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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축복받은 배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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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닉스
작품등록일 :
2017.12.30 09:45
최근연재일 :
2018.02.23 12:2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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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370
추천수 :
18,959
글자수 :
306,113

작성
18.01.27 12:10
조회
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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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글자
10쪽

폭군의 식탁.

DUMMY

그렇게 하늘을 향해 신우가 빌고 또 빌 때, 영원히, 굳게 닫혀 있을 것처럼 느껴지던, 손승민의 무거운 양 입술이 벌려졌다.


“아까 하는 거 보니까, 연기하는 게 괜찮던데, 누구한테 배웠어? 듣자하니 최우철이가 데뷔 시켜 줬다고 하던데, 최우철이 제잔가?”

“예? 아, 제가 최우철 선배님에게 은혜를 입은 건 맞고, 같이 작품 하면서 제가 많이 배웠지만, 제자는 아닙니다. 연기는 고등학교 때 연극부랑 극단에서 배웠습니다.”


손승민의 갑작스러운 말에 신우는 순간 저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며 조금 허둥지둥 거렸지만, 그래도 목소리가 조금 떨렸던 것을 제외하면, 손승민의 물음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해주었다. 신우의 대답에 손승민은 잠시 생각을 하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물었다.


“대학은? 연극영화과 안 갔었나봐? 말 없는 걸로 봐서.”

“사명대학교 경영학과 다니다가 중퇴 했습니다.”


신우의 말에 손승민과 김부장은 물론, 오용환까지 조금 놀라고야 말았다. 대학 다니다가 중퇴하고 연극단 들어갔다는 말만을 했던 신우였기에 오용환마저도 그가 다니던 대학을 몰랐던 것이다. 사명대는 웬만큼 공부를 잘해도 가기가 힘든 곳이었다. 특히 경영학과의 경우 어떤 대학교든지 문과 계열이 갈 수 있는 최상위 학과였고, 사명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 대학교를 다니다가, 연극을 하겠다고 때려치우고 나온 것은 솔직한 말로 미친놈 소리를 듣지 않으면 다행이었고,. 막말로 연극을 하면서 잘 안 풀릴 경우 연극으로 10년간 돈을 버는 것보다, 사명대 출신이라는 타이틀 걸고 반년 과외를 하는 것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신기한 녀석일세. 연기가 아무리 좋다고는 해도, 사명대 경영학과면 성공한 인생이 펼쳐져 있는 건데, 그걸 내려놓고 나왔다고? 그것도 밑바닥부터?”

“제가 가고 싶어서 간 곳도 아니었고, 어차피 그 길은 제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간 버릴 바에, 차라리 그냥 과감하게 나왔습니다. 그 탓에 집에서 나와야 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크~ 청춘이구만.”


신우의 말에 김부장은 무언가를 회상하는 눈빛으로 그렇게 중얼거렸고, 손승민 역시 빠르게 지나쳐가는 창밖의 불빛들을 보며 회상에 잠겼다. 정말이지, 처음부터 지금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놈이었다. 옆자리의 후배는. 물론 기특한 점도 없진 않았다.


무슨 이유에서든지 연기를 좋아해서 그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것이고, 분명 그것은 바보 같은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손승민 그와, 그처럼 배우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꿈을 키우는 이들에게는 결코 아니었다.


자신들이 품은 것과 같은 꿈을 가슴에 품은 채, 과감한 결단을 내린 젊은 후배의 모습을 욕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손승민은 무언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어색했던 차안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나이가 몇이지?”

“스물다섯 살입니다.”

“좋을 때네. 열심히 해. 지켜볼 테니까.”

“열심히 해야죠. 잘 하면 더 좋고요.”


신우의 말에 손승민은 얼굴의 주름들이 살짝 더 진해질 정도로 웃었다. 별 것 아닌 말이었지만, 말 하는 놈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지, 좋게만 느껴졌다. 그런 좋은 놈에게 손승민은 조언 비스무리한 말을 해주었다.


“실력도 없는 것들이 기어오르면, 설렁설렁 봐주지 말고 찍어 눌러. 오늘 그랬던 것처럼. 그런 것들은 처음부터 제대로 눌러놔야 나중에 덜 피곤해.”

“예?”

“기가 질리도록 눌러 놓으면 기가 질려서 무시하거나, 아니면 친한 척 달라붙으면 달라붙었지, 덤비지는 않아. 그러면 좀 편하더라고. 원래 군자보다는 야차가 살기 편한 게 세상이야.”


