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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축복받은 배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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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닉스
작품등록일 :
2017.12.30 09:45
최근연재일 :
2018.02.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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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3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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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폭군의 식탁.

DUMMY

기념비적인 첫 회는 17.2%라는 엄청난 수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주말 드라마의 시청률 치고 높다고는 못하지만, 작년 한 해를 휩쓴 수준이었던 여름이야기의 첫 회 시청률이 18%였다는 것과, 드라마가 하락세를 걷고 있던 CBS의 드라마가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었다.


손승민이라는 이름값이 있기에 15% 정도의 시청률을 예상했던 김동성 국장과 연출진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가능성이 보였다. 어쩌면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이, CBS 드라마를 정말로 되살려 줄지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휘감았다.


그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높은 수치의 첫 회 시청률 때문이 아니었다. 시청률도 대단했지만, 검색어 줄 세우기 역시 대단했다. 대형 포털 사이트들의 검색어 순위 1위부터 6위까지를 폭군의 식탁과 그것과 관련된 검색어가 줄을 세웠던 것이다.


폭군의 식탁이라는 드라마는 2위를 기록했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손승민이라는 배우가 검색어의 1위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한 검색어는 생각보다 훨씬 의외의 것이었다. 한신우라는 배우가 바로 검색어 3위의 주인공이었다. 낙서를 하다가 웃는, 아무것도 아닌 장면 하나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대형 사이트 검색어 3위의 기록이 무색할 정도로 SNS 등지에서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다. 한신우라는 배우는 그 웃음 하나 때문에 팬카페가 생겨났고, 하루아침 수천 명의 가입자가 몰려들기도 했다.


귀주의 예고편으로 인해서 예능에 자주 출연하며 반짝 인기를 끌었을 때도 여러 팬카페가 만들어졌었지만, 대부분 폐쇄직전의 상태가 되었었다. 지금은 달랐다. 그때 보다 훨씬 더 조직적으로 이루어졌고, 좀 더 단단했다. 흔히 말하는 덕통사고를 당한 이들이 속출했던 것이다.


귀주의 예고편에서 보였던 투구 장면이 박수와 감탄을 자아냈다면, 이번의 미소는 그야말로 커다란 덤프트럭처럼 엄청난 속도로 달려와 그대로 들이박더니 마음을 흔들었다. 순수함은 남자가 사용하든, 여자가 사용하든, 생각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무기였다.


“그러니까 나한테 팬카페가 생겼다고? 지금 가입자도 이만 명이고?”

-그래! 야~ 진짜 난 상상도 못했다. 뜨는 거 한순간이라더니, 진짜 어떻게 이렇냐?

“형 술 먹었어? 장난치지 말고, 빨리 와. 촬영 늦을라. 넉넉하게 가야지.”

-너 어제 인터넷 안했어? 기사 좀 봤다며. 너 검색어 3위 했다니까?

“그건 아는데, 저번에 딱밤 때렸을 때는 1위 했었잖아. 그때도 팬카페 안 생겼는데?”

-그때랑 지금이랑 사정이 다르다니까! 답답한 놈아. 그때는 그냥 재밌는 거고! 지금은 사람들 가슴이 흔들린 거고!

“아 빨리 오기나 해.”

-가고 있어! 그렇게 못 믿겠으면, 네가 지금 컴퓨터 켜서 검색해봐. 한신우 팬카페 치면 바로 뜨니까.


오용환의 신경질적인 말에 전화를 끊은 신우는 어젯밤 술을 마신 탓에 갈증이 좀 심했기에 물을 한잔 시원하게 비운 뒤, 그가 말했던 것처럼 컴퓨터를 켰다. 이사하며 중고로 싸게 업어온 녀석이었던 탓에 부팅 속도가 좀 느렸지만, 느긋하게 기다리자 천천히 화면이 켜졌다.


“나한테 무슨 팬카페가 있다고..”


신우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녹색 검색창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다. 약간 지연이 되는 것인지 마우스 커서가 동그랗게 변해더니 빙빙 돌아갔다. 몇 대 칠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들었지만,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화면이 변했다. 그리고 신우는 입을 벌렸다.


“이게.. 뭐야.”


그의 이름을 검색하자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당연하게도 그의 프로필이었다. 그 아래로는 기사들이 나타났고, 각 기사들의 최근 댓글들이 보였다. 각종 블로그의 게시물들도 보였다. 반응이 뭔가 심상치 않았다. 어젯밤 술김에 기분 좋게 슬쩍 확인하고 잤을 때랑은 뭔가 느낌이 달랐다.


잠시 살펴보던 신우는 이내 팬카페를 검색했고, 그리고 입을 떡 벌렸다. 오용환의 말처럼 뭔가 좀 심각했다. 정말로 팬카페라도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가 흔히 봐온 연예인들의 팬카페처럼 정말로 느낌이 그랬다.


“내 팬카페라고?”


