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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망국의 왕, 재벌이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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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og감성
작품등록일 :
2018.01.03 00:14
최근연재일 :
2018.02.22 23:13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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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615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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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557

작성
18.01.0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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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글자
12쪽

개, 이리, 하이에나 - 2

DUMMY

피투성이가 된 채 도착한 이은으로 인해 고쿄에 큰 소란이 일었지만 그것도 잠시.

이은의 상처가 심각한 것은 아니었고, 고쿄에 항시 대기 중인 일본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의료진이 나서자 소란은 금세 일단락되었다.


치료가 끝나자마자 이은은 이방자와 함께 천황을 만나기 위해 서둘렀다.

생각지도 못한 습격에 목숨을 잃을 뻔했으나 멀쩡히 살아남았고, 어차피 벌어진 일이었으니 잘 써먹으면 된다.

다만...


‘다음부터는 조심해야겠지... 쓸데없는 개죽음은 사양이니까...’


시종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몸을 일으키는 천황이 그와 이방자를 아는 체했다.


‘이자가 일본의 천황. 하루노미야 요시히토.’


무자비하게 조선인을 탄압하는 일본의 천황이라기에 삼두육비의 괴물인줄 알았건만 요시히토 천황의 모습은 40대 후반의 여느 아저씨들과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병색이 완연한 모습이었고, 지금도 병상에 누워 자리보전을 하다 자신과 이방자의 방문에 겨우 몸을 일으킨 것으로 보였다.


“오랜만이구나. 마사코. 그리고 자네도 오랜만이네. 이왕세자. 아니, 이제는 이왕이구만. 콜록... 콜록...”



이 여름에 저토록 잔기침을 심하게 하는 것으로 보아서, 소문처럼 정말이지 오늘내일 하는 모양이었다.


“무리하지 마십시오. 폐하.”

“아닐세. 그래도 먼 길을 온 사람을 누워서 맞이하는 건 아니지.”

“폐하! 그 먼 길을 오라 하신 덕분에 그이는 죽을 뻔했고, 저는 과부가 될 뻔했습니다!”


상대가 무려 천황이었지만, 분노한 이방자에게 그런 것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요시히토 천황으로서는 억울하기 그지없는 상황.

엄밀히 따지면 자신의 잘못은 아니었으나, 방금 전에 사랑하는 남편을 잃을 뻔했던 여자에게 ‘내 잘못이 아니다.’하고 설명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칼에 맞아 피를 흘리면서도 천황의 명을 받든다며 병원도 가지 않고 곧장 고쿄로 향했다고 하니, 마사코가 눈이 뒤집혀 자신에게 대드는 것도 이해가 되는 요시히토였다.


“이게 지금 폐하께 무슨 무례요!”

“하지만!”

“그만 하시오. 다 내가 부덕해서 벌어진 일이니, 그 일에 대해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마시오.”


“... 흐윽.”


입을 앙다물고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는 자리를 박차고 방을 나가버린 마사코를 본 요시히토 천황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제 내자의 무례를 용서바랍니다. 폐하.”

“나는 괜찮네... 그런데 자네... 괜찮겠나?”

“예? 그게 무슨 말이신지...”

“등쌀이 엄청날 텐데. 뒷감당을 어찌하려고 그랬나.”


‘아... 그 말이었구나.’


이은은 요시히토 천황의 말뜻을 이해했고, 그러자 지금이 준비해온 물건을 꺼내기 위한 최고의 타이밍임을 느꼈다.


“괜찮습니다. 다 방법이 있습니다. 하하핫!”

“응? 무슨 방법 말인가?”


갑자기 호쾌하게 웃음을 터뜨리는 이은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는 요시히토 천황.

그런 그의 눈앞에 이은은 뜬금없이 나무상자를 내밀었다.


“이것이 무엇인가?”

“제 입으로 말하자니 부끄럽습니다. 열어보십시오.”


요시히토 천황은 이은의 너스레에 ‘이것이 대체 무엇이기에 저리 뜸을 들이는가.’ 하는 궁금함을 가지고 상자를 열어보았다.


딸깍.


