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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축복받은 배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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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닉스
작품등록일 :
2017.12.30 09:45
최근연재일 :
2018.02.23 12:2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760,403
추천수 :
18,960
글자수 :
306,113

작성
18.02.12 12:20
조회
11,303
추천
301
글자
11쪽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DUMMY

멋들어지게 머리를 넘기고, 깨끗하게 다려진 새카만 양복을 입은 신우는 태어나 처음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수없이 많은 카메라가 찰칵거렸고,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 신우에게도 무언가 질문을 해오는 기자들이 제법 있었다.


그런 기자들을 뚫고 도착한 시상식장은 생각보다 크고 웅장했다. 고개를 살짝만 돌려도 누구나 다 아는 스타들이 즐비했고, 신우로서는 감히 말도 걸기 힘들 정도의 선배들이 수두룩했다. 그런 상황에서 어색하게 웃는 신우를 향해 누군가 다가왔다.


“왔어? 왔으면 빨리 와야지, 촌놈처럼 뭔 구경을 하고 있어?”

“오랜만이다야. 드라마는 잘 보고 있다. 이제는 완전히 스타던데?”

“아, 선배님.”


이미 이럴 것을 예상한 것인지 최우철과 김일영이 웃는 얼굴로 신우를 향해 다가왔고, 어색함에 어쩔 줄 모르던 신우는 구세주를 만난 것 같은 얼굴로 두 사람에게 달려갔다.


“어색하면서 안 어색한 척 하지 마. 그게 더 눈에 띤다. 어차피 너 처음으로 시상식 온 거 다 알고 있을 텐데 뭐. 그냥 얌전히 앉아 있다가 가.”


최우철의 조언에 신우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참 오랜만에 만난 그들과 함께 귀주 팀원들이 모인 곳을 향해 걸어갔다. 최우철과 김일영은 오랜만에 만난 후배의 귀여운 모습이 뭐가 그리도 재밌는 건지 클클대고 웃으며 신우를 끌고 갔다.


그들과 함께 신우가 등장하자, 미리 와 있던 사람들은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농담 섞인 말로 신우를 놀리는 이들도 있었고, 최우철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미리 확신하며 그를 놀려대는 용기 있는 자들도 제법 있었다.


“선배님 좋으시겠어요?”

“김칫국 마시지 말자.”

“에이 내가 봐도 네가 받겠던데?”

“거 무슨 지랄들을 그렇게 당당하게들 하시나.”


사람들의 말에 최우철은 정말로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인지 뚱한 얼굴로 모두 받아쳤고, 신우는 그것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김일영의 말에 결국 웃고야 말았다.


“멋진 척 하면서 다리는 겁나 떨어대네. 우철아, 다리를 그만 떨든지, 아니면 솔직하게 감정을 보이든지 하나만 하자.”

“푸핫.”


김일영의 말처럼 최우철은 아닌 척 하고는 있었지만, 미친 듯이 다리를 떨고 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나서 다시 뚱한 얼굴을 보자, 뚱한 것처럼 보였던 얼굴에 긴장이 묘하게 섞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긴장되니까 말 걸지 마. 시부랄, 왜 이렇게 떨리냐.”


조연상의 경우 벌써 두 개나 받았던 최우철이었지만, 주연상은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던 그였다. 이상하게 주연상의 경우 상복이 없었던 그였다. 분명 최우철 그 다운 괴물 같은 연기를 보였어도, 수상을 실패하고는 했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금 기회가 찾아왔고, 분명 기뻤지만, 혹시나 이번에도 못 받는 건 아닌가 싶은 마음에 최우철은 제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물론 금방 들통 났지만. 긴장한 듯 서서히 굳어가는 최우철을 보며, 그의 새로운 모습을 본 신우는 신기하게 생각하면서도, 그가 안쓰러워 보였던 건지, 자리에서 일어나 최우철의 어깨를 주물렀다.


“아, 왜 이렇게 떨려. 애들 앞에서 쪽팔리게..”


최우철은 자신의 긴장을 알아차려 긴장을 풀어주는 신우의 모습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남이 대신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또 숨기려 했던 마음이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워했지만, 그래도 긴장이 풀리기는 하는 건지, 그것을 말리지는 않았다.


“너 혹시나 나중에 할 일 없으면 우리 집 와서 내 마사지사 해라. 내가 달에 오백씩 줄게.. 어우 좀 살겠네.”

“오백까지는 필요 없고, 다음에 술이나 한 잔 사주세요.”

“다음은 무슨.. 시상식 끝나고 한잔 해야지.”

“에이, 축하 파티 하실 텐데, 다음에 해요.”


