알기 위해.

그 후로 그는 문사뿐 아니라, 잡부, 하인, 상인, 숙수, 서기, 표사 등 다양한 군상을 찾았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 말투, 태도를 관찰하고 빛과 비교했다.

그들은 모두 다양한 빛을 품고 있었으며, 저마다 하는 언행에 따라 색이 변화했다. 또한 사람을 해할 수 있는 물건. 검, 도, 창, 극, 독초부터 서찰, 명령서 같은 물건을 들고 있을 때 빛이 진해졌다.

진정 무기를 들 때 빛이 진해진다면, 그 정도는 얼마나 차이 날까.

청우가 또 움직였다.


꽝!

무림맹의 상징인 탑의 천장이 터져나갔다. 지붕이 우수수 떨어지고 고함이 사방에서 울렸다.

"침입자다! 침입자가 나타났다!"

"경보! 경보를 울려라!"

"놈을 찾아라!"

가면의 능력은 생각보다 뛰어났다.

상대가 숨어있거나 기습을 준비하고 있으면, 놓치지 않고 빛을 진하게 변화시켰다.

그 덕에 청우는 단청학의 공격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무사할 수 있었다. 이는 놀라운 능력이었다.

청우가 어깨를 지긋이 눌렀다. 그의 오른 어깨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단청학의 한 수에 당한 상처였다.

정도제일인이라는 명성에 모자람 없이 그는 청우를 가격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그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예지에 가까운 단청학의 감각이 청우의 존재를 감지해냈고 그는 사방에 기를 뿌렸다. 전생과 다른 신체와 무공의 경지 탓에 청우는 단청학의 공격을 완벽하게 피해내지 못했다.

상처를 입었지만 수확도 있었다.

노란빛은 평범함을 뜻했고, 녹빛은 선의를 뜻했다.

빛은 가면의 착용자에게 위험할수록 주황빛, 적빛, 청빛으로 점점 어두워졌다. 거기에 그들의 행동과 태도에 따라 빛의 농도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 연한 빛보다는 진한 빛이 위협적임을 의미했다. 극단적인 경우 단청학처럼 적빛에서 청빛으로, 빛의 색 자체가 변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단청학의 청빛에선 석문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나 위험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뭘까.

어쩌면 상대가 가진 감정이 빛에 영향을 주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석문이 공격적인 형세를 취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가능성은 다양했다.

청우는 석문 너머의 존재에 대해 깊은 호기심을 느꼈다.

본능이 비명을 지를 만큼 위협적인 존재라.

가면 속 청우의 눈빛이 흥미를 품었다.



"오늘은 푹 쉬세요."

지구에 돌아오자 파야가 인사를 하고 청우의 손목으로 사라졌다.

대답도 듣지 않고 사라진 이유는 그가 삐졌기 때문이었다.

청우가 손목을 바라봤다.

파야를 의미하는 고양이 문신 옆에 작은 가면 문신이 새로 추가됐다.

불망향가를 마치고 나니 파야가 질문을 쏟아냈다.

'가면을 쓰니 어떤가요? 뭔가 달라지나요? 갑자기 힘이 넘치나요? 아니면 두뇌 회전이 빨라지나요? 시간이 다르게 느껴지나요? 아무 변화가 없나요?'

얼마나 속사포처럼 쏟아내는지 청우가 살짝 당황할 정도였다.

파야는 집요할 정도로 가면에 대해 알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아무 대답도 해주지 않자 삐져버리고 만 것이었다.

잠깐 고민하던 청우가 몸을 돌렸다. 해가 지고 있었다.

일단 귀가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다녀왔습니다."

"청우 왔니?"

"어서 와라. 늦었구나."

집에는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와계셨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의 가족은 일요일 저녁만큼은 같이하고자 했다.

"네. 별일 없었죠?"

"일은 무슨 일?"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집이었다.

"밥은?"

"아직 안 먹었어요."

"씻고 와. 아직 밥 안됐어."

박미경의 말에 청우가 가방을 내려놓고 욕탕에 들어갔다.

14일 만의 목욕이었다.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전생에서는 이 주고 한 달이고 씻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한 번 의뢰에 나가면 그 정도 시간은 기본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달라졌다. 이 세계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고작 2주 동안 씻지 않았다고 찝찝함을 느낄 정도로.

수도를 돌리니 뜨거운 물이 쏟아졌다. 이런 것은 좋았다. 원한다면 언제든 따뜻한 물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었다.

따뜻한 쌀밥, 뜨끈한 찌개, 따뜻한 가족.

"어서 와. 밥 먹자."

"네."

"친구들이랑 노니까 재밌었어?"

"물론이죠. 애들이랑 시내에서 만나서요."

청우는 평범한 아들이 되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이 내리면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눈싸움하기도 하고 눈사람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조강은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었다.

영하로 떨어진 기온 탓에 등굣길 곳곳에는 빙판이 생겼다. 스마트폰을 하느라 빙판을 보지 못한 조강이 그대로 넘어갔다.

후익.

"으헛?"

뒤통수가 깨지려는 찰나 어느새 나타난 청우가 조강을 붙잡아 세웠다.

턱.

"뭐 하냐?"

"오. 언제 왔냐?"

청우에게 목덜미를 붙잡혀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조강은 태연히 그에게 인사를 했다. 그에게 이 정도의 뻔뻔함은 기본이었다.

청우가 그런 조강을 잠깐 내려다보다 힘주어 그를 일으켜 세웠다.

간단히 자신의 몸이 세워지는 것을 느낀 조강이 놀란 눈으로 친구의 팔을 돌아봤다. 두꺼운 겉옷에 숨겨져 보이지 않았지만 단단한 팔을 느꼈다.

