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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회귀해서 슈퍼리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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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작품등록일 :
2017.12.30 11:04
최근연재일 :
2018.02.20 20:05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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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0,362

작성
18.01.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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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은혜 갚은 제비와 새로운 사업?

DUMMY

투자 관련 업무를 끝내고 미국에서 돌아오는 길.

준성은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바로 음성사서함부터 확인했다. 2018년이었다면 메일이나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면 됐겠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1997년이었기 때문이었다.


- 음성 메시지가 4개 있습니다.


준성은 생각보다 많은 숫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샤리 측에는 이미 미국에 다녀온다고 언질을 남겨 뒀었기에 여러 메시지를 남기지는 않았을 터.

덤으로 친구들 역시 아니었다.

애초에 준성이 그렇게 사교적인 사람도 아니었거니와, 회귀하고 나서 계속 바쁜 일들만 있었기에 오랫동안 연락하게 될 불알친구들에게만 전화를 한 게 전부. 그 외에는 아예 만나지도 않았었다.

‘누구지?’

준성은 궁금함에 메시지 재생을 눌렀다.


- 안녕하십니까, 박상진입니다. 안부 차 전화를 드렸는데 장시간 전화기가 꺼져있어서 부득이하게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조만한 한 번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첫 번째 메시지는 박상진 교수였다.

‘샤리와의 계약이 이루어진 다음부터는 단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었다. 슬슬 얼굴 한 번 볼 때도 됐군.’

덤으로 준성 역시 박상진이 논문을 발표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박상진이 가공한 만큼 어마어마한 물건이 나왔으리라.

그렇게 생각하고는 다음 메시지를 재생했다.


- 안녕하세요, 이준성 사외이사님. 저는 이번에 새로 입사하게 된 전략팀 박혜정 신입사원입니다. 저번에 보내주신 코멘트는 잘 받았습니다. 그와 관련된 문제로 대표님께서 한 번 뵙기를 청하십니다.


두 번째는 샤리에서 온 거였다.

‘드디어 전략팀을 만든 모양이군. 하긴, 이제부터 샤리는 계속해서 덩치를 키울 거다. 기존처럼 무작정 생산만 해서는 효율이 좋지 않아. 나쁘지 않은 선택이군, 허시원.’

조만간 샤리를 한 번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아들, 엄마야. 그냥 미국에서 잘 있나 싶어서 남겨봤어. 잘 지내지? 나는 문제 없이 잘 있어. 근데 이런 거 처음이라 어떻게 남겨야 할지를 모르겠네. 몸 조심히 돌아와.


세 번째는 어머니께서 남기신 거였다.

아무래도 갑작스레 미국에 다녀온다고 하니 걱정이 된 것이리라. 준성은 메시지 확인이 끝나자마자 바로 어머니께 전화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매니저 고영훈입니다. 김국지 님께서 시간 되시면 식사 한번 하실 수 있냐고 여쭈셨습니다. 딱히 사업에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친분을 쌓고 싶으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시간 되면 연락해 주세요.


마지막 메시지는 김국지에게서 온 거였다.

‘... 김국지가 나를? 어째서?’

이 부분은 살짝 의외였다.

준성은 김국지를 협상 테이블에서나 잠깐 본 게 전부.

따로 샤리의 정보를 조사해 김국지의 연락처를 알아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연락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금 김국지와 엮여 봐야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기에, 조금 시간을 두고 가까워지려고 했으나 예상외의 일이 벌어졌다.

바로 김국지가 준성의 능력을 알아보고 먼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오히려 저쪽에서 먼저 접근해 준다면야 일이 더 쉽겠지.’

준성은 조만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함과 동시에 김국지를 한 번 만나 보기로 결정했다.

‘할 게 많다. 한동안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겠군.’

준성은 스케쥴을 머리로 점검하며 걸음을 옮겼다.


...


준성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어머니께 인사부터 하고는, 미국에서 사 온 기념품을 드렸다.

97년만 하더라도 아직 한국의 시장 개방이 완벽하지도 않았고, 한국 제품의 수준이 약간 미달 됐거니와, 전 세계적으로도 세계화 역시 덜 진행된 상태.

상대적으로 미제 제품을 쳐주던 시기였다.

“... 이게 뭐니?”

준성은 슬쩍 핸드백을 건넸다.

“얼마 있다가 동창회 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때 들고 가시라고 그냥 하나 샀어요.”

“아니, 딱 봐도 비싸 보이는 건데... 이런 걸 왜...”

