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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가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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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23 20:17
최근연재일 :
2018.02.08 17:49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956,157
추천수 :
20,926
글자수 :
168,783

작성
18.01.18 17:51
조회
21,714
추천
516
글자
9쪽

제 5장 인자득연 (2)

DUMMY

한 번 더 동굴 안을 살펴본 후, 남궁태가 막 동굴을 나서려던 때였다.

다시금 누군가가의 시선을 느낀 남궁태는 깜짝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사람의 그림자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귀신의 류인가 싶어 소름이 돋은 남궁태가 서둘러 동굴을 빠져나가려는데 무언가 발밑에 뭉클한 것이 닿아오는 것이 아닌가?

‘헉!’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고개가 저절로 내려가며 발목에 닿아있는 물체를 목격하고 말았다.

그것은 하얀색의 작은 고양이였다.

고양이는 황금빛 동공을 빛내며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고양이?”

남궁태는 고양이가 왜 이런 곳에 있는지 의아해하며 생각했다.

‘혹시 영물······!? 설마, 아니겠지.’

남궁태는 곧 고개를 가로 저었다.

영물이라기엔 이 고양이는 너무 작았던 것이다. 겨우 그의 주먹만 했다.

게다가 애처로운 표정이 어미를 잃은 지 며칠 되지 않은 새끼인 것 같아 안아주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남궁태의 그 아니겠지 하는 생각은 들어맞았다.

그 고양이는 이 황산(黃山)에서 선경에 오르기 위해 천년 가까이 도를 닦은 영물 백호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 드디어 선경에 들 때가 다가왔다.

그래서 인계에서 쌓은 기운들을 다시 인계로 돌려보내고 마지막 선계에 오르기 위한 영기를 거둬들이고 있을 때였다.

그 때 하필 남궁태가 백호의 기운의 일부를 빨아들이고 만 것이다. 그래서 백호는 선계에 오를 수가 없게 되고 말았다.

천년의 수련이 그야말로 용두사미가 된 꼴이지만 백호는 분노하지 않았다. 그러기에는 그동안 그가 했던 수련이 너무 깊었던 것이다.

또한 남궁태가 빼앗아간 영기야 백년 정도면 다시 모을 수 있는 것이기도 했고 말이다.

단지 누가 선경에 드는 일을 방해한 것인지는 궁금했다.

그래서 백호는 자신의 영기의 기운을 쫓아 동굴 안으로 들어갔고 남궁태를 본 것이다.

그리고 남궁태를 본 순간 백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영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놀라울 정도로 친근감이 들었던 것이다. 마치 자신의 자식을 마주한 듯.

백호처럼 오랜 세월 수련을 한 영물이 새삼 정을 느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백호는 이것이 인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인연을 외면하는 것은 이치를 거스르는 일이었기에 백호는 그 인연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친근하게 남궁태의 발목에 몸을 비비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 것이었다.

남궁태는 조심스럽게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보았다.

야생 고양이치고는 더럽지도 않았고 오히려 편안한 기운이 흘러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그 느낌이 좋아 한참을 쓰다듬던 남궁태는 이렇게 인간을 피하지도 않고 달라붙는 새끼 고양이가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묻고 말았다.

“너, 혹시 나와 갈래?”

“미야!”

그의 말에 고양이가 긍정하듯이 울자 남궁태는 조심스럽게 고양이를 들어 손바닥에 올리고 눈을 들여다보았다. 지성이 깃들어 있는 듯 영리해 보이는 눈동자였다.

남궁태는 잠시 생각해보다가 말했다.

“그래, 네 이름은 호야(虎爺)다.”

“미야!”

기쁜 듯 웃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동굴에서 나온 그는 그 주변에 그만이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을 남기고 산을 내려왔다. 그 와중에 길을 찾지 못해 좀 헤매긴 했지만.


산행에서 돌아온 남궁태는 호야를 은일과 시녀 아영에게 소개했다.

“오늘부터 우리와 함께 살 호야다.”

은일과 아영은 소가주가 소개한 호야를 보고 속으로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

크기는 작았지만 그 압도적인 존재감이라니······

호랑이가 분명했다.

그런데도 소가주는 새끼 고양이 다루듯 하니 그들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남궁태가 진짜 그 호랑이를 새끼 고양이로 아는 것인지 아니면 호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양이 다루듯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남궁태에게 아양을 떨듯 몸을 비비거나 꼬리를 흔드는 호야를 보면서 그들은 곧 아무려면 어떠냐는 생각을 했다.

호랑이든 새끼 고양이든 소가주가 있는 이상 큰 위험은 없을 것이라는 믿음이 그들에게는 있었던 것이다.