자신의 친구가 맨날 철봉을 타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을 들 정도 힘이 있었던가. 그것도 한 손으로.

"너 힘 세다?"

"너도 운동 좀 해. 배 나온다. 배 나와."

"우 씨. 안 그래도 좀 나오던데. 너무 그러지 마라."

조강이 자신의 배를 가리며 눈을 흘겼다.

"어? 너 그거 뭐냐?"

청우가 그를 일으켜 주고 난 다음, 아주 잠깐의 시간에 조강이 청우의 손목에서 문신을 보았다.

"오. 너 문신도 있었어? 언제 했냐?"

조강은 청우의 손목에 새겨진 문신을 확인했다. 문신은 두 개나 되었다.

"고양이와 방패라니. 꽤 괜찮은데? 어디서 했냐.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이왕 할 거면 같이 하지. 혼자 했냐?"

청우는 조강의 수다를 무시하고 걸음을 옮겼다.

"야. 설마 혼자 한 건 아니지? 이거 비싸? 나도 할까? 아. 걸리면 뒈지게 맞으려나? 아. 같이 가. 매정한 놈아!"


"파야."

아직 해가 중천이건만 청우가 부르는 소리에 파야가 손목의 문신에서 빠져나왔다.

청우가 있는 곳은 학교의 외딴 건물 뒤편이었다. 그곳은 우유를 보관하는 건물인 탓에 아무도 없어 조용했다.

"어쩐 일이에요? 이 시간에 부르고."

파트너가 규칙적인 탓에 파야는 해를 볼 일이 없었다.

"부탁할 게 있어서."

청우의 말투에 파야가 그를 빤히 바라봤다.

태양 아래 교복을 입은 청우의 모습은 정말 평범한 학생이었다. 지구의 평범한 학생 모습. 문 안쪽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파야는 그런 청우가 어색했다. 하지만 또 이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부탁이 뭐에요?"

"문신을 없앨 수 있어?"

청우의 모습을 관찰하던 파야가 청우의 말에 정지했다.

"계. 계약을 물리자는 건가요?"

파야의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청우는 파야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정확히 얘기했다.

"남들이 문신을 보지 못하게 숨겼으면 해."

청우가 손목 안쪽을 보이며 말했다. 그의 손목에 문신 두 개가 버젓이 보였다.

청우의 말을 알아들은 파야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파기는 아니었다.

"후. 물론이죠. 문신은 얼마든지 숨길 수 있어요. 숨겨 드려요?"

청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파야는 문신을 숨겼다.

파야가 밖에 나와 있기에 사라졌던 고양이 문신 이외에 가면 문신이 사라졌다.

청우는 가면 문신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돌아섰다.

"이게 끝이에요?"

"응. 끝이야."

그의 목소리는 친절했고 다정했다. 파야는 평범한 청우의 목소리가 더 듣고 싶어 그의 어깨 위에 올라탔다.

"지구는 조용하면서도 시끄러운 행성이에요. 인간도 많고 다른 종도 많고. 흠. 수많은 종족이 같이 살 수 있다는 것은 참 축복받은 것 같아요."

"그럴지도."

"뭐가 그럴 지도에요? 파트너도 다른 행성에 다니다 보면 지구가 얼마나 축복받은 행성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요."

파야가 청우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렇게 착할 때의 파트너라면 혹시 대답해주지 않을까.

"가면의 능력이 뭐죠?"

청우가 고개를 돌렸다.

"누가 온다."

파야가 눈을 깜빡거리다 손목 안으로 사라졌다.

'나쁜 파트너!'


"어디 갔다 와?"

"우유 건물에."

청우에게 다가온 이는 조강이었다.

"뭐하러?"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나오면 청우는 언제나 깔끔하게 무시했다. 그건 조강에게도 다르지 않았다.

"아 참. 너 그 문신 어디서 했냐니까?"

"무슨 문신?"

청우가 모르는 척하며 되물었다.

연기자보다 더 연기를 잘하는 청우에게 이런 거짓말은 구구단보다 쉬웠다.

"아침에 본 거 말이야. 오른손에 있던 거."

"뭔 문신?"

조강의 말에 청우는 오른 손을 보였다.

당연하게 청우의 손목은 깨끗했다.

"어? 뭐야. 문신 어디 갔어?"

조강이 손목을 앞뒤로 돌리며 봤지만, 사라진 문신이 다시 나타날 리는 없었다.

"뭐야. 띠부띠부씰이었어?"

띠부띠부씰이 뭔지 모르는 청우는 대충 넘어갔다.

"피씨방 갈래?"

조강 덕에 문신을 숨길 수 있었던 청우가 보답을 해주고자 했다.

평소에 그가 그렇게 원하던 피씨방에 가는 걸로.

"응?"

청우의 갑작스런 제안에 조강이 되물었다.

"가자며. 피씨방."

"야이씨. 지금 어떻게가? 다음 주에 시험인거 모르냐? 너 지금 공부 잘한다고 자랑하는 거지?"

조강이 버럭 화를 냈다.

"싫으면 말고."

청우는 조강의 말을 거절로 판단하고 교실로 들어갔다.

"야! 야! 시험 끝나고 어때. 오케이? 야!"

조강이 따라가며 물었지만 지나간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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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4화 +59 18.02.06 16 0 13쪽
33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33화 +63 18.02.05 1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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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28화 +99 18.01.30 17 0 12쪽
27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27화 +70 18.01.29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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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24화 +55 18.01.26 19 0 12쪽
23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23화 +56 18.01.24 22 0 12쪽
22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22화 +42 18.01.23 23 0 12쪽
21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21화 +47 18.01.22 22 0 12쪽
20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20화 +59 18.01.21 2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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