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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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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23 20:17
최근연재일 :
2018.02.08 17:49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955,138
추천수 :
20,926
글자수 :
168,783

작성
18.01.19 17:21
조회
22,531
추천
546
글자
10쪽

제 5장 인자득연 (3)

DUMMY

청룡전에 들어선 남궁도는 쭉 늘어선 인물들의 면면에 어리둥절해졌다.

세가의 장로님들이야 남궁태 형님의 일이라면 사소한 일이라도 흥분하며 반응하기에 당연히 있을 줄 알았지만 세가의 중진들과 둘째 형님까지 자리해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찾으셨습니까?”

남궁도의 말에 남궁중은 서둘러 재촉하듯 말했다.

“어서, 그 책자를 내놓아 보거라.”

남궁도로서는 형님이 자신에게 준 것을 다짜고짜 내어놓으라는 아버지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가주의 명이기도 했기에 어쩔 수 없이 품속에 있던 책자를 조심스럽게 내어 놓았다.

그런데 그 책자를 받은 것은 할아버지인 남궁환이었다.

남궁중이 받으려는 순간 옆에서 가로챈 것이다.

“아버지!”

남궁중이 소리치든 말든 남궁환은 서둘러서 책자를 펼쳐보았다.

창궁무애검법이라고 붙여진 제목에 처음에는 그냥 해석서를 만들어 준 것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쭉 읽어 내려가면서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기존의 창궁무애검법에는 없었던 변화와 빠름은 물론이고 부드러움 마저 담겨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가미되었다고 말할 만한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

기존의 창궁무애검법이 이류무공으로 느껴질 정도로 격이 다른 개세신공(蓋世神功)로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그에 남궁환은 숨 쉬는 것조차 잊을 정도로 구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와 함께 그 동안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벽이 부서져 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왜 이제껏 그 벽을 부스는 것을 두려워했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쉽게 부서진 벽과 그 너머를 보면서 남궁환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명상에 들어간 남궁환의 모습에서 깨달음을 얻었음을 눈치 챈 이들은 더욱 초조해졌다.

어서 그들도 남궁태의 무공서를 읽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혹시 아는가? 그들 또한 남궁환과 같은 기연을 얻을지.

하지만 조그만 소리나 움직임에도 남궁환의 기연이 깨져버릴 수도 있었기에 그들은 속으로만 전전긍긍하면서 남궁환이 눈을 뜨길 기다렸다.

그렇게 남궁환에게는 찰나의 순간이었고 다른 이들에게는 영겁과도 같은 시간이 흐른 뒤, 마침내 남궁환이 눈을 떴다.

눈을 뜨고 본 광경은 조금 전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그는 마치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허!”

몸 안에서 도는 활력이 마치 십년은 젊어진 기분이었다.

감탄과 함께 남궁환이 조금 전의 그 감각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은 욕심에 한 번 더 창궁무애검법을 읽으려고 했을 때였다.

“헉!”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어느새 그의 손에 있던 책자가 남궁중에게로 옮겨가 있었던 것이다.

“가주!”

소리치는 남궁환에게 비릿한 웃음을 지어준 남궁중은 애써 긴장감을 가라앉히고 정신을 고요하게 만든 뒤 천천히 무공서를 읽어 내려갔다.

그러나 잠시 뒤, 그의 손은 마치 수전증이라도 걸린 듯 떨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그가 받은 충격이 너무 컸던 것이다.

그런 남궁중의 반응에 장로들과 중진들은 더욱 초조한 얼굴로 책자를 서로 보여 달라고 재촉했다.

“어서 이쪽으로 건네주게.”

“우리도 좀 보자고.”

빼앗다시피 해서 책자를 손에 넣은 남궁유현 장로가 창궁무애검법을 읽으려 하자 다른 장로들도 체면을 모두 벗어던진 채 모여들어 고개를 길게 빼어들고 들여다보았다.

“어디, 어디······”

“뭐라고 쓰여 있는 건가?” 뒤에서 다른 장로들이 떠들든 말든 책자를 읽어 내려가던 남궁유현 장로는 조금 지나지 않아 깊은 생각에 잠겨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깨달음의 기연까지는 아니었지만 사고(思考)해 보아야 할 것이 있었던 것이다.

그 모양에 그 책자는 다시 다른 장로의 손에 들어갔고 그 장로 또한 남궁유현 장로와 마찬가지로 깊은 장고에 들어갔다.

그와 같은 움직임이 계속해서 반복되어 지는 가운데 모든 장로들이 장고에 들어갔고 그 움직임은 중진들에게까지 이어지더니 마침내 장내는 시간이 멈춘 듯 정적만이 남았다.

얼마나 그렇게 시간이 흘렀을까?

그 동안 남궁진과 남궁도는 차마 어른들의 손에서 창궁무애검법을 빼앗아 읽어보지는 못하고 지루함에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슬며시 창궁무애검법서에 손을 내밀었을 때였다.

