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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서영徐榮
작품등록일 :
2018.01.04 16:10
최근연재일 :
2018.02.20 17:00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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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504

작성
18.01.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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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11화

DUMMY

파야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다.

홀에 입장할 때부터 잭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청우의 모든 행동을 지켜봤다.

짜릿한 전율이 파야를 사로잡았다.

그 누구도 청우를 볼 수 없었다. 그가 존재함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그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사건을 지켜보는 관찰자임과 동시에 사건을 마무리하는 한 마리 맹수였다. 모든 사건을 지켜봤고, 모든 일을 마무리했다.

대책 없이 보이던 그의 파트너는 엄청난 능력을 갖춘 도전자였다.

그는 초심자라는 페널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칼리브 셋과 인간 하나를 제거하며 최종 생존자가 되었다.

지구의 종족에서는 볼 수 없었던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또한 최초의 기록이었다.

같은 인간이었던 참가자를 망설임 없이 보낸 것도 놀라웠다. 주저할 수도 있는 일이었음에도 그는 단호했다.

그 얼음 같은 냉정함에 파야는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일단문에 들어온 지 고작 13일 만의 일이었고, 문을 연 지 97일 만의 일이었다.

거기에 무기는 바닥에 널려있던 돌조각 중 하나였다.

파트너는 그의 걱정을 무색하게 만들 만큼 완벽하게 일을 처리했다.

모든 일이 그의 손바닥 위에 있었다.

그는 사소한 실수조차 하지 않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순간도 방심하지 않았다.

13일의 시간 동안 칼리브를 추격하는 데도 기척 한 번 흘리지 않았고, 냄새 한 번 들키지 않았으며,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모든 적을 마무리했다.

그야말로 일격필살.

그는 파야가 생각할 때 가장 완벽한 승리자였다.

누가 이자를 첫 번째 일단문 참가자라 생각하겠는가.


청우가 손에 들고 있던 주먹도끼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걸음을 옮겨 이동했다.

파야는 조용히 그의 행동을 지켜봤다.

모든 일을 마무리한 그는 마지막에 어떤 행동을 할까.

환호성을 지르며 승리를 만끽할까. 아니면 적의 시체를 모아 제를 지낼까. 따분함에 하품을 할까. 죽은 자를 모욕할까.

파야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청우의 행보에 집중하고 있었다.


청우는 메시트의 시신을 향해 걸었다.

모든 참가자가 죽음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걸음에는 작은 소리 하나 없었다.

청우가 메시트의 시신 옆에서 가방을 하나 꺼내 뒤집었다.

우르르르. 탈칵. 투두둑.

메시트의 가방에서 온갖 물건들이 쏟아졌다.

그 모습을 본 파야가 다급하게 문신 속에서 튀어나왔다.

"적의 물건은 가지면 안 돼요."

파야는 다급하게 전리품에 관해 말했다.

미리 말하지 않은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가 우승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니까.

"승리한 우승자가 죽은 이의 물건에 손을 대는 건 좋지 않아요."

죽은 자의 물건에는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

그건 미신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하지만 분명하게 선례들이 있었다. 그것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탑을 오르는 이라면 반드시 피해야할 저주였다.

직접적인 피해가 오는 것은 아니었음에도, 적의 물건에 손을 덴 자는 항상 최악이었다.

파야의 경고에도 청우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칼리브의 물건 중에는 특별히 탐날 것이 없는데 무슨 까닭일까.

파야는 청우가 혹시나 메시트의 물건을 가진다고 할까 봐 발을 동동 굴렀다.

파야의 걱정은 상관하지 않고 청우가 메시트의 가방에서 하나의 물건을 들었다.

그건 메자였다.



-굳이 메시트의 메자를 먹었어야 했나요?

파야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메시트의 가방에서 나온 물건이긴 했지만, 이곳에서 자란 메자이기 때문에 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찜찜한 기분을 느꼈다.

무려 13일 동안 소량의 물과 가져온 식량만을 섭취하며 버텼던 청우였다. 그런 그가 모든 일이 끝나자 그제야 메자를 먹었다. 아주 천천히 꼭꼭 씹어서.

굳이 먹을 필요가 없는 데도 그는 가방에 든 메자를 모두 먹어치웠다. 그리고 돌아가지는 파야의 말도 무시한 채 꼬박 하루를 더 보냈다.

그는 메자를 먹고 소화하고, 어떻게 흡수되는지 지켜봤으며,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 혹은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모두 확인했다.