다소 과격한 손승민의 조언에 신우는 어색하게 웃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신우가 어색하게 웃는 사이, 창밖의 풍경은 익숙한 곳으로 바뀌었다. 신우 그의 집에 다다른 것이다.


“그럼, 들어가 봐. 술도 마셨으니까, 연습 한답시고 몸 버리지 말고, 웬만하면 들어가서 그냥 푹 자.”

“네, 선배님도 조심해서 댁에 들어가세요.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우의 감사인사에 손승민은 그저 손을 몇 차례 휘저어 주고는 그대로 차창을 올렸다. 그답다면 그 다운 모습이었다. 멀리 사라져가는 차와 마찬가지로 사라져가는 푹신한 시트의 느낌을 보고, 느끼며 오용환은 입맛을 다셨다.


“뒷태도 죽이네..”

“내가 성공해서 더 좋은 차로 몰게 해줄 게.”


장난스럽게 말하며 신우가 입맛을 다시는 오용환의 어깨를 툭 쳤고, 오용환 역시 킬킬 거리며 신우의 어깨를 쳤다.


“외제차는 바라지도 않으니까, 뚜벅이 신세만 벗어나게 해주라.”

“자전거라도 사줄 테니까, 걱정 마. 들어가서 같이 해장이나 하자. 냉장고에 콩나물 남은 거 있어. 해장하고, 내일 아침에 가.”


신우의 제안에 오용환은 거절을 하려 했지만, 시간을 확인 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야간 할증이 붙는 12시가 넘어버렸고, 그의 집까지 제법 거리가 된 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어쩌면 지갑에 있는 돈을 다 털어도 집 근처도 못가고 내려야 할 수도 있었다.


집 주인이 먼저 쉬었다가 가라고 하는 데,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기에 오용환은 어색하게 웃으며 신세지겠다는 말을 남긴 뒤, 신우를 따라, 그의 집안으로 들어갔다. 해장을 내일로 미룬 두 사람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그대로 뻗어버렸다.


피곤했던 하루가 지나가고, 며칠의 시간이 더욱 지난 뒤, 신우는 드디어 기념비적인 첫 드라마, 첫 스튜디오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촬영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인사를 마친 신우는 배정 받은 대기실에 들어가 촬영 준비를 했다.


먼저 머리와 옷맵시를 매만졌고, 섬세한 손길이 그가 구축한 정일현의 내면과 닮은 정일현의 외면을 구축해 나갔다. 그 손길의 주인공은 당연하게도 신우나, 오용환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그런 능력은 없었으니까.


“신우 씨, 눈 감지 말라니까요.”

“아, 죄송해요. 누나. 그리고 말씀 편하게 하세요.”


섬세한 손길의 주인공은 바로 새로 합류한 스타일리스트, 이미애였다. 신우보다 한 살이 많고, 오용환 보다 두 살이 적은 스물여섯 살의 나이를 가진 이미애는 나이에 비해 푸근한 인상을 가진 사람이었다. 겨우 한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누나를 보는 것처럼 안정적인 기운을 주는 그녀는 실력도 제법 좋았다. 적어도 신우의 생각으로는.


다소 푸근한 인상과는 달리 굉장히 섬세한 손을 가진 그녀였고, 그녀의 요구에 신우는 대본에 시선을 둔 채 그대로 부동자세를 취했고, 지루한 시간이 계속되었지만, 대본 덕분인지는 몰라도 그 지루함을 신우는 잘 넘길 수 있었다.


마침내 모든 준비를 마친 뒤, 이미애는 밝게 웃으며 신우의 어깨를 주물러 주었다. 조금 긴장한 듯 몸이 굳은 신우에게 힘을 북돋아주려는 의도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오용환 역시 신우의 어깨를 한 대 쳐줬다.


“자, 그럼 가서 다 조져버려.”


오용환의 다소 과격한 말에 신우는 마치 만화 속 캐릭터처럼 엄지를 추켜세워 보이는 것으로 대답을 해주었다. 그것을 본 오용환 역시 엄지를 세워 보였고 말이다. 대기실을 빠져나오기 전, 커다란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신우는 천천히 자신에게 암시를 걸었다. 이제는 변신할 시간이었다. 한신우에게 정일현이라는 옷을 입힐 시간이었다.