열린 상자 속의 하얀 뿌리와 싱그러운 잎을 자랑하는 그 물건은 그 청아한 맑은 향으로 순식간에 방안을 가득 채웠다.


“음... 향이 아주 좋군. 이것이 최고의 보약이라는 조선의 인삼인가?”


요시히토 천황의 말에 이은은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시종에게 말했다.


“밖에 누구 있느냐? 어의를 불러라.”


***


호출은 받은 어의는 다급히 천황 폐하의 방으로 향했다.

천황 폐하는 건강이 매우 안 좋았으며, 이왕은 칼을 맞은 부상자였다.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어의는 긴장감에 오금이 저려왔다.


방문이 열리자, 멀쩡히 앉아있는 천황 폐하와 이왕의 모습이 어의의 눈에 들어왔다.

어의는 그제야 긴장이 풀리며 편안히 숨을 들이 내쉴 수 있었다.


“휴... 부르셨습니까. 폐하.”


순간 어의는 지금껏 맡아보지 못했던 강렬한 향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서양 의학과 전통 의학을 두루 섭렵하고, 수많은 고위 인사들을 상대하였기에 항상 최고의 약재를 접해온 자신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향에서 단언컨대 인생 최고의 약재가 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왕이 선물을 가져왔는데, 이것이 무엇인지 내 알 수가 없네. 이것이 뭔가? 조선의 인삼인가?”


어의는 상자속의 물건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분명 이것은 ‘그것’이다.

허나, 이토록 크고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것은 듣도 보도 못했다.


“이왕 전하. 이것이 ‘산삼’이 맞습니까? 제 평생에 이런 귀한 약재를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맞습니다. 제가 직접 조선에서 어렵사리 구한 최고급 천종산삼(天種山蔘)입니다.”

(산삼 중에 가장 귀한 삼을 천종산삼이라 합니다. 사람의 손을 단 1도 타지 않고, 오로지 자연에 의해 크고 자란 삼입니다. 그렇기에 인삼이나 장뇌산삼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귀하고 비쌉니다.)


직접 조선팔도의 유명한 심마니들을 직접 찾아다녔고, 그들이 두 번 다시 구할 수 없을 것이라며 꼬불쳐 놓은 것을 어르고 달래어 받아낸 최고의 산삼이 무려 열 뿌리다.

어의가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 생각하는 이은이었다.


“한 뿌리도 보기 힘든 이런 물건을 어찌 열 뿌리나 구하셨습니까?”


어의의 질문에 이은은 속이 쓰려졌다.

죽어도 내어놓지 않으려는 그들을 달래기 위해 한 뿌리에 무려 10만원이나 값을 치룰 수밖에 없던 이은이다.

그나마 자신이 대한제국 황실의 계승자인 이왕이 아니었다면 돈을 주고도 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천황 폐하께 드릴 선물을 구한다고, 하늘이 도와주신 것이지요.”


이은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요시히토 천황의 반응을 살폈다.

선물의 탈을 쓴 뇌물이 잘 먹혀 들어가길 바라면서...


“이게 그리 귀한 것인가?”

“이건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보물입니다. 폐하.”


하늘이 내린 보물이라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천황은 어의에게 다시 질문했다.


“그럼 명약이라는 조선의 인삼과 비교하면 어떠한가?”

“...”


어이없는 천황의 질문에 어의는 잠시 말을 잃었지만, 산삼을 처음 접하는 천황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친절히 설명을 해주었다.


“조선의 인삼도 귀한 약재입니다. 몸을 보하고, 기를 북돋는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합니다. 하지만 이 산삼과는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이것에 비하면 인삼은 한낱 채소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어의의 말이 끝났을 때, 이은이 치고 들어갔다.


“황제 폐하께서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는 소식에 제가 어렵게 구한 물건입니다. 어의의 말처럼 건강을 회복하는데 최고의 약입니다.”

“그럼 나보다 자네가 먹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자네는 칼을 맞았지 않은가.”

“아직 젊습니다. 당연히 폐하께서 드셔야지요. 그리고...”

“그리고...?”


중간에 말을 끊는 이은에게 요시히토 천황이 집중하자, 이은의 입이 다시 열렸다.