그렇게 모두 확인하고 나서야 파야를 불렀다.

파야는 자신의 파트너가 무신경한 것이 아니라 상상을 초월할 만큼 지독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빰빠바빰! 축하합니다! 우승하셨습니다!"

섬에 돌아오자 파야는 청우를 보고 금메달을 딴 선수를 본 것처럼 환호했다.

퉁명했던 그의 얼굴은 빛의 섬에 돌아오자마자 환하게 바뀌었다.

"대단해요. 정말 대단해! 지구의 역사에 이런 기록은 없었어요. 이런 기록은 우주에서도 찬란한 번영을 누리는 종족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기록이에요. 물론 칼리브와 인간이라는 아주 단순한 조합이었지만, 어쨌든 승리는 승리! 놀라운 일이죠. 으흐흐흐. 어때요? 기쁘지 않나요?"

청우는 무표정했다. 아무 기쁨 없이.

그에게는 약간의 독특한 경험이었을 뿐이었다.

전신에 묻은 흙을 제외한다면 문에 들어갈 때와 다를 게 없는 청우가 파야를 빤히 바라봤다.

머쓱해진 파야가 눈을 흘겼다.

참 재미없는 파트너다.

"최후의 1인에게 보물을 준다는 이야기는 해드렸죠?"

"그래."

무려 14일 만에 듣는 목소리였다.

파야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속이 울컥했다.

정말 대단한 파트너였다. 또한 대단한 만큼 지독한 파트너였다.

"흠흠. 조금 있으면 보상이 올 거예요."

그가 우승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다. 우승한다고 해도 몇 년 후에나 가능할 거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는 보란 듯이 첫 일단문에서 우승해버렸다.


청우는 조용히 보상을 기다렸다.

그 짧은 틈을 참지 못하고 기를 모으며.

청우에게 빛의 탑이란 빛의 섬에 머물기 위한 의뢰일 뿐이었다. 보상도 보물도 별 관심이 없었다.

보상을 기다리는 동안 파야가 심심함을 참지 못하고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그가 14일 동안 입을 다물었듯이, 파야는 13일 동안 입을 닫고 있었다.

"보상은 우리 피아세의 여왕님과 더불어 빛의 탑을 운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으신 업보 님이 내리시는 거예요."

이름이 업보라, 특이한 이름이었다.

"사실 업보 님은 문 안에서 적의 물건을 탐내는 자에게 벌을 내린다는 소문이 있죠."

파야는 누가 듣기라도 한다는 듯이 목소리를 낮췄다.

"그래서 탑을 오르는 이들은 될 수 있으면 죽은 이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아요. 물론 거기엔 이유가 있기는 해요. 탑에 떨어진 물건은 모두 제 주인에게 돌아가잖아요? 모두 업보 님이 하시는 일이죠. 그런데 우승자가 물건을 가져간다고 해봐요. 업보 님이 물어줘야 하지 않겠어요?"

죽은 자를 되살리고, 가지고 있던 모든 물건을 돌려준다.

참 착한 운영자였다.

"물론 상위 문에서는 죽어도 부활 시켜주지 않기 때문에 전부 업보 님이 가지신다는 것은 모두가 쉬쉬하는 비밀이죠. 그래도 상위문에서 떨어진 물건들은 보상을 통해 하위문의 우승자에게 내려지잖아요. 그러면 하위문의 우승자는 상위문에 올라가기 수월해지고, 또 보물을 원하는 자들은 새로 하위문에 들어오고. 들어오고 올라가고, 또 들어오고 올라가고. 업보 님은 탑이 원활히 돌아가기 위한 윤활유 역할을 하시는 거죠."

파야는 그를 칭찬하는 것일까 욕하는 것일까.

끊임없이 조잘거리는 그의 입을 막기 위해 청우가 눈을 떴다.

그때 눈앞에 문이 생겼다.

"아, 왔네요. 저게 업보의 문이에요."



"코드 레드 발동. 코드 레드 발동."

"탑자를 불러! 어서!"

"진정제! 진정제를 투여해!"

와장창창창.

쌓여있던 서류와 책들이 날아다녔다. 의료용 도구와 구급 약품들도 마찬가지였다.

"피해!"

유리 조각이 날아다니자 평범한 연구원에 불과한 박사들이 황급히 몸을 숨겼다.

"으아아아아!"

그들이 지켜보는 곳에 난동을 부리는 자가 있었다.