멍하니 카페를 살펴보던 신우는 누군가 현관 도어락을 여는 소리에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들어온 사람은 오용환이었다.


“형.”

“이제 봤냐? 죽이지? 회사도 지금 난리 났다.”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신우를 보며 오용화은 환하게 웃으며 다가가 힘차게 신우를 끌어안았다. 처음 신우를 맡았을 때부터 느낌이 좋았었다. 어쩌면 크게 성공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녀석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이제는 확신이 되었다.


눈앞의 녀석은 분명 성공한다. 미소 하나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한신우는 잘 모르는 오용환 그가 보기에도 분명 스타의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만은 확신했다.


“이제 하던 대로 연기만 잘하자. 그러면 너 무조건 뜬다.”


오용환의 말에 신우는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정확한 말이었다. 자신은 그저 연기만 잘하면 됐다. 그저 연기만 하면 됐다.


“가자. 미애 기다린다. 오늘 날이 좀 쌀쌀하니까, 각오하고 있어.”

“별로 추위 같은 거 안 타는 편이야. 여름에는 죽지만.”

“연기처럼 섬세한 체질이구만.”


농담과 같은 말들을 주고받으며, 신우는 오용환과 함께 집을 나섰다. 빌라를 빠져나와 차에 올라타자,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이미애가 보였고, 그녀의 얼굴 역시 굉장히 밝아보였다. 분위기가 좋았다.


단순히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촬영장에 도착하자, 촬영장의 분위기 역시 좋았다. 전에도 좋은 편이었지만, 그 좋은 편이었던 전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좋았다.


“오~ 우리 스타님 오셨는데?”

“나중에 잘 나가면 형 잊지마.”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이미애에게 스타일링을 받은 신우는 언제 온 것인지, 아는 체를 하며 다가오는 박정렬과 정만수에게 다가갔다. 그들 역시 돌아가는 상황을 아는 것인지 신우를 놀려댔고, 신우는 그들의 장단에 맞춰줬다.


“성공하면 형들 여기 저기 다 끼워 넣을 게요.”

“오~ 이제 요자 쓴다!”

“사람이 이래서 잘 나가고 봐야 돼.”


편하게 하라는 말에도 어색하게 굴던 신우가 비로소 편한 모습을 보이자 두 사람은 크게 웃으며 다가와 신우를 놀렸고, 신우는 그들과 어울리며 장난을 쳤다. 나이 차는 많이 났지만, 생각보다 편한 사람들이었다. 두 사람 모두 사람이 좋았지만, 이상하게 편한 것이 아무래도 과거로 돌아오기 전 그와 비슷한 나이인 것도 한몫을 하는 것 같았다.


“오늘도 잘 부탁한다.”

“오늘도 멋들어지게 웃어서, 시청률 팍 해버려.”

“오늘 웃어도 몇 주 뒤에나 나갈 걸요?”


신우는 그들과 노닥거리며 촬영을 기다렸고, 장난을 치는 것 같다가도, 대사를 맞출 때면 세 사람 다 눈빛이 달라졌다. 우습게도 세 사람의 극중 역할은 그들의 성격의 반대였다.


장난기 많고, 농담을 잘하는 성격인 정만수가 맡은 역할은 주인공 정인철의 처남, 정일현의 외삼촌인 ‘김대수’로, 그와는 달리 작중에서 진지함을 담당하는 캐릭터였다. 비교적 사람이 진중한 편인 박정렬은 폭군의 식탁에서 장난기 많은 만화가이자 정인철의 친구, 정일현의 롤 모델 ‘최태정’ 역을 맡고 있었다.


자신과 다른 성격의 역할들이 힘들 법 함에도, 두 사람은 그 연륜을 제대로 보였다. 이렇게 농담을 하다가도, 촬영에 들어가면 정만수는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부터 바뀌었다. 박정렬 역시 멋들어진 목소리로 대화를 하다가도, 카메라가 돌면 곧바로 하이톤의 장난기 많은 목소리로 변했다.


그들과 어울리며 노하우를 조금 터득한 것인지 신우 역시 조금 더 수월한 변화를 보였다. 그것은 극에 있어서 중요했다. 극의 주인공은 정인철 역의 손승민이었지만, 그들 역시 폭군의 식탁이라는 드라마를 이끌어나가는 사람들이었으니 말이다. 특히 신우가 맡은 정일현의 경우 극의 중반부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역할이었고.


그렇게 한참을 노닥거리던 세 사람은 노닥거리는 사이 시간이 흘러 촬영의 때가 되자, 순식간에 변했다. 사람들이 대부분 모이자, 신우는 그들과 잠시 안녕을 하고는 여기저기를 다니며 대사를 맞췄다. 말 걸기도 어려워 보이는 손승민에게 달려가 그와 대사를 맞추는 모습은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하면 된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지, 네가 처음에 캐릭터를 잘 잡았어. 그대로만 쭉 하면 돼.”

“감사합니다.”

