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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축복받은 배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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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닉스
작품등록일 :
2017.12.30 09:45
최근연재일 :
2018.02.23 12:2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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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433
추천수 :
18,960
글자수 :
306,113

작성
18.01.18 12:10
조회
13,850
추천
363
글자
12쪽

Winner Winner Chicken Dinner!

DUMMY

거대한 언덕을 제법 괜찮게 넘은 뒤, 기다리고 기다리던, 귀주의 개봉이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 신우는 자신의 방안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신우가 불안해 보이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보였고, 그 이유는 의외로 귀주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휴대폰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고를 반복하며, 신우는 방안을 서성였고, 재빨리 휴대폰의 잠금을 푸는 듯하다가, 거기서 더 나아가지 못한 채, 용기가 가신 것인지 다시 휴대폰을 내려놓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분명 비정상적인 모습이었고, 어쩌면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게 만드는 모습이었지만, 다행이게도 신우가 미치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 걸자.”


결심이 선 것인지, 서성거리는 것을 멈춘 신우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휴대폰을 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저장이 되어있는 번호는 아니었던 것인지, 화면의 자판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 번호를 입력한 신우는 다리를 덜덜 떨어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듣기 좋은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고, 그것을 들은 신우는 덜덜 떨던 다리를 멈추었다. 신우에게 있어서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익숙한 소리였다. 벌서 수십 년도 더 전에 들었던 소리였음에도.


어머니였다. 신우가 전화를 걸은 대상은. 연기를 시작한 이후, 신우 자신을 모자란 놈, 집안의 수치, 정신머리 없는 놈 같은 단어로 지칭하며 폭언을 하거나, 항상 자신의 주장을 일삼으며 윽박을 질렀던 아버지와는 달리, 지지는 해주지 않더라도, 적어도 반대는 하지 않았던 어머니였다. 연기를 하기 이전에도 다소 폭군과도 같았던 아버지와는 다르게, 형들에 비해 성적이 떨어짐에도 항상 자신을 다독이고, 신우 자신의 편이 되어 주었던 어머니였다.


그런 어머니에게 조차 신우는 집을 나선 이후, 연락을 끊었다. 자랑스럽게 성공을 하고 나서 연락을 하겠다는 다소 유치한 포부를 안은 채 연락을 끊었고, 결국 연기로 성공하지 못한 것이 미치도록 부끄럽고 더럽게 자존심이 상하여 연락을 하지 않았었다. 나중에는 그것이 굳어져 자연스럽게 가족들에게 연락을 한다는 선택지 자체가 완전히 사라졌었다.


완전히 실패하고, 너덜너덜 해져서, 산처럼 쌓아올린 콤플렉스와 부서진 자존심을 간신히 붙잡은 채 살아가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신우는 애써 떳떳한 표정을 지으며 전화를 걸었다. 20년 만에 전화는 솔직히 반가움 보다는 두려움이 컸다. 괜한 두려움이 몰려왔던 것이다.


무슨 말을 해야 할 지도 몰랐고, 어떤 말로서 대화를 시작할 지도 떠오르지 않았다. 나야 엄마? 잘 지내셨어요? 안녕하셨어요? 전화를 받았을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또 어떻게 말을 했을 때, 어머니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한 생각들에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결국 미친 척 하고 전화를 걸었고, 컬러링이 들리기 전까지도 불안했지만, 정말이지 너무나도 익숙한 컬러링이 귀에 들어오자, 불안감이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수많은 생각들로 가득 채워져 있던 신우의 머릿속에는, 컬러링이 들려오며, 그저 ‘받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하나만이 남았다.


수십 분 같은 수십 초가 흘렀고, 제법 시간이 되었음에도 전화를 받지 않는 상대방에 신우의 마음에 다시금 불안이 생겨날 때 쯤, 딸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자신이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던 목소리, 자신이 집을 뛰쳐나갈 때, 한사코 말렸던 그 목소리와 똑같은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를 듣자 그리움이라는 것이 오랜 시간을 넘어 다시 찾아왔다.