외장갑이 달린 전투복을 입은 남자. 토마스였다.

토마스는 머리에 고정된 헬멧을 벗고, 손에 잡히는 것들을 모조리 던지며 안전한 거리를 확보했다. 마치 주위에 있는 자들이 자신을 해치기라도 할 것처럼.

"토마스! 진정해! 이곳은 본부다! 문 안쪽이 아니다!"

그를 담당하는 조슈아가 토마스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토마스의 흥분은 멈추지 않았고 아무도 그에게 접근할 수 없었다.

"으아아아! 으아아!"

토마스는 제대로 언어도 구성할 수 없을 만큼 망가져 있었다.

그가 죽은 것은 확실했다. 그것도 평범하게 죽은 것이 아니라, 아주 고통스럽고 끔찍한 경험을 한 뒤 죽었을 것이다.

그는 본능적으로 안전한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물건을 집어 던지며 적당한 범위의 영역을 차지했다. 그러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다른 이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막았다.

연구원들과 함께 근무하는 경비원이 토마스를 향해 마취총을 발사했다.

피슉.

하지만 고도로 훈련된 토마스는 마취총을 피해 달아났다.

"젠장."

"달아난다. 잡아야 해!"

연구원들은 이런 일이 익숙한지 매뉴얼화 된 절차대로 일을 처리했다.

밖으로 향하는 통로를 막아서고 그를 한쪽으로 몰았다. 그리고 그가 다가오지 못하도록 멀찍이 선 채 그를 막아섰다.

기묘한 대치가 시작되고 혼란스럽던 양측의 움직임이 멈췄다.

탑자를 불렀기에 몇 분 내로 도착할 것이다.

그 몇 분만 그를 막아선다면 종료될 코드 레드였다.

"토마스."

그때 조용한 목소리가 기묘한 대치 사이로 파고들었다.

"잭!"

조슈아가 반가운 목소리로 잭을 불렀다.

헥터의 선두주자. 우승 경력이 있는 탑자. 그가 눈앞의 잭이다.

"토마스. 진정해. 여긴 집이다."

잭의 낮고 조용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잭의 목소리에는 평범한 이들과는 다르게 어떤 힘이 있었다.

토마스가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잭의 목소리를 알아들은 것이다.

"잭?"

토마스가 잭을 알아보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래. 나다."

토마스가 이성을 되찾자 그를 담당하는 조슈아가 그에게 다가갔다.

"토마스. 정신이 들어?"

"조. 조슈아?"

"그래. 나야. 괜찮은 거야?"

조슈아는 토마스의 상태를 확인하며 물었다. 그의 발걸음은 매우 조심스러웠다.

갑자기 다가서거나 그를 놀라게 한다면, 또다시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

코드 레드는 평범한 일은 아니었지만, 가끔 발생하는 사안이었다. 일단문에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이들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조슈아. 어떻게?"

"여긴 헥터의 본부야. 토마스. 괜찮아. 넌 집에 왔어."

조슈아가 토마스의 뒤로 다가서는 연구원을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의 손에는 마취액과 진정제가 든 주사기가 있었다.

"내가 왜? 난 문 안에. 으. 으아아아!"

다시 기억이 떠오른 토마스가 발작을 시작하자 연구원이 서둘러 주사기를 꽂았다.

혼란스럽게 떨리던 토마스의 눈동자가 서서히 움직임을 멈췄다.

"잭. 어떻게 된 거야?"

한숨 돌린 조슈아가 잭을 보고 물었다.

하지만 잭은 대답 없이 토마스를 바라봤다.



업보의 문은 작은 돌들이 모여 만들어진 작은 석문이었다.

청우의 허리께에도 오지 않을 만큼 작은 문.

문은 자동으로 열리는 우체통처럼 그에게 상자를 하나 배달해주었다.

미끄러지듯 열린 문을 통해 상자가 모습을 보였다.

"이게 업보의 상자에요. 물론 상자의 모양은 수신자에게 익숙한 모양이랍니다."

꼭 보물 지도에 나올 것처럼 생긴 상자였다.

해적들이 보물을 숨겨 놓았을 것처럼 생긴 나무 상자.

청우가 망설임 없이 상자의 문을 열었다.

덜컥.

파야가 쪼르르 가까이 다가와 기대감에 찬 눈으로 상자 안을 봤다.

상자 안 내용물을 확인한 파야의 눈동자가 두 배로 커졌다. 그리고 소리쳤다.

"전설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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