은근히 최우철의 주연상 시상을 말하는 신우를 보며 최우철은 긴장이 완전히 달아난 것인지 다시 평소처럼 잔뜩 풀린 얼굴로 클클거리더니 전보다 확실하게 편해진 자세로 의자에 앉았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고, 빈 곳이 조금씩 보이던 시상식장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렸다. 더 이상의 유입이 없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상식이 시작이 되었다.


언제나 시상식의 MC를 맡았던 두 배우가 올라와 재치있는 말을 하며 시상식을 풍족하게 만들었고, 몇 차례의 수상이 끝난 뒤에는 축하 공연이 있기도 했다. 멋들어진 춤을 추고, 시원스럽게 노래하는 가수들을 보며 신우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신기했다. 언제나, 어떤 때든지, 미디어를 통해서만 봐왔던 시상식에 당당한 참가자로서 이렇게 앉아서 저런 공연들을 볼 날이 올 줄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다. 신기한 듯 신우는 슬쩍 주변을 둘러봤고, 그리고 웃고야 말았다.


신우 외에도 신인 배우로 보이는 젊은 배우들 중 몇몇이 그와 비슷하게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들 역시 신기한 것인지 잔뜩 상기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고는 했고, 몇몇은 서로 눈이 마주치자,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어색하게 웃고는 했다.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자, 전보다는 확실히 어색함에 덜어졌다. 전보다 조금 더 괜찮은 눈빛으로 무대를 보았고, 그리고 드디어 귀주의 시간이 되었다. 최다 관객상을 시작으로, 편집상, 감독상을 받은 귀주는 이후 김일영의 남우조연상 수상과 최우철의 남우주연상 수상에 성공하며, 절정에 올랐다.


작품성으로는 대단히 뛰어난 작품은 아니었고, 상업적인 느낌이 강했기에 최우수 작품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5관왕을 함으로서 귀주는 올해 가장 흥행한 영화의 자존심을 세웠다. 사람들의 예상처럼, 최우철은 생각보다 길었던 도전 끝에, 이번에서야 드디어 성공적인 대관식을 열었고, 사람들은 힘차게 박수를 쳤다.


상을 왼손에 쥔 채 당당한 얼굴로 수상 소감을 힘찬 목소리로 말하는 최우철의 모습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었다. 그 당당함이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최고다.’ 그리고 틀린 말이 아니었다. 적어도 올해만큼은 최우철 그가 영화판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였다는 말이었으니까.


당당하게 자신의 소감을 밝힌 최우철을 보며 신우는 열심히 박수를 쳤고, 정상에 오른 남자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꿈을 가졌다. 멀지 않은 날, 이곳에 다시 돌아와 수상을 하겠다는 그 꿈을. 그 장대한 꿈을 말이다.


어떻게 보면 신우에게는 아무런 기대감이 들지 않는, 지루한 시상식일 수도 있었다. 후보조차 오르지 못했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그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목표가 더욱 뚜렷해졌다. 저 무대 위에 오르는 것. 그리고 최우철처럼, 김일영처럼 당당하게 상을 들어 올리는 것.


뚜렷한 목표가 생겼을 때, 사람의 집중력은 극대화가 되고는 했다. 그렇기에 그 무엇보다 집중이 필요한 이 시기의 신우에게 생겨난 목표는, 신우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물론 그 뚜렷한 목표를 달성한 이후에 생기는 권태감이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 지금 당장은 좋은 효과만을 주었다.


시상식이 끝이 나고, 성대한 기념 회식을 통해 거나하게 취한 신우는 거의 오용환에게 업히다시피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수상의 기쁨에 기분 좋게 술을 권하는 감독, 선배님들에게 신우 역시 기분 좋게 거절하지 않고 잘 어울린 탓에 결국 의식이 희미해질 정도로 술을 마셨다.


비록 몸조차 제대로 가눌 수 없었기에 오용환에게 업혀오기는 했지만, 눈빛은 분명 살아있었다. 잘 벼려진 날선 검처럼, 날카로운 눈빛은 침대 위에 널브러진 상태에서도 어둠 속에서 번뜩임 빛이 났다.


다음 날, 신우는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었다. 아니 조금 더 바빠진 일상을 보냈다. 폭군의 식탁을 촬영했고, 촬영이 끝나고 난 뒤에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대본 연습을 했다. 거기에 추가가 된 것이 자료조사였다. 신우 그가 맡은 배역은 실존인물이었다.


실존인물을 연기할 경우, 필연적으로,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현실과의 비교가 있고는 했다. 물론 극에서 어쩔 수밖에 없는 고증의 오류와 현실과의 차이점은 이해하는 편이었지만, 그것이 심하면 결국 욕을 먹고는 했다.