그가 만들어낸 정일현을 떠올리며, 그것을 끌어올리며 신우는 거울을 보았고, 서서히 자신을 변신시켰다. 전체적으로 강렬했던 신우의 인상이 다소 우울한 느낌으로 변해갔다. 귀주의 촬영 당시 강렬하기 그지없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사람이 다르듯, 얼굴도 달라야했다.


입 꼬리를 내렸고, 눈을 흐리멍덩하게 떴다. 마치 아무것도 보지 않는 것처럼 눈동자에는 초점이 잡혀있지 않았다. 미간을 살짝 찌푸려, 아주 옅은 주름을 넣었다. 어깨는 잔뜩 좁혀졌고, 고개를 약간 아래로 치우쳤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기도 했다.


경이로웠다. 오용환과 이미애는 마치 마술처럼 순식간에 변해가는 신우의 모습을 보며 입을 쩍 벌리고야 말았다. 순식간에 외면을 변신시킨 신우는, 내면까지 변신한 것인지 우울한 기운을 미친 듯이 뿜어냈다.


“오케이, 이정도면 되겠다.”


신우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원하던 대로 변했고, 적어도 그가 할 수 있는 내에서는 가장 완벽하게 캐릭터를 입었다. 만족스러웠다. 몇 차례 다른 표정들을 지은 뒤, 정일현을 잠시 벗은 신우는 대기실을 나섰다.


촬영장으로 들어온 신우는 다시금 사람들에게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고, 방금 전까지 보기만 해도 우울해질 정도로 우울함을 풀풀 풍기던 모습을 보았던 오용환과 이미애는 헛웃음을 짓고야 말았다. 이중인격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모습이었다.


인사를 마친 뒤, 다른 이들과 대사를 맞춰보던 신우는 그의 차례가 오자, 방금 전 그랬던 것처럼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오용환 등이 보인 반응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 정도로 놀라운 모습이었다.


성태식은 거뭇하게 수염이 난 턱을 긁으며 순식간에 변해버린 신우를 보았다. 왠지 모르게 느낌이 좋았다. 마침내 모든 준비가 마쳐진 뒤, 그는 손을 들어 올렸고, 마침내 때가 되었을 때, 힘차게 시작 사인을 보내었다.


“액션!”


작가의말

알약은 괜찮은뎅.. 시럽이 너무 맛없어영.. 차라리 쓴 게 낫지.. 이상하게 달아.. 이런 시럽 안 먹기 위해서라도, 독감 걸리지 마세영.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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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배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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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독감 걸렸습니다. +17 18.01.24 29 0 -
57 운명의 선택. NEW +13 10시간 전 1 0 12쪽
56 의거(義擧) +18 18.02.22 1 0 14쪽
55 마지막 식탁. +16 18.02.21 3 0 14쪽
54 의거(義擧) +11 18.02.20 1 0 11쪽
53 의거(義擧) +15 18.02.19 3 0 11쪽
52 끝장나게 좋은날. +23 18.02.18 3 0 15쪽
51 의거(義擧) +9 18.02.17 5 0 11쪽
50 의거(義擧) +20 18.02.16 8 0 10쪽
49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5 5 0 11쪽
48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6 18.02.14 5 0 12쪽
47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7 18.02.13 4 0 11쪽
46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9 18.02.12 6 0 11쪽
45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1 12 0 10쪽
44 신의 아들. +23 18.02.10 11 0 13쪽
43 Re Star t +15 18.02.09 6 0 11쪽
42 Re Star t +13 18.02.08 9 0 11쪽
41 Re Star t +9 18.02.07 11 0 11쪽
40 폭군의 식탁. +21 18.02.06 12 0 10쪽
39 폭군의 식탁. +14 18.02.05 13 0 15쪽
38 폭군의 식탁. +20 18.02.04 13 0 12쪽
37 폭군의 식탁. +9 18.02.03 15 0 11쪽
36 폭군의 식탁. +12 18.02.02 14 0 12쪽
35 폭군의 식탁. +15 18.02.01 15 0 16쪽
34 폭군의 식탁. +15 18.01.31 15 0 11쪽
33 폭군의 식탁. +10 18.01.30 20 0 11쪽
32 폭군의 식탁. +14 18.01.29 17 0 12쪽
31 폭군의 식탁. +11 18.01.28 22 0 11쪽
» 폭군의 식탁. +17 18.01.27 18 0 10쪽
29 폭군의 식탁. +14 18.01.26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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