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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서영徐榮
작품등록일 :
2018.01.04 16:10
최근연재일 :
2018.02.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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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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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6,504

작성
18.01.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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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살수가 탑에서 살아가는 방법 10화

DUMMY

눈앞에 먹이감이 있다면 곧바로 잡는 것이 좋을까?

단숨에 달려들어 목을 물어뜯고 숨을 끊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놈의 거주지를 찾아 전부 한꺼번에 사냥하는 것이 좋을까.


청우는 인간 둘의 시체를 끌고 이동하는 호샤트를 쫓고 있었다.

그에게선 더 얻을 정보가 없었다.

있다면 그를 공격하고 고문하고 해부하여, 나오는 반응을 보는 정도일까.

물론 그럴 생각은 없었다.

그는 살수지, 미치광이가 아니니까.


청우는 시간을 떠올렸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모두 모일 때 같이 처리하자. 눈앞의 이 칼리브는 다른 칼리브가 있는 위치를 아는 것 같았으니까.

훌륭한 길잡이가 손수 길을 안내해주고 있는데 굳이 처리할 필요는 없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가방에서 물통을 꺼내 물을 조금 마셨다. 준비해온 물은 거의 떨어졌다. 만약 시간이 더 지체된다면 식수를 더 구해야 할 수도 있다.

마치 무성 영화처럼, 그가 물을 꺼내고 마시고 걷는 순간에도 아무런 소리가 없었다.



잭은 스코프를 통해 그림자를 보았다.

그림자는 총 셋. 모두 칼리브일 것이다.

후우- 흐읍-

잭이 숨을 참았다. 선수 필승. 일단 하나를 제거한다면 또 모르는 일이었다. 먼저 포착하는 칼리브의 머리를 날려버리기 위해 그가 숨을 죽였다.

언뜻 보이는 인영에 방아쇠를 당기려는 찰나,

잭은 생각지도 못한 얼굴을 보았다.

'토마스.'

짧은 갈색 머리, 익숙한 얼굴형, 수술 자국이 있는 어깨. 토마스였다.

저 간악한 칼리브 무리는 탑에 숨어 토마스의 상체를 내밀고 있었다. 쏴보라는 듯이.

이미 새파랗게 변한 얼굴색이 그가 죽은 지 오래되었음을 말해주었다.

칼리브가 토마스를 던졌다.

토마스는 끈 떨어진 연처럼 날아 탑 사이로 떨어졌다.

털썩.

전투복과 외장갑은 어디로 갔는지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멀리서도 확연히 보이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사냥당한 짐승처럼 실오라기 한 장 걸치지 못한 나체, 생체 실험을 당한 것처럼 들춰진 피부, 뽑힌 이빨, 파인 눈.

수많은 경험이 있는 잭도 가슴이 철렁할 정도의 장면이었다.

토마스는 잭과 같은 소속이었으며, 그가 직접 가르친 제자와 같았다.

후욱- 후욱-

잭이 이를 악물고 거칠어지는 숨을 참았다.

저들은 자신의 위치를 대략 알뿐 정확하게 알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저리 도발하는 것이다. 쏴보라고. 분노를 참지 말라고.

자신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나서는 순간, 저들은 양 떼 무리를 습격한 늑대처럼 그를 물고 뜯고 포효할 것이다.

잭은 토마스의 정신이 걱정되었다.

처음 도전하는 일단문에서 저리 죽었으니 아마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다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탑은 죽은 자를 되살리고 부상을 치료하고 흉터를 없앴지만, 기억만은 남겨두었다.

고통도, 공포도, 죽음도 모두 도전자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다.


잭이 파르르 떨리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저들이 방심한 채 머리를 내미는 순간 날려버리리라.

총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고, 잭의 고통을 뼛속에 심어주겠다.

그가 적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의 어깨가 불타오르듯이 뜨거워졌다.

푹.

"크악!"

갑작스러운 고통에 잭이 비명을 질렀다.

"쥐새끼가 여기 숨어있었군."

칼리브였다.

잭이 분노한 상태로 스코프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몰래 돌아온 것이었다.

열다섯 개의 보석.

카가무트보다 높은 서열의 칼리브, 이놈이 이번 문에 참가한 최상위 칼리브였다.


메시트가 손가락에 걸린 잭을 들어 올렸다.

"크윽."