“저에요.”


평소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버린 그 평소처럼, 신우는 그저 한 마디 말을 내뱉었고, 그런 신우의 말에 그대로 적막이 흘렀다. 아무런 대답도 없었고, 신우는 혹시나 그대로 전화가 끊어져 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은.. 잘 챙겨먹었어?

“아까 전에 치킨 먹었어요.”

-그래, 굶고 다니는 건 아니니까, 다행이네. 그래도 치킨 같은 거 너무 많이 먹지는 마. 그리고 방송 나온 거는 봤어. 많이 달라졌던데? 목소리도 좀 달라졌고, 얼굴도 더 잘생겨졌고.

“연기를 하다보니까, 좀 달라진 것 같아요, 그리고 얼굴은 원래도 괜찮은 편이었잖아요.”

-하긴..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생긴 건 잘 낳았지.


담담하게 이어진 대화는 마치 오늘 아침까지도 함께 얼굴을 맞대며 식사를 한 가족과 같았고, 신우는, 괜히 목이 메여왔지만, 애써 덤덤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형들은 잘 지내죠?”

-네 형들이야 언제나 잘 지냈지.

“아버지는 여전하시고요?”

-... 글쎄.. 넌 안 믿겠지만, 너 나가고 조금 달라진 것 같기는 하더구나.

“대단하신 그 독불장군께서요? 그냥 어머니가 착각하신 거예요. 다른 게 아니라, 알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저 이제 곧 영화 개봉해요. 그렇게 큰 역할은 아닌데.. 그냥,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화 걸어봤어요.”

-알고 있어, 그래도 알려줘서 고마워. 보러 갈 게. 네 형들이랑, 가능하면 너희 아버지도 같이.

“그렇게 까지 안하셔도 되요. 그럼.. 저 이제 끊을 게요.”

-이제는 방송도 나오고 하는 것 보니까 괜찮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힘들면, 언제나 엄마한테 말해. 엄마가 집이라도 하나 구해 줄 게.

“열심히 돈 벌어서 멋들어진 집 사들고 찾아갈 테니까, 기다리고 계세요. 그럼 진짜 끊어요.”


목 끝까지 사랑해요라는 말이 차올랐지만, 그것을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낯부끄럽기도 했고, 괜히 오버를 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호기로운 말을 끝으로 통화를 마친 뒤, 신우는 전보다 훨씬 더 후련해진 얼굴로 기지개를 켰다. 깊은 곳에 있던 짐 하나가 내려갔고, 생각보다 무거운 짐을 치워버린 신우의 마음은, 무더운 여름날, 얼음 넣은 차가운 냉수를 벌컥벌컥 마신 것처럼 시원스러웠다.


시원해진 신우의 마음처럼, 시원스럽게 시간은 흘러갔고, 그리고 마침내, 귀주의 개봉 날이 도달했다. 의외로 개봉을 한 그 순간부터, 신우는 더 이상 귀주라는 영화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미 영화는 개봉했고, 더 이상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많지 않았다. 홍보를 하려고 해도, 뭘 어떻게 마땅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예능을 나갈 수도 없었고, 인터뷰 같은 것을 할 수도 없었으니까.


그나마 할 수 있는 많지 않은 행동들을 하더라도, 솔직히 영화의 흥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 당연했고, 괜한 관심을 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더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신우는 오히려 신경 쓰지 않은 채, 다른 일을 하는 것을 선택했다.


