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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축복받은 배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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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닉스
작품등록일 :
2017.12.30 09:45
최근연재일 :
2018.02.23 12:2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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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6,113

작성
18.02.1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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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93
추천
351
글자
10쪽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DUMMY

사람들의 허탈한 눈빛을 끝으로, 신우는 사무실에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용환과 함께 사무실을 나갔다. 약간의 의논이 더 있기는 했다. 정당한 사유의 면제라도, 그것을 조금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심지어 제법 많았다.


한국에서 면제라는 것은 축복이었지만, 그처럼 축복이기에 사람들은 그것을 질시하고는 했다. 특히 연예인들의 경우 군대를 가지 않는다면,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시선을 받고는 했다. 그것을 위한 약간의 의논을 거친 뒤 신우는 사무실을 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인마 그런 중요한 사실을 형한테는 알려줘야지.”

“깜빡했어. 그리고 사실 나는 아무래도 안 가는 거니까, 그걸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었거든.”


군 면제를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다 말하는 신우의 모습에 오용환은 순간 울컥하고 올라오는 화를 간신히 참아냈다. 마음 같아서는 등짝이라도 한 대 치고 싶었지만, 운전 중이었기에 그는 흘끔 한 차례 노려보는 것으로 화를 삭였다.


“후유증은 정말로 없어? 아무리 그래도 십자인대 파열해서 인대 재건까지 했으면 크게 다친 건데.”


유도를 했던 오용환이었고, 그렇기에 잘 알고 있었다. 십자인대가 파열이 되면 그것이 어느 부위이든 간에 운동선수들의 경우 사실상 서서히 은퇴를 준비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다. 인대 재건을 하더라도 운동능력이 크게 저하가 되고는 했으니 말이다. 심하면 단순히 걷고 달리는 것마저도 힘겨울 정도의 후유증이 오기도 했다.


오용환은 그것을 함께 운동을 했던 유도인들과 그 이외의 다른 체육인을 통해서 숱하게 보아왔다. 단순히 운동을 하다 부상을 입어도 그 정도이건만, 신우의 경우 아예 차량이 치었었다. 그 악랄한 병무청이 면제를 줄 정도로 크게 다친 것이다.


“진짜 괜찮은 거 맞지?”

“괜찮다니까~ 나 잘 뛰고, 잘 걷고, 잘 살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흉터는 좀 있지만..”

“그 흉터 좀 보여줄 수 있어?”


오용환의 물음에 신우는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바지를 걷어 올렸다. 그러자 정강이를 지나 무릎이 나타났고, 그것을 쳐다본 오용환은 기겁을 했다.


“이게 흉터 조금이라고?”


무릎의 곳곳에는 칼자국들과 사고의 흔적들이 있었고,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그 흔적들이 심했다.


“진짜 후유증 없는 거 맞아?”

“가끔씩 비 오는 날이면 좀 쑤시기는 하는 데, 딱히 후유증이라고 할 건 없어. 그리고 그렇게 쳐다보지마. 이거 덕분에 배우가 된 거니까.”

“무슨 뜻이야?”


오용환의 물음에 신우는 아련한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며, 그때를 추억했다. 그의 일생에서 감히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행복했던 순간을.


“그 전에는 공부만 하고 살았는데, 아버지도 다치니까 너그러워지신 건지, 영화를 봐도 딱히 아무 말 안 하시더라고. 나 원래 영화 좋아했거든. 병원에 누워있는 동안 노트북으로 못해도 백편은 봤을 거야.”

“백편? 이야~ 진짜 좋아하기는 했나보네.”

“좋아했지. 그렇게 좋아해서 잔뜩 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나도 해보고 싶다. 그때가 시작이지. 어떻게 보면 그 해보고 싶다 하나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야. 다 낫고, 재활도 끝내니까 2학년이 됐고, 바로 연극부 들어갔어. 그러다가 걸려서 3학년 때는 다시 공부만 했지만.”

“허이구, 일 년 공부해서 간 곳이 사명대 경영이야?”


남들은 삼 년, 아니 12년 내내 공부를 해야 간신히 갈까 말까한 대학을 겨우 1년간의 공부 끝에 갔다고 말하는 신우를 보며 오용환은 헛웃음을 지었다.