“어머니. 미리 말씀드리는 건데 미국에서 사 온 거라 환불도 안 돼요. 그러니까 그냥 쓰세요. 솔직히 저는 어머니께 비싼 가방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머니는 못 이기는 척 받으셨지만, 그럼에도 선물이 마음에 드시는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슬쩍 들어 보고는 ‘잘 어울리니?’ 라고 물으셨기에, 준성 역시 웃는 얼굴로 ‘예’ 했다.


...


다음 날.

준성은 오래간만에 박상진 교수를 만났다.

‘전략을 넘겨주고 난 뒤로 처음인가.’

그 이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전화로만 했을 뿐.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얼마 후 딸랑- 소리와 함께 박상진 교수가 나타났다.

누가 교수 아니랄까 봐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도 올드한 느낌의 양복에 소위 ‘김구 안경’이라 불리는 동글동글한 안경을 끼고 있었다. 서울대 교수라는 직함 빼고 겉모습만 놓고 보자면 동네에 있는 재미없는 아저씨 A 정도의 모습.

준성은 그런 상진의 모습을 볼 때마다 우스웠다.

‘저번 생만 하더라도 되도록 만나고 싶지 않은 최악최흉의 재벌 저격수였는데 말이지. 겉모습만 놓고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 아직 독이 덜 오른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천성 자체가 겉모습에 관심이 없는 것일 수도 있을 테지.’

뭐 아무렴 어떻겠는가.

애초에 경영이라는 건 외모로 하는 게 아니었다.

소수의 영업직에게는 외모가 중요한 편에 속하긴 했지만, 그 외의 업무에서는 적정 수준만 유지하면 됐다. 당장 잘 나가는 경영자들의 외모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던가?

“박 교수님. 여기입니다.”

인기척을 내자 박 교수가 웃음을 띄운 채 다가왔다.

의심과 호기심 섞여 있던 첫 만남과는 퍽 대조적이었다.

“오래간만이군요. 이번에 발표한 논문 잘 봤습니다.”

“직접 찾아봐 주셨다니 감사하긴 합니다만, 딱히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흐음? 한 번 훑어보니, 아예 자체적으로 해석하셔서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 내셨더군요.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그 논문의 뿌리는 당신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죠. 결국, 아류작이라는 얘깁니다.”

논문 얘기가 나오자 상진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하긴. 분명 박상진이 상황상 어쩔 수 없이 거래를 받아들였고, 그로 인해 성공을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학자로서의 자존심은 잔뜩 뭉개졌으리라.

상진은 이 얘기를 길게 하고 싶진 않았는지,

슬쩍 화제를 돌려버렸다.

“샤리 건 잘 봤습니다. 팔립의 하청에 불과했던 기업을 단숨에 시장 선두주자로 올려놓으셨더군요? 감탄했습니다.”

준성은 상진의 말에 그저 웃음으로 답했다.

그게 꼭 ‘당연한 걸 가지고 뭘’이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했고, ‘운이 좋았습니다’라고 겸손을 떠는 것 같기도 했다.

“솔직히 소개시켜 드릴 때만 하더라도 안될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도 해내시는 걸 보니, 확실히 범인은 아니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 비행기 고도가 너무 높네요. 고소 공포증 생기겠습니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뵙자고 하신 건지요? 요즘 한창 바쁠 때라 단순 안부 인사는 아닐 것 같은데.”

준성은 슬쩍 칭찬을 빗겨내고는 본론을 물었다.

상진 역시 안경을 고쳐 쓰며 물었다.

“상황을 보니 이제 샤리 컨설팅은 끝난 것 같더군요.”

간단히 얘기하자면 저렇게 봐도 문제는 없었다. 장기 컨설팅을 새로 계약하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경영 자문. 다른 활동에는 일절 지장이 없다고 봐야 옳겠지.

“예, 뭐. 그렇습니다.”

“혹여 도움이 될까 싶어서 좋은 건을 가져왔습니다.”

상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제 가방에서 몇몇 서류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이번에 제가 발표한 논문은 아시다시피 수익성 평가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그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는지, HG 측에서 연락이 왔더군요.”

재계 순위 4위, HG 그룹. 얼마 전까지 ‘럭키목성’이라고 불렸으나, 95년도에 새로운 회장이 취임하며 혁신의 의미로 이름을 HG로 바꾼 곳이었다.

주력 계통은 전자와 화학. 특히 전자에 관해서는 감히 대영에게 ‘경쟁자’라고 불릴 수 있을 만한 유일한 기업이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준성이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대영의 황금기를 이끌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자 산업에 한해서 대영을 앞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력한 기업이라고 봐야 옳았다. 그걸 증명해 주는 별명이 있었으니...


