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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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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23 20:17
최근연재일 :
2018.02.08 17:49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955,146
추천수 :
20,926
글자수 :
168,783

작성
18.01.29 04:36
조회
25,856
추천
647
글자
9쪽

제 6장 풍진 강호로! (5)

DUMMY

이번에도 종유기가 나서서 말했다.

“물건 팔러 왔습니다. 단 1푼에 팝니다.”

노인은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벼룩의 간을 빼먹으려는 수작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곳에 젊은이들은 하나도 없었고 대부분이 노약자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이 무림인들을 상대가 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노인은 짐짓 웃으며 말했다.

“그럼 물건들을 좀 볼까요?”

그 말에 은일과 남궁강이 재빨리 짊어지고 있던 짐들을 내려 바닥에 늘어놓았다.

다양한 옷들과 머리끈, 작은 동경, 빗, 약상자, 우산, 신발 등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었는데 약간의 사용한 흔적은 있지만 깨끗하고 대부분이 고급품이었다.

“정말 이것들을 한 푼에 팔겠다는 말입니까?”

전당포에 맡겨도 은자 10냥은 족히 받을 수 있는 물건들이기에 노인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입니다.”

종유기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망설이듯 물었다.

“···설마 한 푼도 없는 겁니까?”

“있지요, 있고말고요.”

노인은 얼른 대답하고 움막집으로 들어가서 엽전 하나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내밀며 다시 물었다.

“정말 이 물건들을 받아도 되겠습니까?”

불안한 얼굴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눈동자를 보며 남궁태는 정상적인 거래였음을 증명하는 거래명세서나 영수증을 받았으면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는 은일에게 말했다.

“종이와 붓을 준비해주세요.”

은일이 남궁태에게 종이를 붓을 쥐어주자 남궁태는 즉석에서 간단 거래명세서를 써내려갔다.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소삼이라고 합니다.”

남궁세가 소가주 남궁태가 소삼에게 엽전 하나를 받고 물건들을 팔았다라고 쓰고 멋들어지게 자신의 이름을 흘려 쓰는 것으로 서명을 했다.

그 종이를 받은 소삼은 감격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배려해주시고, 이번 겨울에는 많은 이들이 굶어 죽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제야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깨달은 서동휘와 남궁효랑이었다.

마차에서 남궁효랑이 한 이번 겨울에는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말에 조금이라도 그 사람들을 줄여보고자 이런 선행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고 남궁태의 본 목적은 어디까지나 짐을 줄이려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또한 종유기와 하성, 은일 역시 깨달았다.

왜 노인이 남궁태의 배려에 감사하다고 한 것인지.

강호에는 지킬 힘이 없는 자가 보물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횡액을 당한다는 말이 있다. 그 말처럼 이런 빈민굴에 사는 이들이 갑자기 귀한 물건들을 지니고 있으면 힘 있는 자들에게 횡액을 당할 수 있었다.

그것을 두려워해 노인이 불안해하자 남궁태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써주어 그런 자들에게 보여주라는 뜻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곳 석대현에서 남궁세가를 무시할 수 있을 이들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남궁태로서는 미처 그런 점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그저 거래명세서를 써 준 것 뿐이지만 말이다.

일행들의 존경심 가득한 시선을 어색하게 넘기며 남궁태는 남궁기가 아이들에게 만두를 나누어주고 돌아오자 그만 돌아가자고 말했다.

돌아가는 남궁태 일행의 뒤로 소삼이 고개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보내고 있었다.


풍운객잔으로 돌아온 남궁태 일행들은 차를 마시며 느긋하게 쉬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자신의 품속에 손을 넣던 남궁효랑이 창백한 안색으로 말했다.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인데?”

남궁기의 퉁명스런 물음에도 남궁효랑은 그를 나무라는 대신 남궁태를 쳐다보며 말했다.

“전낭을 잃어버렸습니다.”

장내에 침묵이 내려앉은 가운데 요란하게 의자에서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서동휘가 바닥에 굴러떨어져서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모두들 말은 안했지만 어쩌면 이 불운은 서동휘로 인해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때 사환이 별채로 들어서며 말했다.