“내가 가끔씩 멍 때리고 그래서 맹해 보이겠지만, 생각보다 머리는 좋은 놈이야. 아무튼 그렇게 일 년 연극 하니까, 뭔가 더 이상 못 놓겠더라고. 그래서 학교 다니다가 휴학하고 바로 극단 들어갔지. 고2때 연극부였던 선배가 소개시켜 줬거든.”

“그렇게 한신우라는 사람의 배우 인생이 시작된 거구만.”

“그러니까 나쁜 눈으로 흉터 쳐다보지마. 나한테는 고마운 놈이야. 보기에는 이래도 후유증도 없다니까.”


자신의 무릎을 톡톡 쳐보이는 신우를 보며 오용환은 기겁을 했지만, 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개구지게 웃더니 그대로 차량의 의자에 몸을 맡겼다. 왠지 모르게 피곤했다.


잠시 그대로 눈을 붙이고 일어나자, 어느덧 집 근처까지 와 있었고, 신우는 눈을 부비고, 목을 이리저리 돌리더니, 그대로 일어났다.


“여기서 내려줘.”

“왜? 앞까지 데려다 줄 게.”

“편의점에서 사갈 게 있어서. 혹시나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주고, 오디션은 꼭 참여한다고 전해줘.”

“그래, 나중에 날짜 받아서 보내줄 테니까, 넌 열심히 준비나 하고 있어.”

“오케이~ 그럼 운전 조심해.”


차에서 내린 신우는 오용환을 보낸 뒤, 신우는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약간의 스트레칭을 하고서는 편의점을 향해 걸어갔다. 왠지 모르게 목이 칼칼했고, 뭔가 시원한 마실 거리가 필요했다. 그의 기억이 맞다면, 집의 냉장고에는 물밖에는 없을 것이었다.


편의점의 문을 힘껏 열자, 딸랑거리는 종소리가 요란하게 울렸고, 그러자 무언가 다른 짓을 하고 있던 아르바이트생이 그를 맞이했다.


“어서오세.. 어!”


신우의 얼굴을 본 알바생은 크게 놀란 것인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깜짝 놀란 얼굴로 신우를 향해 삿대질을 했고, 다짜고짜 삿대질을 당한 만큼 기분이 나쁠 법도 했지만, 이제는 익숙한 일이었기에 신우는 능숙하게 그것을 넘겼다.


사인과 사진을 해준 뒤, 시원한 맥주 한 캔과 씹을 거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신우는 책상에 앉아 맥주를 홀짝이며 김정길이라는 감독을 찾아봤다. 좋은 감독이라는 기억이 머릿속에 어렴풋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번 보고 싶었다.


아무리 스토리가 좋고, 소재가 좋더라도 연출이 잘못되면 망하는 것이 영화였다. 대본이 기가 막히게 잘 뽑혔어도 망할 수 있는 것이 그것들이었고 말이다. 마음에 들었기에 성공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떤 방식으로 영화를 찍는 지 궁금했다.


김정길이라는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자, 그에 관련된 정보들이 쭉 나왔다. 총 다섯 개의 작품을 가지고 있었다. 김정길이라는 사람은. 다섯 개 모두 그다지 성공한 영화들은 아니었다. 세 개는 독립영화였기에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두 개의 영화의 흥행 기록을 살펴봤을 때,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은 정도 수준의 흥행을 기록했다.


“흐음..”


흥행이 전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금 애매한 기록을 보며, 신우의 미간이 좁혀졌고, 신우는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티비를 켜고 리모컨을 이리저리 눌러, 재빨리 그의 영화 두 개를 구매했다. 그 손길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두 개 정도 더 사올 걸 그랬나..”


영화를 보며 마시기에는 한 캔은 조금 부족했기에 신우는 잠시 고민했지만, 쨍쨍하게 태양이 떠오른 밖을 보더니 머쓱한 듯 말없이 맥주를 홀짝거렸다. 쉬는 날이라 아무래도 좀 풀린 건지는 몰라도 저도 모르게 낮술을 하고 있었다. 부끄러운 듯 웃었지만, 먹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다.


육포를 질겅거리며 신우는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술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상하게 집중이 잘 됐고, 처음 반 정도 남았던 캔맥주는 첫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영화를 보느라 입조차 대지 못한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검게 물든 화면을 보며 신우는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다음 영화를 틀었다. 목이 마른 듯 영화가 시작하기 전 남은 맥주와 안주를 입안에 몽땅 털어 넣은 뒤, 전 보다는 조금 편한 자세로 영화를 봤다.