신우가 택한 것은 취미였다. 이미 개봉하거나 방영한 것들, 특히 제법 재밌게 보았던 캐릭터 성이 좋은 영화나 드라마의 대본을 구해서 그 캐릭터들을 따라하는 무언가 괴상하기 그지없는 취미가 신우에게 최근 들어, 새롭게 생겨났다. 게임은 안 좋아했고, 운동도 적당히만 하고, 책 역시 아직은 부족한 지갑사정에 근근이 사서 읽는 것이 전부였다. 다른 취미들 역시 돈이 제법 나가는 것들 밖에는 없었고, 어차피 흥미도 없는 것들인데 그것들에 돈을 쓰는 것을 신우는 원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찾은 것이 지금의 취미였다. 대본이야 인터넷에 검색하면 쭉 나오는 것들이었고, 내 대본 외우고, 연습하기 급급했던 이전과는 달리, 지금은 시간도 여유로웠다. 연습한다, 셈치고 어쩌다가 시작한 것이 어느 순간부터, 괜찮은 취미가 되었다.


문제는 같이 사는 룸메이트들이 가끔 그런 신우를 보며 괴물같이 쳐다보는 것이었다. 지독스러운 놈, 신우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 속에 담긴 말이었다. 남는 시간마저도 연기로 때우고 있는 모습은 솔직히 말해서 질릴 지경이었다. 아무리 연기가 좋아도 그렇지,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들은 그것을 숨기지 않았다.


연기를 못해서 연습을 하는 것이면 이해를 하겠는데, 연기를 못하는 놈도 아니었다. 시사회 티켓을 얻어서 보러간 귀주에서 신우는 엄청난 모습을 보였다. 이미 연극 무대에서도 굉장한 성장과 연기를 보여주었던 신우는, 영화 속에서 그들이 보기에는 그야말로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까. 그런 놈이, 심지여 극장에 출근하면 꾸준하게 연기 연습도 하는 놈이, 집에서 마저도 저러는 모습은 무섭기까지 했다.


오늘도 역시나, 어디선가 구한 대본을 다운받아 보고, 그것에 집중하여, 당연하게도 연기를 할리 없는 대사를 외우고 그것을 또 연기하는 신우의 모습에 혀를 내두르며 질린 눈빛을 보내었다. 그런 그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신우는 시종일관 자신의 취미를 즐겼고, 결국 그들이 한숨을 내쉬던 그때, 신우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휴대폰에 다운받은 대본을 쭉 읽고 있던 신우는 집중이 깨진 것이 화가 나는 것인지 조금 인상을 쓰며 화면에 떠오른 번호를 확인했다. 그의 매니저인 오용환이었다. 귀주의 개봉이 일주일 앞까지 다가온 이후부터, 매일 아침 호들갑을 떨며 오용환은 신우에게 전화를 걸고는 했다. 거기에다가 사실 생각 안하는 척 하기는 했지만, 사실 오늘은 굉장히 중요한 날이었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수도승마냥 마음을 비우고 있던 신우는 그다지 원하지 않는 것이었지만, 자신의 첫 전담 배우의 첫 영화의 흥행은, 오용환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그대로 전화를 연결하려던 신우는 조금씩 피어나는 감정에 침을 한번 삼킨 뒤, 심호흡을 했다. 아무래도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아니, 솔직히 겁나게 떨렸다. 그동안은 그저 모르는 척, 신경 안 쓰는 척 했지만, 사실 오늘 일어나서 부터는 다운받은 대본의 글자들도 솔직히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었다. 그것을 애써 진정시키려 더욱 대본에 집중한 면도 없지는 않았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긴장감에 저려오는 손발까지 제대로 풀어준 신우는 그제야 전화를 연결했고, 엄청나게 긴장한 주제에, 일부러 덤덤한 척 무심하게 말했다.


“어, 형. 전화 왜 걸었어?”

-대박이다, 신우야.. 너, 아니, 우리 대박 났어!

“천천히 설명해봐. 뭐가 대박인데, 그렇게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

-귀주 대박 났다고! 너 설마 기사 안 봤어? 너 요새 좀 무심해졌다 싶었는데.. 어떻게 네가 출연한 영화 첫날 관객수도 몰라! 너 그러면 안돼!