“이게 남자에게 그렇게 좋습니다.”

“그... 그런가?”


뜬금없는 이은의 말에 당황하며 천황이 어의를 쳐다보았다.

천황의 두 눈에는 ‘저 말이 사실이냐?’는 뜻이 담긴 눈빛이 가득 담겨있었다.


어의는 황당했다.

이런 천고의 명약을 두고 고작 정력에 좋은지 묻다니... 이 산삼에 모욕 같았다.

그러나 답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인삼만 하더라도 양기가 매우 강한 약재입니다. 그러니 산삼은 더할 나위 없겠죠. 게다가 이토록 뛰어난 산삼이라면... 크흠. 아주 좋을 것입니다.”


어의의 말에 요시히토 천황은 아주 활짝 웃음을 피웠다.


“크하핫! 자네가 왜 마사코의 등쌀을 두려워하지 않는지 잘 알았어! 하하하!”


착각은 자유지만, 그의 기분을 망칠 필요는 없었다.

동서고금 신분의 상하를 막론하고, 골골거리는 중년 아저씨에게 가장 잘 먹히는 것은 건강과 정력.

역시 이 두 가지가 확실했다.

이은은 적당히 맞장구를 치며, 그의 기분을 맞춰주었다.


***


볼일을 마친 어의는 자리를 비웠고, 요시히토 천황과 이은만이 다시 방에 남게 되었다.

그러자 요시히토 천황이 입을 열었다.


“나는 말이지. 자네가 혹여 나쁜 생각을 지녔던 것은 아닌가 의심을 했었다네.”


이은은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켰다.

천황이 본론을 꺼낸 것이다.


“종묘에서 조선인들 앞에서 제를 지낸 것도 모자라, 감히 조선의 왕을 칭했다지?”

“폐하. 그건...”

“내 사이토 총독에게 들어서 잘 알고 있네. 자네가 어떤 생각으로 그런 일을 벌였는지.”


정색하며 쏘아대는 요시히토 천황의 살벌한 눈빛에 이은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곧 요시히토 천황은 이전의 중년 아저씨의 모습과 함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 사람. 무얼 그리 긴장하고 그러나. 괜찮아. 자기 나와바리(구역)를 챙기려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이지.”


천황의 말에 이은의 막혔던 숨이 다시 내쉬어졌다.


“자네 육사를 나왔었나?”

“예. 제국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래서 그랬나보군. 자네에게서 사무라이 정신을 느낀 것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의미를 몰라, 눈이 동그래진 이은에게 요시히토 천황이 말했다.


“‘칼에 맞아 목숨이 위험하지만, 주군의 부름에 지체하지 않는다.’ 사무라이의 정신이 살아있지 않으면 그렇게는 못하지.”


칼에 맞은 후, 병원으로 가는 것도 마다한 채 고쿄로 온 것을 뜻하는 모양이었다.


“나의 아버지이시자, 위대하신 메이지 천황께서 서남전쟁(세이난 전쟁, 급격한 개화로 일본의 봉건 사족들이 메이지 천황에게 들고 일어났던 일본 최후의 내란입니다.)에서 승리를 하신 후 본국의 사무라이들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지. 하지만 나는 항상 생각하네. 사무라이의 정신이야말로 우리 대일본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정신적 토양이라고 말이야.”


이은은 말을 하는 요시히토 천황의 눈빛에서 추억이나 향수를 넘어, 어느 아늑히 먼 것에 대한 선망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서남전쟁은 요시히토가 태어나기 2년 전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크... 일뽕이 아주 넘쳐흐르는구나. 아니, 저 인간 입장에서는 국뽕인가?’


하지만 이은은 감히 그런 속마음을 티내지 못하고, 사무라이 정신을 같이 찬양했다.


“양복을 입고, 양식을 먹고, 양놈들의 건물에서 생활합니다. 사무라이 정신마저 잃게 된다면 우리가 코쟁이 양놈들과 다를 것이 무엇입니까? 사무라이 정신이야말로 대일본제국이 지켜나가야 할 미덕입니다.”


이은의 말에 요시히토 천황이 크게 기뻐했다.