첫 번째 영화의 경우 중년의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소싯적 밴드의 꿈을 포기한 남자들이 어느덧 희끗한 새치가 나는 중년이 되고서야 다시 만나 그 꿈을 이루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고, 나쁘지 않았다. 아니 굉장히 좋았다. 다소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느낌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것을 감안하고도 좋은 영화였다.


그렇기에 기대감을 가지고 본 두 번째 영화는 그의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스릴러였다. 앞이 꿈을 향해 전진하는 또 현실의 장벽에 좌절하는, 하지만 굴복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지금은 쫓고 쫓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지명수배가 된 살인마와 그를 알아본 시골 형사. 우스울 법 한 소재였지만, 단점을 가린 채로, 장점을 부각시키는 연출이 그런 생각을 차단시켰다. 잔잔하고 소소하지만, 급박하게 흘러가는 영화를 보며 신우는 생각에 잠겼다. 긴박함과 긴장감을 적절히 밀고 당겼고,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의 긴장감이 계속해서 흘렀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결국 주인공이 체포를 성공하는 모습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고, 영화가 끝이 났을 때, 신우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의거라는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 질지가, 두 편의 영화에서 드러났다. 이 두 개를 섞으면 됐다. 첫 번째 영화에서 희망과 굴하지 않는 투지를 가져오고, 두 번째 영화에서 급박함과 긴박함, 긴장감, 그리고 소소하지만 연출이 돋보이는 액션을 가져와서 적절히 섞으면 될 것 같았다. 적절하게 특유의 소박하지만 즐거운 느낌이 추가가 된다면 좋은 영화가 나올 것 같았다.


영화가 끝난 뒤, 소파에서 일어난 신우는 소파의 위에서 나뒹구는 빈 캔을 찌그러뜨린 뒤, 쓰레기통에 버린 뒤 아무 말 없이 대본에 집중했다. 벌써 몇 번이고 읽은 대본을 읽고 또 읽었다. 영화에 대한 확신이 들었으니, 이제 한신우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다.


“이 영화, 무조건 한다.”


오디션이라는 장벽이 하나 남아있기는 했지만, 신우에게는 그 벽을 깨부술 만한 능력이 있었다. 자신감도 이제는 있었다. 필요한 것은 단 하나, 경쟁자들을 깨부수고, 좋은 연기를 보일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확신.


작가의말

*재밌게들 보셨으면 좋겠네영. 다들 좋은하루 되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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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배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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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운명의 선택. NEW +13 10시간 전 1 0 12쪽
56 의거(義擧) +18 18.02.22 1 0 14쪽
55 마지막 식탁. +16 18.02.21 3 0 14쪽
54 의거(義擧) +11 18.02.20 1 0 11쪽
53 의거(義擧) +15 18.02.19 3 0 11쪽
52 끝장나게 좋은날. +23 18.02.18 3 0 15쪽
51 의거(義擧) +9 18.02.17 5 0 11쪽
50 의거(義擧) +20 18.02.16 8 0 10쪽
49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5 5 0 11쪽
48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6 18.02.14 5 0 12쪽
47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7 18.02.13 4 0 11쪽
46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9 18.02.12 6 0 11쪽
»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1 12 0 10쪽
44 신의 아들. +23 18.02.10 10 0 13쪽
43 Re Star t +15 18.02.09 6 0 11쪽
42 Re Star t +13 18.02.08 9 0 11쪽
41 Re Star t +9 18.02.07 11 0 11쪽
40 폭군의 식탁. +21 18.02.06 12 0 10쪽
39 폭군의 식탁. +14 18.02.05 13 0 15쪽
38 폭군의 식탁. +20 18.02.04 13 0 12쪽
37 폭군의 식탁. +9 18.02.03 15 0 11쪽
36 폭군의 식탁. +12 18.02.02 14 0 12쪽
35 폭군의 식탁. +15 18.02.01 15 0 16쪽
34 폭군의 식탁. +15 18.01.31 15 0 11쪽
33 폭군의 식탁. +10 18.01.30 19 0 11쪽
32 폭군의 식탁. +14 18.01.29 17 0 12쪽
31 폭군의 식탁. +11 18.01.28 22 0 11쪽
30 폭군의 식탁. +17 18.01.27 17 0 10쪽
29 폭군의 식탁. +14 18.01.26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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