호야가 운향각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영역을 확인하는 동안 남궁태는 품속에 넣어두었던 낡은 책자를 꺼내 그 내용을 빈 책자에 옮겨 적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 중 뜻을 모르는 구결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이해하지 못할 문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지만 음미하면 음미할수록 미궁을 헤매는 것처럼 그 의미가 와 닿지 않았던 것이다.

많은 책자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인지라 어리둥절해하던 남궁태는 결국 그 모든 것이 그의 무공성취가 낮기 때문일 거라고 결론지었다.

몇 번 반복해서 읽어도 이해할 수 없다면 이해가 될 때까지 읽으면 된다고 생각한 남궁태는 우선 책자의 내용을 옮겨 적는 일에 집중했다.

그렇게 해서 남궁태는 책 두 권을 필사했다.

한권은 자신용으로, 다른 한 권은 둘째 남동생인 남궁도에게 주기 위해서였다.

남궁태는 이 창궁무애검법이 기존의 창궁무애검법의 틀에서 약간 변형된 무공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렇기에 이미 창궁무애검법을 익힌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현재 창궁무애검법을 익히고 있는 남궁도에게 주려는 것이었다.

책자를 모두 옮겨 적고 나자 낡은 책자는 마치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가루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잠시 아쉬움이 담긴 시선으로 그것을 바라보던 남궁태는 옮겨 적은 두 권의 책자 중 하나를 책상 안에 넣어두고 은일을 불렀다.

“은일!”

잠시 뒤, 은일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찾으셨습니까?”

“가서 도아를 좀 불러오게.”

“네!”


얼마 지나지 않아 남궁도가 날아갈 듯 운향각으로 뛰어 들어왔다.

나이에 맞지 않게 덩치가 큰 남궁도의 모습은 그를 왜 무골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남궁태와 마주 앉자 동갑으로 보이는 남궁도였지만 순수한 눈빛이 그가 아직 어린아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남궁도는 기쁜 기색이 가득한 얼굴로 남궁태를 바라보며 물었다.

“형님, 찾으셨습니까?”

그런 남궁도의 모습에 남궁태는 미미하게 입가에 웃음을 머금으며 물었다.

“그래, 무공수련은 열심히 하고 있느냐?”

“네, 형님을 본받아 꾸준히, 매일 수련하고 있습니다.”

“기특한지고!”

전생의 기억으로인해 남궁도가 동생이라기보다는 아들처럼 느껴지기에 저절로 나온 말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들은 남궁태가 할아버지인 남궁환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어투가 닮아버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과 같은 남궁태의 말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남궁도였다.

“감사합니다, 형님. 더욱 노력하라는 뜻으로 여기겠습니다.”

“이것을 받아라!”

남궁태가 내미는 책자를 얼떨결에 받아들며 남궁도가 의아한 듯 물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형님?”

“처소에 가서 읽어보아라. 너의 성취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알겠습니다, 형님.”

잠깐의 담소 후, 운향각에서 나온 남궁도는 들뜬 마음으로 품안의 책자를 연신 더듬어 확인하면서 자신의 처소로 향했다.

‘나의 성취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으니, 이 책자가 내 성취에 도움이 될 만한 물건이라는 뜻이겠지?’

남궁도는 이 책자가 자신의 성취에 도움을 될 것이라는 사실보다도 형님이 자신을 생각해서 주었다는 그 사실이 더욱 기뻤다.

발걸음도 날아갈 듯 걸음을 옮기던 남궁도는 돌연 그의 앞을 가로막는 누군가로 인해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누구냐?”

“호위대 부대주 은이(隱二)입니다. 가주님과 어르신들께서 도 도련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를?”

의아하다는 표정의 남궁도의 얼굴에 은이가 말했다.

“소가주님께서 도 도련님에게 주신 물건을 궁금해 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벌써 방금 전 있었던 일이 그분들의 귀에 들어갔지?”

추궁하듯 묻는 싸늘한 남궁도의 말에 은이는 약간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소가주님이 소가주위에 오르신 후, 가주님의 명으로 호위대에서는 매일 다섯 명씩 번갈아가며 소가주님을 호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소가주님이 특별한 행동을 하면 보고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그 말인 즉, 남궁태가 남궁도를 불러 무엇인가를 건넨 일이 특별한 행동이라 위에 보고를 했다는 말이었다.

하긴 평소 남궁태의 규칙적인 생활을 볼 때 오늘 같은 일은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보고를 올린 것은 이해를 하지만 이런 일까지 보고를 하는 것을 보니 앞으로 형님에겐 사생활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남궁도는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하아~”

그러나 지금은 아버지의 명에 따르는 것이 우선이기에 남궁도는 서둘러 청룡전으로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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