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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축복받은 배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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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닉스
작품등록일 :
2017.12.30 09:45
최근연재일 :
2018.02.23 12:2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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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8,962
글자수 :
306,113

작성
18.02.14 12:10
조회
10,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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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글자
12쪽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DUMMY

김정길은 다소 색이 바랜 눈동자와 침울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참가자들을 살펴봤다. 분명 집중은 하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의욕이 나지 않았다. 씁쓸한 마음 때문인 것 같았다.


김정길에게 의거는 그의 최선을 다한, 그야말로 그라는 사람의 혼을 담은 작품이었다. 단편영화를 통해 데뷔한 그는 데뷔를 함과 동시에 천재감독이라는 칭호를 거머쥐었다. 이어서 촬영한 독립영화들 역시 좋은 평가를 받으며 한순간 천재 유망주로 떠올랐던 그였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냉정했다.


첫 상업영화, 첫 메이저 영화는 평가 자체는 분명 대단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평론가들은 물론 관객들 역시 좋은 영화라는 평가를 내려주었다. 하지만 흥행에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수익은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간당간당하게 넘나들었고, 그것은 천재감독이라는 칭호에 의문점을 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영화에서 그는 성공을 자신했었다. 상업영화라 하더라도 다소 마이너한 느낌이 강했던 첫 번째 영화와는 달리, 소소하기는 했지만, 두 번째 영화는 액션, 코믹, 스릴러라는 장르를 가진, 메이저한 느낌이 강한 영화였으니까.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똑같았다.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은 흥행과 좋은 영화라는 편가를 받기는 했지만, 그다지 높지는 않은 인지도. 아니 엄밀하게 말해서 오히려 첫 번째 영화보다 더욱 좋지 않았다. 분명 굉장히 좋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첫 영화와는 달리 두 번째 영화는 좋은 영화라는 평가는 받았지만, 평가 자체는 조금 떨어졌다.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자, 그를 기대감 가득한 눈빛으로 보던 투자자들, 제작사들은 더 이상 마냥 좋은 눈빛을 보내지만은 않았다. 다소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그를 향해 적극적인 구애를 하는 곳들도 더 이상은 없었다.


천재라는 평가의 뒤에는 물음표가 붙었고, 젊은 천재의 자존심은 무너져버린 사람들의 기대와 함께 거미줄처럼 쩍쩍 갈라져, 보기 흉하게 금이 가버렸다. 잔뜩 상해버린 자존심과 자신을 비웃는 것 같은 사람들의 시선에 꽤나 긴 시간을 방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오기가 생긴 것처럼, 마치 모든 것을 걸은 것처럼, 그렇게 오랜 시간을 계획하고, 계획했다. 각본을 짰고, 배역들을 설정했고, 들어갈 음악들도 구현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찍어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지를 생각했다. 잠과 식사를 줄이고, 그 이외의 생활들까지 줄여가며 구상하고, 또 구상했다.


마침내 거의 죽기 직전에 이르러서야 모든 구상이 끝이 났고, 전보다 많이 마른 모습으로 그는 다시 세상에 나섰다. 최선을 다했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그의 모든 역량을 갈아 넣었다. 만약 이 작품마저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는 깔끔하게 모든 것을 포기할 생각이었다.


모든 역량을 퍼부었음에도 결국 안 되는 것이라면, 포기를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모든 것을 걸었고, 비록 험난하기는 했지만, 나쁘지 않은 투자도 받아냈다. 그 투자로 배역에 맞는 배우들에게 제의 역시 건냈다.


흔쾌히 승낙을 한 사람도 있었고, 정중히 거절하는 이들도 있었다. 아쉬움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이해가 가기는 했다. 제대로 된 흥행작도 없는 감독이 그였고,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김정길은 스스로를 잘 달래었지만, 마음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이후 하차를 하고, 또 그로인해 투자금이 줄어들면서 씁쓸함이 배로 늘어났고 말이다.


유명한 배우였고, 그를 보고 투자를 했던 투자자들도 제법 있었다. 그런 그가 스케줄상의 문제를 들먹이며 하차를 하면서, 당연하게도 그 배우를 보고 투자를 했던 투자자들이 그와 함께 빠져나갔다. 적당했던 예산은 부족한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줄어든 돈도 돈이었지만, 배신감과 씁쓸함이 더욱 컸다. 제법 친하다고 생각했었다. 배우가 유명해지기 전, 그의 독립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렸었고, 비록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하였더라도, 그의 전작에 함께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었다.