“근데, 여기서 이러면 좀 너무 그럴 테니까, 좀만 죽여.”

“아, 여기서요? 제 딴에는 좀 감정 실는다고 한건데..”

“드라마잖아. 영화에서는 이렇게 감정 넣어도 돼. 근데 드라마에서는 너무 힘을 줘도 별로 안 좋아. 드라마도 때에 따라서는 다르겠지만, 우리가 지금 하는 건 가족극이야.”

“아~ 네, 고치겠습니다.”


철저하게 벽을 치던 손승민 역시 신우가 다가와 조잘거리자 그것에 맞춰줬다. 손승민이라는 이름에 지레 겁을 먹고 우물쭈물 거리는 놈들과는 달리, 바짝 쫀 게 보이는 데도, 그것을 이겨내고 이렇게 달려와 자신과 대사를 맞추는 신우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 후배였다. 그렇기에 괜한 꼰대 소리 안 들으려, 생전 않던 지적까지 해가며 손승민은 신우와 합을 맞춰줬다.


“이만하면 됐네. 더 연습한답시고 지랄하지 말고, 가서 쉬고 있어.”

“넵,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퉁명스럽게 자신을 보내는 손승민에게 인사를 한 뒤, 신우는 그가 말한 것처럼 얌전히 의자에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사실 마음이 조금 싱숭생숭했었다. 17.2% 대단한 시청률이었고, 그가 과거로 돌아오기 전, 원래 폭군의 식탁이 가졌던 최고 시청률 보다 6%나 더 높은 시청률이었다.


마치 처음부터 자신에게 주지시키듯 확실하게 바뀌어버린 미래에 마음이 이상했지만, 현장에 도착하고, 일부러 사람들과 평소보다 더욱 어울려 대사를 맞추면서, 그 마음이 완전히 잡혔다. 물론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미안함과 죄책감이 있었다.


누군가 한 배우의 출세작을 자신이 빼앗은 사실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미래가 바뀌었다. 확실하게, 완전하게. 바뀌어버린 미래를 보며 신우는 생각보다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이제 내 작품이야.’


배우들이 바뀌었고, 편성 시간이 바뀌었다. 사람들의 반응 역시 바뀌었고, 결국 작품의 흥망까지 바뀌었다. 모든 것이 바뀐 것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마음에 확신을 가졌다. 여전히 미안했고, 여전히 죄스러웠지만, 이제는 확실해졌다. 현장에서 사람들과 말을 나누며 확신을 가졌다.


폭군의 식탁은 한신우 그의 작품이었다.


모든 것은 바뀌었다. 과거, 혹은 미래에 ‘조석현’이라는 배우에게 광명을 가져다 준 폭군의 식탁은 이제 없다. 한신우라는 배우를 높이 올려줄 폭군의 식탁만이 있을 뿐.


작가의말

오늘 저녁에 슈퍼문 블루문 개기월식이 한방에 온다고 합니당. 백 년에 한 번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 시간 괜찮으신 분들은 한번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일식이랑은 다르게 맨눈으로 봐도 괜찮다고 함! 헤헤 사진 찍어야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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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운명의 선택. NEW +13 10시간 전 1 0 12쪽
56 의거(義擧) +18 18.02.22 1 0 14쪽
55 마지막 식탁. +16 18.02.21 3 0 14쪽
54 의거(義擧) +11 18.02.20 1 0 11쪽
53 의거(義擧) +15 18.02.19 3 0 11쪽
52 끝장나게 좋은날. +23 18.02.18 3 0 15쪽
51 의거(義擧) +9 18.02.17 5 0 11쪽
50 의거(義擧) +20 18.02.16 8 0 10쪽
49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5 5 0 11쪽
48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6 18.02.14 5 0 12쪽
47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7 18.02.13 5 0 11쪽
46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9 18.02.12 7 0 11쪽
45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1 12 0 10쪽
44 신의 아들. +23 18.02.10 11 0 13쪽
43 Re Star t +15 18.02.09 6 0 11쪽
42 Re Star t +13 18.02.08 9 0 11쪽
41 Re Star t +9 18.02.07 11 0 11쪽
40 폭군의 식탁. +21 18.02.06 13 0 10쪽
39 폭군의 식탁. +14 18.02.05 13 0 15쪽
38 폭군의 식탁. +20 18.02.04 13 0 12쪽
37 폭군의 식탁. +9 18.02.03 16 0 11쪽
36 폭군의 식탁. +12 18.02.02 14 0 12쪽
35 폭군의 식탁. +15 18.02.01 15 0 16쪽
» 폭군의 식탁. +15 18.01.31 16 0 11쪽
33 폭군의 식탁. +10 18.01.30 20 0 11쪽
32 폭군의 식탁. +14 18.01.29 17 0 12쪽
31 폭군의 식탁. +11 18.01.28 22 0 11쪽
30 폭군의 식탁. +17 18.01.27 18 0 10쪽
29 폭군의 식탁. +14 18.01.26 1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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