그런 심각한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신우는 여러 방법을 통해서 그 사람을 조사했고, 그것에 맞춰 서서히 캐릭터를 잡아갔다. 이미 입체적으로 잘 표현이 된 캐릭터였지만, 그것에 살을 조금씩 붙여가며 서서히 감정을 잡았고, 한신우 그만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미 터가 잘 잡힌 배역에 느낌을 더해줄 윤곽을 서서히 만들었고 입체감에 사실적인 느낌을 더해갔다. 서서히 완성되어가는 배역과 함께 신우 역시 서서히 그 배역처럼 변해갔고, 배역이 사실적으로 변해 갈수록 점점 더 배역에 동화되었다.


너무나도 좋은 작품이었고, 처음부터 확 꽂혔던 작품이었다. 그런 작품이었기에 노력했다. 그토록 노력했지만, 시상식에 다녀오며, 그런 좋은 작품에 신우는 더욱 강렬하게 집중을 했다. 시상식을 통해 새로운 목표가 생겨났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금 의거라는 영화와 그것을 바라봤을 때, 마음에 들고,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과 함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작품이 그 목표를 이루어줄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생각이 스친 뒤 신우는 평소보다 더욱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오디션이라는 장벽이 하나 남아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그는 의거라는 작품이 하고 싶었다. 무조건.


연기를 하는 것에, 재능을 가진 것에, 좋은 연기를 보일 수 있는 것에 만족하고, 기뻐했던 신우의 마음에 정말 너무나도 오랜만에 욕망이라는 놈이 자라났다. 인간의 욕망은 더럽고 추악한 것으로 묘사가 되고는 하지만, 모든 욕망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었다.


때때로 욕망은 더 좋은 것으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어주기도 했고, 누군가가 의지하는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했다. 깨끗한 마음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하여 무조건 추악하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 욕망이었다.


그런 욕망이 신우에게 자라났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그저 무대 위의 사람들을 축하했지만,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욕심이 생기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여전히 지금의 상황에 감사했고, 기뻐했지만, 반짝이는 상과, 그것만큼이나 반짝거리는 사람들을 보자, 더 이상 만족스러움은 들지 않았다.


그 날, 시상식에서 보았던 것들을 떠올리며, 신우는 생각했다.


‘그 자리에 올라, 그것을 손에 쥐고, 그렇게 빛나고 싶다.’


작가의말

 깨끗하지는 않겠지만, 무조건 더럽지도 않은 것이 욕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냥 무식한 놈의 개똥철학일 수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재밌게들 보셨으면 좋겠네영. 다들 좋은하루 되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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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운명의 선택. NEW +13 10시간 전 1 0 12쪽
56 의거(義擧) +18 18.02.22 1 0 14쪽
55 마지막 식탁. +16 18.02.21 3 0 14쪽
54 의거(義擧) +11 18.02.20 1 0 11쪽
53 의거(義擧) +15 18.02.19 3 0 11쪽
52 끝장나게 좋은날. +23 18.02.18 3 0 15쪽
51 의거(義擧) +9 18.02.17 5 0 11쪽
50 의거(義擧) +20 18.02.16 8 0 10쪽
49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5 5 0 11쪽
48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6 18.02.14 5 0 12쪽
47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7 18.02.13 5 0 11쪽
»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9 18.02.12 7 0 11쪽
45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1 12 0 10쪽
44 신의 아들. +23 18.02.10 11 0 13쪽
43 Re Star t +15 18.02.09 6 0 11쪽
42 Re Star t +13 18.02.08 9 0 11쪽
41 Re Star t +9 18.02.07 11 0 11쪽
40 폭군의 식탁. +21 18.02.06 12 0 10쪽
39 폭군의 식탁. +14 18.02.05 13 0 15쪽
38 폭군의 식탁. +20 18.02.04 13 0 12쪽
37 폭군의 식탁. +9 18.02.03 16 0 11쪽
36 폭군의 식탁. +12 18.02.02 14 0 12쪽
35 폭군의 식탁. +15 18.02.01 15 0 16쪽
34 폭군의 식탁. +15 18.01.31 15 0 11쪽
33 폭군의 식탁. +10 18.01.30 20 0 11쪽
32 폭군의 식탁. +14 18.01.29 17 0 12쪽
31 폭군의 식탁. +11 18.01.28 22 0 11쪽
30 폭군의 식탁. +17 18.01.27 18 0 10쪽
29 폭군의 식탁. +14 18.01.26 1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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