“그래! 그것이야! 내 어린 자네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그래. 이 아이라면 제국과 조선을 이어주고, 동양을 밝힐 등불이 되겠구나.’하고 생각했었네. 내 눈이 틀리지 않았던 거야! 콜록! 콜록!”


너무 흥분했던 것일까.

격한 감정과 함께 요시히토 천황이 급격하게 기침을 토해내었다.


“폐하!”


이은이 황급히 요시히토를 부축하자, 요시히토가 괜찮다는 듯 미소를 띠었다.


“내 몸이 안 좋아서, 자네가 선물한 약을 먹고 쉬어야겠네. 이번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걱정 말게. 내 다 잘 처리해줄 것이니.”


요시히토 천황은 이은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리고는 병상에 누웠다.

이은은 그런 요시히토 천황을 뒤로하고 돌아섰다.

지금까지 이은이 벌였던 모든 반일 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내려지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설정상 1926년의 1원이 지금의 천원입니다.

그러니까 산삼 한 뿌리가 무려 1억. 열 뿌리에 무려 10억!

엄청 비싼 뇌물이죠.

그리고... 역시나 중년 아저씨에게 최고는 건강과 정력이었습니다. ㅎ


그럼 재밌게 보시고, 선추코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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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 1 NEW +23 18시간 전 1 0 13쪽
46 천황의 목숨 값이 고작? - 5 +19 18.02.21 1 0 15쪽
45 천황의 목숨 값이 고작? - 4 +10 18.02.21 3 0 12쪽
44 천황의 목숨 값이 고작? - 3 +19 18.02.19 1 0 13쪽
43 천황의 목숨 값이 고작? - 2 +11 18.02.16 2 0 11쪽
42 천황의 목숨 값이 고작? - 1 +14 18.02.15 5 0 12쪽
41 호떡집에 불 끄기(?) - 3 +14 18.02.14 4 0 11쪽
40 호떡집에 불 끄기(?) - 2 +7 18.02.13 4 0 11쪽
39 병 주고, 약 주고, 다시 병을 주다 - 4 / 호떡집에 불 끄기(?) - 1 +4 18.02.12 4 0 12쪽
38 병 주고, 약 주고, 다시 병을 주다 - 3 +8 18.02.11 5 0 13쪽
37 병 주고, 약 주고, 다시 병을 주다 - 2 +5 18.02.10 5 0 12쪽
36 병 주고, 약 주고, 다시 병을 주다 - 1 +8 18.02.09 4 0 11쪽
35 제대로 터진 첫 끗발 +3 18.02.08 4 0 11쪽
34 교토에서 만난 조선인 - 5 +8 18.02.07 4 0 12쪽
33 교토에서 만난 조선인 - 4 +14 18.02.06 4 0 12쪽
32 교토에서 만난 조선인 - 3 +6 18.02.05 4 0 12쪽
31 교토에서 만난 조선인 - 2 +3 18.02.04 4 0 12쪽
30 교토에서 만난 조선인 - 1 +5 18.02.03 4 0 12쪽
29 미국을 내 안방처럼... - 2 +14 18.02.02 4 0 14쪽
28 미국을 내 안방처럼... - 1 +5 18.02.02 5 0 13쪽
27 캘리포니아에서 김서방을 찾다 - 2 +9 18.02.01 4 0 12쪽
26 캘리포니아에서 김서방을 찾다 - 1 +9 18.01.31 4 0 13쪽
25 열리는 헬 게이트(?) - 3 +14 18.01.30 5 0 10쪽
24 열리는 헬 게이트(?) - 2 +10 18.01.29 4 0 13쪽
23 열리는 헬 게이트(?) - 1 +4 18.01.28 4 0 11쪽
22 모던보이 구보씨의 일일(一日) +3 18.01.27 4 0 14쪽
21 들어는 봤나. 금선탈각(金蟬脫殼) - 3 +3 18.01.26 4 0 15쪽
20 들어는 봤나. 금선탈각(金蟬脫殼) - 2 (지사쿠의 운수 좋은 날) +4 18.01.25 4 0 13쪽
19 들어는 봤나. 금선탈각(金蟬脫殼) - 1 +2 18.01.24 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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