메시트는 잭을 든 채로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러자 탑에 숨어있던 칼리브 둘이 서둘러 그에게 다가왔다.

호샤트의 손에 해리와 올리버의 시신이 들려있었다.

"이놈이 마지막인가?"

메시트가 호샤트와 호르무에게 물었다.

그와 같이 서 있으니 호샤트와 호르무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였다.

"어쩌면 하나 남았을 수도 있다."

호르무가 시선을 살짝 돌리며 대답했다.

분명 호르무와 메시트는 같은 상위 가문 소속이었지만 차이가 크게 났다. 가문에서 골칫덩이 취급을 받는 호르무와 다르게, 메시트는 미스타 가문 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나가 더 남았다?"

호샤트는 몸을 숙인 채 고개도 들지 못했다. 호르무를 대하던 태도와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그를 대하는 태도는 마치 왕을 대하는 백성과 같았다.

메시트가 고개를 모로 꼬았다.

기억이 난다. 이놈들과는 다른 모습의 도전자가 하나 더 있었다. 아무 무기도 들지 않고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던 참가자. 몸도 작았고 어렸다.

"귀찮게 됐군."

만약 아무것도 모르는 참가자가 멀리 도망이라도 갔다면 골치 아픈 일이었다.

몇 날 며칠이고 그놈을 찾아 이 탑 행성을 헤매야 했으니까.

물론 흔적은 반드시 남기 마련이고 자신은 놈을 찾을 능력이 있었다.

단지 귀찮을 뿐이었다.

"빨리 찾으러 가야겠군."

메시트는 나머지 하나만 찾으면 당연히 자신이 우승이라고 생각했다.

눈앞에 있는 호샤트는 물론 호르무도 그의 안중에 없었다.

"메시트 내가 마무리해도 될까?"

"음?"

호르무가 잭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는 잭의 마지막 숨을 직접 끊고 싶어 했다.

피식.

호르무를 보며 웃은 메시트가 그에게 잭을 던져주었다.

털썩.

"크윽."

호르무가 잭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메시트가 입을 길게 찢으며 웃었다.

'한심한 놈이지만 가문에 할 말은 있어야겠지.'

우승은 자신의 것이니 놈에게 하나쯤은 넘겨줘도 좋다.

그는 호르무에게 빚을 하나 남겨두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아량을 베풀었고 놈은 그것을 받았다. 언제고 놈은 그 빚을 갚아야 할 것이다.

"캬하!"

호르무가 잭의 머리카락을 붙잡은 채 고함을 질렀다.

마치 자신이 사냥에 성공한 것처럼.

"마지막 할 말이 있나?"

호르무의 말에 잭이 분노를 불태웠다.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놈이 그를 농락하고 있었다. 다리와 어깨만 멀쩡했더라도 단숨에 머리를 날려버렸을 것이다.

잭이 호르무의 얼굴을 가격하기 위해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다리와 어깨가 망가진 탓에 정확한 타격은 불가능했다.

콰득.

잭의 오른손 뼈가 박살 났다.

"크읍."

"케륵. 케륵. 케륵."

잭의 손을 박살낸 호르무가 기괴하게 웃었다. 그의 눈동자가 번들거렸다.

"케륵. 케륵. 어떻게 죽일까?"

호르무가 잭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 웃고 있을 때, 갑자기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울렸다.

콰드득.

"쿠룩."

메시트가 날듯이 탑 측면으로 뛰었다.

"카하!"

몸을 숙이고 있던 호샤트가 메시트의 고함에 고개를 들어 무슨 일인지 확인했다.

반쯤 죽은 인간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호르무가 있었다. 머리에 구멍이 뚫려 즉사한 호르무였다.

호샤트가 반사적으로 몸을 날렸다. 메시트가 숨은 곳 옆으로.


메시트는 적의 위치를 찾기 위해 귀를 움직였다.

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도 인간의 무기에 관해 잘 알았다. 그 위력에 대해서도. 그 무기에는 단점이 많았다. 그중 하나는 바로 소리. 숨길 수 없는 거대한 소리가 단점이었다.

그런데 그가 귀를 기울였는데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귀에 들리는 소리라고는 바람 부는 소리와 잭이 앓는 소리뿐이었다.

메시트가 고개를 모로 꼬았다. 만약 상대가 소리 없이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곤란한 일이었다.