그것들을 바탕으로 하여 크게 도약을 했었던 것이 그 배우였건만, 그가 결국 등을 돌렸다. 스케줄상의 문제가 공식적인 이유였지만, 말 그대로 공식적인 이유이지, 실질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뭐, 스케줄도 관련이 되 있기는 했다.


“망할 놈의 돈..”

“예?

“아니에요. 다음 참가자 들어오라고 하죠.”


돈, 돈이었다. 그 배우의 주요 수입 중 하나가 일본이었다.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가 일본에서 흥행을 거두었고, 그것을 발판삼아 한류스타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오히려 역으로 국내에서 성공을 한 케이스가 그였다. 일본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던 것이 그 드라마였으니까.


이후 한국에서도 스타의 대열에 합류하여 좋은 인지도와 인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가장 큰 수입은 일본에서 나는 것들이었다. 그것이 화근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친분도 있고 또 감사함이 있기에 함께 했었겠지만, 생각을 거듭하면서 서서히 감사함이 얄팍하게 보였을 것이다.


물론 비약일 수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제작사를 통해 하차 통보를 하고, 자신에게는 메시지 하나 보내지 않은 그를 생각하며 김정길은 그 씁쓸함에 속이 썩어나도록 술을 마시기도 했다.


지금은 조금 괜찮아 졌지만, 처음처럼 의욕이 생기지는 않았다. 그나마 가장 가까웠던, 가장 친했던, 가장 믿고 있었던 배우가 자신과 자신의 작품에게 등을 돌린 것은 솔직히 의욕이 생기려야 생길 수가 없는 일이었으니까.


‘내가 조금만 더 잘 만들었으면 안 그랬을까?’


작품에 대한 의구심까지 생겨났고, 가끔 멍하니 저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어찌 됐든 영화는 찍어야 하는 만큼, 주인공을 뽑기 위해 오디션은 열었지만, 그다지 의욕이 나지는 않았다.


배역 자체가 그 배우와 가장 잘 어울리기도 했고, 또 지금은 뭘 보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멍하니 있을 수는 없었기에 최대한 집중은 했지만, 시큰둥한 반응이 나오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좋은 연기를 봐도 미적지근하게 굴 판에, 참가자들의 실력도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드라마인지 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참가자였고, 인상은 그가 생각했던 것과 제법 어울렸지만, 연기는 그저 그랬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만족스러운 연기는 아니었고, 부족하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하긴 그러니까 나 같은 놈 영화 오디션을 보는 거겠지. 연기를 잘하면 그러겠어..’


그동안의 일들 때문인지 이상하게 생겨난 콤플렉스에 김정길은 다소 자학적인 생각을 하며, 권태로움을 달랬다.


시큰둥한 그의 반응에 축 처진 모습으로 문을 열고 나가는 참가자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씁쓸한 표정으로 웃던 그는 다음 참가자의 서류를 살펴보며 조금 흥미가 생긴 것인지 눈썹을 씰룩거렸다.


“한신우..”

“어, 벌써 한신우 차례에요? 시간 빠르네.”

“이번에는 기대 좀 해도 되겠네요.”

“들어보니까, 한신우가 우리 영화 적극적으로 원한다고 하던데.”

“진짠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네.”


사람들의 너스레에 김정길은 그것을 믿지는 않았지만, 실실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실이라면 참 기쁘기는 했다. 제법 유명한 놈이 제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는 것은 분명 큰 힘이 됐으니까.


그리고 기대감이 생겨나기도 했다. 한동안 방안에 틀어박혔었던 만큼 제대로 드라마를 챙겨보며 한신우 그의 연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연기력이 좋은 괴물 신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송곳조차도 주머니를 뚫는 데, 천하의 둘도없는 보검이 제 몸을 가리지 조차 않았는데, 모를 수가 있겠는가.


짤막하게 봤던 연기 역시 고개가 끄덕여졌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솔직히 연기력은 애초에 캐스팅이 되었던 그녀석보다 더 좋았다. 그 연기력이 이번에도 이어질지가 모호한 것이 문제였지만. 그래도 다른 오디션 참가자들 보다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전보다는 조금 더 의욕적인 눈빛으로 김정길은 침을 꼴깍 삼켰고, 당당하게 오디션장의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제법 마음에 들었다. 그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완벽하게 부합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비슷한 느낌이 강했다. 매우.


‘원래 저런 느낌이었던가?’


무언가 강렬한 느낌에 김정길은 자신이 봤었던 한신우라는 배우의 연기를 떠올렸다. 분명 당당하고, 힘 있는 연기였고, 또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좋은 연기였지만, 이처럼 강렬하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그가 짤막하게 봤던 폭군의 식탁이라는 성공한 드라마에서 그가 맡았던 역할이 그런 것도 있지만, 김정길은 한신우라는 사람 자체가 그런 느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토록 자연스러운 연기가 설명이 안됐다.