바로 [백색가전의 지배자] 되시겠다.


백색가전이란 전자 제품 중에서도 냉장고를 필두로 한 ‘주방용 가전제품’을 뜻하는 말로, 대부분의 색상이 하얀색으로 나와서 붙은 말이었다.

반면 흑색가전은 라디오, TV 같은 A/V(Audio/Visual)기기를 뜻하는 말로, 역시나 대부분의 제품이 검은색을 띠고 있었기에 붙은 말이었고 말이다.

‘2018년에만 하더라도 대영과 HG의 경쟁이 장기화되며 그게 그거라는 인식이 팽배하지만, 90년대 사람들만 하더라도 백색가전은 HG의 압승이었다.’

특히 백색가전은 그 특성상 제품 자체가 매우 보수적이기 때문에, 성능보다는 내구성이 훨씬 우선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흑색가전은 기술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내구성보다는 비교적 성능이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졌고 말이다.


당장 일반적인 가정집만 봐도 그랬다.

TV의 크기와 성능이 어떻다는 말은 하지만,

냉장고의 크기와 성능은 보통 잘 신경 쓰지 않는다.


특히 HG는 내구성에 핵심 우위를 몰아준 기업으로 유명한데, 거의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내구성을 강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집착은 스마트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얼마 전 나온 ‘옴니버스’ 시리즈는 덤프트럭으로 밟고 지나가도 작동되는 미친 수준을 자랑했을 정도였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준성이 이끈 대영에게 참패했지만 말이다.

‘... HG, 강적이었지. 특히 내구성 하나는 세계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야.’

준성은 본인이 스마트폰 사업부를 굴릴 때를 생각하며 피식 웃기도 잠시. 이내 다시 본론으로 돌아왔다.

‘근데 그런 HG가 박상진에게 접근했다?’

아무래도 주변에 있던 재벌들이 하나둘씩 무너지기 시작했으니, 덜컥 겁이 났던 모양이다.

그 와중에 박상진이 학계에 파란을 몰고 올 정도로 뛰어난 수익성 평가 모델을 제시. 이에 재무 구조가 불안정한 HG 입장에선 구미가 당겼겠지.

‘박상진을 통해 썩은 계열사를 정리한다? 파도가 몰려오니까 군더더기 떼어내고 전력으로 피할 생각이군.’

정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박상진의 입으로 준성이 생각한 내용이 그대로 흘러나왔다.

“HG 쪽에서 구조조정을 의뢰했습니다.”


엄청난 제안이었다.

교수는 어디까지나 학자일 뿐. 까닭에 작은 실수 하나가 매출과 이익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실무자와는 상황을 바라봄에 있어 온도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교수에게 경영 자문을 구한다?

그것도 직접 전략팀 굴리는 거대 재벌이?


교수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할 수 있음은 물론이오, 당장 교수 때려치우고 기업인으로 전향해도 될 황금 동아줄이었다.

“사실 그쪽에서는 저를 원하는 것 같았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그 자리에 저보단 당신이 어울릴 것 같군요. 애초에 제가 발표한 수익성 평가 모델은 당신이 아니었다면 나오지도 못했을 테고요. 그러니까 양보하겠습니다. 이번 HG건.”

근데 박상진 교수는 그걸 거절하곤,

준성에게 그 기회를 넘기려고 했다.

‘하, 이것 봐라?’

솔직히 감탄스러웠다.

사람이란 본디 이익 앞에서 초연하기가 어려웠다.

제아무리 신념이 강한 사람이라고 한들, 그 신념을 넘어서는 상한가라는 건 언제든지 등장하기 마련 아니던가?

그런 상황에서 박상진 교수가 황금 동아줄을 준성에게 양보하려 들고 있었다.

‘하, 역시 박상진이라 이건가. 재벌들이 제시한 어마어마한 조건 다 거절하고, 정치권 타고 공정위원장에 앉은 사람다워. 그래, 박상진은 원래 이런 성격이었어.’

그는 천성 자체가 선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준성이 도움을 줬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제 기회를 양보한 것이리라.

아마 HG 쪽에서 구조조정을 의뢰했다면 정말 어마어마한 보상을 약속했을 터. 분명 달콤한 조건이었지만...

“마음만 받겠습니다.”

준성은 거절의 뜻을 밝혔다. 그 순간 박상진 교수는 철퇴로 머리를 후려 맞기라도 한 양 눈을 치켜떴다.