그는 일이 틀어지는 것을 너무나도 싫어했다. 군림하는 가문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이런 일을 참지 못했다.

그의 눈이 번들거렸다. 오감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중이었다.

호르무의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 냄새가 짙게 풍겨 나왔다.

메시트의 머리가 더 꼬아졌다. 피 냄새 때문에 적의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 이래선 추격하는 일에도 어려움이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호샤트를 미끼로 삼아 놈의 위치를 알아내 볼까.

호샤트의 머리가 날아가는 순간, 그가 쓰러지는 방향을 본다면 놈이 숨은 장소를 알아낼 수 있었다.

놈의 위치만 알아낼 수 있다면 사냥은 한결 쉬워질 것이다.

아무리 소리가 나지 않아도 냄새는 남기 때문에. 무기에서 나는 냄새든, 놈의 체취든.

방향만 알고 뛴다면 추격할 수 있다

메시트의 눈이 돌아갔다.

"거기 너."

메시트의 말에 호샤트가 그를 바라봤다.

"달려라."

"예?"

호샤트의 눈동자에 의문이 생겼다.

그는 기이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마치 언젠가 느꼈던 것 같은 공포. 그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달리란 말이다!"

"어. 어느 쪽으로 달릴까요."

호샤트의 물음에 메시트가 또 눈을 굴렸다.

그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놈은 다시 공격하고 있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이.

혹시 그들이 숨은 방향 반대쪽에 있는 것일까.

무의식중에 숨은 것이었지만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

"저쪽으로 달려라."

메시트가 그들이 숨은 방향의 반대쪽을 가리켰다. 놈이 바로 호샤트를 공격한다면 그쪽에 있을 확률이 높았다.


잭은 흐릿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이상한 일이었다.

토마스, 올리버, 해리까지 전부 죽었다. 그들의 총도 저들 손에 있었다.

그런데 호르무가 죽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호르무의 죽음도 이상했다.

총소리도 없었고 그의 머리도 멀쩡했다. 만약 총알이 박혔다면 그의 머리 한쪽이 터졌을 것이다.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잭이 하나의 얼굴을 더 떠올렸다.

그가 처음부터 걱정스레 바라봤었던 아이.

아무 말도 없이 칼리브만을 바라봤던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잭이 의문을 떠올렸을 때 다시 죽음이 찾아왔다.

콰드득!

고요한 탑 사이에 울리는 소리는 기괴했다. 그 소리는 머리뼈가 꿰뚫리는 소리였다.

잭은 머리뼈가 뚫리는 소리가 상상 이상으로 두려운 소리라는 것을 그때야 알았다.

그것은 듣기만 했음에도 절로 식은땀이 흐르는 소리였다.

"쿠룩."

단지 그 소리뿐이었다.

위대한 가문 미스타의 후예, 메시트는 고작 쿠룩 소리 하나만 남기고 죽었다.

그의 머리에 호르무와 같은 크기의 상처가 생겼다.

"키야야야야약!"

호르무에 이어 메시트까지 죽자 호샤트가 발작을 일으키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잠들었던 공포가 깨어났다.

3일 밤낮 동안 그를 쫓아다녔던 공포였으며, 누구도 본 적 없는 죽음이었다.

몸을 숨겨야 한다는 생각은 그의 머릿속에 없었다. 단지 멀리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미지에 대한 공포는 호샤트의 이성을 날렸고 호샤트는 잭을 두고 그대로 달아났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그의 신형이 금세 멀어졌다.

하지만 그가 달린 거리는 고작 오십여 미터였다.

콰드득.

"쿠룩."

털썩.

마지막 칼리브, 호샤트도 그렇게 죽음을 맞이했다.


칼리브 셋이 모두 죽자 주위가 조용해졌다.

잭은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기이할 정도로 으스스한 느낌이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꿈인가 귀신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귀신을 떠올리던 잭의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죽음에 대해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미지의 공포는 그의 심장을 쥐어짰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이 미친 것처럼 뛰고 있었다. 심장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와 귀 바로 옆에서 뛰고 있는 것 같았다.

이것이 진짜 죽음인가. 그가 알던 죽음은 모두 거짓이었던 것일까.

미친 듯이 떨리는 몸을 느꼈을 때 잭의 기억이 끊겼다.

콰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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