하지만 그런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남자는 강렬했다. 강인했다. 단단했다. 그가 만들어낸 주인공과 분위기가 완전히 같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닮아있었고, 그 강인함과 단단함은 그것과 똑같았다. 기대감이 생겨났다.


“한신우라고 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치 신인처럼, 아니 신인이기는 하지만, 오디션을 보러 온 쌩 신인처럼 겸손한 자세로 당당하게 자신을 소개는 신우를 보며 김정길의 가슴이 묘하게 두근거렸다. 느낌이 좋았다.


“대사 부탁해도 될까요? 아무거나 자신 있는 걸로.”

“예.”


그의 말에 신우는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이내 두 눈을 감고 몰입을 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었고, 얼굴 표정들이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당당했던 자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서서히 스스로를 바꾼 신우는 이내 두 눈을 떴고, 그것을 본 순간 김정길은 판단을 내렸다.


서서히 신우의 입이 열렸고, 정일현을 연기할 때 평소보다 조금 높게 약하게 내었던 목소리와는 달리, 평소보다 오히려 조금 더 낮고 강한 목소리를 내며 연기를 시작했다. 목소리 속에는 투지가 가득했고, 의기가 담겨있었다.


정확한 발음에 그 감정이 제대로 담긴 중저음의 목소리는 김정길이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고개를 숙인 채 천상의 쾌락을 맛본 사람처럼, 김정길은 얼굴을 가득 찌푸리며 감사했다. 자신에게 등을 진, 어쩌면 합리적인 선택을 내린 그 배우에게 감사했다.


비록 그가 계획했던 캐릭터와는 조금 달랐지만, 지금 이 순간 그의 눈앞에는 완벽하게 완성이 된 캐릭터가 그를 향해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것이 너무나도 감사했다. 저런 캐릭터를 구축했다는 것은, 자신의 대본을 깊게 읽고, 또 자신의 나름대로 작품을 해석하고 느꼈다는 것이니까. 그것은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었다.


더 이상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입을 닫고 있을 이유도 없었다.


“오디션에 참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신우씨. 우리, 같이 한 번 제대로 해봅시다. 무조건 합격입니다.”


김정길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신우를 바라봤고, 신우 역시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인지 미소를 지으며 그와 눈을 맞췄다. 둘은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그것은 천 마디 말보다 더욱 많은 것을 서로에게 말해줬다


작가의말

#오늘도 다들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네영. 좋은하루들 되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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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배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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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운명의 선택. NEW +13 10시간 전 1 0 12쪽
56 의거(義擧) +18 18.02.22 1 0 14쪽
55 마지막 식탁. +16 18.02.21 3 0 14쪽
54 의거(義擧) +11 18.02.20 1 0 11쪽
53 의거(義擧) +15 18.02.19 3 0 11쪽
52 끝장나게 좋은날. +23 18.02.18 3 0 15쪽
51 의거(義擧) +9 18.02.17 5 0 11쪽
50 의거(義擧) +20 18.02.16 8 0 10쪽
49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5 5 0 11쪽
»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6 18.02.14 6 0 12쪽
47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7 18.02.13 5 0 11쪽
46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9 18.02.12 7 0 11쪽
45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1 12 0 10쪽
44 신의 아들. +23 18.02.10 11 0 13쪽
43 Re Star t +15 18.02.09 6 0 11쪽
42 Re Star t +13 18.02.08 9 0 11쪽
41 Re Star t +9 18.02.07 11 0 11쪽
40 폭군의 식탁. +21 18.02.06 13 0 10쪽
39 폭군의 식탁. +14 18.02.05 13 0 15쪽
38 폭군의 식탁. +20 18.02.04 13 0 12쪽
37 폭군의 식탁. +9 18.02.03 16 0 11쪽
36 폭군의 식탁. +12 18.02.02 14 0 12쪽
35 폭군의 식탁. +15 18.02.01 15 0 16쪽
34 폭군의 식탁. +15 18.01.31 16 0 11쪽
33 폭군의 식탁. +10 18.01.30 20 0 11쪽
32 폭군의 식탁. +14 18.01.29 17 0 12쪽
31 폭군의 식탁. +11 18.01.28 23 0 11쪽
30 폭군의 식탁. +17 18.01.27 18 0 10쪽
29 폭군의 식탁. +14 18.01.26 1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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