그 말에 신우의 심장이 덜컹거렸다. 이대로 심장마비가 와서 죽어버린다고 해도 솔직히 이상할 것 같지는 않았다. 첫날 관객수. 미칠 것 같은 말이었다.


“얼만..데?”

-사십만! 어제 하루 동안, 사십 이만 명이 봤어!

“사십마아아아아아아아안!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오용환의 믿기지 않는 말에 신우는 화들짝 놀라며, 환호성을 지름과 동시에 저도 모르게 휴대폰을 집어던졌고, 그것이 굉장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부딪쳐 그 파편이 흩날릴 때서야, 신우는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휴대폰을 향해 다가간 신우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어 보이는 그것을 꼭 잡은 채 눈물이 섞인 환호성을 내질렀고, 신우를 쳐다보던 세 사람, 룸메이트들은 그제야 조금 풀린 눈으로 신우를 보았다.


솔직히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둘도 없는 괴물 같아 보였는데, 이제야 사람냄새가 조금 났다. 그것이 만족스러웠고, 그들 역시 미소를 띠며 함께 신우와 날뛰었다. 때때로 동료의 성공은 질투를 불러일으키고는 했지만, 또 때때로 함께 환호성을 내지를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그 동료가 인정할만하고, 또 좋은 녀석이라면, 더더욱 함께 환호성을 질러줄 수 있었다. 목청이 터질 때까지.


그들은 한데 어우러져 마치 월드컵 4강이라도 진출한 것 마냥 둥글게 모여 원시인들의 축제처럼 환호성을 내지르며 쿵쿵 뛰었고, 아랫집과 양옆의 집의 사람들이 그들처럼 한데 어우러져 그들에게 질타를 가하고 나서야, 그들의 축제는 막을 내렸다.


“오늘 저녁은 내가 치킨 쏜다!”


작가의말

대박났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

어째서 선작이 천인거죠.. 뭐지.. 부족한 소설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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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배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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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운명의 선택. NEW +13 10시간 전 1 0 12쪽
56 의거(義擧) +18 18.02.22 1 0 14쪽
55 마지막 식탁. +16 18.02.21 3 0 14쪽
54 의거(義擧) +11 18.02.20 1 0 11쪽
53 의거(義擧) +15 18.02.19 3 0 11쪽
52 끝장나게 좋은날. +23 18.02.18 3 0 15쪽
51 의거(義擧) +9 18.02.17 5 0 11쪽
50 의거(義擧) +20 18.02.16 8 0 10쪽
49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5 5 0 11쪽
48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6 18.02.14 5 0 12쪽
47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7 18.02.13 5 0 11쪽
46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9 18.02.12 7 0 11쪽
45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1 12 0 10쪽
44 신의 아들. +23 18.02.10 11 0 13쪽
43 Re Star t +15 18.02.09 6 0 11쪽
42 Re Star t +13 18.02.08 9 0 11쪽
41 Re Star t +9 18.02.07 11 0 11쪽
40 폭군의 식탁. +21 18.02.06 13 0 10쪽
39 폭군의 식탁. +14 18.02.05 13 0 15쪽
38 폭군의 식탁. +20 18.02.04 13 0 12쪽
37 폭군의 식탁. +9 18.02.03 16 0 11쪽
36 폭군의 식탁. +12 18.02.02 14 0 12쪽
35 폭군의 식탁. +15 18.02.01 15 0 16쪽
34 폭군의 식탁. +15 18.01.31 16 0 11쪽
33 폭군의 식탁. +10 18.01.30 20 0 11쪽
32 폭군의 식탁. +14 18.01.29 17 0 12쪽
31 폭군의 식탁. +11 18.01.28 22 0 11쪽
30 폭군의 식탁. +17 18.01.27 18 0 10쪽
29 폭군의 식탁. +14 18.01.26 1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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