“예?”

“분명 매력적인 제안이긴 합니다만, 그 자리가 제 자리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군요.”

“이유를... 여쭤도 되겠습니까?”

준성은 그 말에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제가 샤리 컨설팅을 진행한 이유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바로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이미 초반을 위한 자금은 마련된 상태.

이제 굳이 더는 남 좋은 일을 해줄 필요가 없었다.


‘금액은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내가 직접 하는가, 하지 않는가다. 나는 이제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될 거니까.’

뭐, 대영의 실질적 경쟁자인 HG에 들어가서 대영에게 커다란 엿을 먹여주는 건 나쁘지 않겠지. 하지만...

‘분명 복수는 달콤하겠지만, 그 복수를 위해 다시 한 번 노예가 되어줄 생각은 없다. 이런 식으로 대영을 무너뜨려 봐야 내 목에는 대영에서 HG로 이름이 바뀐 예쁘장한 개목걸이가 채워질 뿐이야. 의미가 없어.’

게다가 대영은 준성의 ‘목표’긴 했지만 ‘끝’은 아니었다.

그저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무너뜨려야 하는 커다란 산 중 하나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 물론, 복수의 때가 온다면 내 온갖 악의와 울분을 담아 화끈하게 짓밟아주마. 기다려라, 마병수.’

물론, 준성은 저 본심을 그대로 얘기하진 않았다.

그저 짧게 일축했을 뿐.

“저는 이제 제 사업을 진행할 겁니다. 게다가 간간히 샤리에 경영 자문을 해줘야 하기에, HG까지 일을 떠맡기에는 무리가 있겠군요. 게다가 그 전략은 이제 박상진 교수님의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께서 누려야죠. 제가 아니라.”

그 말에 박상진은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HG가 제시한 보상은 100억이 넘는다.

게다가 말이 구조조정이지, 구조조정 이후의 안정화 전략까지 포함된 상황. 이 일만 잘 처리한다면, 그 어디에도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경력이 완성된다.

‘... 근데 그걸 거절한다고? 이 정도는 성에 차지도 않는다는 건가. 도대체 당신이 그리는 계획은 얼마나 큰 거지? 너무 커서 감조차 잡지 못하겠어. 허, 허허허...!’

박상진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사업이요? 어떤 사업을 하시려는지 여쭤도 될까요?”

이에 준성은 테이블 쪽으로 눈짓을 보내며 대답했다.

“커피 사업을 할까 합니다.”

현재 테이블 위에는 두 잔의 커피가 올라와 있었다.

준성 쪽에는 믹스커피, 상진 쪽에는 블랙커피였다.

2018년에 유행하는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 같은 형식이 아닌. 말 그대로 인스턴트 커피였다.

후자가 그나마 에스프레소에 비슷하긴 했지만... 원두 자체가 인스턴트 형식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 커피요? 동남식품이 꽉 잡고 있는 그 커피?”

동남식품. 동남그룹의 자회사 중 하나로, 세계 2위 식품기업인 크래프트 푸즈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말 그대로 한국에 온갖 맛좋은 식품들을 가져온 기업이었다.

그중에는 당연히 커피 역시 포함되어 있었고, 97년인 현재에는 ‘막심’으로 그냥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이게 어느 정도인지 조금 더 현실감 있게 설명하자면...

기업이 어느 한 시장을 아예 지배하다시피 운영하다 보면, 어느 브랜드가 특정 상품을 지칭하는 보통명사를 잡아먹어 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이러한 예를 몇 개 들어 보자면...


[합성 첨가물의 미원과 다시다]

우리는 그 누구도 미원이나 다시다의 성분이나 상품을 지칭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냥 미원과 다시다라고 하면 알아서 합성조미료 내지는 MSG라고 알아듣는 실정이다.


[프레스햄의 스팸]

우리는 그 누구도 캔에 담긴 햄을 ‘프레스햄’이나 ‘압축가공 햄’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저 스팸이라고 하면 그게 뭔지 다 알아듣는 수준이었다.


이렇듯 동남 식품의 막심 역시 너무나도 유명했고,

97년도만 하더라도 다들 커피라고 하면 아주 당연하다는 듯 인스턴트 커피인 막심을 생각했다.

하지만 준성이 말한 커피는 그게 아니었다.

“아뇨. 제가 말한 커피는 인스턴트가 아닙니다. 원두로 로스팅한 고급 커피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온 국민이 좋아하는 음료.

바로 그 커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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