“하아, 그렇군!”

“허어~!”

정적을 깨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더니 장내가 다시 어수선해졌다.

그에 남궁진과 남궁도는 머쓱한 표정으로 다시 제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장로들과 중진들은 그야말로 세가의 기연이라며 그들이 명명한 신창궁무애검법서를 놓고 잔뜩 흥분해서 떠들어대고 있었다.

그 가운데 인의협 남궁환만이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에 남궁조 장로가 긴 눈을 날카롭게 치켜뜨며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

“아니, 남궁세가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연 이 감격스러운 순간에 웬 한숨이시오? 복 달아나게.”

불퉁한 남궁조 장로의 말에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던 남궁환이 다시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자네가 내 입장이 되어보면 절로 한숨이 나올 걸세.”

“그게 무슨 말이오?”

다른 장로들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남궁환을 보았다.

그에 남궁환이 신창궁무애검법서를 가리키며 말했다.

“자네들 이 무공서의 구결을 펼칠 수 있겠는가?”

모두들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당연히 그렇다고 말하려니 무언가 걸리는 것이 있었던 것이다. 무공구결이 이해가 가긴 하지만 막상 몸으로 펼치려니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것에 모두들 당황하고 있을 때 문현각주 남궁후가 말했다.

“이거 소가주의 대단함을 다시 한 번 느끼지 않을 수가 없군요. 그 심오한 무공이론을 평범한 사람이라도 쉽게 이해가 가도록 풀어놓았으니······ 허허, 천재, 천재 했지만 그 천재의 대단함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허, 참! 말문이 막히는군.”

남궁원 장로가 길게 늘어트린 수염을 쓰다듬으며 감탄하자 여기저기서 동의의 말들이 튀어나왔다.

“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하지요.”

“실로 천년에 한번 날까 말까 한 기재임이 분명합니다.”

“소가주가 세가인이 아니었다면 세가에서는 소가주를 제 일 주적으로 삼아 제거해야했을 것입니다.”

과격한 말을 내뱉는 청조각주 남궁수였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부정하지 못했다.

그 가운데 남궁환이 애환이 섞인 어조로 말했다.

“그런 대단한 무공서를 만들 정도인 태아인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이번 소가주 취임식이 끝나면 창궁무애검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큰소리를 쳤으니······ 이제 태아한테 무엇을 가르쳐줘야한단 말인가?”

그제야 남궁환의 한숨의 의미가 이해가 간 듯 남궁유현 장로가 중얼거렸다.

“오히려 우리가 배워야 할 판이니, 거참.”

“그런데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비무대회에서의 일로 언젠가 태아가 개세신공을 만들어낼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이렇게 며칠도 되지 않아 이런 대단한 신공을 만들어 내다니 말입니다.”

다시 회의실의 분위기가 남궁태에 대한 극찬으로 이어지려는 가운데 남궁도는 벅차오르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남궁태 형님이 그에게 준 책자가 본인이 직접 만든 무공서였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세가의 어르신들이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대단한.

그런데 그런 남궁도의 기쁨에 찬물을 끼얹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의 둘째 형인 남궁진이었다.

남궁진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던 것이다.

“형님은 왜 그 대단한 신공을 아버님에게가 아닌 도에게 건넨 걸까요?”

순간 회의실에는 정적이 가라앉았다. 미처 그들로서도 생각지 못했던 점이었던 것이다.

서서히 의문이 고개를 치켜들기 시작하자 회의실안의 흥분된 열기가 가라앉으며 모두들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그것은 남궁진의 말대로 이상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런 중인들을 돌아보며 남궁진이 스스로에게 설명하듯 말했다.

“어쩌면 형님은 자신이 이렇듯 며칠 만에 무공을 완성해낸 만큼 무공을 만드는 일이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신공을 완성하고도 도아에게 도움이나 되라고 건네준 것이겠지요.”

모두들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그들이 보아온 남궁태라면 충분히 그럴 만 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생각은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하고 있었다.

남궁태는 이 신창궁무애검법이 그리 대단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무공을 보는 눈이 부족한 점도 있지만 무공자체에 그리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공에 인생과 목숨을 건 무림인들과는 애초에 그 사고방식부터가 달랐던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세가인들과 남궁태 사이에 착각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런 사실은 몰랐지만 장로들과 중진들은 이런 중요한 무공서를 소홀히 대하는 남궁태의 태도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다가 본인은 간단하게 만든 무공서라고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절세신공인 무공서를 함부로 세가 밖으로 내돌리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를 바로잡아줄 수 있는 이이자 이때까지 남궁태의 교육을 맡았던 남궁환에게 모두의 시선은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노골적인 시선에 당황한 남궁환이 외쳤다.

“뭐, 뭐냐?”


작가의말

중기인님 후원금 감사합니다.

첫 후원금이라 너무 기뻤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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