“소삼의 아들이라는 소랑이라는 분이 잠시 만나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소삼이라면······.”

조금 전에 만났던 노인의 이름이 분명했다.

그 노인의 아들이 만나기를 청하다니 그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일까?

걱정이 된 남궁태는 얼른 들이라고 말했다.

잠시 뒤, 한 창백한 안색에 빼빼마른 낡은 문사차림의 사내가 들어왔다.

그는 남궁태 일행들을 둘러보다가 남궁태가 가장 윗사람임을 짐작했는지 남궁태에게 깊숙이 고개를 숙여보이고는 말했다.

“은인께 인사 올립니다. 소삼의 아들인 소랑이라고 합니다.”

남궁태는 은인이라는 말에 의문이 들었지만 그 보다 더 급한 의문이 있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어르신께 무슨 일이라도 있는가?”

소랑은 귀한 신분의 남궁태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존칭을 쓰는 것에 놀란 표정으로 더듬거리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아버님은 편안하십니다.”

“그러면 무슨 일인가?”

소랑은 품속에서 전낭하나를 꺼내 남궁태에게 공손이 바쳤다.

“저희 아이들 중 하나가 감히 귀인을 알아 뵙지 못하고 큰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부디 용서하여 주십시오.”

“어, 그 전낭은?”

남궁효랑이 자신의 전낭을 알아보고 외쳤다.

그 모습에 그 전낭이 자신들이 잃어버린 전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남궁태는 감탄했다.

“대단하네요. 일류무인을 상대로 전낭을 훔쳐내다니 신기에 가까운 솜씨입니다.”

순간 소랑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솔직히 그는 남궁태의 앞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자신은 물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일을 모른 척 해야 한다는 생각과 그래도 학문을 배웠다는 자가 은혜를 받고도 모른 척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에서의 갈등이었다.

그리고 결국 그는 남궁태의 앞에 도착했다. 자신의 목숨으로서 이번 일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그런데 그 어떤 분노나 비난도 없이 감탄하는 은인의 모습을 보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머뭇거리고 있는데 남궁효랑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아이라고 했는데, 몇 살이지?”

“아직 열 두 살입니다. 아무 것도 모를 나이이지요. 그 아이는 그저 굶고 있는 친구들과 이웃들을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 한 일입니다. 그러니 벌을 내리신다면 그 아이 대신 저를 벌해주십시오. 제가 모두 받겠습니다.”

그 말에 남궁태가 다시 감탄했다.

“대단하군. 그 나이에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는 사람을 만들다니 우두머리감이야.”

그러더니 남궁효랑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청조각의 부각주로서?”

남궁태의 의도는 단순했다. 그런 대단한 아이인 만큼 너그럽게 용서해주자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을 남궁효랑에게 한 것은 남궁효랑이 소매치기를 당한 당사자인 만큼 가장 분노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궁효랑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소가주가 자신의 집어서 그 질문을 한 것은 보다 깊은 뜻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에 재빨리 머리를 굴리다가 문뜩 청조각주인 남궁수 형님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그것은 청조각이 너무 드러나서 정보 수집이 쉽지 않으니 새로운 정보조직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그것과 연관해서 생각해 보니 남궁태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바로 그 새로운 정보조직의 우두머리로서 그 아이가 어떠냐는 뜻으로.

남궁효랑은 역시 소가주라고 생각했다.

그 아이를 중심으로 뒷골목 아이들을 정보조직으로 활용한다면 눈에 띄지 않고 쉽게 정보를 모을 수 있으리라고 여겨졌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들뜬 표정으로 남궁태에게 말했다.

“탁월한 식견이십니다. 소가주님의 뜻에 따라 처리하겠습니다.”

그러더니 서둘러 소랑을 이끌고 별채 밖으로 나갔다.

남궁태와 일행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며칠 후, 석대현의 소매치기 아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보조직이 만들어졌다.

그 조직은 정보를 모으는 한편 그 정보를 바탕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었는데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다시 조직에 합류해 점점 조직이 커지더니 나중에는 거대한 방파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이 하층민들인 점소이, 기녀, 도둑 등이라 그들은 자신들이 속한 방파의 이름을 하오문이라 불렀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신표로서 엽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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